(커플들과 결혼 상담가들을 위한 결혼청사진) 결혼 건축가 지은이:로렌스 J.크랩 옮긴이:윤종석 발행처:도서출판 두란노 목차 서문 I부 결혼의 목표 1. 연합/그 본질과 중요성 2. 영적연합/누가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는가? 3. 정신적 연합(1)/조작인가 섬김인가? 4. 정신적 연합(2)/대화또는"나는 화날 때 어떻게 하는가?" 5. 육체적 연합/인격적 의미가 수반되는 육체적쾌락 II부 결혼의 기초건설 머리말 6. 건축용블록(1)/은혜 7. 건축용블록(2)/헌신 8. 건축용블록(3)/수용 서문 일찍이 솔로몬은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 오래 전 세대에도 이미 있었느니라"(전1:10)고 말한바 있습니다. 나는 이제 결혼에 관한 또 하나의 책을 펴내려는 참입니다. 이 안에 뭔가 새로운 내용을 담는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이제는 구태의연한 사실에 현대적 감각만을 덧입혀 자꾸 책을 써내는 것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만이라도 확실히 실천해내는 일에 더 주력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결혼이라는 주제에도 위에 인용한 솔로몬의 하소연은 꼭 들어맞는 명언이 아닐까요? 한 번 이런 장면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지혜롭지만 동시에 권태로웠던 이 이스라엘의 왕이 현대의 한 기독교 서점에 천천히 걸어 들어갑니다. 목적은 많은 결혼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결혼의 혁신'을 약속하며 눈길을 끄는 표지를 한 많은 책들을 서너 시간 훑어보다가 마침내 솔로몬은 축 처진 어깨로 다음과 같은 한숨 섞인 말을 내뱉으며 나가고 맙니다. "여러 책을 짓는 것은 끝이 없고 많이 공부하는 것은 몸을 피곤케 하느니라"(전 12:12) 이러한 상상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솔로몬의 이러한 한숨 섞인 말이 나를 위협해옴에도 불구하고 내가 결혼에 관한 또 하나의 책을 써야 했던 이유를 이제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부부상담을 해오면서 나는 종종 난감함에 빠져들곤 합니다. 많은 남편과 아내들이 만족스럽고 깊은 결혼관계를 깨뜨리는 그런 유형의 관계들 속에 꼼짝없이 갇혀 있는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주일 아침 강단에 서서 설교를 할 때마다 옷을 잘 차려입고 들어와 찬송가를 함께 보며 우리에게 풍성하고 영원한 생명을 은혜로 주신 주님께 찬양을 드리는 많은 부부들을 보지만 그때도 나는 과연 저 부부들 가운데 진정한 연합을 누리고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곤 합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성경의 원리를 따라 결혼생활을 이끌어 가고자 진실로 노력하고 있다고 고백을 하는 그리스도인들입니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결혼생활에는 긴장과 쓰라림, 거리감과 불만족, 그리고 짧은 낭만과 긴 권태가 그토록 자주 가득 차오르는 것입니까? 왜 나는 때때로 깊은 기도와 고요한 자기성찰 직후에도 아내와의 문제에 빠지게 되며 그럴 때 아내에게 어떻게 대하는 것이 우리의 연합을 지키는 쪽으로 반응하는 것인지를 모르는 채 고민해야 합니까? 부부사이에 참된 친밀을 보장해 주는 실제적인 해결책들은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결혼에 관한 성경구절들은 늘 외우면서도 그 원리들이 내 삶 속에 실제로 나타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늘 의아해하는 상태에서 그냥 주저앉아야 합니까? 우리 가운데는 가족관계에 관해 여러 책들을 읽어본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 가정에 관하여 '최고의' 복음적인 강사들로부터 강의도 들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받은 도움과 축복은 참으로 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먹구름은 남아 있습니다. 아직도 뭔가가 빠져 있음을 느낍니다. 왜 그렇습니까? 이러한 쉽잖은 질문들에 대한 대답의 일부를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결혼에 관한 우리의 기존 생각들 속에 숨어 있는 몇 가지 위험스러운 성향들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성향들은 간교한 거짓을 그럴듯한 진실로 위장하고 있습니다. 많은 복음적인 교회들 조차도 무의식중에 이런 성향들을 받아들여 왔으며 그 결과 가정에 대한 성경의 올바른 교훈들은 조금씩 조금씩 눈에 띄지 않게 잠식돼 가고 있습니다. 결혼생활에 실패했다며 찾아오는 부부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대개가 이런 잘못된 성향들로 피해를 입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제 그 성향들을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겠습니다. 1. 가장 먼저 꼽고 싶은 잘못된 성향은 성경은 복잡한 문제를 간단히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가정입니다. 지금 우리는 즉석 처방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알약 하나만 먹으면 괴로운 불면도 평화로운 단잠으로 바뀝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가정문제들은 드라마가 끝나기 전에 반드시 해결이 됩니다. 나는 우리의 결혼문제에 대해서도 이토록 신속하고 간단한 해결책을 구하며, 이미 심각한 상태까지 얽혀있는 부부관계를 '1단계, 2단계, 3단계' 하는 식으로 쉽게 풀어줄 공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사고가 왜 이렇게 단순화 되어가고 있습니까?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나는 현대의 많은 전문상담가들이 인간의 죄인으로서의 생활을 심리학의 복잡한 이론들로써 설명하려드는 경향을 나타냄에 따라, 사람들이 거기 반감을 느껴 일부러 반대쪽으로 과잉반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고 싶습니다. 심지어 그리스도인 심리학자들 가운데서도 죄와 책임보다는 무의식적 동기와 정서적 상처 등에 관해 더 많은 얘기를 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올바른 삶을 선택해야 한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죄를 심리학적 인과관계로 설명하려는 여러 입장들에 강경하게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으며 나도 그 가운데 한사람입니다. 그리하여 죄에 관하여는 양 극단의 의견그룹이 있는 셈입니다. 한그룹은 인간심리의 심층과정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죄란 반항적인 불신의 결과라기 보다는 정서적인 장애의 증상들로 설명됩니다. 반면 다른 그룹은 자발적인 의도와 의식적인 선택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들은 죄를 의지적으로 선택한 행위라고 설명합니다. 이제 한 남편이 자기 아내를 비난하고 있다고 합시다. 이것을 두 번째의 견해로 본다면 문제는 그 남편이 비난이라는 옛사람의 옷을 벗어버리고 사랑과 친절이라는 새사람의 옷을 입기로 선택을 할 것인가 아닌가로 집약될 수 있습니다. 만일 그가 아내를 성경적으로 대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그가 완악한 죄성을 가지고 있어서이지 정서적으로 혼란돼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 것입니다. 똑같은 문제를 만일 첫 번째 견해로 본다면 여기서는 이 남편의 부적절한 행동의 심층원인을 규명하기 위하여 그의 불만스러운 느낌, 여자에 대한 적대감, 기타 심리학적 요인들을 파고드는 것이 이 문제의 초점이 될 것입니다. 나는 개인의 책임을 경시하는 사고노선이라면 일단 반대입니다. 사람에겐 자신의 인생의 장면들에 대한 방응을 선택할 책임이 있다는 견해 쪽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선택의 책임을 강조하는 견해에도 허점은 있어서 자칫하면 죄를 행동의 차원에서만 피상적으로 이해하게 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얼핏보면 죄는 행동으로 다 설명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의 행동이 우리의 죄문제의 총계가 되는 것입니다. 만일 행동 양식이 정말 문제의 근간이라면 결혼문제도 간단히 해결이 됩니다. 잘못 행동하고 있는 부분을 찾아내 그것을 옳은 행동으로 바꾸기로 선택하면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지금과 다르게 행동하여 비성경적인 생활을 멈추고 성경적인 생활을 시작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성장이 순종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순종을 경시하는 심리학적 이론들을 거부하고 여전히 순종을 강조하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을 정확히 따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만일 순종을 행동의 선택이라는 차원에서만 이해한다면 그것은 성경이 가르치는 인간생활의 복잡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것이 됩니다. 때때로 순종에의 순수한 요구는 마음의 변화 없이도 외적인 변화를 결행하도록 촉구합니다.(대하 34:33, 7:3, 4 참조).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성장에는 이런 강요적 순종 이상의 것이 존재합니다. 순종을 실행함에 있어서 우리 인간의 내부에는 또 다른 중요한 부분들이 들어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본성은 전영역이 죄로 물들어 있기 때문에 성화의 작업은 단순히 "네 방식을 버리고 하나님의 방식대로 행하라"는 말로써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죄는 우리의 행위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고와 목표와 감정까지도 오염시켰습니다. 행위를 바꾼다고 해서 존재까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행위의 많은 부분을 통제하고 있는 이기심과 두려움은 간단한 처방에 의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의 마음이 어떻게 우리를 속이고 있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하고,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정직하게 직면해야 하며, 죄와 고통으로 가득찬 우리의 정서를 하나님께서 우리를 조건없이 받아주셨다는 사실에의 신뢰 속에서 다루어 나가야 합니다. 당위적인 행동의 처방만으로는 안됩니다. 성공적인 가정생활을 약속하는 틀에 짜여진 행동단계들은 상처를 단지 피상적으로만 취급할 뿐이며 따라서 진정한 병인을 가려내는 데는 실패하게 돼있습니다. 2. 그리스도인의 결혼생활(또한 온전한 그리스도인 생활)에 대한 두 번째 잘못된 견해는 행복과 만족에 관한 매혹적인 강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찬송가 가운데에도 이런 정신을 담은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 앞에 거룩하며 그분께 순종해야 한다는 측면이 무시된 채 행복한 기분만을 노래하는 가사들이 있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마음 밑바닥에는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부족함이 없는 신나는 삶, 만족스런 기분, 계속 주어지는 더 좋은 기회들을 얻는 것이라는 생각들이 무의식중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최근 10년, 20년 사이에 우리는 종래의 "행복을 찾아라. 우선 기분이 좋아야지" 하는 따위의 약간 질이 떨어지는 것 같은 말들을 버리고 그 자리에 똑같은 뜻이지만 좀더 그리스도인답게 들리는 말 즉 '충만한 삶, 자아실현의 상태' 따위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약속된 기쁨과 평안이 세상이 말하는 만족과 혼동되고 있습니다. 이 둘은 비슷하게 들리지만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주관적인 기쁨의 경험이 인간의 죄된 본성 속에 첫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그 만족의 경로가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거룩하신 속성에 합당한 것인지의 여부는 부차적인 문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간음이나 이혼이나 동성애도 그것이 행복한 기분을 가져다주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인간관계의 만족 운운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 입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난 행복해야 해. 나는 나를 표출해야 해. 나의 만족스런 생활을 제한하거나 정죄하려 들지마. 너의 율법적 도덕성의 상자 안에 나를 가두려 들지마. 나는 나야. 나 좋은 것을 해야만해. 하나님은 내가 온전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시는데 전통적인 도덕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는 내가 온전해질 수 없어." 이제 우리는 행동 이후에 느껴지는 감정의 질이 우리 행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도록 허용해 둠으로써 "만족의 도덕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상황윤리를 공공연히 조장해 내고 있습니다. 긴급성과 가치면에서 '만족'이 '순종'을 앞지르고 있습니다. 이런 우선 순위의 전복과 그로 인한 폐해는 심리학자들에게 많은 원인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만족이란 전혀 성경적인 생각이 아닙니까?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에게는 각자 잘되고 싶어하는 깊은 본능이 있으며 그것은 바람직한 것입니다. 내게도 만족감을 향한 끊임없는 동경이 있는데 나는 그런 동경이 죄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 두려움 없이 그 사실을 이렇게 고백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자신이 잘되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아닌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되게 해주는 진정한 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에 있습니다. 내가 내적으로 잘되어 가고 있다고 바로바로 느끼게 해주는 것들이라면 무엇이든지 좇아보겠다는 생각, 그것은 얼른 보기에는 만족 성취를 위한 매우 똑똑한 전략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어떤 길은 사람이 보기에는 바르나 필경은 사망--공허와 비탄--의 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아에 대하여 죽고 목숨을 잃음으로써 목숨을 얻으며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 자로서 그리스도만을 위하여 사는 것 등에 관한 성경말씀들을 볼 때 우리는 참된 만족이란 만족 자체에의 몰두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절대 복종을 통한 하나님을 아는 일에의 몰두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분명히 깨닫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만족에 이르는 길은 '전방에 쾌락이 있음'이나 '맘에 맞는 것 같으면 계속 가시오'라고 써 있는 도로표지판이 세워진 그런 길이 아닙니다. 참된 기쁨, 영원한 기쁨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순종'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진 가파르고 울퉁불퉁한 길입니다. 우리는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옳다는 윤리를 허용하여 자신이 잘되기를 바라는 자연스런 본능을 그 윤리 속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최근 한 기혼여성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는 성경을 따르고 싶습니다. 하지만 남편과의 관계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저는 행복할 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그는 정말이지 제가 사랑할 수 있는 그런 남자가 아닙니다." 나는 성경을 따른다는 것에는 무엇이 포함돼야 하겠는지에 대해 그녀와 함께 얘기를 해나갔습니다. 마침내 그녀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원하시는 것은 도덕성에 대한 성경적 재판이라는 수고로운 작업임을 분명하게 깨달았습니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성경은 저만치 덮어둔 채로 다음과 같은 주장만을 되풀이 합니다. "하나님은 내가 행복해 지고 만족하게 되기를 원하셔. 하지만 이런 결혼생활에서라면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행복과 만족을 얻을 수 없어." 사실 마음속에 우리가 잘되는 것에 대한 깊은 생각을 갖고 계시는 사랑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우리의 도덕성을 그분의 수준에 일치시키는 고통스러운 일을 요구하신다는 사실을 믿는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3. 세 번째 잘못된 성향은 두 번째의 것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그것은 심리적인 필요들이 오늘 우리의 결혼문제의 초점을 차지해 버렸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성경은 우리의 정서적인 필요들을 채우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참고로 사용할 수 있는 안내서 정도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계획(예컨대 "나는 남편에게서 벗어날 꺼야" 혹은 "이 얘기는 거론하지 않는 것이 좋겠어. 그것이 괜히 논쟁에 빠져드는 것보다 나을 거야"등)의 가치는 성경에의 부합성에 의해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필요와 정서에의 부합성에 의해서 평가되게 되었습니다. 권위의 문제는 참으로 위태로운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내 필요를 채워줄 만한 잠재력이 있는가를 따져서 행동계획을 수립한다는 얘기는 곧 무오한 성경의 권위를 인간의 가치체계로 대치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이 방법이 행복한 결혼생활에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혹은 "이 경로를 행동으로 옮기게 되면 더욱 자신에 대해서 가치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하는 식의 충고들이 "이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바입니다"하는 식의 상담보다 더 인기를 얻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성경의 권위로부터 인간의 생각으로 옮겨가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인간 중심의 기초로부터 다음과 같은 두 개의 잘못된 이론이 나오게 됩니다. (1) 사람의 필요가 제일 중요하다. (2) 이 필요를 채워가는 과정에서 성경의 가르침도 유용할 때가 있다. 이런 견해는 얼른 보면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것은 그리스도가 우리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 오신 것이 아니라는 얘기가 됩니다. 과연 그렇습니까? 이 오류는 미묘해 보이지만 매우 중대한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따르는 곳에서는 사람이 무대의 중심으로 올라갑니다. 조명과 모든 시선이 사람에게로 향합니다. 하나님은 무대 뒤에 남아 스스로 만족을 구하는 이 무리에게 도움말을 던져주는 존재에 지나지 않습니다. 성경은 조명을 받으실 분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분은 청중들에게 그분의 영광 안에서 자신을 잃음으로써 영원한 만족을 얻으라고 지혜롭게 지시하십니다. "내게 사는 것은 그리스도라"(빌 1:21)고 말했던 바울은 참된 만족에 대한 그리스도의 말씀을 정확히 깨닫고 있었습니다. 4. 마지막으로 지적하려는 잘못된 성향은 가정문제에 대한 단편적인 이해입니다. 훌륭한 그리스도인 남편과 그리스도인 아버지가 되는 방법에 관한 많은 좋은 책들이 나와 있습니다. 여성들을 위한 책들도 많이 있어서 이제 여성들은 언제든 손만 뻗치면 좋은 어머니가 되는 법부터 시작해서 요리가이드는 물론 순종의 교훈과 복음적이면서도 자유로운 스타일의 여성이 되는 길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훈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서도 하나님의 결혼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증진시키는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렇다 할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이 최근의 실정입니다. 전체그림에 대한 분명한 이해 없이는 결혼과 관련된 부분부분의 작은 책임들을 오해하거나 왜곡할 소지가 매우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순종하면 "남편 말이면 무조건 따르는 것"으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순종이 친밀한 관계를 위한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에 어떻게 부합해 들어가는지에 대해선 아무런 이해도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남자들도 남자가 여자의 머리된다는 말을 여자를 부려먹을 수 있는 특권인 줄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아내의 안전을 위해 하나님께서 남편에게 사랑의 리더쉽을 주셨다는 점은 완전히 간과하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껏 부부상담을 하면서 언제나 성경의 결혼관을 이해시키는데 주력하였습니다. 즉 결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포괄적이면서도 명확한 개념과 부부의 연합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을 어떻게 실재적으로 이루어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적용점들을 중점적인 대화의 내용으로 삼았습니다. 이제 지금까지 말한 네 가지의 잘못된 성향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바로 이 성향들이 우리의 가정관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들입니다. 1. 가정문제가 단순한 것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수고로운 노력 없이도 단지 공식화된 단계를 취함으로써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간주되고 있습니다. 2. 만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 분야의 책들 가운데 대다수가 만족의 약속으로 유혹하고 있으며 반면 그리스도께의 순종으로 말미암는 고난(특히 가족들로부터의 고난)을 견디는 문제에 관해선 침묵하고 있습니다. 3. 사람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결혼이란 서로를 만족시켜 주고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하나님의 말씀에의 순종이 우리의 필요를 채워준다는 믿음 가운데 단순히 그분의 말씀대로 행하려는 태도보다 더 그럴듯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4. 결혼문제를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마치 그림조각들을 맞춰 나가는 게임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여 결혼을 조각조각 단편적으로 취급하는 책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작은 조각들에만 치중하다 보니 자연히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하나님의 전체그림은 희미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부딪치는 가정문제들 가운데에는 이 네 가지 잘못된 성향들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들이 적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 책에서 특히 이러한 성향들을 바로잡는다는 맥락 가운데 결혼을 재고해 보고자 했습니다. 요컨데 이 책 전반에는 이런 잘못된 성향들과 반대되는 다음 네 가지 나의 입장이 밑바닥에 깔려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1.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극적으로 신속하게 변화된 삶이 보장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성장이란 쉽지만은 않은 길고 긴 과정입니다. 두 사람의 죄인이 모여 함께 친밀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 나는 단순한 해답이나 굳어진 공식을 제시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리스도의 주님 되심과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고 따른다면, 우리는 그로부터 책임감 있는 삶을 살수 있는 충분한 동기와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깊은 기쁨과 흔들리지 않는 소망은 그런 책임감 있는 삶을 통하여 서서히 나의 것이 되는 것입니다. 2. 말씀대로 사는 삶이란 때때로 힘들고 복잡하며 회의에 빠지게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좋은 기분'만을 쫓아 산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거나 적어도 완화시킬 수 있는 고통이 하나님께 순종하며 살려 하면 여지없이 우리에게 찾아올 것입니다. 고통스런 순종이냐, 편안한 타협이냐를 결정해야 할 순간에 접하게 될 때마다 나는 베드로가 한 말이 떠오르곤 합니다. "주여 영생의 말씀이 계시매 우리가 뉘게로 가오리이까"(요 6:68). 결국 문제로 남는 것은 하나님을 따를 것인가 내 취향을 따를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3. 나 개인이 경건한 삶에 헌신되어 있다고 해서 나의 결혼생활까지도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상대가 협력을 안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성경의 가르침을 적당히 타협할 때 상대가 나를 더 따뜻하게 대해 줄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결혼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은 "어떻게 하면 결혼생활을 더 잘 할 수 있을까?" 가 아니라 "성경은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을까?"여야 합니다. 나의 필요에 대한 최상의 충족책이라고 생각되는 그것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이 더 우선되어야 합니다. 4. 결혼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와 구체적인 행동원리의 추출에 있어서 우리는 성경을 최종적인 권위로 삼아야만 합니다. 우리의 현대 상황을 빙자하여 성경의 결혼관을 제한시키는 이른바 문화적인 해석들은 단호히 거부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성경을 '문화화'하다 보면 나중엔 하나님의 지혜의 자리에 인간의 편협한 사고가 들어앉게 되고 맙니다. 나는 성경의 무오성과 초문화적 권위를 인정하면서 이 책을 썼습니다. 그 동안 자신의 결혼문제들을 들고 와 함께 얘기를 나눴던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이 책이 성서적 기초에 근거하여 친밀한 결혼생활을 이루어가기를 소망하는 많은 남편과 아내들에게 명료한 메시지가 되고 요긴한 도움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I 결혼의 목표 1 연합 그 본질과 중요성 몇 달 전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이 책의 초고를 집필하고 있었습니다. 한 스튜디어스가 지나가다가 내 테이블 위의 종이 상단에 쓰여있는 '결혼의 목표'라는 제목을 보았던 모양입니다. 그녀는 나에게 뭐를 쓰고 있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내가 결혼에 관한 책을 쓰는 중이라고 대답하니까 그녀는 "그거 정말 잘됐네요 저는 결혼이라는 걸 정말로 믿거든요. 전에 어떤 남자랑 6년 동안 동거생활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통해 저는 내가 결혼하고 싶어한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런데 내가 동거했던 그 남자는 결혼하려 들지 않았어요. 동거가 좋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다른 남자를 찾았죠. 지금 결혼한지 두달째예요. 아직까진 행복하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왜 동거보다 결혼이 좋으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잠깐동안 생각을 하더니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분명한 것을 원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는 나만을 사랑하기로 약속을 할 수 있고 결혼이라는 관계를 통해서 그것을 계속하여 지켜갈 수 있는 남자와 결혼을 한 거예요. 사실 아무런 약속도 해주지 않는 남자에게 마음을 다 주고 평생 함께 산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무래도 늘 불안했거든요." 우리는 이로부터 두 가지 질문을 이끌어 내볼 수 있습니다. (1) 이 여자가 동거하던 남자를 버리고 남편이 될 사람을 선택한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2) 이 여자는 어떤 방법을 통해서 자기 목표에 도달하고자 했습니까? 이제 두 번째의 실례를 생각해 봅시다. 30대 초반의 한 남자가 요즘 아내를 볼 때마다 늘 실망을 느낀다고 불평을 토로해왔습니다. 그 사람의 아내는 아름답고 품위 있으며 요리도 잘하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엄마였습니다. 그런데 그녀에게는 태도상의 부정적인 면들이 있었습니다. 즉 그녀는 끊임없이 불평을 하고 비난을 하며 남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이런 모습을 대할 때마다 모든 장점들은 다 잊혀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남편이 하는 일 그 어느 것도 이 여자의 눈에 차는 것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 남자는 번번이 좌절감만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사람은 많은 여자들이 부러워할 만한 그런 남편이었습니다. 이 부부는 함께 와서 상담을 받았는데 남편이 얘기를 하고 있는 동안 아내는 시종 맥없이 마룻바닥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말을 마치자 고개를 숙인 그대로 아내가 입을 열었습니다. "이이 말이 옳아요.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도 잔소리가 심해요. 불평도 많구요. 저는 그저 이이에게서 사랑을 받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뿐이예요". 그녀는 고개를 쳐들었고 나는 그녀의 눈에서 분노를 볼 수 있었다. "이이는 걸핏하면 화를 내고 고함을 지르며 욕을 퍼부어 댑니다. 나와 함께 기도를 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일 겁니다. 많이 웃어만 주면 좋은 남편이 되는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죠? 하지만 저는 알아요. 이이가 참으로 저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을요. 뻔뻔스럽게도 그런 웃음 뒤엔 언제나 육체를 요구해 오지요. 거절하면 주먹이 날아와요." 우리는 이 부부를 보면서 역시 똑같은 두 개의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1) 이 부부가 각각 상대로부터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입니까? (2) 그것을 얻기 위해 그들이 사용한 방법은 무엇입니까? 한가지 경우만 더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중년의 한 부부--그리스도인이고 멋과 재능과 경제력과 인품을 갖췄으며 교회 활동도 활발한 분들이었다--가 나를 찾아와 자기들 부부간에 문제가 생겼노라고 얘기했습니다. 먼저 아내가 말했습니다. "저는 제가 무슨 위선자라도 된 것같은 기분이예요. 우리 교회 사람들에게 교회에서 가장 결혼을 가장 잘한 부부 열쌍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아마 한사람도 빼놓지 않고 우리의 이름을 포함시킬 겁니다. 함께 성가대원인데다 사람들과 다 사이도 좋고 또 교회 사람들을 집에도 자주 초대하여 대접도 하고 그러니까요. 우리는 정말 한 몫을 하고 있는 셈이예요. 하지만 사실을 알고 보면 우리의 관계는 비참한 상태예요. 우리는 잘 해나가고 있지만 각자 따로따로 예요. 나는 결코 남편에게 내 기분을 그대로 얘기할 수 없어요. 한 번이라도 그럴라 치면 이이는 언제나 화를 내면서 손찌검을 하거나 아니면 며칠이고 말을 안하기가 일쑤지요. 저는 정말이지 우리가 언제 한 번 가까운 사이로 지내본 적이 있는지 의아스러울 지경이예요." 그러자 남편이 말을 이었습니다. "나는 그것이 그렇게 까지 심각한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잘 해왔습니다. 애들도 문제없고 또 집사람은 주일학교 교사를 맡고 있으며 주님은 제 사업을 축복해 주고 계십니다. 이거면 된거죠. 그 따위..." 이때 내가 말을 끊고 끼어들었습니다. "당신은 당신 자신을--당신의 기분, 바램, 꿈 등을--참으로 얼마만큼이나 아내와 나누고 있습니까?" 그가 대답했습니다. "글쎄요. 내가 그런 걸 한 번 해보려고 할 때마다 아내는 별로 관심없다는 태도입디다. 그래서 뭐 지금은 신경 안쓰고 지낼 밖에요." 그러자 갑자기 아내가 소리쳤습니다. "당신이 그랬다구요? 당신이 정말로 그러려고 했다면 저도 들었을 거예요! 당신 생각에 나눈다는 것은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강의예요.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하라고 나한테 일방적으로 강의하는거라구요. 내가 내 생각을 말하려고 할 때마다 당신은 '당신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난 도대체 이해가 안가'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았어요? 그것이 대화라니 정말 끔찍해요." 여기서도 우리는 똑같은 두 가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1) 감정적으로 이혼상태나 다름없는 이 부부가 결혼을 통하여 그토록 얻고자 했으면서도 얻을 수 없었던 그것은 무엇입니까? 2) 이들은 어떤 방법을 통하여 그것을 얻으려 하고 있습니까? 친밀의 욕구 먼저 첫 번째 질문부터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들은 모두 무엇을 찾고 있었습니까" 그 스튜디어스가 결혼을 했던 것은 동거관계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친밀함을 상호 약 속의 결혼이라는 관계를 통해서 얻을 수 있으리라는 바램에서였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예에 나오는 좌절에 빠진 그 남편도 아내와의 연합을 느끼고 싶었지만 아내의 비판적이고 거부적인 태도가 그걸 방해하고 있다고 느낀 경우입니다. 마치 며칠 굶고 난 사람이 밥상으로 손을 뻗치는 것을 저지 당했을 때 그 저지한 사람을 향하여 분노를 느끼게 되는 것처럼 이제 이 남편은 자기의 아내에게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아내는 아내대로 자기를 받아주기 보다는 이용하려는 듯이 보이는 사람한테 따뜻하게 자기 자신을 내어준다는 것이 불가능하게 느껴졌습니다. 참으로 갈급하게 남편과 가까워지고 싶으면서도 혹시 자기를 참으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로 다가가고 있는거나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느꼈던 것입니다. 포장은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비어있는 세 번째 예의 부부는 서로간에 감정적인 접촉이 완전히 단절되어 있음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참 친밀의 부재로부터 그들에게 공허가 찾아왔는데 아내의 경우는 그것을 쓰라리더라도 빨리 인정을 했지만 남편은 성공적인 가정처럼 보이게 해주는 외적인 액세서리들에 혼동이 되어 참 문제를 무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갓 결혼한 스튜어디스, 신경질적인 남편과 비판적인 그의 아내, 그리고 참 대화가 끊어진 중년의 부부, 이들 모두는 참으로 도달하기 쉽지 않은 똑같은 목표를 추구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이성과의 인격적 관계를 통하여 깊은 인격적 친밀을 경험하는 것이었습니다. 관계만큼 인격 속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는 것은 없습니다. 창세기로부터 시작하여 요한계시록에 이르기까지 성경의 진리는 관계라는 실로 짜여진 옷감과도 같다 하겠습니다. *삼위일체 안에 있는 완전한 관계 *하나님과 아담, 아담과 하와, 가인과 아벨 사이에서 나타나는 깨어진 관계 *룻과 나오미, 예수님과 요한,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사랑의 관계 *이세벨과 엘리야, 예수님과 바리세인들 사이에 있었던 적대적 관계 *아브라함과 롯, 바울과 요한 마가 사이에서 볼 수 있는 긴장의 관계 성경에는 또한 관계 속에서 생성되는 여러 종류의 감정들도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깨어져가는 관계에 대한 극심한 고통--압살롬 때문에 슬피 울던 다윗,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절규하시던 예수님 *사랑하는 사람을 슬프게 한 것에 대한 쓰라린 자책--닭이 세 번째 울었을 때의 베드로 *다시 만난 기쁨--애굽에서 재회한 야곱과 요셉 부자, 죽었다가 되살아난 딸과 그 아버지 야이로 *편안한 관계 속에서 쉬는 즐거움--마리아와 마르다의 집에서의 예수님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성경의 이야기는 풍성한 관계의 드라마입니다. 그렇다면 관계라는 것이 왜 이토록 하나님의 말씀의 두드러진 주제를 이루고 있습니까? 그것은 우리 인격의 깊은 필요들이 오직 관계라는 컨택스트 속에서만 채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친밀한 관계를 갈망합니다. 우리는 다 누군가와 가까워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누군가와 친밀해지고 싶어하는 우리의 강한 욕망에 대해서 우리는 아무런 변명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죄도 아니고 이기적인 것도 아닙니다. 사회적인 성취나 지식의 습득과 같은 주변적인 만족들을 더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여 거기에만 몰두함으로써 이 친밀의 욕구를 무시하지 마십시오. 그런 것을 초월한다는 미명 아래 관계에의 갈망을 무시한다면 그것은 마치 음식 없이도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처사가 됩니다. 우리의 관계에 대한 욕구는 실제적인 것이며 하나님이 정하셨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자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셨는데 이 말은 곧 우리가 다른 피조물들과는 달리 인격을 가진 존재이며 서로 관계를 맺도록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의존적인 인격체이기 때문에 관계의 경험이 없이는 창조시 의도됐던 대로 온전히 기능할 수 없습니다. 즉 하나님이 뜻하신 바 대로 살고자 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관계를 맺어야만 하는 것인데, 성경은 관계의 두 가지 필수 요소를 다음과 같이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1)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인 안전감과 (2)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중요하고도 지속적인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느낌인 중요감(sinificance)이 그것입니다. 이 두 가지 필요는 실제적인 것이며, 참으로 성경적인 행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채워져야 하는 것들입니다. 안전감과 중요감의 필요가 채워지지 않은 사람에게 하나님 앞에서 책임감 있는 삶을 살라고 하는 것은 후두염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소리를 질러보라고 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쓸모 없는 일입니다. 만일 한 여자가 내적 안전감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것을 얻으리라는 희망도 전혀없는 상태라면 그 여자는 성경이 요구하는 대로 자신을 남편에게 내어줄 수 없을 것입니다. 사실 인정도 없고 자기중심적인 한 남자에게 자발적으로 자신을 내어준다는 것은, 그리고 자신의 약점 때문이든 무관심 때문이든 아무튼 충분한 사랑을 공급해 주지 못하는 남편 앞에서 기꺼이 약한 자의 자리에 처한다는 것은 이미 확보된 안전감이 없고는 어려운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늘 남편의 생각을 무시, 비판, 거절하기 잘하고 멀찌감치 거리를 유지하면서 걸핏하면 화를 내는 여자를 계속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가치에 대한 분명한 확신과 기존의 중요감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리는 먼저 주님의 공급으로 자신을 무장하기 전에는 주님의 계획대로 살 수 없도록 되어있는 존재들입니다. 감정의 문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이 사실을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되기 위해 우리가 안전감과 중요감을 채움 받아야 한다고 할 때 그 말은 우리가 그것을 느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우리는 자신이 가치 있음을, 혹은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바를 믿어야 하는 책임만큼은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내게 확증해 주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나는 그분의 사랑 안에 안전하며 그분의 계획 속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안전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아내도 자신이 그리스도 안에서 안전하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충분히 남편에게 자신을 내어줄 수가 있습니다. 거절하는 아내로 인하여 자신의 중요감에 위협을 느끼는 남편도 자신이 아내의 반응과 상관없이 가치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아내를 사랑으로 받아들여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리스도가 나를 안전하게 하셨고 중요하게 하셨습니다. 내가 그것을 느끼든 못 느끼든 그것은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내게 나의 필요들은 이미 채워졌으며 따라서 나는 이제 이타적으로 타인들의 필요에만 관심을 가지면서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해서 이루신 일에 근거하여 살기로 하면 할수록 나는 그분 안에서 나의 안전감과 중요감을 더욱 느끼게 될 것입니다. 죄는 참으로 모든 부분에 전적인 파멸을 몰고 왔습니다. 하나님이 본래 의도하신 바는 남자와 여자가 그분과의 교제 가운데 거하며 그들 상호간에도 이타적인 관계를 맺고 누리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그런 관계 가운데 있다면 나의 사랑은 나의 아내를 참으로 감동시킬 것이고 나는 내 사랑이 그녀 속에서 빚어내는 그 기쁨을 보면서 자신의 중요감을 깊이 경험할 것입니다. 그녀의 사랑은 또한 내게 안전감을 가져다주어 나는 그 안에서 크게 기뻐할 것입니다. 아내 역시 나의 깊은 필요들을 채워주는 것을 통해 자신의 중요감을 느낄 것이며 자신에게 주어지는 나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안전감 또한 누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결혼은 분명 뭐가 잘못되었습니다. 나는 나의 필요들이 이미 채워졌다는 사실을 더 이상 믿지 않습니다. 나는 마치 내가 아내를 제대로 대할 수 있으려면 아내가 먼저 내게 안전감과 중요감을 채워 줘야 할 것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나는 아내가 먼저 나를 채워주기를 기다립니다. 그 후에야 나를 아내에게 내주겠다는 것입니다. 만일 아내가 나를 채워주지 못하게 되면 나도 물러나 버리거나 아니면 아내를 공격할지도 모릅니다. 그녀가 나를 받아 주리라고 생각하는 그만큼만 나도 그녀에게 마음을 열 것이고 그만큼만 나도 그녀를 사랑할 것입니다. 이제 그녀를 향한 나의 사랑은 나를 향한 그녀의 사랑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아내도 우리의 관계를 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바라볼 것입니다. 만일 내 사랑이 자기에게 안전감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이라면 그때에야 자기도 내게 사랑과 순종으로 자신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만일 그 반대라면 그녀는 거절당하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관계는 마침내 끔찍스런 결과를 가져오고 맙니다. 내가 상대에게 나의 필요를 먼저 채워달라고 했기 때문에 이제 상대는 나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도 있는 권한을 가진 셈이 되었고 그것은 바꿔 말하면 나를 파괴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제 우리의 관계에 두려움이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두려워하게 된 것입니다. 쥐와 고양이처럼 서로 눈치를 살핍니다. 이제 두려움 때문에 서로가 이 관계를 통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조차 잊어버려 가게 됩니다. 하나님은 내가 아내의 안전감의 필요를 깊이 있게 채워주는 그런 관계 안에서 아내와 하나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또한 아내도 나의 중요감의 필요를 채워주는 그런 관계를 통하여 나와 하나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친밀한 관계를 이루어가도록 우리의 결혼을 계획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그 안에서 사람의 안전감과 중요감에 대한 필요는 그리스도 안에서만 진정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진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하와를 그의 남편인 아담에게로 이끌어 오셨을 때 성경은 우리에게 그들이 한 몸이 되었다고 말해 줍니다. 이것은 그들이 온전한 연합의 관계를 경험했다는 말입니다. 이런 관계를 이루어 가는 것이 결혼의 목표입니다. 하나님이 연합을 통하여 서로의 필요들이 채워지는 것을 경험하는 것 이상입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잘 깨닫는다면 참으로 깜짝 놀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연합의 관계를 통하여 이 세상에 기독교의 진리를 증거해 보이기를 또한 원하시는 것입니다. 즉 그분은 우리를 죄의 분리하는 속성을 극복해 내는 그리스도의 구속하시는 사랑의 능력의 한 본보기로 삼기를 원하십니다. 요한복음 17장 21절에는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당신의 마음을 쏟아놓는 말씀이 나옵니다.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같이 저희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물론 이 기도에서 예수님께서 마음에 두셨던 연합은 믿는자들 서로간의 관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결혼이야말로 친밀한 관계의 독특한 장으로서 세상에 그리스도의 사랑의 능력을 증거하여 참된 관계를 목도케 해줄 수 있는 확실한 증거의 통로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가 제기했던 두 가지 질문 가운데 첫 번째 것에 대한 대답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그 스튜어디스와 두 쌍의 불행한 부부가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그들의 안전감과 중요감에 대한 깊은 필요들을 본질적으로 채워줄 수 있는 그런 관계입니다. 자, 그러면 이제 두 번째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그들은 어떤 방법을 통하여 그런 관계를 이루어나가고자 했습니까? 두 쌍의 두 부부가 사용했던 방법들은 불행히도 죄다 별 효과가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스튜어디스도 그보다 나은 방법을 취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관계를 이루어나가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입니까? 상대에게 내 기분을 몽땅 털어놓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까? 매주 마다 행동 지침을 정해놓고 그것을 준수하고자 최선을 다해야 합니까? 아침에 좀더 일찍 일어나 경건의 시간을 좀더 많이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상담을 하거나 세미나 같은 데 참석하는 것이 유용할는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단순히 우리의 이기적인 죄성을 회개하고 하나님께 앞으로는 할 바를 제대로 감당하겠다고 약속을 드리는 것이 해결책일까요? 대답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 있습니다. 그 답은 타락한 인간 본성의 속성들과 대립되기 때문에 받아들이기가 어려우며, 또한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오는 것이기 때문에 권위가 있습니다. 이제부터 그 대답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 나머지 전체가 하고자 하는 일입니다. 제2장부터 제5장까지는 연합의 개념을 설명하여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결혼의 목표를 보다 명료하게 하고자 했습니다. 제II부 기초건설 부분(제6장부터 제8장까지)에서는 목표를 지향하는데 필요한 세 가지 선결 조건들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제 III부 목표 도달 부분은 다음 펴낼 책에서 다룰 예정인데 거기서는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친밀한 연합 관계의 건설에 있어서 부부 각자가 져야 할 구체적인 책임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2 영적 연합 누가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는가? 40대 중반의 남자 하나가 나를 찾아와서는 자기 아내가 쌀쌀맞고 화를 잘 내며 꼬박꼬박 말대꾸를 해댄다면서 불만을 털어놓습니다. 계속 아내의 잘못만을 늘어놓길래 내가 말을 자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 말을 듣다보니 마치 당신의 아내가 그렇게 형편없기 때문에 당신이 그녀를 이렇게 혹독하게 취급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말처럼 들리는군요. 하지만 성경은 아내가 아무리 마음에 안들어도 사랑하라 하셨고 그리스도가 그의 백성을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라 하셨습니다." 그는 의심쩍은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잠깐만요. 제가 아내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 그것엔 저도 수긍을 합니다. 하지만 나에게도 얼마간은 사랑과 존경이 필요합니다. 아내한테서 나에게 오는 거라고는 쌀쌀한 어깨짓과 비난뿐입니다. 그런데도 사랑하란 말씀입니까? 그럼 나의 필요는 누가 채워줍니까?" 우리는 이 사람에게 이제 그런 이기적인 넋두리는 집어치우고 아내의 무시가 감정에 어떤 상처를 남기든간에 주님을 신뢰하면 될 게 아니냐는 식으로 답함으로써 그의 질문을 가볍게 묵살해서는 안됩니다. "주님께 맡겨라", "기도해보면 되잖아" 등의 진부하고 얄팍한 수준의 말들로부터는 어떤 변화나 치료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 사람에게는 애타게 충족을 구하는 본질적 욕구들이 있는 것이며 그것은 "예수님이 너의 모든 것이야"와 같은 때움질식의 말들로 얼버무려져서는 안되는 것들입니다. 이 사람은 지금 사랑없는 아내로 인하여 격분도 되고 마음도 혼란스러운 상태입니다. 그는 결혼생활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적인 필요들이 채워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제 그에게 있어서 이 문제의 해답은 너무도 분명했습니다. 아내를 자기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상담을 하고 있는 나로서도 딜레마에 부딪혔습니다. 이 남자의 아내를 만나서 남편을 더 사랑해 주라고 말을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녀의 대답은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작 사랑이 필요한 건 나예요. 그와의 관계에서 나 또한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없어요. 내겐 사랑과 보호가 필요한데 나의 필요는 누가 채워주지요?" 결혼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남편과 아내에게는 둘 다 채움을 받아야만 하는 온당한 인격적인 필요들이 있다는 사실로부터 출발을 해야함 합니다. 이 인격적인 필요들은 신체적인 필요들만큼이나 요긴한 것들입니다. 사람이 제 구실을 한다는 것은 이 필요들이 채워지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이 장에서 나는 부부가 공히 자기들의 인격적인 필요들이 깊은 차원에서부터 채워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지 않고서는 그 어떤 결혼도 성경의 가르침에 합당한 것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얘기하고자 합니다. 이 필요들은 누군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라는 컨텍스트 속에서만 채워질 수 있습니다. 아무도 자신의 필요를 스스로 채울 수는 없습니다. 필요의 딜레마 여기서 우리는 딜레마에 봉착하게 됩니다. 나의 아내와 나는 둘 다 사랑과 존경을 필요로 하며 그것은 우리가 서로를 합당하게 대해줄 때에만 채워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나 자신이 사랑받는 가치 있는 사람이 라고 느끼기까지는 그녀를 온전히 사랑할 수 없습니다. 그녀 또한 자신이 참으로 안전한 사람임을 깨닫게 되기 전에는 나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도대체 어찌해야 합니까? 더 잘 하라고 아내를 꾸짖고 다그치는 것이 정당합니까? 사실 그녀가 스스로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되기 전까지는 나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그 어떤 변화도 기대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누군가가 나의 필요를 채워주기 전에는 내가 그녀에게 그녀가 필요로 하는 사랑을 채워준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남편과 아내 사이의 이러한 상황은 마치 파산한 두 사업가가 다시 동업을 시작하기 위해서 자본의 공동 투자를 통하여 상호의존을 하고 있는 것과도 같다 할 수 있습니다. 혹 우리는 남편이고 아내고 자기의 갈망들을 최적으로 채움받기 위해서 오직 주님만을 의뢰하면 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듯한 얘기 같지만 거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부딪쳐오는 감정의 고통 가운데서도 끊임없이 우리를 붙잡아주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경험할 수 있으려면 어느 정도의 영적 성숙이 필요한데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이 영적 성숙은 하나의 머나먼 목표로만 남게 되곤 합니다. 종종 주님은 멀리 느껴지고 우리의 실제적이고 급박한 인간적 필요들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만 같습니다. 수년 동안 남편의 차가운 무시 속에서 살아온 30대의 여자가 자기에게 따뜻하고 친밀한 관계를 그것도 성적인 것을 포함하여 제의해 오는 남자를 못본 척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신 사랑에 관한 말씀들로 그녀를 위로한다는 것은 마치 굶주린 여인에게 잘 차려진 식탁을 사진으로만 보여주면서 힘을 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라는 권면은 자칫하면 그녀의 온당한 굶주림을 부정하거나 경시해버리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리스도의 충만을 온전히 신뢰하여 그분으로 하여금 우리의 필요들을 채우실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그분께 내어드림에 있어서 남편이나 아내가 취해야 할 역할은 무엇입니까? 아내는 단지 내가 주님과의 동행을 힘쓰는 것을 먼발치서 쳐다만 보는 방관자이면 되겠습니까? 또한 아내가 하나님과 가까워지려 하는 노력은 너무도 사적인 것이라서 내가 그녀의 깊은 감정의 세계 속으로 끼어들려 해서는 안되는 것입니까? 정확히 어떻게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이런 문제들을 다루기 전에 먼저 인격적인 필요들의 본질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격적인 필요들 사람이란 신체로만 되어진 존재가 아닙니다. 성경에 보면 우리의 살과 뼈와 터럭과 각종 기관들은 우리의 인격적인 자아가 잠시 동안 머무르게 되는 장막집의 요소들임을 분명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심장이 멎고 육체가 분해된다 해도 내가 '나'라고 알고 있는 실체는 의식이 있는 인격적인 실존을 계속하게 됩니다. 이 '나'가 누구입니까? 창세기 1장 27절은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다고 말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사람은 하나님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비육체적인 존재입니다. 즉 그분께는 몸이 없는 것입니다(물론 예수님의 성육신은 제외합니다).그분의 존재의 본질은 물질이 아닙니다. 따라서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유사성도 살과 뼈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물리적인 존재는 하나님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인격적인 존재이며 바로 그 점이 하나님과 같습니다. 하나님은 생각하고 느끼고 선택하는 분이시며 사랑을 하시고 목적을 가지시는 인격(Person)이십니다. 성경에는 영혼, 정신, 마음, 뜻 등과 같이 사람의 인격적인 속성들을 나타내주는 단어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성경에서 영혼이라고 말할 때 그것은 한 인격으로서의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면, 가장 깊은 부분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내가 나의 가장 깊은 부분--하나님과의 교제를 가능하게 하는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할 때 지금 나는 나의 영혼을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몸안에 거하는 이 인격 혹은 영혼의 속성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최근 나는 어떤 그룹모임에서 다들 눈을 감고 다음 질문들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해보도록 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의 가장 깊은 갈망들은 무엇인가? 내게 최상의 만족을 가져다 주리라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들에게 쭉 생각을 하면서 자신이 바라는 바를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는 단어를 하나씩만 골라 보라고 했습니다. 그들이 말한 단어들 가운데 가장 많았던 것들은 수용, 의미, 사랑, 목표, 가치 등이었습니다.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수용하고 싶고 수용받고 싶어하는 강한 갈망이야말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거라면 거의 누구나 발견하게 되는 첫 번째 사항일 것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진정으로 돌봐주고 있다고 느낄 때 또는 나 자신이 누군가를 향한 깊은 동정을 느끼게 될 때, 뭔가 심오한 것이 우리 속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 나는 사랑을 향한 우리의 갈망이야말로 우리가 인격 혹은 영혼이라는 사실이 뜻하는 바를 아주 잘 나타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첫 번째 필요입니다. 한편 자신의 내부의 갈망들을 좀더 들여다보게 되면 거기에는 또다른 것들이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중요한 어떤 일을 수행할 때 여러분은 거기서 온전한 마음상태를 경험하지 않습니까? 만져지지는 않지만 뭔가 충분한 힘과 내용이 있다는 느낌 말입니다. 설거지를 하거나 잔디를 깎는 일은 우리를 금방 지루하게 합니다. 그러나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씨름을 하거나 응급환자를 받아 재빨리 손을 쓰는 일 등은 우리 존재의 가장 깊은 부분들에게까지도 파장을 전해 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에서 의미를 느끼기를 간절히 바라는 존재입니다. 비록 골머리를 썩일지라도 의미가 있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여기 우리가 인격이라는 사실이 담고 있는 두 번째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의미와 가치에의 필요입니다. 나는 성경 인물 공부를 해나가면서 누구에게도 예외없이 이 두 가지 필요들이 실재했었다는 사실에 거듭 색다른 인상을 받곤 합니다. 로마서 8장에서는 끊을 수 없는 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한 바울의 감격이 필설의 형언을 초월하여 금방이라도 폭발해버릴 것만 같습니다. 욥도 어느날 자기 눈앞에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 보이실 살아 계신 구속자에 대한 확신 때문에 마음이 초급하였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욥 19:25__27). 사도요한은 주님의 자녀들을 향한 그분의 사랑을 생각하며 자신이 쇄진해 버릴 것만 같았습니다(요일 3:1참조). 룻은 문화적 장벽보다도 더 강한 어떤 힘에 의해 기꺼이 나오미를 좇았습니다. 이 사람들의 내부 깊은 곳에서는 뭔가 범상찮은 움직임이 일어났는데 그것을 움직이게 한 것은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사랑이신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어진 인격적이고 영적인 존재로서 이들 모두에게는 사랑만이 채울 수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그 사랑은 인간이 죄로 타락하기 전에는 하나님과의 깨어지지 않은 교제를 통하여 지속적이고도 완전하게 채워졌었습니다. 인간이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분리되면서부터 그 공간은 더 이상 채움을 받지 못한 채 그저 필요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필요 혹은 내가 앞서 사용한 표현인 안전감의 필요입니다. 아브라함이 갈 바를 알지 못하고 그의 본토를 떠난 것은 그가 마침내 하나님이 지으신 도성에 도달할 것을 믿었기 때문입니다(히 11:8__10).그가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레미야가 극심한 핍박과 절망 가운데서도 굴하지 않고 믿음을 지킬 수 있었던 것도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타오르는 분명한 사역의 목표--즉 진실을 선포하는 것--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렘 20:9). 바울은 자신이 이 땅에 남아 계속 사역을 하는 것의 가치를 너무도 잘 알았기에 천국에 가고픈 열망조차 기꺼이 뒤로 미룰 수 있었습니다(빌 12:21__24). 이들이 모두 그리할 수 있었던 것은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인격적인 존재였기에 그들에게는 인생의 목표와 가치를 느낌으로서만 채울 수 있는 또다른 공간이 있었습니다. 아담이 죄를 짓기 전에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위해 마련하신 그 목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였으므로 의미 있는 삶을 경험하고자 하는 그의 이 공간은 완전히 채움을 받았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하나님의 계획에 반기를 든 뒤부터 이 공간은 더 이상 채워지지 않은 채 하나의 필요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중요감의 필요입니다. 내가 '나'라고 알고 있는 그 만질 수 없는 실체 안에는 두 개의 실제적이고 깊은 필요가 들어있습니다. 이 필요들은 생물학적 분석이나 화학적 분석의 수준으로 격하되어질 수 없는 아주 본질적인 인격의 실존요소들 입니다. 이 필요들은 우리의 물리적인 몸과는 별도로 인격적으로 존재하는 것들이며 인간이 한 영혼이라고 말할 때의 그 핵심을 이루는 것들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은 이 두 개의 필요 속에 잘 나타납니다. 하나님은 그 본질이 사랑이신 인격적 존재이시며, 계획과 목표의 하나님이신 그분은 의미의 창조자이시기도 합니다. 우리 역시 인격적인 존재입니다. 그러나 무한하시고 스스로 충만하시며 완전하신 하나님과는 달리 우리는 유한하고 의존적이며 부패한 자들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되 우리는 사랑이 필요합니다(God is love:we need love). 하나님은 그 행사가 다 의미 있지만 우리는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하는 상태입니다. 이 두 가지 필요를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안전감--사랑을 얻고자 노력하지 않아도 무조건적이고 완전하게 사랑받고 있으며, 노력으로 얻을 수 없기에 결코 잃어지지도 않는 그런 사랑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깊은 확신 중요감--매우 중요한 일, 시간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지속될 열매를 낳는 일, 타인에게 직접 간접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일, 그러면서도 나라는 사람에게 꼭 적합한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 요컨대 하나의 인격(또는 영혼)으로서 제 기능을 다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안전감과 중요감의 필요가 채워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에 비로소 우리는 자신을 가치 있는 인간으로 느끼게 됩니다. 나의 아내 역시 인격적인 존재입니다. 즉 그녀도 안전감과 중요감을 채움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부부로서 영혼의 차원에서 하나가 되고자 한다면--나는 이것을 영적 연합이라 부릅니다--우리는 먼저 위에 말한 그러한 깊은 필요들의 차원에서 서로 만날 수 있는 적합한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제 우리는 이 장의 서두에서 제기했던 바로 그 질문에 다시 돌아온 셈입니다. 부부는 어떻게 인격적인 필요라는 차원에서 서로 하나가 될 수 있습니까? 사람들은 모두 결혼을 통하여 인격적인 필요들을 채움 받고자 합니다. 이제 나는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네 가지 행동경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우리의 필요를 무시해버릴 수 있습니다. 2. 성취를 통해 만족을 구할 수 있습니다. 3. 서로가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고자 할 수 있습니다. 4. 주님께 의뢰하여 그분의 채우심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1안:필요를 무시함 이 안은 누구나 금방 거절할 것입니다. 성경에도 나오듯이 만일 이런 인격적인 필요들이 먹을 것이나 마실 것이나 잠잘 곳 등과 같은 신체적인 필요들과 똑같이 실제적인 것이라면 그것을 무시한다는 것은 재난을 자초하는 꼴이 되고 말 것입니다. 신체적인 필요들이 채워지지 않으면 이내 우리는 신체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안전감과 중요감이라는 인격적인 필요들이 무시되고 끝내 채워지지 않으면 우리는 인격적인 죽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인격적인 죽음이 다가올 때 나타나는 증상들로는 무가치감, 절망감, 병적인 두려움, 의욕과 기력의 상실, 죽어간다는 것의 그 고통을 잊기 위한 약물. 섹스. 알콜 따위로의 도피, 권태감, 공허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격적인 필요들을 지닌 존재로 지음 받았으며 우리는 또한 충성스러운 청지기가 되어 우리의 생명을 보존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의 필요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제2안:성취를 통해 만족을 구함 이 타락한 세상에 잠깐동안 권세를 지닌 사단은 우리에게 거짓을 믿으라고 유혹해왔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문화는 성취를 통해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금 세상은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을 살아 계신 하나님과의 관계 없이도 인격적인 필요들을 채움 받을 수 있다는 거짓 신념의 틀 속으로 밀어 넣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남자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들은 경제력, 직장의 명성, 주택의 위치와 크기와 가격, 학력, 운동의 재능, 음악적인 식견 등입니다. 종교적인 주제로 옮겨와 교회에서의 봉사능력(성가대, 주일학교 교사 등)을 운운하는 것은 아주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자의 경우는 사회계층, 남편의 직업이나 지위, 외모의 매력, 입는 옷의 스타일과 상표와 가격, 주택과 가구, 공적능력(모임같은 것에서의 두각 등) 등이 평가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너무도 많은 부부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단의 거짓에 속아넘어갔습니다. 돈과 외모와 재능을 겸비한 '아름다운 사람들'이 느끼는 가치감은 당장은 필요가 채워지는 것같은 만족감을 줄는지 모르지만 그 자체가 가짜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채워지지 않은 필요들이 주는 고통에 이미 둔감해져 있기 때문에 진정한 안전감과 중요감을 찾으려는 노력에 대해선 아예 그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들의 삶은 행복해 보이고 힘차 보이고 문제가 전혀 없어 보입니다. 깊은 내적 갈등이라 할 만한 이렇다 할 심각한 고뇌도 없어 보입니다. 혹시라도 불유쾌한 일이 의식의 수면으로 떠오르기라도 할라치면 재빨리 더 많은 활동, 쇼핑, 여행, 레저 따위로 그것을 덮어 버립니다. 그리스도인 부부들 가운데에도 안락한 환경과 흥미거리 많은 생활 속에 파묻혀 인격의 가장 깊은 차원에서는 서로 만나지를 못한 채 오히려 사랑과 의미에 대한 갈망들일랑 성공의 산자락 속에나 묻어두고 사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이 있음을 나는 보았습니다.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얼마나 허망한 일입니까? 본질을 찾고자 싸우는 것보다 그림자 속에서 편안히 사는 것이 더 낫다는 말입니까? 관계라는 부대낌 속에서보다는 성취 속에서 만족을 구하고자 하는 것이 제2안의 요지인데, 이런 식으로 사는 삶의 결과는 너무도 뻔합니다. 당장은 세련돼 보일지라도 결코 깊은 차원에서의 연합에는 도달할 수 없는 얄팍한 관계만이 남을 것입니다. 제3안:서로가 필요를 채워주고자 함 필요를 무시하는 것은 위험하고, 성취를 통해 가짜 만족을 구하는 것이 얄팍한 관계만을 낳는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필요를 채워야 합니까? 대다수의 부부가 해답을 찾아 상대에게로 향해 갑니다. 이제 막 한 쌍의 부부가 탄생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각자 인격적인 필요들을 지닌 두 사람이 이제 하나가 되기로 서약합니다. 이제 그들이 서로 사랑하며 존경할 것을 서약하는걸 듣노라면 그들 속에 숨겨진 강한 동기들이 생생히 느껴지는 것같습니다. 만일 이들의 무의식적인 의도들을 그대로 들려주는 녹음 테이프가 있어 우리가 그것을 듣게 된다면, 거기서 다음과 같은 말들이 흘러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신랑--나는 중요감을 느껴야 해. 나는 네가 나의 선악간의 모든 결정에 복종함으로써 나의 이 필요를 채워주기를 바래. 너는 또한 내가 어떻게 행동하든 나를 존경하고 내가 무엇을 하기로 하든 거기 따름으로서 나의 이 필요를 채워줄 수 있어. 나는 네가 나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 대해 주었으면 좋겠어. 내가 너랑 결혼하는 목적은 너를 통해서 나의 중요감을 찾기 위해서야. 하나님도 너보고 나한테 복종하라고 명령하셨으니까 너도 별 이의는 없을 거야. 신부--나는 내 속에서 요구하는 것만큼 그렇게 깊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껴본 적이 없어요. 나는 당신이 나의 이 필요를 채워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당신은 내가 투덜거리더라도 부드러운 애정으로 날 대해 주고, 혹 내가 당신께 민감하지 못할 때라도 사려 깊게 나를 이해해 주며, 나의 감정적 기복들을 늘 민감하게 알아주고 또 받아줌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어요. 저를 실망시키지는 말아주세요. 자신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 상대를 착취하기로 서약하는 과정을 통하여 함께 맺어지는 이러한 결혼(두려운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결혼이 이런 기초 위에 건설되고 있다)은 가히 '황소와 쇠파리' 관계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배고픈 쇠파리가 뭐 먹을게 없을까 싶어 황소 위에 달라붙듯이 이런 부부는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상대로부터 얻을 수 있지나 않을까 하여 상대에게 달라붙습니다. 물론 더 가슴아픈 딜레마는 이런 결혼관계에는 결코 황소는 없고 두 마리의 쇠파리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부부가 살다보면 내면의 깊은 차원에서 부딪치게 되는 일이 의당 있게 마련입니다. 한 부인으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수술실에서 나온 의사는 그녀에게 그녀의 네 살 먹은 딸아이가 죽었다고 얘기했고, 그녀는 그 말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이 그 순간 자신의 전존재를 밑바닥부터 할퀴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곁에 있던 남편의 품으로 몸을 기댔는데 남편은 냉정하게 그녀를 밀어내고는 총총히 병원을 떠나버렸습니다. 인생에 아직도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바로 그 시간에 그녀는 홀로였던 것입니다. 누군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느껴야만 하는 바로 그때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실망시켰습니다. 자신의 필요를 몽땅 다 내비쳤다가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게 되는 것만큼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모든 남편과 아내에게(그들이 얼마나 경건한가 하는 것과는 별도로)이렇듯 상대의 필요를 채워주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잠깐 당신의 결혼을 생각해보십시오. 혹 상대와 직접 나누기 꺼려지는 어떤 상처나 늘 피하게 되는 주제(섹스, 불쾌한 습관들, 같이 있는 시간들 등)는 없습니까? 왜입니까? 왜 우리는 종종 우리의 느낌과 관심사를 상대와 나누는 일에 그토록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몇 번씩은 수용을 기대했다가 거절을 당하는 일을 통해 깊은 상처를 경험하곤 합니다. 그래서 결혼만큼은 뭔가 다른 것이기를 기대하면서 우리는 결혼을 합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우리가 거기서 맞닥뜨리게 되는 것은 비슷한 모양의 비난과 거절입니다. 그것이 몰고 오는 고통은 너무 강도가 커서 구원을 요구해 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감정의 방어벽을 치고 멀리 달아나 버립니다. 나를 그렇게 무참히 짓밟은 상대에 분노하면서 혹시 더 큰 고통을 당하게 되지나 않을까 두려워 다시는 자신의 깊은 필요를 내비치지 않으리라 마음을 닫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나타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내부'를 내비쳤다가 거절을 당하여 상처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 보호벽입니다. 보호벽의 역할을 하는 행동들은 매우 다양합니다. 이것에 대해선 제3장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그 가운데 보다 일반적인 것들을 몇 가지 적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솔직한 느낌을 나누려 하지 않습니다.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되면 분노로 반응합니다. *대화가 좀 험악해질 듯 싶으면 화제를 바꿉니다. *거절이나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 슬며시 딴 얘기를 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그밖에 다른 행동들을 동원합니다. *어떤 깊은 나눔도 가능하지 못하도록 일, 약속, 취미, 교회활동, 잡담 따위에 늘 자신을 바쁘게 얽어맵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 보호벽들은 자신을 나약한 모습으로 상대에 노출시켰다 상처를 받는 일이 없게 하고자 자신을 방어해주는 기능을 감당합니다. 나는 오늘날 대부분의 부부들이 깊은 인격적 필요들의 차원에서 이루어가는 본질적 연합에 대해 일체의 소망도 가질 수 없는 채로 멀찌감치 감정의 보호벽 뒤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무엇을 어찌해야 합니까? 더 이상 상대를 사랑하고 배려해주지 않는 법을 배워야만 합니까?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위하여 우리를 받아주셨듯이 우리도 서로를 받아줌으로써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이 장벽들을 깨뜨릴 수는 없습니까? 물론 그래야 합니다. 성경이 그렇게 말하고 있고 따라서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완전히 해낼 수는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수용을 잘하는 아내라 할지라도 남편의 중요감의 필요를 채워줄 수는 없습니다. 나의 아내도 죄인이기 때문에 언제나 마땅한 모습으로 나를 섬길 수는 없는 것입니다. 설사 그렇게 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녀에게는 나를 영원토록 중요한 일에 적합한 자(그러한 자가 되는 것만이 나의 중요감이 채워지는 길이다)로 만들 만한 능력이 없습니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사랑이 넘치는 남편이라 할지라도 아내의 안전감의 필요를 결코 채워줄 수 없습니다. 자기 중심성이라는 얼룩이 우리 속의 모든 동기들을 탈색시켜버렸습니다. 우리는 아내에게 그녀가 요구하는 무조건적이고 이기심 없는 수용을 결코 베풀 수가 없습니다. 이제 제3안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간단히 요약해 보겠습니다. 아내가 나의 필요를 채워주기를 기대하는 이상 우리의 관계는 다음 네 가지 요소들에 의해 오염돼갈 것입니다. (1) 내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한 조작적인 노력들, (2) 그 조작적인 노력들이 별 효과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3) 그것이 먹혀 들어가지 않을 때 찾아오는 분노와 고통, (4) 나의 결혼생활이 근본적으로 이기적이라는 데서 찾아오는 끈질긴(종종 무의식적인)죄책감. 그러므로 이제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일 아내와 내가 영혼의 차원(우리 존재의 가장 깊은 차원)에서 하나가 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인격적 필요들을 채워줄 대상으로 상대방을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4안:주님께 의뢰하여 그분의 채우심을 경험함 안전감과 중요감에 대한 우리의 인격적 필요들은 주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통해서만 진정으로 그리고 완전하게 채워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 하나의 인격(반드시 행복감이나 만족감을 느낄 필요가 없는)으로서 재 기능을 다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은 어느 한 순간도 예외없이 오직 그리스도와의 관계 속에서 그리고 그분이 친히 알아서 내려주시는 공급 속에서만 충족이 된다는 것입니다. 1. 우리는 안전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사랑하시되 우리가 결코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랑, 우리 속의 모든 흉한 것들을 보시면서도 여전히 우리를 받아주시는 사랑, 하나님과의 영원한 사랑의 관계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시기 위해 친히 우리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피흘리심으로 우리의 죄값을 온전히 지불하사 이제는 영원히 확증이 된 그 사랑으로 사랑하십니다. 그 사랑 안에서 나는 안전합니다. 2. 우리는 중요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성령은 그 자비와 주권으로서 모든 신자를 무장하사 만유를 그리스도안에 통일케 한다는 하나님의 거대한 목적에 그들 모두를 동참케 하십니다. 그리스도의 몸은 각 지체의 은사들의 역사를 통하여 스스로 자라갑니다. 우리는 이제 다른 사람들을 섬기고, 배우자를 격려해 주고, 아이들을 양육하고, 불의를 불평없이 견뎌내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범사에 최선을 다하여 충성스럽게 살아감으로써 우리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도록 되어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에 우리가 좇아갈 선행의 행로를 마련해 주셨다는 확신과(엡 2:10), 우리의 순종이 하나님의 그 영원한 계획의 성취에 있어서 중요한 한 부분이 될 것이라는 확신 가운데서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사실들을 바로 깨닫고 그대로 산다면 이것이야말로 우리에게 그 어느 것과도 견줄 나위 없는 중요감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진리의 평균대 그러니까 제4안은 주님을 의뢰하여 그분으로 하여금 우리의 인격적인 필요들을 채우시도록 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그밖에 다른 길이 참으로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습니다. 이 영적인 실체들로부터 시선을 놓치지 않고 그것을 똑바로 따라가기에는 우리의 믿음의 눈이 너무 무디어져 있습니다. 이 진리는 변질되지 않은 믿음으로만 분명히 볼 수 있는 것이기에 우리는 그것을 지키는데 있어 따져볼 것도 없이 역부족입니다. 영적 진리란 자칫하면 어느 한 쪽으로 떨어지기 쉬운 좁다란 평균대와도 같은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결혼--나아가 그리스도인의 모든 관계들--이라는 평균대를 지탱하고 있는 핵심적인 진리는 우리가 한순간도 예외없이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참으로 중요한 존재가 되어졌다는 사실입니다. 너무도 자주 그리스도인들은 이 진리의 평균대 위에서 실책을 범함으로 아래로 떨어지고 맙니다. 중요한 관계들(결혼, 가족, 우정)이나 인생의 사건들(직장, 건강, 특권)로 인하여 안전감이나 중요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 부딪치면, 자신이 여전히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견고하게 붙들기가 어렵게 됩니다. 또한 아내가 남편을 존중하지 않거나 남편이 아내에게 거리감을 둘 때 거절당한 쪽 사람이 자신이 그리스도안에서 이미 받아들여졌고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진리를 계속 확고하게 붙잡고 있기란 쉽지 않은 것입니다. 우선 거절과 실패가 우리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우리로 실책1을 범하게 만들고 마침내 진리의 평균대에서 우리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사람이 나를 거절했으니까 혹은 이번 일에 실패하고 말았으니까 나는 덜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우리를 반대쪽으로 미끄러지게 할 수 있는 또다른 실책이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나의 모든 것이라"는 진리가 때로는 인간관계에서 감정상 안전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인격적인 상처를 피하고자 하는 방어적인 자세의 도구로 잘못 사용될 수 있습니다. 한 고독하고 자만심이 강한 남자가 그의 동료 그리스도인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내 안에 예수님이 계시기 때문에 난 네가 있든 없든 가치있는 사람이야" 네가 듣기 싫은 소리를 해도 나한텐 별 상관이 없고 네가 날 받아 주는 것도 사실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야. 네가 나의 감정을 좌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주님께 대한 나의 믿음의 부족을 드러내는 것밖에 되지 않아." 그는 실책 2를 향해 곤두박질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관계에서 오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 나의 가치는 그리스도 안에만 있다는 진리 뒤로 숨어버리는 것입니다. 영적 성숙도와 상관없이 우리는 누구나 상실과 거절로부터 오는 극심한 고통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건 하나도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있어 최우선의 관계는 물론 주님과의 관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상대가 나를 실망시킬 수도 있고 따라서 깊은 상처를 가져올 수도 있을 만큼의 충분히 깊은 관계를 타인들과 더불어 나누어야만 합니다. 그리스도가 우리의 충만이라는 사실은 그분이 마치 석면과도 같아서 우리는 모든 인간관계의 고통스런 불꽃들로부터 해방시켜 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분의 충만되심은 우리에게 극심한 고통 가운데서도 성경적으로 인간관계들을 지속해갈 수 있는 능력을 주십니다. 상처가 아무리 크다손 치더라도 결코 우리에게서 주님이 주신 안전감과 중요감을 앗아갈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실제로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한다 하더라도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우리 인생에 필요한 모든 것은 그분의 사랑이 주시는 안전감과 그분의 계획과 일에 동참하게 되었다는 중요감입니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사람과의 관계가 우리에게 별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충만되심이 우리로 하여금 그것을 능히 감당하게 해주십니다. 이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그림을 완성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그리스도인 부부가 어떻게 진리의 평균대 위에서 떨어지지 않고 영적으로 연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우선 실책 1을 피할 수 있는 방법부터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상대가 나를 존중하지 않거나 나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느낌이 계속될 때 그리스도인 남편과 아내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제 그들은 안전감과 중요감이 손상되는 사무치는 고통을 느끼며 감정의 보호벽 뒤로 숨기라도 해서 구원을 받고 싶어하게 되는 상황에 처했는데 도대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합니까? 가슴속으로 상처를 느끼고 있는 이 사람들이 어떻게 실책 1을 피하고 자신이 그리스도 안에서 인격적인 가치가 있다는 진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까? 전에 상담했던 한 부인은 자신이 몇 년 동안을 자녀들로부터 감정적인 만족을 구해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아내를 자기삶 밖으로 몰아내 버렸고 그녀를 사랑과 보호에 굶주린 채로 내버려 두었습니다. 그녀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아이들에게서 찾고자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남편을 사랑스럽게 따뜻하게 대한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억지가 되어갔고 그 억지의 밑바닥에는 제안을 했다가 차갑게 거절당하지나 않을까 하는 깊은 두려움이 깔려 있었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그녀는 지금 자신의 인격적인 필요들을 채우기 위해 남편을 의존하고 있으며 그녀의 그런 관계는 본질상 이기적이고 조작적인 것임을 말해주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대답했습니다. "저도 저의 사랑의 필요를 채워주실 분은 하나님이라는 걸 잘 알아요. 하지만 이모든 상처와 두려움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나님이 저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어요. 하지만 그것이 실지로 내 속에서 역사하게 하질 못하겠어요." 그리스도께서 그녀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녀는 성경이 명하는 모든 말씀에 순종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 진리의 평균대 위에 굳건히 서 있을 수 있기 위해 나는 그녀에게 다음의 세 가지 단계를 따라보도록 권해 주었습니다. 제1단계:당신의 모든 감정들을 하나님 앞에 그대로 인정하십시오. 대게 그리스도인들은 비참할 때에도 기분이 좋은 것처럼 해야 한다고 교육을 받아왔습니다. 우리가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늘 우리의 대제사장께서는 우리의 연약함을 체휼하시는 분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감정적인 연약함들을 그분에게 숨기고 무비판적인 이해와 위로를 스스로 거부한다는 것은 얼마나 잘못된 일입니까. 나는 그 부인에게 자신의 상처와 고통을 하나님 앞에 있는 그대로 인정하도록 했습니다. 하나님의 존전에서 자기가 느끼는 바를 떠오르는 그대로 낱낱이 아뢰는 것입니다. 내가 이런 조언을 해주면 종종 많은 사람들이 "주님, 상처받았다고 느끼는 저를 용서하여 주소서"하는 기도를 회개의 어조에 실어 반복하곤 합니다. 이것은 핵심에서 완전히 빗나간 것입니다. 상처를 느낀 마당에 통회를 느끼는 것처럼 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슬픔이나 분노나 고통으로 속이 뒤집힐 때 우리는 모든 것을 보시는 하나님 앞에 그 기분을 그대로 겸손하게 아뢰면 되는 것입니다. 그 부인은 마침내 이렇게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주님, 저는 지금 견딜 수 없는 상처 가운데 있습니다. 소리지르고 싶고 뛰쳐나가 버리고 싶고 누군가를 실컷 두둘겨라도 주고 싶습니다. 이런 식으로 느끼고 싶지 않지만 사실은 반대입니다.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슬프고 허무하고 화가 납니다. 바로 이런 모습까지도 있는 그대로 저를 사랑해 주시는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제2단계:당신이 그리스도 안에서 안전하고 중요하다는 진리를 주장하십시오.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실 가운데 하나는 우리의 기분에 따라 우리의 믿음이나 행동이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그 부인에게 자신이 남편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한 사랑을 받고 있는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자꾸 기억하도록 권면했습니다. 이 사실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기 위해서 나는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녹음 테이프 안에 담아 보도록 했습니다.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그녀가 남편의 거절을 경험하게 될 때마다 즉시 "남편이 나를 거절하면 나의 사랑의 필요는 채워질 수 없어. 내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남편에게 달려 있으니까"라고 말하는 녹음 테이프를 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인격적인 필요들을 채우는 데 있어서 그리스도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은 사단의 거짓말입니다. 나는 카드 위에 새 테이프의 내용을 적어서 그녀에게 주며 다음번 남편의 거절을 경험하게 될 때는 그것을 틀어보도록(그리고 스스로 반복해 보도록) 했습니다. 새 테이프에 녹음된 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남편은 나를 거절할 수도 있어. 만일 그런다면 나는 아마 적지 않은 상처를 받을 거야. 하지만 그가 나를 어떻게 대하든 나는 여전히 그리스도의 놀랍고도 온전하신 그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이야. 그분의 사랑 때문에 나는 안전한 여자인 거야." 제3단계:남편의 어떠한 반응도 당신의 가치를 바꿔놓을 수 없음을 생각하며 이제 그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당신 자신을 내어주십시오. 믿음(올바른 테이프를 트는 것)이란 행함이 없이는 죽은 것이므로 나도 그 부인이 진리의 평균대 위에 굳게 서도록 돕는 마지막 단계로서 이제 새 테이프의 내용이 암시하는 바를 삶에 옮겨보도록 권면했습니다. 이제 그녀는 그리스도 안에서 참으로 안전하기 때문에 거절을 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신을 온전히 남편에게 내어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죄이며 죄로써 자백이 되어야 합니다. 회개가 뒤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나는 그녀에게 낭떠러지 하나를 그리게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 위에 서서 낭떠러지 밑을 내려다 보고 있는 장면을 그려보도록 했습니다. 낭떠어지의 밑바닥은 그녀가 자신을 다치게 하리라 생각하여 두려워 하고 있는 바 곧 남편의 거절을 나타내 줍니다. 이제 계속 위에 남아 있는 한 그녀는 안전합니다. 남편과 적당히 거리를 둔 만큼 남편으로부터 오는 쓰라린 거절의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남편으로부터 자꾸 뒤로 물러나거나 남편에게 격렬하게 덤벼들거나 혹은 자신의 보호막 뒤로 숨는 행동들이 바로 감정의 안정을 잃지 않고자 낭떠러지 위쪽에 그대로 남아 있기를 선택하는 행동들입니다. 여기서 나는 그녀와 더불어 결혼의 성경적인 모델에 대해서 얘기했습니다. 그것은 곧 남편이 가치와 중요감을 느끼도록 돕기 위해 아내가 자신을 온전히 남편에게 내어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주님께 순종하기 원한다면 그녀는 위쪽 안전으로부터 아래쪽 남편의 거절 속으로 뛰어내려야 할 것입니다. 그녀는 두 눈 가득 두려움을 담은 채 나를 바라 보았습니다. "그에게 저를 내어준다면 저는 또 상처를 받을 거예요. 이제 더 이상의 거절은 견딜 수가 없어요." 나는 그녀에게 자신의 허리에 꼭 둘러져 있는 굵은 밧줄을 연상해 보도록 했습니다. 이 밧줄은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낭떠러지의 밑바닥 위치에서 위로 쭉 올라가 주님이 계신 그곳에서 바로 주님 자신이 꼭 붙들고 계신 것입니다. 그녀가 위쪽에 남아있는 한 이 밧줄은 축 늘어져 있습니다. 지금은 밧줄이 아니라 낭떠저리가 그녀를 지탱해 주고 있습니다. 자기가 낭떠러지 위에 있는 한 밧줄의 힘을 결코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을 마침내 그 부인은 깨달았습니다. 이제 "그리스도의 사랑이 나를 참으로 안전하게 한다"는 확신을 실제로 맛보기 위해서는 아래로 뛰어내려야만 했던 것입니다. 어떤 대가가 요구되더라도 남편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서 그 안전한 위쪽을 떠나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는 것입니다. 그녀가 낭떠러지 아래로 뛰어내리기까지는 주님이 나의 모든 필요를 채우신 다는 믿음은 사실상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그녀가 거절의 밑바닥 상단에 매달려 자신이 하나님의 사랑에 의해서만 지탱되는 것을 경험하게 되기 전에는 그녀는 결코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안전감의 필요를 채우실 수 있다는 말의 참뜻을 알 수 없습니다. 거절에의 두려움이 그녀를 뛰어내리지 못하게 합니다.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 쫓습니다"(요일 4:18). 우리는 그 사랑에 우리를 내어맡겨 그것이 우리를 파멸로부터 건져주는 것을 경험함으로써만 그 사랑을 비로소 알 수 있게 됩니다. 그 부인은 여기까지 듣더니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당신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하지만 난 아직도 두려워요. 뛰어내린다는 걸 생각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걸요." 그리하여 우리는 이 그림에 한가지를 더 첨가시키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두려움 가운데서 안전한 뒤쪽으로부터 뛰어내리는 시점으로부터 우리의 체중이 밧줄에 완전히 실려 그 사랑의 밧줄이 팽팽하게 늘어나게 되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스카이 다이빙과도 흡사합니다. 다이버가 비행기에서 발을 떼는 순간부터 낙하산이 다 펴지는 시점까지는 마치 그냥 밑바닥으로 그대로 추락해 버리고 말 것 같은 기분에 잠깐동안 사로잡힌다고 합니다. 그리스도인이 두려움 가운데 '믿음의 낙하'를 감행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나오는 자신의 안전감이 인격 깊숙이 경험될 때까지는 한 시간이 걸릴지, 한 주일이 걸릴지, 일 년이 걸릴지 아니면 그 이상이 걸릴지 모르는 일입니다. 낙하의 시점과 그리스도 안에서 실제로 안전감을 느끼는 시점 사이의 이 기간 동안 그는 이전 어느 때보다도 더 깊은 두려움을 느끼게 될는지도 모릅니다. 이럴 때 하나님의 말씀에의 의뢰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 영원하신 팔이 네 아래 있도다"(신 33:27). "내 육체와 내 마음은 쇠잔하나 하나님은 내 마음의 반석이시라"(시 73:26) 이제 요약하겠습니다. 시련의 시간들이 찾아올 때 우리는 자신의 가치의 근거를 보는 눈이 흐려지기 쉽습니다. 이럴 때 자신이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킨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여기 거절이나 실패로 인하여 자신을 덜 가치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는 실책에 빠지지 않게 해주는 세 가지 단계가 있습니다. 제1단계:상처와 무가치감 등의 고통스러운 느낌들을 하나님 앞에 그대로 인정합니다. 제2단계: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안전감과 중요감은 영원히 견고하다는 진리를 늘 기억하며 주장합니다. 제3단계:우리로 하여금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주는 하나님의 강한 사랑을 신뢰하는 가운데 지금껏 두려워 해온 모든 것들(거절, 실패, 바보 같아 보이는 것, 비난 등)에 정면으로 부딪침으로써 그 진리를 삶 속에서 경험해 갑니다. 감정적인 위축의 문제 이번에는 실책 2에 빠지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이것은 우리를 평균대 위에서 떨어뜨리는 또 하나의 실책("그리스도가 나의 전부이므로 나의 감정은 너와는 상관이 없어")으로써 이는 영적 연합에 대한 모든 소망을 여지없이 짓밟아 버리고 맙니다. 우리의 필요들이 그리스도 안에서만 온전히 채워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주님께서는 남편과 아내를 서로에게 인격적인 가치를 분명히 느끼게 해주는 도구로 사용하기를 기뻐하신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우리에게 안전감과 중요감을 주실 수 있는 분은 그리스도뿐입니다. 그러나 종종(결코 항상 그런 것은 아님)우리는 배우자를 통하여 자신이 가치있는 사람임을 느끼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남편과 아내에게 피차 복종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상대의 필요를 먼저 생각하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배우자를 대할 때 그가 참으로 사랑받고 존경받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맛볼 수 있도록 그의 깊은 필요들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이제 이 일을 잘 해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우리의 행동이 그리스도 안에서의 상대의 안전감과 중요감에 대한 의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그것을 알게 되면 우리는 우리 인격 깊숙한 곳의 개인적인 사항들을 반드시 노출하게 될 것입니다. 내 속의 고민들(실망, 상처, 두려움, 채워지지 않은 갈망들 등)을 아내와 함께 나누는 것보다 더 깊은 연합의식을 가져다 주는 것은 없습니다. 나의 가장 깊은 고민들을 아내가 알게 된다는 것이 처음에는 적지 않은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내가 아내 앞에 벌거벗은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그녀가 나의 관심사들을 가볍게 넘겨버리지는 않을까요? 만일 아내가 나를 거절한다면 나는 다시 한 번 나의 가치의 기초로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의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만일 아내가 내 말을 들어준다면, 참으로 들어준다면 우리 사이엔 친밀함이 더해가고 그 친밀함은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참으로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대한 나의 믿음의 시각을 더욱 선명하게 해줄 것입니다. 내가 다른 누구와도 나누지 않는 내 속의 깊은 부분들을 아내에게 들어내 보임으로써 얻어지는 이런 친밀함 이야말로 영적 연합의 핵심요소라 하겠습니다. 평균대 위에 굳게 서서 이런 친밀함을 이루어 가기 위해서 남편과 아내는 다가오는 문제들을 뒤로 물러나게 하는 원인으로써가 아니라 서로를 더 잘 섬길 수 있는 방법들을 배우게 해주는 기회로써 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예를 하나 들어 이 사실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몇 주 전 성경공부를 마치고 아내와 함께 막 차에 타 앉았는데 아내가 분노와 고통이 뒤섞인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아까 당신이...라고 말했을 때 저는 정말이지 너무 큰 상처를 받았어요. 지금 너무 화가 치밀어 올라서 말도 제대로 못할 지경이예요." 이러한 발단으로부터 영적 연합으로 옮겨가는 방법은 정확히 무엇입니까? 아래에 제시하는 몇 가지 안들을 생각해 보시고 그 가운데 친밀함을 이루어 가는데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꼽아보십시오. 1. "내일 아침이면 마음이 가라앉고 말도 공손해 지겠지. 아마 내일 저녁쯤이면 다시 부드러운 태도로 되돌아 올 꺼야"하고 생각하며 그녀의 그런 말을 무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내가 무엇을 어떻게 했든 당신에게 상처를 주려는 의도는 없었어"하고 자신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당신은 너무 민감해. 좀더 주님을 의뢰해야 되겠어". "좋아, 무엇 땜에 그렇게 화가 났는지 어서 말을 해봐" 하는 식으로 말을 함으로써 그녀를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3. 일단 사과의 말을 해버림으로써 예상되는 즐겁잖은 대화를 미리 막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결혼 개선책으로 이 셋 가운데 하나를 선택했다면 당신에겐 이 책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처하는 나도 유감스럽게도 두 번째 안에 나오는 방어와 공격으로 아내에게 반응했습니다. 그때 우리가 나눈 대화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나:도대체 내가 뭘 어쨌다는 거야?(아내의 과민탓인 것처럼 교묘하게 공격하고 있다) 아내:사람들 다 있는 앞에서 당신이... 라고 말한 건 나를 혹평한 거였어요. 나:여보, 그건 혹평이 아니었어! 당신은 지금 내 뜻을 완전히 오해하고 있는 거야!(방어와 공격) 3초 정도의 침묵이 흐른 뒤 아내:어쨌든 저는 정말 상처를 받았어요. 미쳐버릴 것 같아요. 나:좋아, 미안해. 내가 그밖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 (여기서 제 3안으로 넘어가고 있다. 즉 대화를 끝내려는 심산으로 사과를 함) 30분간 침묵이 계속됨 이 두 번째의 긴 침묵이 흐르고 있는 동안 나는 내가 어딘가에서 영적 연합에 이르는 길을 벗어나고 말았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깨달았습니다. 아내와 나는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가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사실만이 우리로 하여금 서로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나는 내가 남편으로서 성공을 하든 못하든 그것과 무관하게 주님의 사랑과 나를 향한 그분의 계획으로 말미암아 충분히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사실과 나의 그 가치는 아내로부터 물러 남으로써가 아니라 아내를 섬기려는 노력으로써 표현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나는 이번엔 다른 목적을 가지고 다시 아내에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아까는 자신을 방어함으로써 고통을 피하기를 원했지만 이제는 사태의 실상과 그녀의 상처를 향후 아내를 더욱더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더 잘 이해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우리가 두 번째 나눈 대화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나:여보, 오늘밤 내가 당신에게 큰 상처를 준 것 같아. 내 말이 왜 당신에게 그토록 큰 상처가 됐는지를 이제 알고 싶어. 말해주지 않겠어? 아내:잘 해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지금도 그 상처가 날 괴롭히고 있어서... 나:난 받아들일 수 있어. 나는 당신이 사랑받는 다는 느낌을 가지게끔 당신에게 더 잘해주고 싶어. 오늘밤은 당신을 실망시켰지만 이것을 통해서 뭔가를 배우고 싶어. 아내:저도 당신이 저를 사랑한다는 것과 늘 제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한다는 사실을 잘 알아요. 하지만 가끔보면 당신은 너무 둔감해요. 나는 정말... 를 느껴야만 할 것 같은데 당신은..." 우리는 서로의 깊은 필요들에 대해서, 그리고 상처보다는 치유로 상대를 대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께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거의 한 시간 동안이나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영적 연합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서로가 깊은 필요들의 차원에서 만날 때만 누릴 수 있는 심오한 친밀의 세계입니다. 결론 이제 이 장의 요점들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1. 우리 모두에게는 관계 바깥에서는 채워질 수 없는 안전감과 중요감의 인격적인 필요들이 있습니다. 2. 많은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잘못된 방법으로 그 필요들을 채우고자 합니다. (1) 인격적인 필요의 실재를 무시하고 그 대신 육체적인 쾌락들에서 만족을 얻고자 합니다. (2) 결코 참된 안전감과 중요감을 가져다 줄 수 없는 성취나 부를 명예 등을 통하여 가짜 만족을 얻고자 합니다. (3) 배우자로부터 안전감과 중요감을 얻고자 합니다. 그 결과 자신의 인격적인 만족을 위하여 상대를 이용하고자 하는 조작적인 관계가 나타나게 됩니다. 어떤 남편이나 아내도 다른 사람의 인격적인 필요들을 채워주는 데 완전히 적합한 사람은 없기 때문에 이런 착취적인 관계는 필연적으로 문제를 유발하게 됩니다. 3. 오직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필요를 채우실 수 있으며 그분만이 우리에게 영원한 안전감과 진정한 중요감을 주실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의 이 안전감과 중요감을 우리가 좀더 나은 것으로 견고하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1) 상대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우리 자신을 배우자에게 온전히 내어줄 수 있을 만큼, 그리고 상대의 반응이 어떠하든 계속하여 그를 섬기기를 기꺼워할 수 있을 만큼 그리스도의 사랑을 충분히 신뢰해야 합니다. (2) 자신을 가치있는 사람으로 느끼는 상대방의 자기 수용의 경험에 우리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정직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영적 연합이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습니다. 1. 부부 각인이 자신의 인격적인 필요들을 채워주시는 분으로서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며 주님만을 의뢰하는 관계입니다. 2. 다음과 같은 일을 신실하게 감당함으로써 서로를 돌보아 주는 관계입니다. (1) 서로의 인생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들이 이루어지는데 있어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도록 자신을 서로에게 내어줍니다. (2) 상대의 안전감과 중요감 경험에 자신이 미칠수 있는 영향을 충분히 인식합니다. 3 정신적 연합(1) 조작인가 섬김인가? 어느 교회의 장로들이 자기 교회의 목사와 사모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여 조심스럽게 관찰을 하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의 사역에 대한 불만족이 교회의 온 회중들의 마음 저변에 파문을 일으켜 온지 거의 일 년이 지난 상태였습니다. 분명히 뭐가 잘못되긴 했는데 아무도 그것을 정확히 끄집어낼 수가 없었습니다. 최근에 와서야 교회 지도자들 사이에서 가까스로 미심쩍으나마 하나의 동의가 이루어졌는데 그것은 문제가 목사의 결혼과 상관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놓고 모여 의논하는 가운데 장로들은 사모가 가정의 일보다 자신의 청소년 상담 사역에 훨씬 더 자기를 투신해왔다는 사실에 동의했습니다. 그 사역은 충분히 그녀의 에너지를 고갈시킬 만한 것이기에 아내로서의 사역을 위해서는 거의 아무런 에너지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에 그들은 새삼 놀랐습니다. 그녀가 상담사역에 더욱더 바빠질수록 목사도 회의나 행정업무나 생활잡무 등의 스케줄에 더욱 바빠져야만 했던 것같아 보였습니다. 그 결과 그는 교회를 효과적으로 섬기는데 필요한 성도들과의 생생한 접촉을 잃어버리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되었습니다. 목사가 양치는 사역에 등한해진 이 상황이 사모가 상담사역에 몰두하고 있었다는 점과 정확히 어떻게 연관이 되어지는 지는 아무도 몰랐지만 장로들은 최소한 그들의 결혼에 뭔가가 잘못되어 있을 거라는 사실에는 모두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들이 따로 자리를 마련해서 목사 부부에게 이런 얘기를 했을 때 그들 둘 다에게서 나온 반응은 억울함과 분노였습니다. 긴장된 순간들이 지나갔고 몇 차례의 간곡한 권면이 있은 후에야 그들은 이 문제로 상담을 받아보는 일에 동조를 했습니다. 몇 주 후 그 부부는 나의 사무실을 찾아왔는데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매우 온화한 인사를 건네오는 것이 역력히 느껴졌습니다. 나는 얼마전 장로들이 자기들의 본 바와 염려하는 바를 편지에 적어 나에게 보내왔었다는 얘기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목사는 장로들의 생각에 맹렬히 반대하면서 자신의 결혼은 언제보다도 안정적이며 매우 그리스도 중심적이라고 거듭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의 아내도 자기는 남편을 깊이 사랑하고 있으며 또한 다른 모든 사역자들보다도 가정을 늘 우선으로 여겨왔노라고 확신에 찬 모습으로 말했습니다. 대화를 나눠보니 이 부부는 자신들이 진정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의 안전감의 기초는 그리스도의 무조건적인 사랑이며 우리가 중요감을 찾을 수 있는 근거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영원한 계획을 갖고 계신다는 사실에 있다는 것을 둘 다 명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진리에 대한 그들의 인식이 단순한 지적 동의 이상의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들에게서 뭔가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들 사이에는 가까운 정이나 자연스러운 우러남이나 따스한 온기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들 사이는 아무리 봐도 부자연스럽고 긴장감이 있어 보였습니다. 나는 부부상담을 할 때 종종 최근에 있었던 구체적인 사건들에 대해서 얘기해 보게 하곤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이 평소 어떤 식으로 대화를 나누는지를 알아보려는 생각에서 입니다. 그 목사는 얼마전 그들이 훌륭한 식당에 가서 아주 멋진 저녁 시간을 보냈던 일을 얘기했습니다. 막 저녁을 먹고 있는데 아내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가출했던 소녀를 지금 막 경찰이 찾아냈으니 와서 좀 상담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목사에게 이 긴급한 연락을 받고 아내가 자리를 떴을 때 기분이 어땠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는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아내는 그 아이들에게 참으로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아내에게 독특하고 중요한 사역을 맡기셨습니다." 다시 물었습니다. "당신은 하루 저녁만이라도 아내가 사역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당신에게 분산되지 않은 온전한 관심을 기울여주었으면 하고 바래본 적이 없습니까?" 그가 대답했습니다.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아내가 하는 일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우리는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것이면 어떤 일이라도 순종하며 섬기기로 둘 다 헌신을 한 사람들 입니다." 이때 그의 아내가 답답하다는 듯이 나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동의할 수 없어요. 내게 있어 남편은 하나님과 그분의 일을 빼고는 그 어느 것이나 그 어느 누구보다도 중요합니다. 나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팀으로 묶어주셔서 다른 사람들을 섬기도록 해주셨다고 믿습니다. 남편은 목회를 하고 나는 하나님께서 붙여주시는 아이들을 돌봄으로써 남편을 돕습니다. 아직까지 한 번도 그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해 본적은 없어요." 이 부부에게는 문제가 있는 것입니까?, 없는 것입니까? 이들의 결혼은 연합이라는 하나님의 계획에 부합이 됩니까? 그들은 자신들의 필요가 하나님 안에서 채워졌으며 자신들은 하나님의 일에 헌신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들의 관계는 뭔가 핵심에서 벗어나 있는 것만 같습니다. 뭐가 잘못되었습니까? 정신적 연합의 개념 많은 복음적인 부부들이 영적 연합에 담겨있는 본질적인 개념에 대해서는 다소나마 설명을 할 줄 압니다. "나는 안전감과 중요감을 채워주시는 분은 그리스도입니다. 고로 나는 그 필요를 채움받기 위해서 배우자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나는 내 자원이 고갈되면 주께서 다시 채우실 것이라는 것을 믿기 때문에 나의 삶을 온전히 희생적으로 내어줄 수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는 또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실망시킬 때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사랑의 밧줄을 보내사 거기서 보호해주시마고 약속하셨기 때문에 이제 나는 안전한 위쪽을 떠나 낭떠러지 아래 저 거절의 심연 속으로 뛰어내릴 수 있습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진리들은 지식일 뿐입니다. 너무나 많은 부부들이 이러한 개념들이 결혼관계에 근본적으로 암시해주는 바들을 실제적으로 생각해보지를 않습니다. 그들이 이 진리들을 이론에서 삶으로 바꾸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진리들은 결코 힘을 발하지 못합니다. 결국 진리란 앎으로써 진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지속적으로 실행됨으로써만 진리가 되는 것입니다. 영적 연합의 개념으로부터 자연스럽게 그리고 필연적으로 뒤따라 나오는 것이 남편과 아내 양자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정신적 연합'의 개념입니다. 성경에 보면 사람과 하나님 사이의 관계를 지칭하여 이야기할 때는 주로 사람을 영혼이나 혹은 본질상 영적인 존재로서 묘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요 4:24 참조). 그러나 "성경이 인간 존재의 비물질적인 부분을 지칭하면서 정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에는 대개가 이 세상의 환경들과의 관계 가운데 있는 인간을 뜻하는 경우입니다." 영적 연합이라 할 때 그 말의 초점은 부부 각인의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와 그 영적인 관계가 어떻게 한 인간의 안전감과 중요감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가 하는 것에 있습니다. 반면 정신적 연합이라는 말은 남편과 아내의 서로간의 관계에 초점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에 대해 내가 이해한 바로는 부부가 누리는 영적 연합은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랄 이제 관계적(혹은 정신적) 연합으로 연결돼 나가도록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이 연합은 상대방의 인격적인 필요들을 독특하고도 힘있고 의미있는 방식으로 심도있게 돌보아주기 위하여 자신이 기꺼이 하나님의 도구가 되겠다고 하는 피차간의 이성적이고도 거리낌없는 관계로부터 나옵니다. 좀더 간단히 말해서 영적 연합은 필요를 채움받기 위한 주님께의 의존에 그 기초가 있다면 정신적 연합은 서로의 인격적인 필요들을 위해 서로가 기꺼이 섬기겠다고 하는 상호 헌신의 관계에 그 기초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 부부들과 마찬가지로 그 목사 부부도 피차 섬기는 관계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조심스럽게 분석을 해본 결과 사실상 그들의 결혼은 일차적으로 서로를 섬기려는 관계보다는 서로의 감정적인 고통을 교묘히 극소화시키려는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세워졌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1) 내가 영적으로 받아줄 수 있는 표면적인 부분 뒤에 숨은 상대의 깊은 필요들과 (2) 그런 필요들을 위해 능력있게 섬길 수 있는 놀라운 잠재력과 기회가 자신에게 주어졌다는 사실을 이들 목사 부부는 아무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들 사이에는 의미있는 접촉을 유력하게 가로막는 하나의 벽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키스를 하려고 서 있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 유리창과도 같다 하겠습니다. 모든 자세가 다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쾌감이 없습니다. 오직 차가운 유리뿐입니다. 교묘한 조작의 관계로부터 자발적인 섬김의 관계로 기꺼이 옮겨감으로써만 이 벽을 없애고 그 자리에 풍요롭고 친밀하고 충만한 정신적 연합의 관계를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그것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당신의 참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는 목표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프로그램된 대로 자동적으로 생각없이 반응하도록 되어 있는 그런 동물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또한 원치 않는 방향으로 우리를 쉴새없이 몰아치는 내면적, 심리적 세력들에 대해 무력한 피해자들도 아닙니다. 우리가 종종 원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는 있을지라도, 사실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일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우리에게 중요하게 느껴지는 어떤 목표에 도달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대변해 줍니다. 우리 내면에는 어떻게 하면 가치있는 사람이 되고 어떻게 하면 자존심 상하는 걸 피하며 어떻게 하면 고통을 피하고 기분이 좋아지는지 등에 대한 일련의 신념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런 살아가는 방식들을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무엇이 그들을 기쁘게 하고 무엇이 그들을 속상하게 하는지)나 선생님이나 TV 등을 통하여 배웁니다. 사단이 이 세상의 권세잡은 자이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의 타락한 본성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경시하는 생활풍조에 이끌리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사랑과 의미를 찾는 방법에 대해 잘못된 신념들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습니다. 나의 필요에 대한 신념으로부터 내가 추구해야 할 목표가 만들어 집니다. 만일 내가 살기 위해서 음식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면 나는 식료품 가게에 가는 것을 나의 목표로 삼을 것입니다. 신념이 목표를 결정합니다. 한 소년이 있는데 만일 그가 자기들의 관심사에만 바쁜 나머지 아이들은 무시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났다고 합시다. 그에게는 차츰 이 세상에는 나의 필요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신념이 생겨날 것입니다. 이 잘못된 신념으로부터 그는 절대적인 자기 의뢰를 자신의 목표로 삼게 될 것이고 그것을 추구함으로써 인간관계로부터 오는 고통을 피하려 하게 될 것입니다. 어린 시절의 경험들은 종종 우리에게 여간해서는 꺾기 힘든 잘못된 신념들을 가르칩니다. 밤늦도록 귀가하지 않는 아빠 때문에 울고 있는 엄마를 보고 있는 어린 딸아이를 생각해보십시오. 이 불행한 소녀는 남자가 여자에게 상처를 입힌다는 신념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이제 그녀의 내부에는(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일이 있어도 남자에게 감정적으로 의지하지는 않으리라는 목표가 싹트게 됩니다. 이 목표 때문에 그녀는 결혼을 해도 남편과 거리를 두려하고 남편의 사랑 속에서 쉬지를 못하며 남편에게 자기 자신을 내어주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업에서의 성공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나는 소년은 행복(혹은 중요감)의 지름길은 '한 건 크게 하는 것'하는 신념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이제 그는 권세와 지위를 얻는 것을 자신의 목표로 삼습니다. 이 죄된 목표로 인하여 그는 사랑에 빠질 때도 자기의 정상 도달에 유용할 만한 여자를 고르게 됩니다. 지금까지 얘기한 것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안전감과 중요감을 얻는(혹은 비안전감과 비중요감을 피하는)방법에 관하여 우리는 잘못된 신념들을 만들어 냅니다. 2. 이 신념으로부터 목표가 생겨납니다. 이제 이 목표는 우리의 행동의 선택과 노력의 경주 등에 있어서 우리 인생의 원리가 됩니다. 3. "내가 지금 얻고자 혹은 피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의 목표는 무엇인가?"를 물어보게 되면 지금하고 있는 일에 대한 나의 이유와 동기를 가장 정확히 알아낼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가를 정확히 규정하게 될 때 우리는 그 목표 뒤에 숨어있는 우리의 잘못된 신념들을 알아낼 수 있고 바로잡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이 목표의 개념이 어떻게 결혼과 연관이 되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다음의 상황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상황 1:아이들이 제 방으로 잠자러 간 후 남편이 아내의 허벅지에 팔을 두르면서 말합니다. "여보, 당신은 정말 훌륭해. 당신을 사랑해." 상황 2:남편이 저녁을 먹자마자 서류가방을 챙기기 시작합니다. 아내가 말합니다. "오늘밤도 꼭 야근하려 가야 하나요?" 상황 3:세 아이와 하루종일 씨름을 한 엄마가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하지 않은 큰애한테 한바탕 퍼붓고 있습니다. 신문지 너머로 이를 보고 있던 남편이 말합니다. "여보, 그렇게 퍼부어대는 건 별 도움이 안돼요." 이제 각 상황에서 말을 한 그 세 사람에게 내가 차례로 그렇게 말을 하는 이유 혹은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고 합시다. 상황 1의 그 낭만적인 남편은 "아내에게 내가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거요"하고 말을 할는지도 모릅니다. 상황 2의 실망한 아내는 "나는 단지 그이가 우리 집안에서 좀 더 많은 부분이 되어주기를 원할 뿐이예요"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 상황 3의 자상한 남편은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나는 아내가 하는 일에 어떤 시각을 심어주고 싶어요. 나는 그녀가 아내로서 그리고 어머니로서 자신의 일을 가장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적 지도자의 역할이 곧 나의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가 배우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바람직한 동기가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려 함에 있어서 우리가 먼저 성령의 도움이 없이는 그것을 분명히 알아낼 수도 없으며 따라서 필요한 개인적인 적용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궤휼에 얽혀 있어서 초자연적인 도움이 없이는 우리의 바람직한 참 목표를 정확히 찾아낼 수가 없는 것입니다. 타락 이후로 인간의 의식은 자기기만의 놀라운 도구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자신을 선택적으로 바라봅니다. 즉 지금껏 자신을 착하고 좋은 사람으로 생각해온 그 자화상을 계속 지켜주는 목표들은 선택을 하고, 자기가 진짜 젖어있는 추하고 자기중심적인 목표들은 극구 부인하거나 최소한 위장을 하는 것입니다. 성경에도 나와 있듯이 하나님의 진리를 나타내주는 성령만 우리의 속이는 심령들을 밝히 드러내 그 속에 있는 우리의 이기적인 동기들을 파헤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의 계시하시는 사역에 우리 자신을 늘 열어놓아야 합니다. 만일 그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모조리 놓쳐버리고 말 것입니다. 그것은 곧 참으로 많은 부부들의 관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숨겨진 파괴적인 목표들을 들춰내는 것입니다. 앞의 세 상황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봅시다. 상황 1에서 그 사랑의 남편은 사실 아내에게 "난 섹스를 원해"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가 이 말을 듣는다면 그는 자기의 목표는 결혼한 사람들은 서로 성적으로 의무를 다하라 한 바울의 교훈(고전 7:1__5)에 의해 용인이 된 것이라고 항변할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는 포근하고 사랑스런 아내를 향하여 자신의 온당한 욕망을 내보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밑바닥까지 들어가보면 그의 목표는 아내가 자기에게 자기가 원하는 식으로 반응하도록 조작하는 것이며, 압력을 받으며 도구로 사용되어지기보다는 사랑받고 존중되어지기 원하는 아내의 필요에는 거의 아무런(기껏해야 부수적인) 관심도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 남편이 이런 생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내 아내가 거절받고 있다거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만한 하 등의 이유가 없어요. 나는 아내를 사랑한단 말이예요. 나는 단지 아내가 더 사랑스러워 지기를 바랄 뿐이예요. 그게 그렇게 잘못된 것입니까? 분명히 육체관계는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섹스를 원하고 아내가 응해주길 기대하며 아내에게 자신의 원함을 알리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일차적인 동기가 자신의 욕구의 충족을 위해 상대의 응락을 얻어내겠다는 목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것은 사랑의 위반이며 따라서 잘못된 것입니다. 그 욕구가 얼마나 온당한 것이든 간에 마찬가지 입니다. 사랑의 본질은 타인의 필요에 일차적 갖는 것입니다. 부부간의 모든 나눔에 있어서 그 핵심 목표는 상대의 안전감과 중요감의 필요를 위해 피차 섬기려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아내로부터 어떤 특별한 반응을 원하는 나의 바램이 온당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아내가 나의 바램을 충족시켜주지 못할 때도 나는 나를 실망시킨 그녀에게 불평하거나 응락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섬김이라는 목표를 저버리지 않아야 합니다. 이러한 수용의 자세는 그녀의 사랑의 필요를 깊이 인식함으로써 그리고 그 필요를 채우는 데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마음을 가짐으로써 생겨날 수 있습니다. 남편이 상대를 위한 섬김의 목표를 자신을 위한 조작의 목표로 바꿀 때 그는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신부된 교회를 향하여 갖고 계신 그 사랑을 심각하게 왜곡시키는 죄를 짓는 것입니다. 이제 상황 2를 생각해 봅시다. 그 아내가 부드럽게 "오늘밤도 꼭 야근하러 가야 하나요?"라고 물었을 때 그녀의 진짜 목표는 무엇이었다고 생각합니까? 겉으로 드러나는 목표는 물론 남편을 집에 남아있게 설득하는 것입니다. 이제 이 목표를 추구함에 있어서 그녀의 초점은 존경과 수용이라는 남편의 필요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자신의 갈망들을 채워주었으면 하는 자신의 바램에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십시오. 물론 그녀가 이런 밀을 듣는다면 그녀는 말을 돌릴 것입니다. "하지만 남편은 아이들과 함께 집에 머무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아이들이 아빠를 얼마나 원하는지 아세요? 아빠가 자기의 관심을 원하는 아이들과 더불어 시간을 보내줘야 한다는 사실에 당신은 동의하지 않으시나요? 그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그의 한 부분이 아닐까요? 물론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그러나 이 아내의 말에는 핵심이 빠져있습니다. 그녀가 생각해야 할 문제는 "남편이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가 아니라 "남편을 대함에 있어 나의 일차적인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는가?"여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남편에게 집에 있어 달라고 할 때의 그녀의 목표는 단지 자신의 갈망을 표현하는 것에서도 한 차원 더 깊숙한 곳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즉 그녀의 진짜 목표는 남편이 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바를 그가 할 수 있도록 그를 조작하는 것이었던 것입니다. 지금 나의 관심은 그녀가 남편으로부터 원했던 반응이 옳으냐 그르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동기가 어떠냐에 있습니다. 자기가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남편에게 설득시키는 그녀의 이 노력속에서는 남편의 존중과 적절감의 필요를 채워주겠다는 희생적인 섬김의 개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렇듯 그녀의 동기는 잘못된 것이며 그녀의 행동들은 그들의 결혼을 점차 정신적 연합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어갈 것입니다. 아이에게 험한 말을 한다고 아내를 꾸짖는 상황 3의 그 남편은 아내의 실수만 보았지 아내의 필요는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의 목표는 아내의 실수를 교정해 주는 것이지 아내를 섬기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아내가 아이룰 꾸짖는 것을 듣는 순간 그의 머리 속에서 돌려진 녹음 테이프를 들어본다면 그것은 아마도 이런 내용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을 것입니다. "아내가 아이를 잘못 다루고 있는 것 같군. 하지만 난 아내에게 거절이나 비난의 말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싶어. 나는 그 무엇보다도 아내가 내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기를 원하거든." 그러나 그에게는 섬기려는 의식도 의도도 없었기 때문에 그의 목표는 아내가 아이들에게 좀 더 부드럽게 말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내에게 자기의 불쾌감을 표현하는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목표가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될 때 그 변화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우리는 잘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상대의 필요를 정확히 알고 그를 바탕으로 하여 사랑을 나눠주려는 목표가 없는 한 우리는 섬기는 사람이 아니라 조작자로 남게 됩니다. 정신적 연합을 이루는 열쇠는 근본적으로 배우자의 깊은 필요들을 채워주고자 하는 섬김의 목표를 정해두고 그 목표가 침해되지 않도록 계속 지켜가는 것입니다. 섬김의 원리 바울은 에베소서 4장 29절 말씀에서 "무릇 더러운 말은 너희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더러운(unwholesome)'이라고 번역된 이 단어는 썩어지고 부패하는 무가치한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바울은 이 무가치한 말들을 이제 분명한 목표가 있음으로 인하여 오래오래 지속되는 말들과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그 분명한 목표란 곧 다른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입니다. 나는 바울이 여기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관계를 지배해야 하는 핵심적인 관계의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원리는 결혼하여 늘 가깝게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도 적용이 됩니다. 우리는 상대의 필요를 위해 섬긴다는 기본 목표에 어떤 식으로든 제동이 될 만한 말들은 입 밖에도 내서는 안됩니다. 만일 우리가 일차적으로 상대의 유익에는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오로지 상대를 변화시킨다는 목표하에 어떤 말들을 한다면 그 말들은 무가치한 것입니다. 어떤 지속적인 목표에도 도움이 안되며 이내 썩어지고 말 것입니다. 결혼생활에서 상대를 섬긴다는 목표에 제대로 들어맞지 않는 말들은 하나님의 뜻 바깥의 것이며 정신적 연합에도 아무런 분깃을 가져다 주지 못할 것입니다. 그 낭만적인 남편이 아내를 설득하여 섹스를 가질 수 있고, 그 불행한 아내가 남편을 설득하여 집에 머물게 할 수도 있으며, 그 훈계하는 남편이 아내를 설득하여 자기 보는 앞에서 아이들에게 목소리를 높이지 못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결과는 연합과는 거리가 멉니다. 상대가 변화될 수 있고 그 변화가 긍정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러나 막상 중요한 친밀한 연합의 관계는 이루어져가지 않는 것입니다. 이제 정신적 연합의 밑바탕이 되는 섬김의 원리를 좀 더 분명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남편과 아내는 결혼을, 한 사람의 다른 인격을 독특하고 특별한 방식으로 섬길 수 있는 기회, 즉 배우자가 그리스도 안에서 안전하고 중요한 사람으로서의 자신의 가치를 더욱 온전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있어서 내가 하나님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야 합니다. 이 원리의 핵심을 잘 이해하십시오. 우리의 안전감과 중요감을 채워주시는 분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아내에 대한 나의 사랑은 그녀가 그리스도 안에서 철저히 그리고 영원히 안전하다는 그 사실에 털끝만큼도 뭔가를 첨가해주지 않습니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녀가 안전하다는 사실이 깎이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나의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몸으로 전달되는 그 사랑이 아내로 하여금 사랑받는다는 것의 의미를 더 깊이, 더 경험적으로 알아가게 해줄 수 있습니다. 내가 그녀에게 첨가해 주는 것은 그녀가 안전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안전하다는 것이 주는 느낌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나를 향한 아내의 순종과 존경도 그리스도의 종으로서의 나의 중요감에 뭔가를 첨가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주께서 이미 주신 그 중요감과 적절감을 더 풍부하게 느끼고 알아가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런 원리는 비유컨대 나의 발 밑에 유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어떤 한 사람과도 같습니다. 그가 나를 부유하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그 유전이 발견되기 전에도 이미 부유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그 부를 느끼게 되는 것은 그 사람이 나에게 나의 발 밑에 유전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뒤부터입니다. 남편이 아내를 안전하게 해주지 못하며 아내가 남편을 중요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지 못합니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그것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우리가 그분을 구주와 주님으로서 신뢰할 때 그렇게 해주십니다. 하지만 남편과 아내는 상대에게 그의 가치를 더욱 분명히 느끼도록 해줄 수 있으며 그리스도 안에 있는 그의 부요함을 보다 온전하게 누리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정신적인 연합을 이뤄가는 부부들은 결혼생활을 통해 섬김의 흥분을 경험합니다. 한 사람의 다른 인격이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의 온전함을 충분히 깨달아 가도록 깊은 도움과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스릴의 경험입니다. 하나님은 주권 가운데 지구상의 수십 억의 사람들 중 나를 뽑아 그 누구에게도 맡기시지 않은 그 섬김의 사역을 감당케 하십니다. 즉 그것은 한 남편의 독특한 사랑으로 아내를 사랑하는 섬김입니다. 남편과 아내의 책임들을 당위와 의무로만 생각한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조작의 원리--조작이 정신적 연합을 파괴하는 경위 섬김의 원리가 결혼의 풍요로운 연합을 가져오는 데 꼭 필요한 기초가 되는 이유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그 반대(조작의 원리)가 어떻게 관계를 파괴하는가를 실례를 들어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메리의 부모는 메리가 여덞 살 때 이혼했습니다. 집을 떠나간 후 아버지는 메리를 거의 찾아오지 않았고 메리에게 사랑과 관심을 보여줄 일도 그만큼 없었습니다. 메리의 어머니는 끝내 이혼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메리는 성장과정의 대부분을 엄마와 함께 먹고 살 돈을 긁어 모으는 일에 바쳐야 했고, 그와 동시에 인생이 살 만한 것이라고 해줄 수 있을 만큼의 낙을 찾는데도 신경을 써야만 했습니다. 당연히 메리는 한 번도 자기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이제 그녀는 하나의 신념을 갖게 되었는데 그것은 엄마가 놓쳤던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나는 나에게 온전히 자신을 내어줄 수 있는 강하고 사랑 많은 남자와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랑의 필요 밑바닥에는 집요한 두려움이 은근히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이제 아래에 원 하나를 그리겠습니다. 이 원은 가슴속에 깊은 두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한 인격적 존재 메리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가운데 있는 선은 안전감이 없는 그녀의 두려움을 나타냅니다. 밥의 아버지는 최고의 성공한 변호사였습니다. 그는 권력과 지위를 그 어느 것보다도 주요하게 여겼고 따라서 그의 온 생애를 그걸 위해 바쳤습니다. 어린 밥이 보기에 그의 아버지에게는 직업상의 지위가 커다란 만족을 가져다 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밥은 가치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성공에 달려있다는 신념을 키워갔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을 거치는 동안 밥의 마음에는 경제적인 면과 지위 면에서 눈에 띄는 성공을 이뤄야 한다는 이 목표를 자기가 어쩌면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를 거라는 개인적인 두려움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밥도 하나의 원으로 그려 나타내봅시다. 역시 가운데 있는 선은 자기가 목표를 성취하지 못할지도 모를 거라는 데서 오는 그의 두려움을 나타냅니다. 이제 두 사람이 후에 결혼을 한다고 생각하고 이들의 심리 상태를 한 번 들여다 봅시다. 메리는 안전감이란 자기 아버지와는 다른 강하고 믿음직스런 남자와의 관계에서 오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녀의 목표는 그런 남자를 찾아내 그로부터 자신의 안전감을 얻어내는 것이 되었습니다. 밥은 중요감이란 성공에서 오는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성공을 얻을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확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의 목표는 우선 자기 자신을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 뒤 이어서 사업의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교제를 하는 동안 메리는 밥이 자기에게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기뻤습니다. 메리는 밥의 모든 말을 주의깊게 듣고 그의 농담에 즐겁게 웃으며 그의 여러 장점들에 대해 칭찬과 감탄을 표현했습니다. 메리에게 밥은 강하고 자신감 있고 동기가 분명하고 사랑이 많은 사람으로 비쳤습니다. 밥도 메리와 있으면 기분이 좋았고 그래서 그는 자기가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밥이 사랑이라고 불렀던 그것은 사실은 자신의 적절감을 강화시켜 주는 여자에 대한 마음의 이끌림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메리는 밥의 따뜻한 관심을 참 사랑으로 잘못 해석한 나머지 그를 자기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해왔고 그러면서도 얻지 못하지나 않을까 두려워해 왔던 안전감을 채움받을 수 있는 수단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밥에 대한 그녀의 친밀감은 순전히 밥이 자기를 위해서 해줄 수 있으리라고 여겨지는 일에 근거를 한 것이지 자기가 밥의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근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두 사람 다 상대방이 나의 인격적인 필요들을 채워주기만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이 황소와 쇠파리 식의 관계는 결코 정신적 연합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이들의 동기가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이들은 섬김의 원리를 잃어버리고 대신 조작의 원리 위에 자신들의 관계를 세워가고 있었습니다. 조작적인 동기가 어떻게 정신적 연합을 방해하고 있는지를 보십시오. 다른 모든 신부들이 그렇듯이 메리도 결혼 후 처음 몇 달 동안 이런저런 일로 남편으로부터 상처를 받았습니다. 저녁을 잘 준비해 놓아도 남편은 칭찬 한마디 없습니다. 집안일을 도와주는 것에 대한 그의 부정적인 태도는 자꾸만 비참한 느낌을 더해 주었습니다. 따뜻하게 기대고 싶은 그녀의 바램은 많은 경우 침실에서 끝나기 마련이었고 그것도 밥의 요구일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자동차 흙받이가 긁힌 것 하나 가지고도 가슴속으로 깊이깊이 파고 들었고 그러자 잠자고 있던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다시 고개를 쳐들었습니다. "이 관계는 나에게 고통만 가져다주는 게 아닐까? 사랑에의 희망이 이토록 쉽게 허물어지는 아픔과 실망을 나는 견딜 수 없을 거야." 엄습해오는 두려움을 잠재우기 위해 메리는 더 이상의 상처를 피할 수 있는 보호벽 속으로 숨어 들어갔습니다. 그녀는 갈수록 자신의 필요들에만 집착하게 되었고 밥의 필요를 위해 그를 섬겨야겠다는 동기는 조금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생각했습니다. "그 남자가 나를 좀더 사랑하게 만들 수만 있다면, 아니면 그가 거절을 해도 내가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을 만큼 둘 사이에 충분한 거리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이 고통을 좀 줄여볼 수 있을 거야." 그리하여 이제 그녀의 목표는 자기의 필요를 채우거나 혹은 방어하는 쪽으로 그 관계를 조종하는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조작의 원리가 완전히 기승을 부리게 된 것입니다. 이제 그녀에게서는 다음과 같은 말들이 튀어나오게 되었습니다. "여보, 저는 당신이 한 번만이라도 성관계 때문이 아닌 다른 마음으로 저를 안아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 "당신은 저를 조금도 알아주지 않는군요." "당신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결혼 전과는 달라졌어요." 이러한 '정직한 감정 표현들'(이는 관계유지를 위한 많은 비영적인 시도들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써 사실은 잘못 인식되고 매우 파괴적인 부분이다)의 밑바닥에는 더 이상의 상처를 피하겠다는 강한 목표가 숨겨져 있습니다. 이제 그들의 결혼은 다음과 같이 그릴 수가 있습니다. 이제 밥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의 결혼 목표도 조작적인 것이었습니다. 즉 그는 성공의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 자신에 대해 좀더 늦게 느껴보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메리로부터 자기가 그녀의 기대에 못미친다는 말들을 듣기 시작하면서 그의 적절감은 약해져갔고 반대로 성공하지 못할지도 못한다는 두려움은 커져만 갔습니다. 사람이 상처를 받을 때 본능적으로 생겨나는 목표는 고통을 줄이는 것입니다. 밥도 메리로부터 자꾸 뒤로 물러남으로써 자신의 두렵기만한 부적절감에 직면해야 한다는 사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그의 목표는 더 이상의 상처의 가능성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되었습니다. 갈수록 자신의 필요들에만 긴박한 관심을 갖게 된 나머지 메리의 필요에는 한 번도 제대로 관심을 가져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역시 조작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악순환이 시작되었습니다. 밥이 뒤로 움츠러들수록 메리가 느끼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은 켜져갑니다. 두려움이 커져갈수록 그녀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더욱더 밥을 조작하게 됩니다. 그녀가 밥을 변화시키려 하면 할수록 그녀는 밥에게 그가 부족하다는 얘기를 하게 되고 자연히 그의 부적절감은 켜져갑니다. 메리에 대하여 자기가 부적절하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밥은 더욱더 움츠러들게 됩니다. 이 두 외로운 사람들이 자신들이 지금 서로간의 참된 접근을 가로막고 있는 두터운 벽 뒤로 스스로 숨어들고 있으며 거기서 자신들이 가망없는 덫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 전에는 이 악순환은 끊임없이 되풀이 됩니다. 비극은 단지 이들이 친밀을 갈망하면서도 잘못된 길로 들어선 두 명의 영혼이라는 사실에만 있지 않습니다. 이들은 또한 조작의 원리에 너무도 물들여져 있는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어서 그들의 벽은 이혼을 하거나 한 명이 죽을 때까지는 그 자리에 꼼짝 않고 남아 있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둘 다 상대방을 두려움으로부터 해방시켜주는 의미있는 일로 하나님께 사용되고 있다는 일말의 생각도 지니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자기가 만든 감옥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오직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전제 위에 관계를 완전히 재건설하는 것입니다. 남편도 아내도 자기의 목표를 조작해서 섬김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혁명에는 초자연적인 개입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목표 바꾸기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일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나의 필요들이 이미 채워졌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전까지는 나의 필요들을 채워야겠다는 그 공허함이 내 삶의 동기가 될 것입니다. 내가 단순한 믿음으로 그리스도의 피를 내 죄를 위한 온전한 값지불로 받아들일 때, 나는 나의 깊은 안전감과 중요감의 필요를 온전히 채워주시는 사랑과 계획의 무한자와의 관계 속에 들어가게 됩니다. 비로소 나는 자신의 필요로만 향하는 자기중심적인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 집니다. 나의 필요들은 이미 채워졌기 때문입니다. 이제 나는 공허함 때문에 남들로부터 받아야 하던 그 상태에서 벗어나 오히려 나의 충만으로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뭔가를 내어줄 수 있게 됩니다. 난생처음으로 이기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기존의 잘못된 의의 기준이 우리 속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목표의 초자연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겠는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내가 살펴본 바에 의하면 조작에서 섬김으로 옮겨가는 데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제1요소:섬기는 자로 드려지고자 하는 결단과 계속적으로 자원하는 마음 제2요소:배우자의 필요에 대한 분명한 인식 제3요소:상대의 필요를 채워주는 일에 있어 하나님께서 자신을 도구로 선택해 주셨다는 확신 제1요소:섬김에의 결단 섬김에의 헌신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습니다. 올바른 동기를 갖기 위해서는 말씀 및 기도나 좋은 기독교서적 이상의 것들이 필요합니다. 이 변화가 지속적이고 철저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꾸준한 경건생활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도 조작에서 섬김으로 가는 길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의지적인 선택, 더 정확히 말해서 계속되는 의지적인 선택들이라 하겠습니다. 비이기적인 동기는 "잘 되겠지"내지는 "하나님께서 하실 거야"하는 식의 수동적인 태도로는 빚어낼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성령은 우리의 마음과 뜻을 움직이사 우리로 하여금 회개하고 순종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가장 먼저 우리는 조작(나의 필요를 채우기 위한 것)이 죄라는 사실을 하나님 앞에서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좋으신 하나님께서 옮은 길로 인도해 주시리라는 믿음으로 나의 그 죄로부터 돌이켜야 합니다(회개). 다음에 우리는 이제부터는 섬김의 길을 걸어갈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순종). 우리 모두는 날마다 우리의 인격을 빚어내는 다양한 결정의 순간들을 맞이합니다. 배우자와 이야기를 나눌 때 나는 의식적으로 신중하게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생각합니다. "지금 나의 목표는 아내가 한 인격으로서의 자신의 가치를 인식하도록 돕는 것이어야 해.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나의 내부에서는 자신을 방어하고 그녀를 비난하며 다른 조작적인 반응들을 보이고 싶은 강한 욕망들이 급박하게 소리쳐 댈는지도 모릅니다. 이 내적 격동 가운데서도 나는 그녀가 사랑받는다고 느낄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내가 결정을 내리면 성령께서 그것을 수행할 능력을 주십니다. 아무튼 결정은 내가 내려야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나 자신을 참으로 내어준다고 했을 때 우리에게 일어나는 자연스런 반항심리는 우리의 집요한 두려움에 그 뿌리가 있습니다. 즉 우리는 내가 만일 비조작적인 마음으로 자신을 내어주게 되면 내게는 별로 돌아오는 게 없을거고, 나의 필요는 채워지지 않을거고, 내게 남는 거라고는 실망뿐일 것이며, 최악의 경우엔 완전히 파멸하고 말거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신실하십니다. 우리는 우리의 두려움을 내어ㅉ는 그분의 완전한 사랑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가 그분의 이름으로 배우자에게 뭔가를 내어줄 때 그분께서는 그분의 임재의식으로 우리를 놀라웁게 축복하신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그분은 그렇게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 속에서 그분의 역사를 느끼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몇 달이 걸릴는지도 모릅니다. 무조건적으로 주고 싶어하는 자발적인 마음은 단지 비이기적인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해서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중심성이라는 찌든 얼룩이 우리의 동기를 더 이상 지배하지 못하게 되기까지는 많은 씻김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섬김에의 많은 헌신들과 하나님과 더불어 보낸 많은 시간들이 함께 어우러져 역사함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준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실한 태도로 계속하여 순종해가는 법을 배워야 하며 결코 낙망하거나 지쳐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그분을 섬기고자 하는 우리의 의식적이고 지속적인 동기를 하나님께서 늘 귀히 여겨주신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배우자가 비난이 늘고 술이 심해지며 나의 섬김의 노력을 거절할 때도 우리는 계속하여 순종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책임은 그분께 순종하며 또한 언젠가는 열매를 맺게 해주시는 그분을 신뢰해야 하는 것임을 믿으면서 말입니다. 제2요소:배우자의 필요에 대한 인식 이제 서두에 얘기했던 그 목사 부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시다. 그들의 결혼관계는 가까운 것이긴 했지만 아주 친밀하거나 서로에게 채움이 되어주는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내가 이들과 상담을 하면서 주안점을 두었던 것은 우선 자신의 간절한 필요들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과 다음 그 필요들을 상대방에게 알리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확신하건대 대부분의 남편과 아내들에게는 상대의 마음속에서 울려나오고 있는 강렬한 갈망의 외침들에 대해 거의 인식이 없습니다. 너무도 많은 경우 사람들이 숨어들어가는 보호벽 가운데 하나는 "별 문제 아니야, 나 혼자 해나갈 수 있어"나 혹은 '내가 괜찮기 때문에 상대도 괜찮은줄 알았어" 등으로 나타나는 '외견상의 함께 함'이라는 벽입니다.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상투적인 말과 어우러진 확신에 찬 듯한 웃음 뒤에는 상대에게 받아들여지고 싶어하는 깊은 갈망이 가려져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누군가가 나를 내 모습--걱정 많고, 두려워하고, 마음이 흔들리고, 화가 나고, 욕심이 가득찬--그대로 알아주고 그대로 받아주기를 바라는 뜨거운 갈망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섬김의 원리를 일관되게 좇는다는 것은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배우자와 더불어 정직하게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태가 안 좋아질 때마다 그에 대해 불평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나의 필요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채워졌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배우자와의 결혼관계에서 내가 느끼는 바를 상대와 함께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눔의 목표는 상대로부터 사랑의 응답을 온당하게 갈망하면서도 결코 요구하지는 않으면서 결국 나 자신의 연약함을 그대로 내보이는 것입니다. 그 목사는 왜 아내에게 아내의 분주한 사역에 대한 자신의 진실한 느낌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 했습니까? 그는 아내의 무반응과 놀람과 비난이 두려웠던 것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자신의 느낌을 나누지 않고 있는 이 목사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일차적인 관심은 자기 자신의 필요들에 있었습니다. 그는 스스로에게 자기가 아내에게 부담을 주기를 원하지 않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아내의 중요한 사역에 방해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함으로써 아내와 상처를 나누지 않으려는 자신의 태도를 정당화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의 깊은 동기는 자기방어적이고 조작적인 것이었습니다. 섬김의 원리를 바탕으로 한 결혼으로 옮겨가는데 있어서 이제 그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분명히 인정하고 그것을 아내에게 표현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목사의 아내 역시 자신의 두려움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수년 동안 관계에 대한 자신의 참된 갈망을 부인하고 유용한 사역을 통하여 대리 만족을 구해 왔기 때문에 이제 와서 자신의 참된 필요들을 인정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계속되는 상담과 직접적인 규명과정을 거치면서 그녀는 서서히 오랫동안 숨겨져온 상처와 감쪽같이 가려져온 앙금들을 열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이 감정들을 남편에게 표현할 수 있기까지는 몇 차례의 상담이 더 필요했습니다. 배우자가 나의 섬김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까지는 배우자를 섬긴다는 말이 별 의미가 없습니다. 한 남편이 이 사실을 아주 잘 말해 주었습니다. "우리 집사람은 너무 강하고 혼자서도 무슨 일이든 잘해내는 사람이라서 그녀에게 내 사랑을 준다는 것은 록펠러에게 동전 하나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내가 주어야 하는 그것이 그녀에게는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많은 남편과 아내들이 자기의 섬김이 배우자에게 매우 뜻깊은 것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그들에게는 자기의 배우자가 깊은 필요들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는 비판없는 수용의 분위기를 만들어냄으로써 배우자가 어렵더라도 자신의 약한 모습을 열어 보일 수 있도록 격려해줄 수 있습니다. 배우자가 마음을 열고자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존재이기 때문에 그에게는 비록 잘 숨겨져 있을지라도 깊은 인격적 필요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그 필요들을 채워줄 수 있는지를 알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지혜를 간구해야 합니다. 제3요소:하나님께서 배우자를 섬길 수 있도록 나를 선택하셨다는 확신 우리 가운데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부적절감과 무능력감에 사로잡혀 있어서 자신에게 섬김을 통하여 결혼생활의 열매들을 맺을 수 있는 자원들이 주어져 있다는 사실을 좀처럼 믿기 어려워합니다. 관계란 복잡한 것입니다. 사람도 복잡한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어리석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자신이 해야 할 바를 정확히 알아내지 못한 채 이런 말들을 하게 되곤 합니다. "내가 무슨 일을 하든 그것이 아내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 같아." "저이는 도통 이해가 안가. 저이가 저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를 정말 모르겠거든. 하려는 일마다 번번이 실패야." 효과적인 대화의 원리에 관하여 많은 책들이 있으며 나도 그 가운데 얼마를 읽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나는 그 원리들이 다루고 있지 않은 관계의 문제들에 부딪히게 되면 어찌할 바를 몰라 난처하게 되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혼돈과 무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배우자의 깊은 필요들을 채워주는 섬김의 직분을 맡기심에 있어 조금도 실수가 없으시다는 사실을 믿도록 부르심을 받은 자들입니다. 결혼하는 각 사람들의 환경이 어떠하든 하나님은 각 남편과 아내를 보실 때 그들을 특별한 방식으로 상대를 섬길 수 있는 독특한 기회로 간주하십니다. 그 목사 부부는 상대의 필요들을 알고 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도 그 필요들을 위한 섬김의 직분에 자기가 적합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기의 노력이 실패할 것과 그리하여 그들의 관계를 심화시켜가는 데 필요한 자원들이 자기에게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효과적인 섬김의 조건은 우리의 부적절감을 훨씬 초월하시는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함으로써 그리스도께서 열매를 맺어주실 것을 신뢰하는 마음으로 그분 안에 거할 수가 있게 됩니다(요15:1__8). 지금까지 말한 세 가지 요소들을 통하여 우리는 조작에서 섬김으로의 이동 여정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제 한 실례를 제시하겠습니다. 그 전에 기억할 사실은 만일 우리가 삶의 매순간마다 섬김의 목표를 의식적으로 취해나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본질상 나의 유익을 위해서 배우자를 조작하려는 그 목표로 되돌아가 버리게 되어있다는 사실입니다. 프레드는 직장에서의 긴 일과를 마치고 퇴근을 합니다. 그의 마음 속에서 자동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생겨나는 목표는 그의 아내 죠안이 저녁식사를 준비해놓고 상냥한 인사와 따뜻한 포옹으로 자신을 맞아주는 것 즉 아내로부터의 사랑에 찬 응대입니다. 그런데 아내가 이런 말로 그를 맞이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왜 이렇게 늦었어요? 여섯 시에 온다고 하구선. 벌써 일곱 시가 다 돼가잖아요." 죠안은 프레드의 목표를 무너뜨렸습니다. 잠깐 생각해보십시오. 자기의 목표가 좌절될 때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가지게 됩니까? 거의 대부분은 화가 나거나 최소한 좌절감을 느낍니다. 이제 그는 다음과 같이 살짝 비꼬는 말로 그녀에게 맞서고 싶어짐을 스스로 느낍니다. "흠, 아주 멋진 환대에 감사라도 드려야겠군. 집에 돌아온다는 건 역시 좋은 일이라니까." 그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네 가지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1) 분노를 표현합니다. (2) 늦은 귀가를 변명합니다. (3) 죠안의 말을 간단히 무시해 버리고 씻고 저녁을 먹습니다. (4) 따뜻한 포옹으로 그녀를 달래줍니다. 이 장의 주제를 기억하십시오. 정신적 연합은 우리가 행하는 구체적인 행동들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동기로 그 행동을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프레드가 물어야 하는 질문은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나의 목표는 무엇인가?"입니다. 프레드의 분노는 그의 목표가 조작적인 것이었다는 사실에 대한 강한 경고의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는 아내로부터 그 순간 자신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반응을 요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만일 프레드가 (1) 섬김의 원리에 헌신되어 있고 (2) 자기 아내를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필요로 하는 한 여자로 인식하고 있으며 (3) 자기가 아내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피부로 느껴지게 전달해 주어야 할 하나님의 도구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있다면, 그렇다면 그는 목표를 바꿀 수가 있습니다. 그 실제적인 과정 중에는 "내가 퇴근할 때 아내는 왜 기분 좋게 좀 맞아 주지를 못하는 것일까?"하는 식의 생각들을 "지금 나의 목표는 아내로 하여금 자기가 사랑받고 있는 특별한 여자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야"라는 식의 것으로 바꾸는 작업들이 포함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우리의 마음이 녹음 테이프라고 생각해봅시다. 자동적으로 흘러나오는 소리는 배우자를 변화시키려 하는 우리의 조작적인 목표를 아주 잘 나타내줄 것입니다. "아내는 왜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지 못하는 것일까?" 이 목표를 바꾸기 위해서 우리는 의지적으로 그 잘못된 테이프를 뽑아낸 뒤 그 자리에 새 테이프를 끼워야 합니다. 우리의 변화된 목표를 담은 테이프에서 흘러나올 말은 "나는 아내가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기 원해"일 것입니다. 테이프를 갈아끼우는 일은 단순한 기계적인 절차 이상의 것이어야 합니다. 이기적인 생각을 주려는 생각으로 바꿈에 있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기꺼이 섬김을 선택하려는 이유는 우리가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느낌은(예컨대 분노가 동정심으로)당장 바뀌지 않겠지만, 우리가 일단 섬김을 우리의 목표로 선택했다면 우리는 배우자에게 비판적이지 않은 수용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나는 이 순간 참으로 섬김의 목표를 취하고자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고자 하는 만큼 우리의 결혼은 정신적 연합의 수준을 향하여 진보해갈 것입니다. 결론 영적 연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부부 각자가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깊은 인격적인 필요들을 온전히 채우시는 분이라는 것을 믿어야 하며 또한 결혼을 그리스도 안에서 삶을 나누는 독특한 경험으로 여겨야 합니다. 정신적 연합이란 서로를 채워주는 관계로서, 이러한 관계는 부부 각자가 결혼이 그것을 위한 기회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정신적 연합을 이루는 길은 상대로 하여금 하나님의 형상을 지니 사람이자 그리스도 안에서 참으로 안전하고 중요한 성도로서의 자신의 근본적 가치를 더욱 깊이 느끼도록 도와주는 데 있습니다. 부부의 정신적 연합이란 주관적으로 느껴지는 너무도 친밀한 관계인 까닭에 성관계를 통해서만 온전하게 표현될 수 있습니다. 이런 류의 연합은 부부 각자가 상대의 섬김을 요구하는 대신 자기가 상대의 필요들을 섬기겠다고 하는 무조건적인 헌신을 다짐함으로써만 이루어져갈 수 있습니다. 자신이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강화하려거나 혹은 더 이상의 상처에 대해 자신을 방어하려 하는 조작적인 노력들을 바탕으로 세워진 관계에서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연합을 결코 이룰 수 없습니다. 조작의 원리에서 섬김의 원리로 옮겨가는 원리야말로 정신적 연합에 도달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4 정신적 연합(2) 대화 또는 "나는 화날 때 어떻게 하는가?" 결혼문제에 대한 조사 결과들마다 '가장 흔한 문제'로서 대부분 대화를 꼽고 있습니다. 많은 부부들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린 싸우지 않고서는 중요한 문제를 얘기할 수 없어요." *"아내에게 내 기분을 말하려고 할 때마다 아내는 무관심하거나 심지어 비난을 합니다." *"그이는 우리 자신에 관한 대화는 슬쩍 피해요. 휴가는 어디로 가고, 애들은 어느 학교에 보낼 거며, 차는 어느 종류로 살 건지에 대해서는 다 얘기를 나누면서도 우리의 관계에 대한 얘기만큼은 싫어해요." *"아내는 너무 감정이 예민합니다. 늘 울거나 소리지르거나 투덜댑니다. 나는 그냥 피해 버려요. 그게 상책입니다." *"우리는 둘 다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얘기를 하려고는 해요. 하지만 한 번도 더 가까워진다는 느낌을 가져 보진 못했어요. 방어적이 되거나 화를 내게 되거나 해서 언제나 처음보다 더 멀어진 상태로 끝나게 되거든요. 뭔가 잘못된 거예요." 대화를 해보고자 하는 많은 노력들이 문제를 해결해 주기는커녕 오히려 또 다른 문제들을 만들어 냅니다. 이 장의 목표는 부부의 정신적 연합에 큰 영향을 미치는 효과적인 대화의 원리에 대해 살펴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앞에서 성격적인 결혼관계의 필수 기초는 섬김의 목표에 대한 무조건적인 헌신이라고 말했습니다. 부부 각자는 상대의 반응과 무관하게 기꺼이 그의 필요들을 섬기고자 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그 헌신을 완전히 수행해 내지는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남편이나 아내로서의 나의 가장 높은 목표는 상대의 영적, 인격적 유익을 위하여 하나의 도구가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늘 기억하며 확인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조작적인 목표들을 쫓으려는 고집스런 성향과 또 그것들을 마치 고상한 목표인양 위장하는 뛰어난 능력이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우리가 섬김에서 조작으로 되돌아가려 할 때마다 우리를 깨우쳐 주시는 성령님을 향하여 우리의 마음은 늘 열려져 있어야만 합니다. 섬김에의 헌신은 해도 좋고 안해도 좋은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우리는 결혼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도록'부르심을 받은 자들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분명하게 피차 복종하라고 말씀하십니다(엡 5:21). 즉 아내를 사랑함으로써 아내의 필요에 복종하고 남편을 존경함으로써 남편의 필요에 복종하라는 말씀입니다. 너무도 많은 복음주의 자들이 이 말씀을 읽고 그것을 자기의 책임으로 인정은 하지만 실제 결혼생활에서는 소홀히 취급하고 맙니다. 대화의 문제들의 근원을 찾아 거슬러올라가보면 대개는 섬김에의 헌신이 안돼 있다는 사실, 더 간단히 말하면 목표가 잘못되어 있다는 사실에 부딪치게 됩니다. 이 진단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단순화 한 것은 아닙니다. 심리학자들은 종종 분명한 진리는 놔두고 그 주변의 복잡한 것들만을 추구하다가 끝내는 진리의 단순성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예를 들어서 대화에 대한 많은 ㅇㅅ들이 비공격적, 비방어적으로 말하고 듣는 언어전략들을 다루고 있지만 이기적인 동기라는 핵심적인 문제를 지적해주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말하고 듣는 기술들도 배워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때로는 그런 기술들을 가르치는데 사용되는 노력들을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중심적인 삶을 사는 것을 멈추고 먼저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삶을 살도록 설득하는데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설사 세상의 대화 전문가들이 인간의 조작성을 인식한다 할지라도 그리스도 복음의 비춤이 없이는 그 누구도 진정한 섬김으로의 전환을 결코 가져다줄 수 없습니다. 대화 문제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들을 살펴보면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도 아니고 또한 시대에 뒤진 엉뚱한 것도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성령의 영감을 받은 진단자 야고보는 그의 책에서 이 문제에 대해 예리한 통찰력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너희 중에 싸움이 어디로, 다툼이 어디로 좇아 나느뇨 너희 지체 중에서 싸우는 정욕으로 좇아 난 것이 아니냐 너희가 욕심을 내어도 얻지 못하고 살인하며 시기하여도 능히 취하지 못하나니 너희가 다투고 싸우는도다 너희가 얻지 못함은 구하지 아니함이요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함이니라"(약 4:1__3). 성경은 우리가 자기중심적인 목표들을 추구할 때마다 필연적으로 대화의 문제들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줍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내가 안전하고 중요해지기 위해서는 어떤 특별한 방식으로 나를 대해줄 배우자가 필요하다(그것이 있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그것이 꼭 필요하다)는 어리석지만 그럴듯하게 들리는 신념을 가지고 결혼을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충족성을 분명히 깨달아 배우자에 대한 우리의 목표를 조작에서 섬김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결혼관계의 바람직한 모델을 이해한다는 것은 비교적 쉽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실천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나의 배우자가 나를 어떠어떠한 방식으로 대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신념보다 더 집요한 것은 없습니다. 배우자가 달라져야 한다는 나의 요구를 정당화 시키기 위해 우리는 종종 성경구절들을 갖다대곤 합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나의 배우자를 변화시키고 싶어하신다고 믿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나 배우자로부터 뭔가를 요구하는 것이 결코 내 고관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의 섬김에의 헌신을 배우자의 태도나 행동에 의해 좌우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스도가 나의 충만이며 따라서 이제 나는 거절당하는 아픔이 뒤따를지라도 나의 배우자에게 나 자신을 내어줄 수 있다고 하는 이 사실을 믿는데는 산을 옮기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성경은 믿음이 자라가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배우자가 나를 실망시키는데도 섬김의 목표를 고수할 수 있으려면 충분히 무르익은 성숙한 믿음이 필요합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아직 남을 사랑하는 것을 일관되게 자신의 목표로 삼을 수 있을 만큼 영적으로 성숙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내가 한일에 대해서 아내가 아무런 알아준다는 반응을 안보일 때 나는 아직도 기분이 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분이 상했을 때(혹은 상처를 받거나 낙심이 될 때) 여전히 섬김의 목표를 붙들고 있기란 쉽지 않음을 느낍니다. 기분이 상한다는 말은 내 목표가 조작적이라는 말입니다. 즉 나는 아내가 나를 알아주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섬김의 목표를 일관되게 추구할 수 있는 자가 되기 위해서 우리들 대부분에게는 더 많은 성화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우리는 지금 좌절과 상처와 두려움을 안고 있는 불완전한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고 우리의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을 다 사라지게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신속하고도 철저하게 기존의 잘못된 목표들을 올바르게 바꿀 만한 아무런 재간이 없는 존재로서 여기 이렇게 앉아 있습니다. 만일 내가 배우자에게 내 기분을 말한다면 과연 정신적 연합이 더해질 것인지 아니면 상처만 더 남길 것인지, 그렇다고 내 기분을 말하지 않는다면 감춰진 감정들이 서로를 더욱 멀어지게 하여 결국 우리가 바라는 연합으로부터도 점점 더 멀어져가는 것이 아닌지, 우리는 참으로 어찌해야 할지를 알지 못합니다. 효과적인 대화의 가장 큰 장애물은 부부라면 누구나 느끼는 바 상대방을 향한 부정적인 감정들입니다. 결혼 세미나 같은 것을 인도하다 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늘 이런 것들입니다.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배우자에게 나의 기분을 몽땅 다 말해야 합니까?" "완전한 개방이 진짜 건강하고 성경적인 것입니까?" 정신적 연합을 이루어주는 대화를 배우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 요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1. 섬김의 목표에의 헌신 2. 부정적인 감정의 처리법(섬김의 목표를 깨뜨리지도 않고 서로의 간격을 더 멀어지게도 하지 않는 것이어야함) 우리가 제3장에서 다룬 것이 첫 번째 요소였고 이제 우리는 이 장의 남은 부분을 통하여 두 번째 요소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는 지금껏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을 강조해왔습니다. 혹시 이것으로 보아 내가 부정적인 감정의 나눔은 섬김의 목표의 위반이며 따라서 잘못된 것이라고 간주할 것으로 생각할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긍정적이지 못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항상 죄라는 견해를 지니고 있는 것같습니다. "화를 내서는 절대 안돼", "좋은 것을 말 할 수 없거든 아무것도 말하지마" 등의 말들이 감정의 부정이라는 구속복 속에 갇혀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잘 나타내 줍니다. 부부들도 실제로는 이렇게 느끼면서 겉으로는 다르게 느끼고 있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리스도인의 관계란 언제나 수용적인 미소와 따뜻한 사랑의 표현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신념하에, 우리가 쓴 마스크는 여전히 제자리에 끈끈하게 발을 붙인 채 좀처럼 벗겨질 줄을 모릅니다. 사실 그 마스크는 상처와 분노를 감춘 채로 굳게 닫혀있는 판도라의 상자(여러 재앙의 근원)와도 같다 하겠습니다. 악을 벗고 서로 인자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에는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는 일부 세속 학자들은 감정이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며 단지 존재하는 것일 뿐이라는 주장으로써 억압의 이론을 반박해왔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감정의 표현 여부는 도덕보다는 실용성이 결정해 줍니다. 즉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내 자신을 표출하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 "나는 너한테 내 기분을 말함으로써 나 자신을 주장할 권리가 있어. 내가 원할 때는 언제고 그렇게 할거야." 자 이제 우리에겐 두 가지 가능성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1) 감정을 속에 묻어두는 것입니다. 두려움으로 말미암아 감정으로부터 뒤로 물러납니다. (2) 다른 사람들에게 있는 그대로 쏟아놓는 것입니다. "나는 내 자신이 될 권리가 있어" 라는 생각하에 자신의 흉중을 쏟아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에 비추어 볼 때 이 두 방법 중 어느 것도 대화를 통하여 연합에 이르게 하고자 하는 하나님의 계획과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제2장에서 살펴보았던 진리의 평균대의 개념을 다시 한번 떠올려 봅시다. 어떤 주제에 대하여 성경이 제시하는 위치는 마치 좁고 미끄러워서 어느 한 쪽으로 떨어지기 쉬운 평균대와도 같은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감정처리의 두 가지 잘못된 방법을 잘 보여줍니다. 감정을 속에 묻어두어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표출해서도 안된다면 우리는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남편이 내 친구들 보는 앞에서 나를 무안하게 만들 때 그 분노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내가 나의 의견을 꽤나 생각해주어 받아주는 것처럼 할 때 나는 그 짜증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남편이 자기 기분이 안 좋다고 아이들을 막 거칠게 다룰 때 나는 그 두려움과 격분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내가 딴 남자한테 마음이 끌리고 있다고 말해올 때 나는 그 질투와 상처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런 상황을 위의 두 가지 잘못된 방법으로 처리하는 경우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묻어두라:하나님이 널 사랑한다는 사실과 너의 배우자가 꼭 변화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기억 해. 그냥 따뜻한 미소를 지어. 그리고 "그가 자신을 더 특별한 사람으로 느끼게 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해보고 그것을 함으로써 그를 섬겨. 쏟아내가:하나님은 널 사랑하시며 그렇기 때문에 너는 자신의 느낌들을 표현할 권리를 가져도 될 만큼 충분히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이제 너의 감정을 배우자에게 그대로 얘기해. 그렇게 함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의 너의 온전함을 충분히 주장하는 거야. 첫 번째 방법은 기껏해야 불안스러운 영적 사기 행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너무도 많은 선의의 그리스도인들이 분노의 감정을 감추기 위해 이를 악물고서 적당한 말들만을 합니다. 이렇게 눌러진 적대감은 모였다가 한 번 왕창 터져버리거나 더 심한 경우에는 대장염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대장염이나 쌓였던 분노의 폭발 같은 문제는 없을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려는 목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배우자를 세워주는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 자기 쪽에서도 경건한 겸손의 태도와는 거리가 멀어지게 됩니다. 이제 성경적인 견해를 갖기 위해 우리는 하나님이 감정을 어떻게 보시는가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감정 표현을 어떻게 보시는가에 대해 좋은 단서를 제공해 주는 말씀이 에스겔 24장에 나와 있습니다.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그가 참으로 사랑하는 아내의 생명을 취하겠노라고 말씀하십니다. "인자야 내가 네 눈에 기뻐하는 것을 한 번 쳐서 빼앗으리니 너는 슬퍼하거나 울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하지 말며 죽은자를 위하여 슬퍼하지 말고 종용히 탄식하며..."(16, 17).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은 누구에게나 깊은 슬픔과 비탄의 사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에스겔에게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라고 하셨는지를 주목해 보십시오 17절에서 하나님은 종용히 탄식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에는 두 가지의 진리가 담겨있습니다. 첫째로, 하나님은 에스겔이 진정 감정을 느낄거라는 사실을 인정하셨습니다. 그분은 에스겔에게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말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우리에게는 어떤 감정을 곧바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감정에 대한 반응에 있어서 우리에게는 두 가지의 양자택일이 주어지게 됩니다. (1)한 가지는 우리가 감정을 인정할 수도 있고 없는 것처럼 부정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2)또 한 가지는 우리가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고 표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종용히 탄식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에스겔로 하여금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도록 해주며 또한 고통을 갖다주는 사건에 대한 자신의 고통스런 반응의 그 무게를 속으로 다 경험을 하도록 해줍니다. 에스겔의 감정이 죄가 아니라는 사실을 주목하십시오. 감정들 가운데에는 어떤 문제에 대한 불의한 접근의 일부로 간주되어야 할, 따라서 죄라 이름 붙여질 수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나는 전에 썼던 한 책에서 우리의 동정심을 가로막는 부정적 감정을 죄라 생각해도 무방하며 동점심에 전혀 위배되지 않는 부정적 감정은 죄가 아니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죄인 감정(질투, 탐심, 정욕 등)이든 죄가 아닌 감정(슬픔, 비탄, 후회 등)이든 주님 앞에서 모두다 온전히 인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두 부류의 감정들을 인정을 하는 태도는 서로 달라야 합니다. 죄가 아닌 고통스런 감정을 경험하고 있을 때는 주님 앞에 나아가 그것을 온전히 인정하면서 그분의 위로와 채우심을 겸손히 의뢰해야 합니다. 반면 죄인감정을 경험하고 있을 때는 주님의 용서하심과 또 내 안에서 시작하신 일을 온전히 이루시리라는 약속을 신뢰하면서 뉘우침과 회개의 태도로 그분 앞에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불의한 감정일지라도 하나님 앞에서 겸손히 자백하는 마음으로 온전히 경험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오 주님, 화를 낸 것을 용서해 주옵소서"와 같은 피상적인 기도들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하나님, 저는 지금 화가 납니다. 너무 화가 나서 폭발할 것만 같아요. 이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압니다. 저는 아버지의 길을 따르기 원하며 아버지의 긍휼로 채워지기 원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고통스럽습니다.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아버지의 뜻에 저를 맡깁니다"라고 마음을 쏟아놓는 것이 훨씬 바람직합니다. 둘째로,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그의 사적인 슬픔을 공적으로 표현하는 일은 어떤 형태로든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에스겔은 자기의 감정을 속으로는 인정할 수 있었습니다('탄식'). 그러나 겉으로는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종용히'). 감정과 관련된 두 가지의 양자택일을 기억하고 계십니까? 우리는 감정을 인정할 수도 있고 무시할 수도 있으며, 우리는 또한 그것을 표현할 수도 있고 표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에스겔은 인정할 수는 있었으나 표현할 수는 없었습니다. 고통스러운 감정들을 다뤄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심리학자들은 이런 생각을 두고 잘못된 것이라고 강한 반박을 제기할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지금껏 감정(특히 죄책감이나 비통함같은 무거운 것들)은 카타르시스를 위해 꼭 표현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심리적인 손상이 불가피 하다는 말들을 들어왔습니다. 한편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될 때마다 끊임없이 그것을 부인하려 드는 사람들 쪽도 하나님의 가르침과 어긋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감정을 다루는 일에 시간을 소비한다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며 또한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분명히 "너의 감정을 인정하라. 그리고 경험하라. 그러나 밖으로 드러내지는 말아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에스겔 24장을 쭉 더 읽어나가면 왜 하나님께서 에스겔에게 위와 같이 말씀하셨는지가 분명히 나타납니다. 죽는 자들을 위하여 슬퍼하지 말라고 하셨을 때 하나님의 마음속에는 이 배약의 민족에게 당신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선포하시고자 하는 뜻이 있었습니다. 그 메시지는 그들의 죄로 인하여 임박한 심판이 너무도 맹렬한 것이어서 그에 댄다면 아내가 죽는 것 정도는 눈물 한 방울 흘릴 사건조차 못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그의 감정을 내면적으로 인정하라고 하신 뒤에, 그것의 표현에 있어서는 전체적인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틀에 제약을 받아서 통제를 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에스겔의 경우 선지자로서의 독특한 상황들이 있었겠지만 나는 대화에 대한 아주 유용한 원리가 "종용히 탄식하라"는 하나님의 이 말씀에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즉 우리 속에서 어떤 감정이 일어날 때 우리는 1. 우선 자신과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인정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 속에서 그 감정을 본래의 제 무게만큼 온전히 경험하도록 해야 합니다. 2. 다음엔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분의 뜻과 계획을 위해 사용하시도록 한다는 목표에 비춰서 그 감정의 공적인 표현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요컨대 감정의 인정은 언제나 옳고, 감정의 표현은 그것이 하나님의 뜻의 성취와 어긋나지 않을 때에만 옳습니다. 나는 결코 아무렇게나 내 흉중을 털어놓아도 좋은 것이 아닙니다. 나는 나의 감정을 자신과 하나님 앞에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칭의의 은혜가 나의 감정이야 어떻든 나를 온전히 받아주신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말입니다. 감정을 억제해서는 안됩니다. 그 다음 나는 하나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나의 그 인정된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이 과연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는데 도움이 되겠는지를 평가한 뒤 그에 따라서 표현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제 진리의 평균대 위에서의 성경적인 감정처리법은 다음과 같아질 것입니다. 예컨대 분노나 상처를 느꼈을 때 우리는 우선 그것을 인정한 뒤 이제는 그것의 표현 여부와 표현 방식에 온전한 통제를 행사하기로 즉시 결심해야만 합니다. 감정의 자발적인 표현과 통제된 표현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자발적인 반응에 통제를 접붙일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일단은 인정한 뒤 선택적으로 표현하라"는 원리가 세워졌으면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언제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배우자의 상호 섬김이라는 하나님의 계획이 이루어지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이 어려운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으려면 우선 목표와 갈망의 차이라는 개념부터 분명히 이해해야 합니다. 목표 대 갈망 나는 지금까지 대화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섬김이라는 사실을 누차 얘기해왔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목표를 선택하기만 하면 올바른 대화에 도달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비현실적 입니다. 우리가 배우자를 섬긴다는 목표에 우리 자신을 드리기로 얼마나 굳게 다짐을 하든 간에 우리 속에는 상대가 나를 섬기기를 바라는 꺼뜨릴 수 없는 갈망이 있음을 봅니다. 내가 낙심될 때 아내의 격려의 말과 태도야말로 내게는 표현을 뛰어넘는 의미가 있습니다. 나는 최근에 나의 친구 중 한 목사가 저녁때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아내의 따뜻함을 너무너무 갈망한 나머지 이제는 그것이 없이는 살 수가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나는 또한 많은 아내들로부터 그들이 자기 존재의 가장 깊은 곳으로부터 얼마나 간절하게 남편의 민감하고도 수용적인 사랑의 표현을 갈망하고 있는지를 여러번 들었습니다. 우리의 섬김에의 헌신과 또 우리의 모든 필요들을 채우시는 분으로서의 그리스도께의 의뢰가 얼마나 강한 것이든 간에 우리들 모두는 배우자로부터 어떤 특별한 식의 반응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이 갈망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섬김에의 헌신 밑에 묻어두어야 합니까? 그리스도가 우리의 충만이시므로 배우자가 나를 어떻게 대하느냐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식으로 처신해야 합니까? 하나님은 부부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친밀한 관계 속에서 함께 살아가도록 하셨습니다. 고로 우리는 배우자의 태도와 행동의 영향에 대하여 예리하게 느끼게끔 되어 있습니다. 내가 배우자에 의해서 희생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으며 철저하게 수용이 되고 있는가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우리는 배우자의 사랑을 간절히 갈망하고 있기 때문에 그가 나를 거절하면 상처를 받고 그가 나를 받아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 갈망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좋은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동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격적인 존재이며 서로 깊은 영향을 줄 능력이 있는 정말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반영해 줍니다. 상대의 사랑에 대한 이러한 갈망이 없이는 우리는 다른 사람의 수용을 정말 기쁘게 받아들일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매우 중요한 사실은 결코 이 갈망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제 원을 하나 그려봅시다. 이 원은 안전감과 중요감에 대한 우리의 필요를 나타냅니다. 이제 그 밖에다 원을 하나 더 그려봅시다. 이 원은 관계 속에서 안전감과 중요감을 충분히 느끼고 싶어하는 우리의 온당한 갈망을 나타내줍니다. 이 책의 중심을 흐르고 있는 주제는 그리스도가 우리의 필요들을 온전히 채우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그분이 위 그림의 안쪽 원을 채우실 수 있습니다. 그분은 한 번도 바깥쪽 원을 채워주시마고 약속하신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배우자로부터 따뜻함과 친절함과 이해와 존경과 신실함을 원하는 우리의 모든 갈망들은 이 바깥쪽 원에 속하는 것들입니다. 이 갈망들이 채워질 때 우리는 안전감과 중요감을 느끼게 될 것이지만 주님은 자신이 이 갈망들을 채워주시리라고 약속하진 않으셨습니다. 한편 이 갈망들이 채워지지 않을 때 우리는 정당한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뭔가 좋은 것이 빠진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랑받는 것과 중요해지는 것의 의미를 우리가 보다 충분히 경험하도록 도와줄 특별한 도구로서 우리의 배우자를 선택하셨습니다. 필요가 채워질 때 우리는 안전해지고 중요해 집니다. 갈망이 채워질 때 우리는 안전감과 중요감을 느낍니다. 갈망이 채워지지 않을 때 우리는 상처를 받습니다. 그러나 가치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우리의 필요는 우리의 느낌과 무관하게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채워졌기 때문에, 우리는 배우자가 나의 갈망을 채워주지 못하더라도 계속하여 섬김의 목표를 고수하기로 마음먹을 수가 있습니다. 자, 이제 내가 사용하는 용어들의 정의를 내리겠습니다. 목표(goal)란 내 힘으로 이룰 수 있는 사항을 말합니다. 어떤 희망사항이 있어 그것의 성취가 오직 내 마음먹기에만 달려있다면 그것이 바로 목표가 됩니다. 이 정의로 볼 때 배우자를 섬긴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는 하나의 목표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다른 누구보다도 이것을 더 잘 이룰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자기가 느끼든 못느끼든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안전해 졌고 중요해졌으며 이제 그 온전함을 가지고 내어주는 일을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뭔가 줄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줄 수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불신자들의 안전감과 중요감은 그 근원이 우리와 달라서 그들이 주는 것에는 진정한 기초가 빠져있습니다. 그들은 자체가 텅 비어있기 때문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식의 섬김의 목표를 결코 추구할 수 없습니다. 한편 갈망(desire)이란 나의 간절하고도 온당한 바램으로써 내 힘만으로는 성취할 수 없는 사항을 뜻합니다. 갈망을 성취하는 데에는 누군가 다른 사람의 불확실한 협력이 요구됩니다. 남편이 아이들을 훈계할 때 좀더 합리적으로 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갈망으로서는 온당하지만 목표로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남편이 아내들을 좀더 부드럽게 대하게 되도록 함에 있어서 아내가 영향력을 끼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내에게 남편의 변화를 보증할 만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그녀는 남편의 변화의 확률을 달라지게 할 수는 있어도 결코 그 변화를 자기가 이루어낼 수는 없습니다. 남편을 변화시키는 것을 자신의 목표로 삼을 때 이 아내는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전제로 삼는 셈입니다. 추구할 목표를 세움에 있어서 우리는 다른 사람을 향한 상대의 반응이 아니라 상대를 향한 나의 반응에 초점을 맞추어서 생각해야 합니다. 이 아내에게 있어서 남편이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은 어디까지나 갈망의 영역에 남아 있어야 됩니다. 우리가 우리의 희망사항을 목표로 인식하느냐 갈망으로 인식하느냐가 앞으로의 우리의 행동에 커다란 차이를 가져옵니다. 예를 들어 오늘 오후에 비가 오기를 희망한다고 합시다. 비 오는 것은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므로 이 희망사항은 갈망이 됩니다. 따라서 나는 비가 오게 하려는 무의미한 노력에 매달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갈망 총족의 책임이 우리 자신에게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그것에 통제력을 갖고 계신 분이신 하나님께 우리의 희망사항을 실현시켜 달라고 기도하는 일뿐입니다. 만일 내가 비가 오기를 바라는 그 희망사항을 목표로 인식을 한다면 나는 그 일이 일어나게 할 수 있는 어떤 방도를 찾고자 애를 쓸 것입니다. 하지만 내게는 날씨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내게 남는 건 좌절과 분노일 것입니다. 그러나 온당한 목표는 내 힘으로 이뤄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목표에 대해서는 그걸 이루려는 쪽으로 행동해야 할 책임이 나에게 있습니다. 목표 도달에 필요한 일을 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잔디가 말라죽어 가고 있다고 합시다. 나는 비가 내리기를 갈망합니다. 그러나 나의 목표는 어떻게든 잔디에 물을 갖다대는 것입니다. 예컨대 살수차를 사기로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을 사오는 수고와 돈의 투자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과 돈이 있다고 가정했을 경우 내가 원하기만 하면 나는 목표를 이루어낼 수가 있습니다. 이렇듯 갈망에 대한 최선의 방책은 기도입니다. 그러나 목표에 대한 최선의 방책은 책임감 있는 행동입니다. 이 갈망과 목표를 혼동할 때 우리의 대응 방책도 잘못되게 될 것입니다. 너무도 많은 사람이 목표를 위해 기도하고 있고("주님, 제가 아내를 좀더 친절하게 대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갈망을 자기 힘으로 이루려 듭니다("여보, 제발 나에 대한 비난 좀 그만둘 수 없어?"). 이 원리를 기억하십시오. 즉 갈망을 위해선 기도하고 목표에 대해선 스스로 책임을 지라는 것입니다. 목표와 갈망을 구별하는 일은 중요하면서도 어렵기 때문에 그 구분점을 보다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희망사항을 한 가지 생각하십시오. 그것이 갈망이면 여러분은 기도하면 되고 그것이 목표라면 여러분은 바삐 움직여 그것을 이루어내야 할 것입니다. 다음의 두 가지 질문은 여러분의 희망사항이 갈망인지 목표인지를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내가 바라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가? 무엇이 이루어지기를 나는 원하고 있는가? 2. 나는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나 자신의 힘만으로도 그 희망사항의 성취 여부를 통제할 수 있는가?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예라면 그 희망사항은 갈망이 아니라 온당한 목표입니다. 그러나 대답이 아니오라면 그것은 여러분이 책임져야 할 목표로 간주되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기도해야 할 갈망인 것입니다 이번엔 아래의 예들에 대해서 생각해봅시다. 매 항목을 위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생각하십시오. 즉 여러분이 바라는 희망사항들이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제 두 번째 질문에 비추어보아 각 항목의 희망사항이 갈망인지 목표인지를 결정해 보십시오. 두 번째 질문은 이 희망사항의 성취 여부를 내가 통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1. 나는 남편이 내 기분을 이해해주기를 원해. 2. 내가 아내를 참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내는 늘 불안해 하거든. 3. 남편이 좀더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면 남편한테 돌아가련만. 4. 나는 정말이지 남편한테 좀더 성적으로 이끌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이는 도대체 아무런 욕망도 느끼게 하지 않아. 5. 가족을 더 잘 부양하려면 올해는 돈을 더 많이 벌어야겠어. 6. 나는 하나님께서 아내와 나를 사용하셔서 올해 우리 이웃들 가운데 적어도 한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해주시기를 원하고 있어. 이 여섯 가지 희망사항들은 전부 목표가 아니라 갈망입니다. 어느 경우라도 당사자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이 희망사항의 성취를 보증할 수 없는 것입니다. 다음 문장들은 앞의 여섯 가지 희망사항들을 갈망에서 목표로 바꾸어 놓은 것들입니다. 1. 나는 남편에게 내 기분을 편지로 써서 줘야겠어. 그이가 이해해주기를 바래(갈망). 하지만 내가 할 일은 가능한 한 분명하게 나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야(목표). 2. 아내는 늘 불안해해. 그녀가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게 될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갈망), 나는 이번 주에 그녀에게 내 사랑을 전달해 주리라고 생각되는 다섯 가지 일을 정해서 그것을 실행해 보겠어(목표). 3. 남편한테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겁이 나 죽겠어. 그이가 바뀌지 않는다면 난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갈망). 하지만 하나님께서 내가 기꺼이 그의 아내로서 살기를 명하신다고 믿기 때문에 나는 돌아가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아내가 되기로 했어(목표). 4. 나는 남편에게 좀더 성적으로 이끌리기를 원해(갈망). 하지만 그 여부를 내 힘으로 통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우선 내가 남편에게 무슨 유감 같은 걸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나 자신의 마음을 살펴볼 것이고, 그를 친절하게 대하는 방법들을 찾아서 점점 더 애정을 가지고 그를 대할 생각이야(목표). 5.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늘어나는 부양비, 애들 사립학교 진학 등으로 우리 집엔 더 많은 돈이 필요해졌어(갈망). 몇 군데 회사에 이력서를 내봐야겠어, 자원해서 시간외 근무를 하고, 사원복지 담당부서와의 면담도 시간 약속을 하고, 또 매일 이 문제를 위해서 10분씩 기도를 할거야(목표). 6. 이웃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으로 영혼을 구원하는 사역을 하고 싶어(갈망). 일단 교회에서 하는 전도 훈련과정에 등록을 하자. 그리고 내가 아는 이웃 가운데 최소한 한 사람에게 반드시 나 자신을 소개하는 거야(목표). 분명한 것은 어느 경우나 목표의 성취가 갈망의 실현도도 증가시며준다는 사실입니다. 예컨대 다섯 번째 예의 남자가 시간외 근무를 하게 된다면(목표). 분명 수입이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갈망). 물론 갈망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목표를 열심히 추구해가는 것에는 잘못이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갈망이 우리 마음을 지배해서는 안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먼저 하나님의 나라를 구할 것과 보물을 하늘에 쌓아둘 것을 가르칩니다. 다시 말해서 이것은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을 경배하고 그분을 섬기며 날마다 점점 더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간다는 목표를 이루는 일에 몰두하라는 말씀과도 같습니다. 하나님의 능하게 하시는 은혜를 따라 이 목표는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한다 하더라도 능히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자족의 비밀을 배웠노라고 고백했습니다(빌 4:10__13). 그는 주의 환경이 좋든 궂든 만족할 줄을 알았습니다. 그가 발견한 비밀이 13절에 잘 나타나있습니다.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바울의 목표는 주님을 기쁘시게 하고 더욱 주님과 같이 되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그에게도 자기가 사랑하는 교회들을 다니며 말씀을 전하고, 형제 자매들과 함께 교제를 나누며, 몸도 좀 위로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감옥에서 풀려나기를 원하는 갈망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갈망이야 어찌 되든 그는 언제나 자신이 마음에 정한바--하나님을 위하여 산다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하여 늘 자족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 배우자에게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가? 이제 목표와 갈망의 개념을 분명히 해두었으니까 이 장의 핵심 질문에 올바로 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언제 배우자에게 감정을 표현해야 합니까? 에스겔에서 살펴보았던 그 원리를 기억하십시오. 즉 일단 자신의 감정을 자신과 하나님 앞에서 그대로 인정한 뒤 하나님의 뜻에 비추어서 표현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결혼의 성경적인 목표는 부부가 서로를 섬기는 것이라는 사실을 거듭 얘기해왔습니다. 즉 섬김이 목표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배우자가 나를 섬겨줄 때 인간으로서의 나의 가치를 더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배우자가 나를 사랑해주고 존경해주기를 참으로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그런데 아무도 배우자가 자기를 대하는 태도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분명합니다. 따라서 배우자가 나를 사랑해주고 존경해주었으면 하는 희망사항은 갈망으로 간주되어야 합니다. 나는 그것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을 뿐입니다. 참으로 많은--어쩌면 대부분이--남편과 아내들이 그러하듯이 나 역시 목표와 혼동하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나는 고된 일과를 마치고 퇴근을 할 때 아내가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그러나 어쩌다 귀가가 늦어서 아내가 화를 내고 얼굴을 찌푸리며 문간으로 나오게 되면 나의 목표는 그걸로 짓밟히고 맙니다. 나는 분노를 느낍니다. 나는 이 분노를 아내에게 말을 해야 합니까? 만일 내가 분노를 표현함으로써("이봐, 하루 종일 일에 시달린 사람에게 좀 웃어 주어도 싫다고는 안할텐데") 아내의 불쾌한 응대에 맞서려고 한다면, 그 순간 나의 목표는 아내에게 똑같이 상처를 주는 것이나 아내의 잔소리를 그치게 하는 것이나 아니면 아내에게 충분한 죄책감을 유발시켜 스스로 행동을 바꾸게 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동기들은 하나같이 다 섬김의 목표와 걸맞지 않는 것들입니다. 그것들은 조작적이며 따라서 죄입니다. 그러면 나는 그 분노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래의 네 가지 행동 단계에 대해서 생각해보십시오. 제1단계:분노를 참으십시오. 성경은 우리에게 분노를 느낄 때 신중해야 할 것을 도처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뜻으로 분노를 쉬 표현해버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죄를 범하기는 너무도 쉽습니다. 제2단계:분노를 인정하십시오. 즉흥적으로 무분별한 표현은 일단 억제해야 되겠지만 분노의 감정 자 체를 부인해서는 안됩니다. 제3단계:요모조모 잘 생각하여 목표를 정하십시오. 일반적으로 분노란 목표가 짓밟혔을 때 생겨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내가 지금 갖고 있는 희망사항이 무엇인지를 자문해 봐야 합니다. 만일 나의 배우자가 내 희망사항을 방해할 수도 있다면 그것은 결코 목표라 할 수 없습니다. 이제 그것을 갈망이라 인정하고("나는 아내가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기를 바래"), 본래 의 섬김의 목표에의 헌신을 다시 주장해야 합니다. 제4단계:그 온당한 목표에 책임을 지십시오. 헌신이 현실이 되게 하려면 이제 아내를 섬기기 위해 구 체적으로 무슨 행동을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짓밟힌 갈망으로 인한 상처의 표현보다는 섬김의 목표가 언제나 우선입니다. 어쩌면 아내의 짜증에 대하여 충분한 이해의 표현을 먼저 해준 뒤("여보, 당신의 저녁 계획을 내가 망쳐놓았으니 당신이 화가 나는 것도 이해가 가")아내 의 수고에 고마움을 표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여보, 나를 위해 밥 짓고 빨래하고 그밖의 모든 일들을 해주어서 정말 고마워"). 제5단계:이제 목표 성취에 도움이 된다면 그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십시오. 이 시점(2분 후가 되든 2시간 후가 되든)에서 비로소 나는 내가 문간에서 느낀 분노를 아내에게 말할 수가 있습니다. 만일 그 분노가 쓰디쓴 앙금이 되어 내 속에 남을 것 같다면 나는 그것을 아내에게 털어놓아 분노가 가져올 수 있는 어떤 모양의 위축도 미리 제거해야만 할 것입니다. 만일 내가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아내로 하여금 자기가 나를 대하는 태도가 내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리라 여겨질 때도 나는 분노를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아내가 나를 섬기기를 원해 오는 경우에도(내가 갈망하는 바대로), 그녀가 어떤 식으로 행동할 때 나는 기분이 어떠해진다는 것을 얘기해 준다면 아내가 섬김의 목표를 더 잘 이루어가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분노가 뿌리를 내리는 것을 방지하고 아내가 자신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려는 목적 하에 위의 제1단계에서 제4단계까지를 충분히 거쳐서 마침내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했다면 그 표현은 섬김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아내는 여전히 귀가가 늦었다고 내게 화가 나 있을 수 있고 저녁 내내 불쾌한 태도와 끊임없는 잔소리로 나를 대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그녀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아내가 내게 계속해서 화를 낸다면 아내는 죄를 범하는 것이고 나는 상처를 받고 분노를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내게는 아내에 대한 섬김에의 헌신을 고수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감정의 표현에 대한 나의 목표는 결코 받은대로 복수하려는 것이거나 상대를 변화시키려는 것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요약 우리의 필요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채워졌기 때문에 우리는 얼마든지 결혼을 나의 필요를 채움받는 장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자기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계획을 좀더 깊이 느낄 수 있도록 돕는 독특한 기회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결혼 배우자로서의 우리의 목표는 상대를 섬기는 것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상대가 나를 섬겨주기를 바라는 갈망이 있기 때문에, 상대가 나를 그 바램대로 대해주지 못하게 되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대화의 문제들은 대개 목표와 갈망 사이의 혼동과 깊이 맞물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배우자에게 바라는 갈망을 목표로 삼습니다. 우리는 상대가 나를 어떠어떠한 식으로 대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며 만일 상대가 그렇게 대해주지 않으면 나도 복수를 하려거나 아니면 상대를 변화시키려는 의도로 자기의 부정적인 감정을 상대에게 표현합니다. 정신적인 연합으로 이끄는 대화를 터득하기 위해서 염두에 두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첫째는 우리의 목표가 배우자를 섬기는 것이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반복 주장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배우자가 나를 섬기기를 바라는 우리의 갈망은 결코 우리의 목표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신중하게 확인해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본래의 목표가 제 자리에 그대로 있고 또 우리의 감정이 짓밟힌 감정에서 기인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만 부정적인 감정을 배우자에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목표가 방해받은 것 때문에 배우자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습니다. 배우자가 방해할 수 있는 목표라면 잘못된 목표입니다. 우리는 배우자를 섬김으로써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는 목표만을 가져야 합니다. 그 목표가 늘 견고하고 실속 있게 제 자리에 있을 때, 그리고 사랑의 태도와 행동이 분명히 함께 할 때, 그때에만 우리는 배우자가 나의 갈망을 짓밟은 것에 대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장의 나머지에서는 상대가 감정을 표현해올 때의 반응법에 대해 얘기하고 함께 실습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고자 합니다. 이것을 통해 정신적 연합이 더욱 증진되어갈 것입니다. 대화연습:배우자가 감정을 표현해올 때의 반응법 효과적인 대화를 통하여 정신적인 연합을 이루어가려 함에 있어서 우리가 배워야 할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반응법들 가운데 하나는 감정을 표현해오는 상대로 하여금 자기가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느끼게 해줄 수 있는 능력입니다.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으신 것같이 우리도 서로 받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롬 15:7). 그리스도는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으시고(롬 5:8), 정죄에서 해방시키시며(롬 8:1), 우리의 연약함을 들으시고 이해하시고 마음을 함께 해주십니다(히 4:15). 그러므로 우리는 두려움 없이 그분께 우리 자신을 내어 보이며 담대하게 그분 앞에 나아갈 수 있습니다(히 4:16).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결혼생활에서 얼마나 자주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지를 못합니까? 결혼이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나타내주는 가장 놀라운 가시적인 관계임에도 말입니다. 얼마나 많은 남편과 아내들이 속으로만 "나는 아내에게 우리의 성생활에 대한 느낌이나 돈 문제에 대한 두려움이나 혹 아내가 나를 깔아뭉갤 기분같은 것을 절대로 말할 수 없을 거야. 내가 마음을 열고 내 기분을 솔직하게 나누려 할 때마다 나는 상처를 입을 뿐이니까"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우리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배우자가 감정을 표현해올 때 자신이 여러 많은 방법들을 통하여 비난과 용납지 못함과 둔감함을 되돌려주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부정적으로 반응할 때마다 상대는 상처를 받게 되며 더 이상의 상처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하여 어떤 형태의 것이든 마스크 속으로 숨어 들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연합을 향한 움직임은 끝이 나고 맙니다. 이 대화연습은 여러분에게 배우자의 감정표현에 대한 반응법을 알게 하여 그를 통해 좀더 따뜻하고 서로 이해하며 친밀한 관계를 이루어가도록 돕고자 마련된 것입니다. 부부가 함께 이 연습을 다 실행해볼 것을 권합니다. 배우자의 감정표현에 대한 반응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의 부류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수용할 수도 있고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감정이란 우리 인성의 중심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민감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가 여러분에게 감정을 표현해 올 때 여러분은 그것을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합니다. 마치 희색이 만면한 어머니로부터 건네 받은 갓 태어난 어린 아기를 살살 조심스럽게 쓰다듬듯이 말입니다. 너무도 자주 남편과 아내들은 상대가 표현해 오는 감정을 마치 누가 자기에게 "이봐, 이것 좀 어디다 치워" 하고 말하면서 쓰레기 상자를 건네주었을 때 그 쓰레기 상자를 다루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아래 열거되는 것은 한 쪽이 감정을 표현하면 다른 쪽이 거기에 반응하는 식으로 되어진 부부 사이의 대화들입니다. 이것을 쭉 읽으면서 각 대화의 반응자(두번째 말하는 사람)들이 과연 상대에게 참으로 수용의 느낌을 전달하고 있는지를 판가름해 보십시오. 만일 그렇다면 각 대화 밑에 있는 수용과 거부 중 수용에다 동그라미를 치십시오. 만일 반응이 어떤 식으로든 거부의 느낌을 전해주는 것이라고 생각되면 거부에 동그라미를 치십시오. 누군가가 여러분의 느낌을 참으로 수용해 준다면 여러분은 이해받고 있고 존중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며 따라서 더 많은 감정을 나누고 싶어지게 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십시오. 대화 1 아내:"어젯밤 내 기분이야 어떻든 당신이 내게 섹스를 요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난 정말 상처를 받았어요. 당신에게 있어서 나라는 사람은 그다지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밖에는 가질 수가 없었어요. 남편:"여보, 나는 정말 어떤 일이든 당신에게 강제로 하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어. 나는 당신도 그것을 원하고 있는 줄 알았어."(수용, 거부) 대화 2 남편:"어젯밤 성경공부 시간에 내가 그 구절의 뜻에 대한 내 생각을 말했을 때 당신 눈살을 찌푸리면서 '나는 그게 그런 뜻이 아니라고 생각해요'하고 말하더군. 나는 그때 정말 뛰쳐나가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고 싶었어. 지금도 그것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 아내:"오, 여보. 미안해요. 제가 그랬다니 정말 미안해요."(수용, 거부) 대화 3 아내:"당신이 내 몸무게에 대해서 말을 할 때마다 나는 너무너무 화가 나서 막 더 많이 먹고 싶어져요. 특히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럴 때는 더욱 그래요. 아무튼 당신이 내 몸무게를 놓고 얘기를 하면 나는 완전히 터져버릴 것 같아요. 이제 그것에 대해서는 이걸로 이미 족해요." 남편:"내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당신이 우리집 돈 문제에 관해서 떠들고 다니는 것에 대해 좀 갚아주려는 생각에서 일 때도 있다구. 당신이 사람들한테 우리는 새 차를 살 돈이 없어서 맨날 낡은 차를 몰고 다닌다는 얘기를 할 때마다 나는 한 대 얻어맞는 느낌이야. 정말 미치겠다구."(수용, 거부) 대화 4 남편 :"일 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커. 골치 아파 직장에 나가기도 싫어져. 나가봐야 하는 일이라고는 하루종일 오늘은 세일즈를 나갈 것인지 말 것인지 그 고민만 하게 되고. 너무 압력이 큰 것 같아." 아내:"여보,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좀 덜한 일자리를 구해보는 게 어떨까요?"(수용, 거부) 대화 5 아내:"내일 아침 우리 여성들 모임에 가서 우리 사업에 대한 보고를 해야 되는데, 그 생각만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까마득해요." 남편:"여보, 당신은 잘 할거야. 당신은 언제나 그런 일을 앞두게 되면 이렇게 불안스러워 하지만 막상 닥치면 훌륭하게 해내잖아. 그러니 두려워할 필요 없어."(수용, 거부) 대화 6 남편:"그 동안 집을 나가 있었던 시간들에 대해서 정말 죄책감이 느껴져. 벌써 몇 달이나 당신과 아이들하고 앉아 오붓한 시간을 가져보지 못했어. 아내:"제 생각에 진짜 문제는 당신이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서 너무 심하게 걱정을 하고 있는 점인 것 같아요. 그러니 그렇게 많은 시간을 일하게 되잖아요. 우리는 차라리 돈을 덜 갖더라도 당신과 더 함께 있고 싶어요."(수용, 거부) 자, 이제 대화 1을 다시 한 번 읽으십시오. 감정을 거부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상대가 자신의 느낌을 말해올 때 듣는 사람이 자기 자신을 방어하거나 변명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나의 느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며 자연 상대의 느낌은 놓쳐 버리게 됩니다. 첫 번째 대화의 이 남편은 그의 아내의 감정을 거부했습니다. 대화 2를 보십시오. 상대에게 내가 그의 감정을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이전에 너무 빨리 사과를 하는 것은 대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은 실은 "나는 이 문제로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내가 당신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었는지에 대해 나는 정말로 듣고 싶지 않아요. 제가 빨리 사과를 하면 이 고통스러운 대화가 얼른 끝나겠지요." 하는 뜻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두 번째 대화도 거부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어야 합니다. 대화 3의 경우 남편은 가장 흔한 기법인 공격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아내의 감정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내가 그녀를 기분 나쁘게 했던 일을 얘기해올 때 나는 그녀가 나를 기분 나쁘게 했던 일을 얘기하는 것은 교묘하면서도 아주 실제적이고 파괴력 있는 공격입니다. 그 결과로는 오랫동안 뜨거운 공방전이 벌어질 수도 있고 아니면 차가운 냉전으로 물러나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 대화의 남편은 아내의 감정을 명백하게 거부했습니다. 대화 4를 생각해 봅시다. 배우자가 고충이나 어려움을 얘기해올 때 너무 즉시로 충고를 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이 낙심에 찬 남편이 기대했던 것은 자기를 존중해주는 아내로부터의 격려였지 그에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상담자의 충고가 아니었습니다. 종종 아내들은 어려움 가운데 있는 남편에게 충고를 해주기를 좋아하는데 사실 그들은 그들의 충고가 남편에게는 "이것 좀 보세요. 당신은 알고 보니 참 약한 사람이군요. 그걸 가지고 그토록 어쩔 줄을 몰라하다니.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제가 가르쳐 드릴께요"하는 말로 들린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네 번째 대화도 거부에 동그라미를 치십시오. 대화 5를 읽으십시오. 배우자가 감정을 표현해올 때, '그런 식으로' 느끼지 말라고는 결코 말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의도는 격려해주려는 것이었다 하더라도 사람이 자기가 지금 막 표현한 감정에 대하여 누군가로부터 그렇게 느끼지 말하는 말을 듣는다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강한 반박을 당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따라서 "여보, 그렇게 느껴선 안돼" 혹은 "그렇게 걱정할(상처받을 등등)이유가 하나도 없잖아"와 같은 말들은 피해야 합니다. 다섯 번째 대화의 응답자는 아내의 감정을 그렇게 거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화 6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감정을 거부하는 또 하나의 교묘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은 상대방에게 그 감정을 느끼게 했던 그 문제에 대해서 그 사람의 평가를 수정해주는 일입니다. 상대에게 '진짜 문제'는 무엇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의 감정은 어떠어떠한 것이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결코 수용의 대화가 아닙니다. 물론 사건에 대한 정확한 시각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감정이 표현된 직후에 그렇게 하는 것은 거부로 전달이 됩니다. 여섯 번째 대화 역시 표현된 감정의 거부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 이제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도 부부가 함께 펜과 종이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남편들은 대화 1, 3, 5에 나타난 아내의 감정 표현을 읽으십시오. 그리고 각 경우에 아내의 그 감정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반응을 한 번 적어보십시오. 아내들은 대화 2, 4, 6을 읽고 역시 똑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반응을 쓰십시오. 다 됐으면 서로 바꿔서 읽어보십시오. 남편들은 자기가 그 입장에 처해 있다고 가정할 때 아내의 그 반응이 자기가 아내에게 수용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지 여부를 결정해 주십시오. 아내들도 남편이 쓴 그 문장들이 자기가 남편에게 수용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것들인지를 평가해 보십시오. 여러분 각자의 그 느낌에 따라 상대방의 문장 뒤에 수용 혹은 거부라고 써넣으십시오. 그리고 나서 왜 그것을 수용 혹은 거부라고 생각했는지에 대해 서로 얘기하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이제 아래의 대화들을 읽어보면서 이 연습을 마치고자 합니다. 표현되는 감정은 앞에 나온 여섯 가지의 대화와 똑같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반응자가 감정의 수용을 전달해 주는 말들로 대답하고 있습니다. 앞에 나온 거부의 반응들과 여기 나오는 수용의 방응들을 한 번 잘 비교해 보십시오. 대화 1 아내:"어젯밤 내 기분이야 어떻든 당신이 내게 섹스를 요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난 정말 상처를 받았어요. 당신에게 있어서 나라는 사람은 그다지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밖에는 가질 수가 없었어요." 남편:"내가 당신에게 너무 이기적이었던 것 같군. 마치 내 모든 관심사는 내가 원하는 것에만 있다는 듯 이 말이야." 감정을 수용하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은 여러분이 상대방이 표현해 오는 감정을 반영해주는 거울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대화 2 남편:"어젯밤 성경공부 시간에 내가 그 구절의 뜻에 대한 내 생각을 말했을 때 당신 눈살을 찌푸리면서 '나는 그게 그런 뜻이 아니라고 생각해요'하고 말하더군. 나는 그때 정말 뛰쳐나가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고 싶었어. 지금도 그것 때문에 기분이 안좋아." 아내:"당신이 무엇 때문에 그렇게 화가 났는지 제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당신을 무시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셨어요?" 이 아내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보십시오. 상대가 표현해 오는 바를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될 때는 질문을 통해 참뜻을 탐색하십시오. 여러분의 배우자는 이것을 여러분이 그의 느낌을 참으로 이해하기 원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게 될 것입니다. 대화 3 아내:"당신이 내 몸무게에 대해서 말을 할 때마다 나는 너무너무 화가 나서 막 더 많이 먹고 싶어져요. 특히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럴 때에는 더욱 그래요. 아무튼 당신이 내 몸무게를 놓고 얘기를 하면 나는 완전히 터져버릴 것 같아요. 이제 그것에 대해서는 이걸로 이미 족해요. 남편:"여보, 내가 당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서 당신 상처를 받은 게로군. 맞아?" 감정 수용의 또 하나의 방법은 상대가 표현해 오는 것을 명료화하는 것입니다. 상대의 느낌을 여러분이 이해한 바대로 묘사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이 정확히 들은 것인지 물어보십시오. 대화 4 남편:"일 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커. 골치 아파 직장에 나가기도 싫어져. 나가봐야 하는 일이라곤 하루 종일 오늘은 세일즈를 나갈 것인지 말 것인지 그 고민만 하게 되고. 너무 압력이 큰 것 같아." 아내:"여보, 그 압력은 분명히 견디기 힘든 것일 거예요. 전에 언젠가 당신이 이 일은 당신이 정말로 원해온 일이 아니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나요. 계속 이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서 오는 좌절감 같은 것도 조금은 문제가 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돼요." 감정 수용의 네 번째 방법은 상대가 이미 말한 내용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그것과 관련돼서 있을 법한 또 다른 감정들을 이야기함으로써 여러분이 들은 바를 부연하는 것입니다. 대화 5 아내:"내일 아침 우리 여성들 모임에 가서 우리 사업에 대한 보고를 해야 되는데, 그 생각만 하면 어떻게 까마득해요." 자, 이제 이 책을 읽고 있는 모든 아내들에게 권합니다. 이 경우 여러분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반응은 어떤 것이겠는지 스스로 한 번 작성해 보십시오. 대화 6 남편:"그 동안 집을 나가 있었던 시간들에 대해서 정말 죄책감이 느껴져. 벌써 몇 달이나 당신과 아이들하고 앉아 오붓한 시간을 가져보지 못했어." 이번에는 모든 남편들이 자신이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느껴지게 해줄 반응은 어떤 것이겠는지를 스스로 적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이 연습의 요점들을 요약한 것입니다. 배우자가 감정을 표현해올 때의 반응법:요약 감정을 거부하는 법 1. 방어/변명 "내가 그렇게 말했던 이유는..." "그게 아니라 내 뜻은..." 2. 사과 "...했다니 정말 미안해." "...한 말을 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3. 공격 "내가 잘못된 건 인정해. 하지만 당신도..." "그래, 당신 말이 맞다 쳐. 그런데 왜 당신은 ...했는지 난 도대체 이해가 안가." 4. 충고 "...하게 하면 될 거야." "만일 ...하게 한다면 될 것 같은데." 5. 경멸 "나는 당신이 왜 ...하게 느끼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어." "이봐, ...하게 느낄 필요가 하나도 없다구." 6. 수정 "내가 보기에는 당신이 진짜 말하려고 하는 바가 ...인 것 같은데." "나는 당신이 ...하게 느낀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감정을 수용하는 법 1. 반영 "지금 당신 기분이 ...하다는 얘기인 것 같아." "그러니까 ...했을 때 당신은 ...하게 느꼈다는 말 같은데." 2. 명료화 "그러니까 당신 얘기는 ...라는 말이지?" "당신 느낌이 ...하다는 얘기 아닌지 모르겠네?" 3. 탐색 "당신의 ...하다는 말 뜻을 내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 "또 어느 경우들에 당신은 그렇게 느끼곤 하지? 당신이 ...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지를 아직 잘 모르겠어." 4. 부연 "당신은 그러니까 ...하게 느꼈군. 당신은 ...한 것도 또한 느끼지 않았어?" "당신이 ...을 느꼈다는 것은 알겠어. 내가 당신이래도 그렇게 느꼈을 거야. 당신도 그렇게 생각이 돼?" 5 육체적 연합 인격적 의미가 수반되는 육체적 쾌락 결혼문제의 가장 큰 원인이 대화에 있다면 그 둘째가는 원인은 단연 성문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부 사이의 불화가 침실만큼 극명하게 나타나는 곳은 없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으레 듣곤 하는 전형적인 하소연들을 몇 가지 소개해 보겠습니다. "나는 남편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이는 자기가 섹스를 원할 때면 내가 언제나 그 즉시로 준비가 되어 있기를 기대해요. 단지 껴안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는 한 번도 없고 언제나 침실에서 끝을 내고 말아요. 그것이 나로 하여금 그이로부터 육체적으로 점점 멀어지게 만들고 있어요." "나는 아내가 왜 그렇게 둔감한지를 모르겠습니다. 어쩌다 키스라도 한 번 하려고 하면 내게 돌아오는 거라곤 기껏해야 기계적인 응대뿐입니다. 그러니 만족을 찾아 딴곳에 눈을 돌리게 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나는 아내가 왜 좀더 자발적으로 나의 성적인 필요를 채워주려 들지 않는지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저는 한 번도 오르가즘에 도달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것에 관해서라면 정말 진절머리가 나요. 남편이 자기의 절정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이지 속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설상가상으로 나는 이 사실을 절대로 그이한테 말할 수가 없어요. 나는 오르가즘을 느끼는 척해야만 해요. 그는 자기가 나를 만족시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마 흥분을 하며 난리일거에요." "나는 아내한테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늘 잔소리하지 잘난 척하지 게다가 살은 또 얼마나 쪘는지 ...내가 원하는 섹시한 옷을 입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이제는 그녀가 무슨 옷을 입든지 나도 신경 안쓰고 지냅니다. 아무튼 그녀와 더불어 성생활을 계속해야 한다는 사실에 더 이상 조금도 구미가 당기지 않을 뿐입니다." "당신은 오랄 섹스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남편과 저는 이 문제만 빼고는 사실 정말 멋진 부부관계를 가져왔어요. 남편은 내게 그것을 집요하게 요구해 오지만 저는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나요. 남편은 내가 자기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것을 한 번이라도 해보려고는 해야 된다는 거예요." "우리의 결혼생활은 기본적으로 전부 잘 되고 있는데 단지 성생활만큼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우리 가운데 누구에게 그것에 관해서 무슨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나 둘 다 왕창 지쳐버릴 때까지 가게 되고 그것을 마치 의무처럼 느끼며 하게 됩니다. 성생활에 낭만이라곤 조금도 없습니다." 여러분이 상담자 입장에 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이 사람들을 돕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들의 성적 고충들은 어디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까? 기술 부족, 안전감의 결핍, 심리적인 컴플렉스, 이기심, 성욕의 정도가 서로 다른 점 등이 문제입니까? 그리스도인 부부는 그들의 은밀한 침실에서 정확히 무엇을 경험해야만 하는 거입니까? 나는 지금까지 이 책에 남편과 아내 사이의 친밀한 관계는 영적 연합(안전감과 중요감으로 채움받기 위하여 배우자가 아니라 주님을 의뢰하는 것)과 정신적 연합(자신의 필요를 채우기 위하여 배우자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서 자기가 그를 섬기기로 헌신하는 것)의 성숙을 통하여 이루어져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얘기해왔습니다. 이와 더불어 연합이라는 결혼의 목표에는 세 번째의 요소가 하나 더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너무나 자주 결혼관계의 핵심 요소로 간주되고 있습니다만 실은 성경이 제시하는 연합된 결혼의 전체 모습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간은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영혼만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과 인격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정신만도 아니며 동시에 다른 육체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오감이 구비된 물리적인 존재 즉 육체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몸을 만지고 그의 체취를 맡으며 그를 보고 그가 만들어내는 소리를 들으며 심지어는 그를 맛볼 수 있습니다. 사람은 육체를 통하여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비로우신 하나님은 우리의 인격적 관계를 위해서 교훈을 주신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육체적 관계를 위해서도 특별한 계획을 밝혀주셨습니다. 그 계획을 따를 때 우리는 남편과 아내 사이의 즐겁고도 의미있는 성관계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 장에서 나는 우선 육체적 연합이 무엇인지를 설명한 뒤 어떻게 그것을 이룰 수 있겠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육체적 연합 대 흥미를 좇는 섹스 성적인 문제들 때문에 상담을 청해오는 부부들을 보면 대개는 하나님이 주시고자 하는 수준 이하의 것들을 구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경우 남자들은 사정을 어떻게 조절하는 것인지를 알면 그만이고 여자들은 어떻게 하면 오르가즘을 더 자주 경험할 수 있는지만 알면 그만입니다. 그들의 가장 전형적인 요구는 아마도 침실의 긴장을 줄이는 것과 부부가 둘 다 그 날의 성경험을 차분하게 기대하기가 충분히 즐기는 법을 찾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가서의 낭만적인 이야기를 읽고 거기 나오는 바 하나님이 의도하신 결혼의 연합의 부요함에 대해 묵상을 해볼 때--그 부요함이 얼마나 큰지 성경은 그것을 그리스도와 그의 신부인 교회 사이의 연합에 대한 살아있는 비유로 사용하고 있습니다--그리스도인 부부가 성관계에 원하는 모든 것이 쾌락의 증강과 좌절감의 감소에 머무른다면 그것은 스스로 손해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나는 지금 우리가 감각적인 쾌락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종의 '영적인 섹스'를 추구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나는 성생활이란 우리에게 흥분된 절정경험 이상의 것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믿습니다. 하나님은 바다를 주시는데 웅덩이에서만 첨벙대고 있는 것은 결코 고결한 자기 부인이 아닙니다. 그것은 한없이 어리석은 짓입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에게서는 약속된 축복을 빼앗아 가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에게서는 영광과 주시는 기쁨을 탈취하는 것입니다. 이제 육체적 연합과 '흥미를 좇는 섹스' 사이의 차이점을 밝힘으로써 이 사실을 더욱 분명히 해보고자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사단은 하나님이 헌신된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시는 것과 아주 흡사한 모조품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는 성적 쾌락에 필요한 것은 두 사람의 체위조정이 전부라고 못을 박았고 이제 수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그렇게 말합니다. 두 사람 사이의 정서적인 연합은 필요가 없습니다. 전에 언젠가 어떤 사람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군복무 기간 동안 수많은 여자들과 육체관계를 가졌지만 그들 가운데 이름을 알았던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서 육체관계 자체는 그대로 쾌락이 되었습니다. 내가 단순한 육체적인 쾌락을 '흥미를 좇는 섹스'라고 표현을 하는 것은 그것을 재미없고 불만스럽고 긴장에 가득찬 섹스와 대비시키려 한 것이지 결코 성경이 죄라고 말하는 섹스만을 가리키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육체적 연합은 흥미를 좇는 섹스와는 다른 것이며 그 이상의 것입니다. 여기서 육체적 연합이란 말은 영적 연합과 정신적 연합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그리스도인 부부가 누릴 수 있는 그런 육체적 관계를 지칭하는 것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둘을 다음과 같이 간명하게 구분 지을 수 있습니다. 흥미를 좇는 섹스란 온당한 인격적 의미가 빠진 육체적 쾌락을 의미합니다. 반면 육체적 연합은 인격적 의미가 수반되는 육체적 쾌락을 의미합니다. 이제 이 개념들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흥미를 좇는 섹스 성욕에 뭔가 잘못이 생겼습니다. 에로스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욕구가 이제는 미친 폭군이 되어 제한이나 결과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그저 만족만을 요구해옵니다. 평판이 망가져도 좋고, 관계들이 깨어져도 좋고, 하는 일들이 도중에 끝장나도 좋습니다. 성의 쾌락만 살 수 있다면 실로 너무 비싼 값은 없는 것 같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어찌하여 성적흥미를 추구하는 생물학적 욕망이 우리의 상전이 되어 우리로 하나님의 표준들을 경시하도록 몰아가게 된 것입니까? 우리 시대의 커다란 실책 가운데 하나는 사람을 단지 좀 더 복잡하고 자의식이 없는 물질들의 조직체, 살아있는 동안 결합돼 있다가 죽으면 분해되고 마는 화학물질의 집합체로 생각하는 경향을 고무시켜온 점입니다. 영혼이니 정신이니 하는 말들은 더 이상 자체로서의 독립적인 의미를 상실해버렸고 단지 인간의 기계적인 기능들을 보다 품위있게 묘사해줄 때나 사용되는 수사학적인 표현으로나 남아 있습니다. 뼈와 기관들과 피부와 머리칼 등 물질밖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탈인간화 이론에 반기를 들고 일어나 인간은 스러질 육체 이상의 존재임을 주장한 것이 소위 '인간 잠재력운동'이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인본주의자들은 우리는 사람이며 사람이라는 것의 가치는 물질의 수준으로 격하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기계 이상의 존재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당연한 것으로 느낍니다. 우리 사회의 많은 영역들이 태아를 단지 섬유질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품속에서 옹알이하는 아기가 단지 감정이 있는 꿈틀꿈틀대는 기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분명히 우리는 사람을--최소한 내가 좋아하거나 소중히 여기는 이들만큼은--기계가 아니라 인격체로 생각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여기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생명이 한 인격적인 창조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믿기를 거부한다면(대부분의 인본주의자들은 그것을 믿지 않는다), 사람은 인격이 없는 복잡한 기계 이상의 존재하고 주장하는 모든 말들도 사실은 감쪽같은 환상 이상의 아무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비인격적인 존재가 인격적인 존재를 낳는다는 논리는 돌덩어리가 진화하여 개가 되기를 바라는 것만큼이나 우스꽝스러운 것입니다. 살아 계시고 인격적이며 만유의 궁극적인 시작이 되시는 하나님을 빼놓고 인격의 가치를 논한다는 것은 바보짓과도 같은 것입니다. 하나님이 없다면 우리를(육체만이 아닌) 참으로 인격적인 존재로 여겨야 할 아무런 근거도 없고 또 우리의 인격적인 필요들을 채워줄 아무런 자원도 없습니다. 과연 우리가 물리적인 기계에 지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인격적인 필요라는 것도 없게 될 것입니다. 자, 우리가 육체뿐만이라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우리가 몸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기껏해야 양껏 만족감을 성취해보려는 일정도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육체적 안락거리들'이라고 부릅니다. 즉 맛좋은 음식, 기분을 좋게 하는 술, 편안한 침대, 친구를 태워줄 때면 은근한 자부심과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는 멋진 차, 안내인과 주방장과 심부름하는 사람이 딸려 있어 문을 열고 테이블을 정하고 골프채를 세워두는 일마저도 다 대신 해줄 수 있는 근사한 컨트리 클럽 등이 거기 해당됩니다. 목표는 우리의 몸을 편안케 하고 쾌적한 기분으로 가득 채우는 것입니다. 우리가 인격적인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으심을 받은 인격적인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때 뒤따르는 진정한 비극은 인격적인 만족에 대한 자신들의 놀라운 잠재력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적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가장 깊은 기쁨과 만족은 오감을 통해 오지 않는다는 진리를 놓쳐 버렸습니다. 좀더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그리스도인들마저도 인격적인 고통을 육체적인 쾌락으로 떨쳐보려 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거부나 두려움이나 고독이나 공허함으로 상처를 받게 될 때 육체적인 감각들을 자극시킴으로써 그런 데서 벗어나고 싶어지는 유혹을 떨쳐버리기란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루할 때 과자를 먹어대고, 긴장될 때 뜨거운 목욕물 속으로 들어가며, 고독해질 때 자위행위를 합니다. 마음속의 고통을 좋은 기분으로 바꿔줄 수 있는 것이라면 어느 것이든 합니다. 육체의 감각 가운데 성적인 자극과 발산만큼 쾌락적이고 홀딱 빠지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자신을 단지 육체로만 여긴다면, 그리하여 육체적으로 기분이 좋게 해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찾아나서고자 한다면, 섹스야말로 확실한 보증서입니다. 성적인 쾌락의 추구는 하나의 강력한 몰두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에로스적인 흥분을 향한 충동적인 갈망은 인간을 하나님과 타인으로 더불어 인격적인 교제를 나누도록 지어진 참된 인격으로 보기를 거부하는 데서부터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인격적인 안전감을 찾지 못해 괴로워하는 여자들은("남편은 나에게 진짜 관심이 있는 것 같지 않아" 등)종종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그 고통을 잊어보기 위해서 음식이나 새옷이나 괜찮은 일거리로 주의를 돌립니다. 성적 발산이라는 육체적인 쾌락은 참된 안전감이라는 인격적인 기쁨을--적어도 그 순간만큼은--철저히 대신해 주는 듯합니다. 자신의 인격적인 적절감에 대한 회의로 평안과 자존감을 잃어버린 채 괴로움 당하고 있는 남자들은 성을 통한 남성적 성취라는 고통없는 대용품으로 재빠르게 내닫습니다. 많은 남자들이 아내로부터의 거부를 혼외정사를 벌이거나 포르노 잡지를 사보거나 음란한 공상을 하면서 자위행위를 하는 것 등을 통해 풀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먹혀 들어갑니다. 적어도 당장은 짜릿한 기분을 가져다줍니다. 그러나 성적인 쾌락은 거부나 비난으로 말미암은 인격적인 문제들을 경감시켜주거나 해결해 주기는커녕 사실은 그 고통을 육체적인 감각으로 가려주는 역할밖에는 하지 못합니다. 그것은 마치 뇌종양에 걸린 사람이 술에 취하게 되는 경우와도 같습니다.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지만 그는 서서히 죽어가는 것입니다. 해결되지 않는 인격적인 문제--안전감과 중요감의 부족--는 여전히 해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요구는 종종 더 많은 육체적 쾌락을 찾아나서게 하는 강한 촉진제 작용을 하게 합니다. 이제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맨 처음에 인격적인 고통을 잊기 위해 찾았던 성적인 쾌락이 이제 거기에 점점 무감각해지게 되면서 우리의 인식 속에서 고통을 몰아내버려, 이제 문제는 더 이상 인격적인 것으로 남아 있지 않고 오직 더 많은 육체적인 쾌락만을 갈급하게 합니다. 쾌락이 많아지면 인격적인 고통은 점점 더 의식 속에서 사라져가고 육체적인 즐거움에 대한 요구만이 점점 더 강렬해져 더 많은 성경험을 찾게 됩니다. 그런 게 반복되어 마침내는 완전 타락이라 말해도 좋을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뜻에서 시작한 노력이 끝내는 해결은커녕 더 많은 문제들만 일으켜버린 셈입니다. 즉 죄책감, 합리화, 육체의 소욕에 더욱 종이 되어져 있는 모습,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인격적인 문제들 등이 남아 있으니 과연 죄의 삯은 사망이라 하겠습니다. 그 길은 옳은 길 같아 보이지만 종국은 인격적 파멸입니다. 사실 단순히 성적 오르가즘이라는 육체적 쾌락의 욕망에 의해서만 행해지는 정사(동성연애도 포함하여)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그 비할 바 없는 스릴 자체만으로도 강한 유혹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더 많은 쾌락을 쫓는 우리 사회의 미친 듯한 모습이 분명히 보여주는 바 섹스의 충동적인 매력은 사실 섹스가 우리를 비안전감과 비중요감의 집요하고도 전율케하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따뜻하면서도 흥분이 있는 구제책이 돼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입니다. 요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섹스는 인격적인 문제에 대해 육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불행히도 그것은 아주 잘 먹혀 들어가는 것 같아 보입니다. 절정을 느끼는 짧은 신비의 순간, 정신의 온전감의 자리엔 육체의 짜릿한 흥분이 군림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영원하고도 참된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단의 가장 그럴듯한 모조품은 섹스가 주는 순간적으로 격렬한 육체적 쾌락입니다. 그는 우리에게 우리의 육체가 성적 흥분으로 취해있는 순간 우리는 우리가 갈망하는 모든 만족의 최고점에 도달한 것이며 그보다 더 깊은 즐김이란 아무것도 없는 것이라는 설득해옵니다. 그리고 그의 이런 주장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단지 비인격적인 물체로부터 진화된 육체로만 생각하고 인격적인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참된 인격으로 생각하지 않는 한 그만큼 그럴듯한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여자로 하여금 한 순간만 자신이 바람직한 사람, 여성다운 사람, 요구되는 사람, 안전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섹스, 남자로 하여금 당장은 자신이 매력있는 사람, 적절한 사람, 남성다운 사람,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섹스, 이것이 바로 사단이 제시해오는 '흥미를 좇는 섹스'입니다. 사단은 서로에의 사랑에 찬 섬김을 바탕으로 한 의미있는 관계는 가져다줄 수 없습니다. 흥미를 좇는 섹스는 하나의 몸 동작에 지나지 않습니다. 육체는 채워줄지 몰라도 인격은 텅 비고 절망적인 상태로 남겨둡니다. 그것이 주는 것은 인격의 의미가 빠져버린 육체의 쾌락입니다. 육체적 연합 하나님은 우리에게 흥미를 좇는 섹스 이상의 것을 주십니다. 그분이 마련해두신 육체적 연합에는 성적 친밀함을 통한 온당한 육체적 쾌락은 물론이고 더불어 의미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육체적 연합에는 육체의 쾌락과 인격의 풍부한 의미가 똑같이 포함되는 것입니다. 이제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살펴보겠습니다. 하나님의 세상에서는 인격적 의미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계획에의 동참 여부에 의해 좌우됩니다. 모래성과 같이 영원한 영향력 없이 이내 사라져버릴 것을 짓는 일에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결코 부서지지 않을 것을 짓는 일에 참예하는 것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결혼관계란 사람을 세우기 위해 하나님이 만드신 제도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것은 남편과 아내에게 아주 독특한 친밀함을 통하여 한 불멸의 인간을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그러므로 결혼의 유의미성을 즐기기 위해서는 배우자를 세워주기 위한 상호 섬김에의 일회적 결단과 반복되는 헌신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배우자를 섬길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찾아내서 많이 살려낼수록 우리의 결혼은 더 많은 의미로 가득 차질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앞에서 살펴보았던 정신적 연합입니다. 그런데 내가 아내의 인격적인 필요들을 섬기려 하다 보면 나는 내 속에도 그런 필요들이 있는 것들을 보게 됩니다. 이 시점이 바로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나의 유일한 힘이며 그분만이 내가 올바르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채워주실 수 있다는 확신을 아주 진지하게 떠올려야 하는 시점입니다. 사실(그리스도 안에서 나는 안전하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사실로 주장하면서, 나는 믿음으로 자신을 인격적으로 이미 채움받은 남편으로 여겨 그러한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다가가서 내 마음 속에 부어주신 그 사랑을 보상의 기대없이 그녀에게 나눠주어야 합니다. 그녀가 사랑과 존경으로 반응해 온다면 나도 기분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가 무시나 비판이나 무관심 따위로 반응을 한다면 나는 상처를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나는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하며 따라서 아내의 반응에 위협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굳게 붙들고 있어야 합니다. 부부가 둘 다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들이 온전하여졌음을 인식한 상태에서 서로를 대하면 대할수록 그들의 결혼엔 점점 더 영적 연합이 이루어져갈 것입니다. 인격적으로 의미있는 결혼은 정신적 연합에 의해 좌우됩니다. 또한 정신적 연합은 영적 연합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 두 가지 연합이 이루어질 때 관계는 살아있는 것, 친밀한 것이 됩니다. 인격의 가장 깊은 부분들이 만져지게 되고 나눠지게 됩니다. 대화도 "오늘 저녁식사는 뭐지?", "올해는 휴가를 어디서 보낼까?", "오늘밤 섹스를 원하세요? 벌써 한 달이나 됐어요" 등의 일상적인 것들에서 보다 깊은 것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성관계에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친밀감이 생겨납니다. 늘 정해진 리듬에서 벗어나 그때그때 다른 표출이 가능해집니다. 강도는 줄어들지라도 빈도는 늘어나 점점 더 연합이 깊어져 갑니다. 비로소 성행위는 이미 존재해온 풍요한 인격적인 연합 속에서 서로의 육체를 즐기는 것이 됩니다. 이제 "사랑을 한다(make love)"는 표현보다는 "사랑을 표현한다(express love)"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립니다. 아가서는 사랑에 찬 헌신으로 연합된 두 남녀 사이의 취해버릴 것만 같은 성행위의 쾌락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연합되는 두 육체는 이미 연합되어져 있는 그들의 두 인격 속에 보금자리를 폅니다. 잠언은 젊은 남자들에게 아무하고나 성적인 쾌락을 즐기는 것을 피하고 오직 아내와 더불어 그것을 온전히 즐기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성적 쾌락은 성적 쾌락이고, 영적 연합과 정신적 연합의 관계 속에서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두 인격이 육체적으로 하나가 되는 것은 그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문제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육체적 연합을 인격적 의미가 수반되는 육체적 쾌락이라고 정의하였는데, 이제 그것을 좀더 자세하게 하여 정리해보겠습니다. 육체적 연합이란 *자신의 필요들을 주님으로부터 채움받고 상대방의 필요들을 채워주기 위해 자신을 하나님의 도구로 드린 부부가 나누는 성적 쾌락입니다. *배우자에게 육체적인 영역에서 최대한의 성적 쾌락을 주겠다고 하는 섬김에의 헌신으로부터 나오는 성적 쾌락입니다. *감각적 흥분과 성적 만족의 경험을 서로에게 충분히 나누어주는 성적 쾌락입니다. *부부 각자에게 그들의 끊을 수 없는 끈에 대한 인식을 더욱 강화시켜주는 성적 쾌락입니다. 육체적 연합의 장애물을 극복하는 법 하나님이 남편과 아내들로 하여금 섹스를 즐기도록 하셨다면 왜 그리도 자주 섹스는 조화와 흥분과 만족보다는 다툼과 권태와 실망의 근원이 되는 것입니까? 이 세상의 바람둥이들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면 육체적 연합을 위한 침실에서의 연약한 노력보다는 맘만 먹으면 찾을 수 있는 호텔이나 여관에서의 흥미를 좇는 섹스가 훨씬 더 즐길 만한 것이 될 것입니다. 언젠가 한 남편이 나에게 자기는 그리스도인 아내 앞에서는 발기불능인데 불신자인 정부 앞에서는 정력적인 성행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성경이 요구하는 도덕은 그로 하여금 독신생활을 꿈꾸게 만드는 역할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흥미를 좇는 섹스나 육체적 연합 가운데서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그리스도인이든 아니든) 말할 것도 없이 인격적 의미가 수반되는 성적인 쾌락을 선택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좇는 섹스(의미가 빠져버린 쾌락)나 일체의 연합이 없는 상태(쾌락도 없고 의미도 빠진 상태)를 선택할 것입니다. 믿음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다수가 기존의 재미없는 관계와 성적 좌절감을 뒷전으로 한 채 도덕의 선을 넘어서 최소한의 흥미라도 줄 수 있는 다른 것들을 찾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에 성적 쾌락이 널려 있다는 사실은 두말 할 필요도 없습니다. 흥미를 좇는 섹스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결혼관계에 대한 성경적인 연합의 개념은(사실상 어떤 종류의 인격적 관계의 개념도)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많은 그리스도인 부부들을 낙심케하는 사실이지만 종종 인격적인 관계를 이뤄보려는 노력들이 성적 쾌락을 더해 주기보다는 오히려 방해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섬김에의 헌신을 실행하려는 결심으로 서로에게 서로를 열어 놓는 쉽잖은 일을 해나가다 보면 부부는 이내 갈등과 치유되지 않은 상처들과 때로 성적인 불씨에 찬물을 끼얹고 마는 풀리지 않는 긴장들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왜 이래야 합니까? 하나님은 결혼 밖의 섹스는 금하셨습니다. 그런데 친밀한 관계를 이루어감으로써 결혼서약을 지키려는 바로 그 노력이 성적 쾌락을 방해하고 나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나님은 우리가 성숙해가는 인격적인 관계 속에서 섹스의 기쁨을 경험하기를 원하십니다. 이제 이장의 남은 부분에서는 왜 결혼이 성적인 쾌락의 경험에 있어 최악의 환경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육체적 연합을 이뤄내는 완벽한 환경으로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한때 뜨거운 논의를 불러일으켰던 매스터즈와 존슨의 참신한 연구를 필두로 하여 최근 몇 년 동안 인간의 성적 대응양상에 대하여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광범위한 연구를 통하여 인간의 성적 흥미를 떨어뜨리고 정상적인 유형의 성적 자극과 오르가즘의 발산을 방해하는 데는 크게 세 부류의 서로 연관성 있는 문제들이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개념이 대두되었습니다. 그 세 가지 문제들이란 다음과 같습니다. 1. 개인의 문제:섹스와 상관이 있는 과거의 정서적 상처(예컨대 강간, 근친상간, 성적 호기심에 대한 처벌 등)로 인하여 지니게 된 개인의 컴플렉스나 심리적 억압들을 말합니다. 2. 관계의 문제:대화의 문제들, 분노와 적개심, 거절에의 두려움, 과거에 대한 죄책감 등에서 비롯되는 두 사람 관계의 긴장들을 말합니다. 3. 기술의 문제:상대와 더불어 성적으로 관계를 맺는 법, 욕구와 자극과 끌어올리는 법 등에 관한 적절치 못한 지식을 말합니다. 이 가운데 가장 쉽게 고칠 수 있는 것은 기술의 문제입니디. 다른 두 가지 문제에는 보다 다루기 힘든 인격의 어려움들이 개입되어 있어서 더 깊은 통찰과 고통이 뒤따르는 감정의 극복작업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이 육체적 연합이라는 좁고 협착하고 먼 길을 떠나 흥미를 좇는 섹스라는 넓고 편하고 가까운 길을 찾아가는 한 가지 확실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물론 그리스도인들은 그 길을 선택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성적 쾌락의 기초로서 관계를 세워가는 수고를 기꺼이 감당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흥미를 좇는 섹스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은 모조품에 서명을 하신 적이 없습니다. 그분은 우리가 육체적 연합에 이르는 좁은 길을 능히 걸어갈 수 있도록 우리에게 모든 필요한 자원들을 공급해 주십니다. 그 자원들이란 무엇입니까? 이제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이 세 가지 육체적 연합의 장애물들을 극복하라고 주시는 무기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개인의 문제 내가 보기에는 우리가 '정서적인 컴플렉스' 또는 '심리적인 장애들'이라고 이름 붙이는 그 모든 문제들이 사실은 채워지지 않은 인격적 필요들에서 비롯되는 증상들입니다. 타인을 믿거나 자신을 개방하거나 결정을 내리거나 일하지 않고 쉬는 것 등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한 번도 예수그리스도 안에 있는 안전감과 중요감을 충분히 깊이 있게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겉으로는 심리적인 문제들로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가치에 대한 채움받지 못한 필요들입니다. 이 필요들이 채워지지 않은 채로 남아있는 이유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말씀 그대로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또 자기가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안전하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주장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나 예를 들어서 생각해봅시다. 한 소녀가 자기 아버지에게 희롱을 당합니다. 그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통하여 소녀는 남자는 상처를 주는 자이며 따라서 결코 믿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배우게 됩니다. 이제 그녀는 자기의 안전감의 필요는 채워질 수 없으며 언제고 남자와는 거리감을 유지함으로써 남자의 거절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것이 현명할 거라는 신념 속에서 자라가게 됩니다. 어느날 이 여자가 결혼을 합니다. 남편은 그녀와의 첫날밤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그녀에게 접근해 가자 일은 벌어지고 맙니다. 그녀는 안으로 얼어붙습니다. 불안하고 긴장됩니다. 남편은 애써 참아 보지만 끝내 자신의 실망과 좌절감을 숨길 수 없습니다. 이 여자는 끔찍한 기분이 들면서도 자신에게 뭐가 잘못됐는지를 모릅니다. 시간도 도움이 안됩니다. 몇 달이 지났지만 그녀는 점점 더 성관계를 마다하고 자기의 감정적인 고통을 피하는 데에만 신경을 씁니다. 남편은 마지못해 유혹을 몇 번 더 해보다가 포기하고 맙니다. 그러다가 여자가 죄책감에 못이겨 억지로 자기에게 '봉사'를 해올 때면 그냥 기계적으로 관계에 응해주는 정도에서 눌러앉고 맙니다. 이 부부는 교회에 함께 나와 나란히 앉아 있어도 그 사이에 따뜻함이 전혀 없습니다. 찬송가를 같이 보는 것이 그들의 연합의 정도를 나타내준다고나 할까요. 이들에게 있어 즐겁고 만족스런 섹스란 불가능한 꿈과도 같습니다. 비극의 시작은 개인(이 경우엔 아내)의 문제입니다. 이 여자의 문제의 핵심을 유의해 보십시오. 지금 이 여자는 자기가 남편에게 자신을 내어주면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남편이 자기를 잘못 대하게 되면 자기는 비안전감의 고통에 직면하게 될거라는 잘못된 신념으로 말미암아 두려움에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이 여자의 문제를 어린 시절의 성적 희롱으로 규정해서는 안됩니다. 물론 그것은 끔찍한 일입니다. 그러나 진짜 피해는 그녀가 믿고 있는 바에서부터 비롯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녀의 인생은 남자와의 성관계는 한 여자로서의 자신의 안전감에 막대한 위협이 될거라는 가정에 의해 지배되어 왔던 것입니다. 그 가정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경우 사랑받고 싶고 관계 속에서 안전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기본적인 필요는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채워졌습니다. 그러나 이 여자는 이 진리에 근거해서 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아직도 자신의 안전감을 채워줄 사람으로서 자기 남편을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까워질수록 비안전감이 더해질거라는 신념 때문에 남편으로부터 늘 멀리 있으려 했고 그 결과 육체적 연합은 불가능한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이 여자에게 남편이 그녀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여자로 하여금 성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이 사랑에 대한 자신의 필요에 막강한 위협이 될거라는 신념을 바꾸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녀의 사랑의 필요가 하나님의 사랑으로 참으로 채워졌다면 남편의 거절이 고통스러운 것이 될 수는 있어도 위협적인 것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변찮는 신실하심으로 인하여 그녀의 안전감의 필요는 여전히 온전히 채워진 상태입니다. 이제 그녀는 그 바로잡은 신념을 바탕으로 하여 자기를 지켜줄 주님의 사랑만을 의뢰하는 가운데, 지금의 안전한 위쪽으로부터 자기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있는 저 낭떠러지의 밑바닥을 향하여 뛰어내려야만 합니다(제2장에서 얘기한 비유를 사용한다면). 내가 이 여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면 나는 그녀에게 앞으로는 절대로 거절의 두려움 때문에 뭔가를 피하지는 않으리라고 결심하도록 촉구할 것입니다. 그 다음 단계는 그녀가 두려워하는 일을 실행에 옮기게 하기 위해서 조심스럽게 행동계획을 세우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리는 일의 실제적인 측면이 될 것입니다. 어쩌면 그녀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또한 섹스를 위하여 남편에게 접근해야만 합니다. 남편이 쇼파에 앉아 TV를 볼 때 혼자 부엌에서 일을 할게 아니라 남편 옆으로 가서 바짝 달라붙어 있는 것을 과제로 내주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내가 상담했던 한 여자는 TV를 보는 동안 남편의 허벅다리에 자기의 손을 올려놓기로 했었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자꾸 이렇게 스스로 반복해서 말하라고 했습니다. "주님, 저는 지금 남편이 팔을 뻗어 오면서 이 이상의 것을 요구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렵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주님으로 말미암아 안전하며 주님으로부터 사랑받는 여인임을 믿습니다. 이제 저는 남편이 뭘 원해오든 그리고 저의 두려움이 얼마나 크든 상관치 않고 그이를 섬기고자 합니다." 그 다음 상담시간에 그녀는 다음과 같이 보고했습니다. 자기가 안전하게 물러나 있을 수 있는 낭떠러지의 위쪽으로부터 이용당하고 있고 더럽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저 밑바닥을 향하여 뛰어내리기로 결심하는 순간 하나님의 사랑의 진리가 자기의 두뇌 깊숙이 구멍을 하나 뚫는 것 같았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의 밧줄이 거기 단단히 묶여졌습니다. 그녀는 파괴되기는커녕 하나도 다치지 않고 온전했습니다. 이용당하고 있다는 느낌 대신 유용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듯 개인의 문제는 채워지지 않은 인격적인 필요들의 증거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채워지지 않은 이유는 (1)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이미 안전하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믿지 않거나 (2) 우리를 가장 두렵게 하는 그 일을 행함으로써 그 믿음을 구사함에 있어서 모종의 두려움으로 말미암아 그것을 꺼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념적으로 정리해보면 육체적 연합을 방해하는 개인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먼저 영적 연합을 이루는 것이라고 명백히 말할 수 있습니다. 즉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인격적인 필요들을 채워주신다는 사실을 믿고 이제 커다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옳은 일이라면 기꺼이 실행함으로써 그 믿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관계의 문제 육체적 연합을 방해하는 두 번째 부류의 장애물은 사람 사이의 관계와 상관이 있는 문제들입니다. 부부간의 긴장들은 각 개인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문제들은 부부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들입니다. 사람이 만일 자신의 본질적인 필요들을 채워주실 분으로서 온전히 주님을 의뢰하지 않는다면 그는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로 향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그들의 목표는 자신들의 사람과 사물들의 세계를 어떻게든 만족감을 누릴 수 있는 방향으로 조정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조작의 목표--내 맘에 안 드는 것을 내 맘에 들게끔 바꾸려는 시도--가 발동이 걸리는 것입니다. 남편들은 아내가 좀더 날씬해지고 잔소리를 그치며 침실에서 좀더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또 자기의 의견에 잘 따라주는 사람이 되게 하려고 합니다. 아내들은 남편이 좀더 일찍 들어오고 집안 일을 더 많이 거들어 주며 좀더 낭만적이 되고 아이들하고 좀더 많은 시간을 보내주며 감정을 좀더 솔직히 표현해주는 사람이 되게 해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이런 조작적인 목표들(보기엔 아주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예:"아무튼 남편이란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 아닌가요?")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난점은 그 목표들이 하나같이 다 "스스로 통제가 불가능한 목표에는 결코 책임을 지지 말라는"정신세계의 기본법칙을 위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대편의 반응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영향력은 줄 수 있지만 통제는 불가능합니다. 여러분의 배우자가 조작 당하기를 거부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여러분은 상대를 변화시키려는 여러분의 노력이 효과를 나타내리라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물론 자꾸 압력을 가하면 변화가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종종 보듯이 그 변화는 내가 바라는 것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일어나곤 합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목표가 이뤄지지 않을 때 사람들은 분노나 불안이나 죄책감을 느낍니다. 한 남편이 있어 그의 목표가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하여 아내로부터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었는데 만일 아내가 전혀 다른 소리("뭐 어쨌다구요?")를 해온다면 이 남편은 분노를 느낄 것입니다. 아내가 자기의 목표를 분질러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제 한 아내가 있어 그녀의 목표는 남편이 자기를 부드럽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이었다고 합시다. 그런데 과거에 이 남편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아내에 대하여 가슴아픈 말들을 잘 하기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혹 모임 중에라도 있게 되면 아내는 남편이 또 무슨 말을 할까 싶어 불안해 집니다. 그녀의 조작적인 목표는 남의 태도에 위해 좌우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녀는 불안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엔 완벽주의자 밑에서 자란 한 남자를 생각해봅시다. 그는 자기 아내와 아이들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을 목표로 세울 것입니다. 그는 언제나 가족들에게 영적으로 성숙한 본의 모습을 보여야만 자신이 가치있는 사람이 된다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이 무거운 짐을 진 남자는 자기가 가족들을 실망시켰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아빠, 오늘은 아빠가 피곤하시니까 공놀이는 내일 해요")죄책감을 느낍니다. 자기의 목표가 도달할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기가 그것을 이뤄내질 못했다고 자책할 것입니다. 이 세 가지 곤란한 감정들은 모두 성적 자극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배우자를 향하여 분노와 성적인 감각을 동시에 느낀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배우자와 관련하여 불안을 느끼고 있다면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인 차분하고 편안한 마음 상태를 가지게 되기란 아주 어려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마음을 짓누르는 죄책감도 성적인 흥분을 억제할 것입니다. 요컨대 즐거운 성생활을 방해하는 부부 사이의 문제들은 조작적인 목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대화의 어려움이나 함께 보낼 시간의 부족 그리고 솔직한 나눔에의 실패 따위는 모두 이 자기중심적인 목표들의 결과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나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 배우자를 조작하려는 목표를 그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 내가 그를 섬기겠다는 목표로 과감히 바꾸십시오. 이 변화가 일어날 때 앞서 말한바 우리를 축 쳐지게 하는 세 가지 감정들은 서서히 사라지고 그 자리에 동정과 따뜻함이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1. 섬김의 목표는 배우자에 의해 방해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배우자를 향하여 분노를 느끼도록 유발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2. 섬김의 목표는 오직 나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만 성취여부가 좌우됩니다. 따라서 상대가 어떻게 나올 것인가 하는 불안은 싹 가셔 버리고 맙니다. 3. 배우자 앞에서 주님을 대신한다는 이 목표는 도달이 가능한 것입니다. 적어도 그러한 기본 방향을 고수할 수는 있습니다. 누구나 이따금씩 실패를 하겠지만 우리에게는 자백과 용서, 회개와 새 힘의 자원이 있어 언제고 제자리로 돌아가 꾸준히 성숙해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스스로 죄책감에 시달릴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육체적 연합을 방해하는 문제들을 해결해가기 위해서 우리는 배우자와의 관계에 있어서의 자신의 목표들을 순간순간 점검해보아 잘못된 조작의 목표들은 자백하고 버리고 대신 올바른 섬김의 목표들을 취하는 작업을 계속해 가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정신적 연합을 이루어가는 과정입니다. 확실히 육체적 연합은 영적 연합과 정신적 연합의 연장으로서만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성적인 문제들이 있다면 우선 여러분이 영적 연합과 정신적 연합을 잘 이루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를 점검해보십시오. 기술의 문제 어떤 부부들은 자신들의 인격적인 필요들을 채워주는 분으로서 하나님을 의뢰하고 있고 서로 섬김의 헌신도 되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좋은 성관계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의 문제는 섹스의 기술에 대한 불충분하고 부정확한 지식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떤 부류에서는 복잡한 성기능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과 서로에게 낭만적이고 숙련된 성 상대가 돼주는 것 등에 관한 얘기는 영적이지 못하다는 식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적으로 자극하는 법과 상대방을 만족시켜주는 법에 대한 무지는 애초에 성을 창조하신 분이신 하나님께 조금도 영광을 돌려드리는 일이 아닙니다. 놀랍게도 참으로 많은 남자들이 무엇이 아내를 자극시키고 만족시켜 주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그들은 여성의 주요 성감대는 질이 아니라 클리토리스라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 그들은 여성이 감미롭고 부드러운 애무를 원한다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 그들은 또한 여성이 '얼른 해치우는' 방식보다는 낭만적인 전희를 바란다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 한편 많은 여자들은 분위기내는 의상과 같은 시각적인 자극들의 영향력을 잘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마지못해 하는 수락, 기계적인 응대, 신경질 적인 거절 따위가 남자한테 주는 위협이 어떠한 것인지를 잘 모릅니다. 그들은 또한 남자가 사정을 늦추는 것을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등의 기술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무지한 형편입니다. 나는 성문제의 본질적인 부분들을 아주 훌륭하게 설명해주고 있는 두 권의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팀 라하이와 비벌리 라하이(Tim and Beverly LaHaye)의 'The Act Marriage'이고 또 하나는 에드위트와 게이 위트(Ed and Gaye Wheat)의 'Intended for Pleasure'입니다. 이 책들에는 성경적인 안목에서 바라본 인간의 성 문제 제반에 대한 내용이 아주 자세하고 명쾌하게 그러면서도 재미있게 잘 나타나 있습니다. 매스터즈와 존슨, 그리고 카플란 등의 일반 책들에도 비록 성경적인 안목에서 쓰여진 것은 아니지만 성의 생리와 기술 그리고 여러 성 문제들에 대한 정확한 진단 등이 아주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옳고 그른 가치들을 잘 분별할 수 있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주의깊게 읽는다면 이런 책들도 아주 실제적인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영혼과 정신의 연합을 표현해주는 성적 쾌락의 경험인 육체적 연합은 결혼의 전인적인 연합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의 한 부분입니다. 영적 연합과 정신적 연합과 육체적 연합, 이 세 가지 연합이 모두 이루어져가는 결혼은 그 부부에게 있어 그리스도와 그의 신부인 교회의 영원한 연합에 대한 하나의 살아있는 비유가 될 것입니다. 이제 정리해보면 결혼의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영적 연합:나의 안전감과 중요감의 인격적인 필요들을 채워주실 수 있는 분으로서 오직 그리스도만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정신적 연합:상대방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신의 가치를 더욱 깊이 인식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하여 나 의 배우자를 섬기는 것입니다. *육체적 연합:인격적인 관계의 표현과 연장으로써 성적인 쾌락을 즐기는 것입니다. II 결혼의 기초 건설 머리말 '그리스도인의 결혼의 모습들'만 가지고 기독교를 본다면 기독교는 분명 형편없는 것으로 비쳐질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세속적인 가치와 인간의 힘에 의해서 행해지고 있고 유지되고 있는 세상의 결혼관계들과 별로 다를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결혼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능력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먼저 우리가 세상에 보여주어야 하는 것은 우리가 꾸준히 전인적인 연합--영혼의 연합, 정신의 연합, 육체의 연합--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뿐이라는 점을 깨달아야만 합니다. 그리스도인 부부에게는 불신자들의 성공적인 결혼을 훨씬 능가하는 참으로 심도있는 친밀함을 이룰 수 있는 자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상호 묵인과 무난한 양립의 수준을 결코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혼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는 제I부에서 성경적인 결혼이란 어떤 것이어야 하겠는가에 대하여 내 나름대로 이해한 바를 제시하였습니다. 제 Ⅰ부의 내용을 건축가의 청사진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제 우리는 그러한 결혼의 완성된 건물 모습을 한 번 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남아있는 중요한 문제는 이 예술가의 스케치를 살아있고 경험 가능한 실체로 옮겨내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이 문제가 더 크게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겠습니다만, 누구에게도 이 문제가 극복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맨 첫 단계는 이 청사진을 건축업자에게 갖다 주는 일입니다. 그가 이 설계도를 훑어보면서 이 건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정확히 어떤 재료들이 필요한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것이 제Ⅱ부에서 다루려고 하는 내용입니다. 나는 여기서 전인적인 연합의 관계를 건설하기 위하여 우리가 우리의 결혼이라는 건축현장에 가져와야 할 건축용 블록들이 무엇인지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나는 내 상담실을 찾아왔던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결혼을 위한 필수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어 보았습니다. 대답은 대답한 사람들 수만큼이나 많았습니다. 내가 판단하건데 비극적이리만치 많은 결혼들에서 참된 연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부부의 노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들의 건축용 블록이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목수가 망치를 힘주어 정확하게 두드릴지 모르나 나무와 못이 없다면 허사에 지나지 않습니다. 관계를 논할 때 얼마든지 꼽아야 할 블록들이 많이 있겠지만--예컨대 성실함, 정직한 노력, 충분한 기대, 따뜻한 느낌, 공동의 신념, 대화술 등--몇 가지 기본적인 블록들이 없이는 결혼의 연합의 목표는 이루어지지도 않고 이루어낼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결혼의 필수적인 건축용 블록들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입니까? 한 번 주문서를 보낸 뒤 그것이 도착할 때까지 우리는 얼마나 기다려야 합니까? 그것의 값은 얼마입니까? 혹 너무 비싸서 영적으로 부유한 사람들밖에는 아무도 살 수 없는 것이 아닙니까? 또한 거기 붙어있는 '조립 안내서'는 너무 어려워서 전문적인 결혼건축가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까? 성경을 정확히 읽어보면 거기 다음과 같은 복음이 있습니다. 결혼의 건축용 블록은 우선 숫적으로 몇 가지가 안됩니다.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공급은 무궁무진합니다. 값은 무료입니다. 안내서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고 그러면서도 성숙한 신자에게는 끊임없는 도전을 줄 수 있을 만큼 내용이 깊습니다. 결혼의 연합을 지어가는데 필요한 건축용 블록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은혜 2. 헌신 3. 수용 수서가 중요합니다. 우선 은혜를 가지지 않고는 참된 헌신을 가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선 상대에게 헌신되어 있지 않고는 그를 수용해야 할 때 수용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이 요소들을 다음과 같이 단계적인 순서로 나타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블록들이 각각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를 이제부터 서 장에 걸쳐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6 건축용 블록(1) 은혜 한 집사가 내 맞은편에 앉아 분노와 절망으로 고개를 흔들고 있었습니다. "저는 20년 동안이나 주일학교 교사를 해왔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가정에 대해서도 많이 가르쳤습니다. 성경에 대해서라면 당신도 나 이상은 알고 있지 못할 겁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하나님이 원하시는 최선의 남편, 최선의 아버지, 최선의 집사, 최선의 사업가가 되려고 모든 노력을 다했고 하나님이 그것을 아십니다. 교회나 사업면에서는 모든 일들이 다 아주 잘 돼왔습니다. 그러나 어떤 수를 써보아도 결혼만큼은 내 힘으로 안되는 겁니다. 이제 너무 지쳤고 너무 비참하고 너무 분합니다. 다 끝낼 생각입니다. 실은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습니다. 그것이 잘못이라는 걸 압니다. 하지만 죄에 대해서 저한테 설교하려 들지는 마십시오. 만일 당신이 내가 집에서 끓이고 살아가야 하는 그 좌절감들을 안다면, 당신도 단지 얘기하고 쉴 수만이라도 있는 여자가 나에게 얼마나 필요한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린 아직 함께 잠을 자진 않았지만 내가 그걸 원한다는 걸 하나님도 아십니다. 그 여자는 집사람이랑은 정말 다릅니다. 이제 집사람과는 다 틀렸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백방으로 노력을 해보았습니다. 우리가 결혼한 지 지금이 22년째인데 정말이지 그동안 한 번도 딴 여자에게 눈길을 줘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주님을 기쁘시게 하기 원합니다. 정말입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의 결혼을 원상으로 돌아가게 하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러분이 상담자라면 뭐라고 말해주겠습니까? 만일 내가 앞에 말한 결혼의 연합이라는 개념들에 대해 얘기를 해준다면, 모르긴 몰라도 그는 쓴웃음을 웃으며 넌더리가 난다는 듯 고개를 저으면서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좋은 말 같군요. 당신이나 그것 가지고 잘 해보시기 바랍니다. 나의 결혼에는 그것도 소용이 없습니다. 다 해봤다구요." 아내가 변화되든 말든 성경적인 남편이 되리라는 목표를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고 강의를 몇 차례 해준다 해도 아마 반응은 별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훌륭한 결혼이란 기도의 제목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반대로 좋은 남편이 된다는 것은 책임지고 추구해야 할 목표라고 얘기해준다 해도 그의 절망을 열의에 찬 협조로 바꿔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무엇이 문제입니까? 일체의 희망을 거부하고 있는 이 사람의 태도에 모자라는 것은 어떤 점입니까? 이제 우리는 이 사람의 죄의 행동 저 밑바닥을 들여다보아 그가 어떤 기본적인 진리들을 믿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죄의 뿌리는 반항적인 불신이고, 반항적인 행동은 그것이 눈에 보이게 나타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사람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우리는 먼저 그가 잘 대답하고 있는 그의 핵심적인 질문들부터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내가 보기에 이 절망에 빠진 남편은 좋은 질문에 대한 잘못된 대답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그의 질문을 보십시오. "이 결혼을 나의 절망을 정당화시켜주는 파국이라고 여기지 말아야 할 무슨 충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성경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여기서 더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무슨 이유라도 있는 것입니까?" 이 물음은 온당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 쉽잖은 물음들을 살짝 피해 가거나 아니면 얄팍한 동의에 지나지 않는 상투적인 대답으로 막음해 버리고 싶은 유혹이 있습니다. 이 남편에게 그리스도가 그의 필요들을 채우셨고 또 성경이 그렇게 하라고 말했으니 가서 아내를 마땅히 해야 할 바대로 사랑하라고 말해 준다면 그것은 좋은 충고가 될는지는 모르나 그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충고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 사람이 계속 결혼생활을 하게 되려면 우선 그렇게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믿게 해줄 어떤 이유가 필요합니다. 한 번은 한 경건한 부인이 찾아와 자기가 느끼는 좌절감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었습니다. 자기의 남편은 믿지 않는 사람인데 몇 년 동안 한 번도 섹스에 관심을 보여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인격적으로 거부당했다는 느낌뿐 아니라 성적인 좌절감까지 함께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기도와 말씀을 통하여 자신의 좌절감을 죄와 타협하지 않으면서 잘 다루어 나갈 수 있는 힘을 얻은 것까지는 좋았으나, 남편을 따뜻하게 받아주기도 해보고 감각적으로 유혹을 해보기도 하는 등 갖은 노력을 다해 보아도 남편은 조금도 성적으로 자극을 받는 기미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당혹스런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나의 성욕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내다 보면 나의 육체는 필사적으로 만족을 찾아 외쳐대는 것만 같은데요." 이 부인의 이 온당한 성적 좌절감이라는 문제 밑에는 다음과 같은 더 깊은 의문이 깔려 있습니다. "이 상황은 정말이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내가 알고 싶은 건 자위행위를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혼외정사를 가져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가 아냐. 내가 정말 알고 실은 것은 이 문제가 정말 이 절망 상태에서 끝나고 마는 문제인가 하는 점이야. 만일 그렇다면 나는 기준을 낮추고 타협을 해서라도 무슨 구제책을 찾을 거야. 만일 그렇지 않다면 계속 도덕기준을 지킬거고." 이 부인에게 성경적으로 살라는 권면이 의미있는 말로 들려질 수 있으려면 우선 이 의문이 해결이 되어야만 합니다. 또 한 부인은 불안스러운 태도로 이런 얘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자기 아버지는 존경받는 목사인데 자기가 어렸을 때 반복적으로 여러 차례 자기를 성적으로 희롱했다는 것입니다. 그녀가 상담을 하러온 것은 남편이 성행위를 위해 접근해올 때마다 그만 얼어붙어 버리고 마는 자신의 반응을 녹여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나는 남편에게 성적으로 내 자신을 참으로 내어줄 수 없을 것만 같아요. 그래야 한다는 걸 알아요. 나는 그이와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하나가 되기를 원하며,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과감히 시도하라는 당신의 말도 다 들었어요. 나는 정말 그렇게 해보았어요. 그리고 남편도 놀랄 만큼 잘 참아 주었어요. 하지만 아무런 진전도 없었어요. 이러기를 6년째예요. 섹스에 대해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내 기분이 좋아질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우리 아버지의 죄의 영향력이 이토록 깊은 거예요." 이럴 때 하나님이 그녀의 필요들을 채워주셨음을 상기시키며 다시 남편에게 성적으로 접근해보라고 격려해주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놓치는 것입니다. 그녀의 진짜 물음은 "나는 어떻게 해야 돼요?"가 아니라 "정말 무슨 희망이 있는 건가요?"인 것입니다. 여기 절망에 빠진 남편, 좌절감에 빠진 아내, 그리고 아버지의 죄의 희생자가 된 아내가 던져오는 쉽지 않은 질문들이 있습니다. 이런 싸움들은 "다 잘돼 갈 거야," "더 열심히 임하면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실 거야," "이제 자책감은 그만 느끼고 마땅한 모습으로 살아봐,"와 같은 식의 반응으로는 결코 가라앉지 않습니다. 더 깊은 물음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더 이상의 순종에 아직도 의미가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이 절망으로 다 끝입니까?" 정말 정직하게 자신을 되돌아볼 때 구제가 불가능해 보이는 밑바닥 상황에 한 번도 처해본 적이 없는 결혼이 과연 있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그런 결혼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나 자신의 경우만 하더라도 아내와의 사이의 벽이 너무 높아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을 것 같고 또 너무 두꺼워 도저히 깨뜨릴 수 없을 것만 같던 순간들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나는 희망을 불러일으키기가 참 어렵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우리의 연합을 방해하고 있는 장벽들이 어떻게든 무너질거라고 믿는 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절망적인 질문들에 부딪히게 될 때 우리는 어찌해야 합니까? 시험에 합격할 수 없을 거라면 걱정하고 있는 학생에게는 공부하는 기술들에 대한 조언이 아무런 자극도 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어떠한 좋은 일도 일어날 수 없다고 믿고 있는 한 우리는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것에 아무런 흥미도 갖게 될 수 없습니다. 결혼의 책임들이 재미없는 의무가 아니라 멋진 기회로 여겨질 수 있으려면 우선 그 사람의 기본적인 태도가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어야만 합니다. 이런 바뀜이 가능하게 하려면 위에 나온 그런 쉽잖은 질문들에 대하여 정확한 대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관계가 죄의 파괴력에 의해 뒤틀려져 버린 이 세상에서 우리의 희망의 기초가 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인식밖에는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 주변에 뭐가 어떻게 잘못되든 우리에겐 언제나 책임감 있게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고 하는 온전한 확신은 필요불가결한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너무나 많은 부부들이 하나님이 한 번도 그들의 희망의 기초라 말씀해주신 적이 없는 약속들을 붙들고 있습니다. 그들은 만일 내가 내 할 바를 다하면 하나님은 나의 배우자를 사랑이 많은 그리스도인으로 바꿔주실거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는 결코 "다 잘돼 갈 거야"라든가 "하나님이 네 남편을 구해주시고 음주를 그치게 해주실 거야" 따위의 보장들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의 소망은 단지 누군가가 변화된다는 것 이상으로 훨씬 깊은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소망은 필연적으로 하나님의 은혜 안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히브리서에서 몇몇 구절들(특히 6:18, 19)을 인용하여 우리 영혼의 닻 되시는 그리스도 안의 확실한 소망에 대하여 열을 올려 말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너무도 만성화된 절망에 빠져있어서 "다 귀찮아" 상태에 처한 경우라면 성경의 어느 부분을 읽는 것이 좋겠는지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잘 생각해보십시오. 아마도 여러분은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라는 진리에 뿌리박고 있는 소망을 바라보는 눈을 뜨게 될 것이며 그리하여 연합의 건설을 위한 첫 번째 건축용 블록을 능히 제자리에 쌓아올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주께서 여러분을 위하여 여러분의 결혼을 바꾸시겠다고 약속하시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그리스도인의 소망은 배우자가 변화될거라든가 건강이 좋아질거라든가 재정상황이 피게 될거라는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환경을 우리가 바라는 대로 변화시켜 주시겠다고 약속하시지 않습니다. 그분은 다만 더 깊으신 그분의 목적을 위해서 그런 사건들을 우리 인생에 허락하실 거라고만 약속하십니다. 우리의 책임은 우리의 배우자를 내가 원하는 식으로 바꾸려는 뜻에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는 뜻에서 인생의 사건들에 반응해가는 것입니다. 내가 성경적으로 반응한다고 해서 아내도 똑같이 반응할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상대가 이혼을 청해 오든 음주를 계속하든 날로 더 잔소리를 늘어놓든 우리에겐 여전히 순종 가운데 인내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만일 부부가 둘 다 희망의 기초 위에 서서 성경적으로 살기 위해 진지하게 힘써 나간다면 최악의 결혼일지라도 분명히 되돌릴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한 쪽만의 힘씀이든 둘 다의 힘씀이든)분명히 소망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은혜라는 진리 안에 깊이 뿌리박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 마태복음 26장 65절 말씀은 아주 특이한 구절입니다. 주님께서 이스라엘의 대제사장 앞에서 재판을 받고 계셨습니다. 대제사장은 그리스도에게 그가 하나님의 아들인지를 분명히 말하라고 했습니다. 주께서 그렇다고 시인하시자 대제사장 가야바는 즉시 옷을 찢었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그의 이 행위에는 무슨 의미가 담겨 있습니까? 성경에는 옷을 찢는 사건들이 많이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가나안에서 승리를 주실 것이라는 사실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믿으려 하지 않았을 때 여호수아와 갈렙은 옷을 찢었습니다(민14:6).입다는 자기가 전쟁에서 돌아올 때 자기를 처음 맞이하러 나오는 사람을 번제로 드리겠노라는 성급하고도 경솔한 서원을 한 바가 있었는데, 정작 그 처음 나온 자가 자기의 딸이었을 때 그 역시 옷을 찢었습니다(삿 11:35). 루스드라 사람들이 기적을 보고 자기들을 신으로 경배하려 하자 바울과 바나바도 옷을 찢었습니다(행14:11__14). 얼마든지 더 예를 들 수가 있으나 이 정도로도 우리가 하려는 얘기에는 충분합니다. 옷을 찢는다는 것은 슬픔과 비통의 표현 양식이었습니다. 여호수아와 입다와 바울에 있어서 가데스바네아에서의 유대인들의 불신, 자신의 딸을 번제로 드려야만 하는 개인적인 비극, 그리고 사람의 왜곡된 경배는 모두 그들로 옷을 찢게 하기에 충분할 만큼 범상찮은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는 아무리 비참한 상황에서도 절대로 옷을 찢어서는 안된다고 하는 하나님의 특별한 명을 받은 일단의 사람들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모세의 율법 가운데에는 하나님의 제사장은 신성모독의 현장을 보았을 때에만 옷을 찢을 수 있다는 특수한 계명들이 들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제사장의 옷을 꿰매는 방법을 지시하실 때 우연히라도 찢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셨습니다(출 28:32, 39:23, 레 21:10). 예수님의 재판 때 가야바로 하여금 옷을 찢게 만들 수 있었던 원인은 오직 하나뿐이었으며 그것은 곤경에 대한 개인적인 슬픔이 아니었습니다. 여호와께서 아론의 두 아들을 치사 죽게 하셨을 때 모세는 급히 아론에게 말했습니다. "...옷을 찢지 말아서 너희 죽음을 면하고..."(레 10:6). 자식의 죽음과 같은 슬픈 일을 당하여 옷을 찢는다는 것은 제사장이 아닌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론은 하나님의 제사장이었기에 그에게는 그것이 죄였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어찌하여 왕 요시야는 옷을 찢음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여 복을 내리시게 할 수 있었음에 반하여(대하 34:27,28), 아론이 그렇게 하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말입니까? 왜 왕이나 다른 지도자들은 옷을 찢어도 벌이 없었는데(오히려 종종 복을 얻었는데) 제사장만큼은 옷 찢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습니까? 그 대답은 제사장들에게만 있는 특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구약 시대에는 오직 제사장들만이 장막의 성소에 들어갈 수가 있었고 여호와가 임재하시는 곳인 지성소에는 대제사장만이 일 년 일차에 한하여 들어가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 임재 가운데 선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아는 자는 대제사장밖에는 없었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을 막기 위해 속죄소에 희생양의 피를 뿌릴 수 있는 자도 대제사장뿐이었습니다. 오직 그만이 이런 식으로 하나님께 나아가고도 죽음을 면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제 그의 이러한 특권을 옷을 찢지 말아야 할 책임과 연관시켜 보십시오. 옷을 찢는다는 것은 재난에 대한 깊은 절망의 문화적인 표현 양식이었다는 점을 상기하십시오. 교훈은 분명합니다. 즉 하나님의 임재에 나아가는 자는 그 어느 것도 결코 재난으로 여겨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 진리는 다음과 같이도 표현해 볼 수 있습니다. 즉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를 의식하면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그 어떤 일이 일어나도 절망감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민일 제사장이 개인적인 슬픔 때문에 옷을 찢을 수 있다면 그것은 곧 인생에는 하나님이 해결해 주실 수 없는 문제들이었다는 걸 명백히 시인하는 셈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정녕코 사실이 아닙니다. 사랑이신 하나님, 영원의 하나님, 역사의 흐름을 주권적으로 이끄시며 동시에 그의 백성의 마음 가운데 거하시는 인격적인 하나님, 그분은 그 어떤 상황에도 충분한 해답이 되십니다. 그분을 기습공격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분의 지배능력 바깥에 있는 문제 역시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 인생에 그의 은혜로는 충분치 않을 수 있는 사건이란 도무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하나님께 직접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절망할 수 없습니다. 절망은 곧 하나님을 나의 이 상황들을 합력하여 영원한 선을 이루시기에 무능하신 분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신약의 신자들에게 계시된 가장 놀라운 진리들 가운데 하나는 그리스도의 몸은 지체들마다 모두 하나의 제사장들이라는 사실입니다(벧전 2:5). 이제 우리는 하나님의 보좌에 담대히 나아갈 수 있는 자들입니다. 우리는 또한 하나님은 우리의 문제를 이해하시고, 우리의 고난을 체휼하시며, 자신의 정하신 뜻과 우리의 복을 위하여 능히 우리의 환경 가운데 역사하실 수 있는 분이라는 사실을 확신하면서 그분께 나아갈 수가 있습니다. 여러분과 나는 구속받은 성도로서 이 제사장직의 특권을 누리고 있는 자들이기 때문에 결코 옷을 찢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어떤 상황도 절망하는 게 당연할 만큼 나쁘거나 어렵다고 생각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인생의 사건들이 우리를 넘어지게 하고 주저앉게 할 때, 그때가 바로 제사장권을 행사하여 하나님의 은혜의 보좌 앞에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절망 가운데 옷을 찢으며 고통에서의 해방만을 찾아 초급하게 다닐 것인지 아니면 하나님의 은혜를 온전히 의뢰하는 가운데 주를 위해 살리라 한 애초의 헌신에 조금이라도 타협하는 일을 한사코 마다할 것인지 선택은 우리가 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놀라운 은혜입니까? 우리는 본래 우리가 지금껏 지어온 모든 죄에 대한 결과를 그대로 당해야 하는 존재들이며, 모든 선한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 마땅한 존재들입니다. 그런데 거꾸로 우리는 우리의 대제사장으로부터 자원을 받아 사는 이들이 된 것입니다. 그분은 하늘의 재판관 앞에서 우리를 위하여 변호하시며 그 결과 우리는 무죄가 되었습니다. 또한 의롭다함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이제 그 재판관 자신의 영원한 돌봄과 보호를 누리게 까지 되었습니다. 이 거룩하신 재판관은 법정의 의자로부터 걸어나오사 자신을 우리의 사랑의 아버지로 드러내 주십니다. 여기서 다시 이 장의 서두에서 제기됐던 질문으로 돌아가 봅시다. 우리의 결혼관계가 맛을 잃어 다시 제맛으로 되돌릴 수 있는 아무런 그럴듯한 희망도 없을 때 우리 남편과 아내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그냥 상대방을 참으며 지내는 살아있는 순교자가 되겠다고 체념함으로써 옷을 찢어야 합니까? 이혼을 통해 이 결혼의 끔찍한 파멸을 피해 버림으로써 옷을 찢어야 합니까? 배우자보다 더 나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 관계를 나눔으로써 옷을 찢어야 합니까? 아니면 전능하신 목자의 제사장으로서 이런 일들을 죄다 가치 없고 안 어울리는 것들로 여겨야 합니까? 하나님이 계시는 곳에 결코 절망의 씨앗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결혼을 복되고 만족스런 관계로 회복하려 함에 있어서 어쩌면 배우자가 제몫을 다해 주지 않을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 앞에 신실함을 지켜 우리의 감정을 그분께 쏟아 놓고, 그분만을 구하리라 한 우리의 헌신을 새롭게 하며, 그분께서 앞으로의 나아갈 길을 인도하실 것을 신뢰한다면, 그분은 우리를 환난 가운데서 지켜 주실 것이고 우리와 더불어 풍요로운 교제를 나눠주실 것입니다. 우리에겐 계속 해나가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소망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충분합니다. 어쩌면 여러분의 배우자가 연합에의 길에 동조해주지 않을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헌신--첫째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 다음 다가오는 모든 기회를 살려 배우자를 섬기는 것--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여러분의 결혼은 아마도(많은 경우 거의 확실히)더 나아질 것입니다. 새로운 차원의 영적 성숙과 주님과의 교제를 맛보리라는 것은 틀림없다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결코 옷을 찢어서는 안되는 충분한 이유입니다.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결혼의 연합을 이루어가려 함에 있어서 우리는 결코 어떤 실패나 낙심이나 비극도 우리로부터 하나님은 우리의 결혼을 치료하실 수 있고 우리를 더욱 성숙시키실 것이라는 확신을 빼앗아 가도록 허용해서는 안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충분치 않을 만큼 비참한 상황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결혼 건축은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 살기로 다짐할 때 반드시 좋은 열매가 맺힌다는 의식적인 확신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확신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충만한 은혜라는 결혼의 첫 번째 건축용 블록에 달려 있습니다. 7 건축용 블록(2) 헌신 온전한 결혼의 두 번째 건축용 블록은 첫 번째 것 바로 위에 올려놓으면 아주 꼭 맞춘 듯이 어울립니다. 만일 우리에게 절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소망을 붙들 수 있을 만큼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이제 우리는 하나님이 뭐라고 말씀하시든 거기에 기꺼이 우리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는 그 소망의 힘을 좇아 삶으로써 비록 그만두고 싶은 유혹이 들 때에도 결혼을 계속 이끌어가기로 거듭 다짐할 수가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모든 상황을 합력하여 우리의 선을 이루실 수 있는 주님을 참으로 온전히 믿는다면, 결혼생활에 있어서 그 어떤 실패들의 집합도 우리로 이혼이나 포기를 심각하게 고려하도록 만들지는 못할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가 만일 그분은 단지 역사하실 뿐만 아니라 그분의 뜻은 언제나 선하시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존재 가장 밑바닥으로부터 그분의 길을 가기를 원하게--참으로 원하게--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이 어떠한지를 섬세하고 민감하게 알고 있는 그리스도인 한테는 순종이 강압적인 동조가 아니라 자발적인 선택이 됩니다. 물론 때로 자신을 굽히는 아픔이 따를 수도 있습니다. 값을 충분히 따져본 뒤에 내리는 순종의 결정에는 자연히 순종의 열망이 뒤따르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바로 두 번째 건축용 블록입니다. 즉 결혼의 헌신을 지킴으로써 하나님께 순종하고자 하는 깊은 열망--하나님은 선하신 분이라는 확신으로부터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열망--을 말합니다. 그러나 성경의 가르침에 순종한다는 것은 너무도 자주 달갑잖고 때로는 온전히 거슬리는 의무처럼 생각되며 특히 결혼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쉴새없이 불평을 늘어놓고 애정을 표현할 줄 모르며 남편의 사회적인 약점들을 빈틈없이 끄집어내는 아내와 결혼한 남편에게는 "아내를 사랑하라"는 말씀이 만찬에의 초대가 아니라 못을 밟으라는 요구처럼 들릴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남편이 아내의 머리라는 성경말씀을 빙자하여 자기의 이기심과 엉터리 요구들을 정당화해대는 남편과 결혼한 아내에게 있어 순종이란 굴욕적인 종속을 통하여 자기의 정체를 잃어버리는 기회로밖에 여겨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마치 돌보지 않는 폭군의 거친 요구로밖에 와닿지 않는다면 뭔가 잘못되도 대단히 잘못된 것입니다. 왜 우리는 때때로 성경말씀에 대하여 "의무니까 한다"는 식의 마지못한 태도로 반응하는 것입니까? 마치 침상에서 나와 팔굽혀펴기 50회를 실시하라는 훈련소 조교의 명령에 대한 신병의 반응처럼 말입니다. 길이 험하고 거칠지라도 우리는 주를 따르리라 하는 뜨겁고도 확신에 찬 미래관이 왜 우리에게 없는 것입니까? 어쩌면 우리는 아내를 사랑하고 남편에게 복종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잘못 이해하여 하나님이 한 번도 요구하신 적이 없는 일을 해내고자 애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문제는 좋은 것을 나쁘게, 나쁜 것은 좋게 보려고 드는 우리의 죄로 물든 본성에서도 그 원인의 일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순종에 대하여 때때로 비참한 태도로 임하는 그 배후의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한 가지 사실만큼은 분명합니다. 만일 우리가 마지못한 복종이나 어쩔 수 없는 동조의 마음으로 남편 혹은 아내로서의 헌신을 지킨다면 우리는 결코 헌신을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떤 사람이 선교에의 초청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말로 반응한다고 합시다. "좋아요, 좋아. 당신은 당신 몫을 했군요. 영 죄스러운 걸요. 굶어죽는 원주민들과 지옥으로 가고 있는 불신자들에 대해서는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거든요. 가야 된다면 가죠 뭐. 어디다 싸인하면 되나요?" 이 사람이 어떤 선교사가 되리라고 보십니까? 수많은 남편과 아내들이 자기의 결혼 책무에 대하여 바로 이런 태도로 반응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건축용 블록은 하나님의 뜻에의 순종이지만 그것은 결코 마지못해 하는 의무로서의 순종은 아닙니다. 물론 우리는 권위 아래 있으며 하나님의 명령을 준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순종은 단순한 의무를 훨씬 뛰어넘는 것입니다. 그것은 특권이며, 여타의 모든 기쁨들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리고 마는 심오한 기쁨에로의 기회입니다. 그런데도 왜 아내를 사랑하고 남편에게 복종하라는 명령은 때때로 그만 놀고 들어와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과목의 숙제를 하라고 다그치시는 부모님의 명령처럼 들리는 것입니까? 우리는 이 장에서 우리의 결혼의 헌신이 설혹 내 맘에 안 드는 배우자에의 섬김을 요구한다 할지라도 어떻게 그것을 이루어가기를 참으로 열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볼 것입니다. 그것은 다음 세 가지의 필수적인 개념들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요점1:하나님의 모든 명령에 순종하고자 하는 장기적이고 흔들리지 않으며 기쁨에 찬 헌신에 없어서는 안 되는 기초는 하나님의 선하심에 대한 명백한 믿음입니다. 요점2:하나님의 선하심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되는 순종은 의무에의 복종으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깊은 열 망의 수행으로서 경험될 것입니다. 요점3:결혼의 헌신을 지켜감에 있어 만일 기쁨이 없다면 그 잘못은 배우자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배우자가 얼마나 내 맘에 안 들든 마찬가지입니다. 기쁨이 없는 이유는 하나님의 선하심에 대한 내 믿음의 부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요점1:참된 헌신의 기초는 하나님의 선하심이다. 그리스도인 결혼 상담자들은 대개 사랑을 감정보다는 결정과 행동으로 정의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아는 것은 그분이 뭔가를 느끼셨기 때문이 아니라 그분이 뭔가를 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그러고 싶든 말든 어쨌든 배우자를 사랑하라는 권면을 듣습니다. 누가 와서 자기는 더 이상 배우자를 사랑할 수 없노라고 말하면, 이내 연속하여 사랑의 행동들을 하다 보면 머잖아 분명히 사랑의 느낌이 뒤따를 것이라고들 말해 줍니다. 이러한 생각의 바닥에는 우리의 행동의 기초는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이어야 한다는 올바른 가정이 깔려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우리의 변덕스러운 감정을 따라 살지 말고 그 대신 감정이야 따라주든 어긋나든 오직 성경의 가르침만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이렇듯 하나님은 당신이 하신 일을 통하여 오류의 여지없이 분명하게 당신의 사랑을 나타내셨습니다. 그러나 그와 똑같이 분명한 또 하나의 사실은 그분의 행동들엔 마음이 실린 감정들이 수반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분은 나를 위해 뭔가를 하신 분일 뿐만 아니라 나에 대해 뭔가를 느끼신 분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호세아서에서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의 반역과 불충성을 인하여 당신의 마음이 찢어지는 것만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분은 자비롭게도 이 백성을 누차 당신의 아내라고 부르곤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행동뿐 아니라 감정도 포함합니다. 마찬가지로 배우자를 사랑하려는 우리의 헌신도 생기 없고 기계적인 행동 이상의 것을 자아내야만 합니다. 즉 우리의 행동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습니까? 대개의 주장들은 장담하기를 사랑의 느낌은 사랑의 행동을 하면 자연히 뒤따를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우리가 누군가를 놓고 충분한 기간 동안 충분한 사랑의 행위들을 한다면 마침내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될거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가 갖고 있는 한 가지 약점은 그것이 문제의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많은 남편과 아내들이 단순히 배우자를 사랑한다는 것 자체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설득력 있는 목사나 상담자가 얘기를 강하게 해서 어떤 행동을 하게 할 수 있을는지는 몰라도 그 결혼엔 이렇다 할 발전이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딜레마에 부딪히게 됩니다. 만일 우리가 주관적인 열망으로 배우자를 사랑하기를 원해야만 한다면, 그런데 사랑의 행위들이 그 열망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면, 그때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계적인 친절 아니면 본격적인 후퇴가 우리가 택해야 할 방안입니까? 어쩌면 성령께서 우리 속에 불을 붙여주시기를 기다려야 할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튼 냉담한 남편과 아내들은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전형적인 상담의 한 장면을 들어보십시오. 남편:"난 그 여자를 사랑할 수 없습니다." 상담자:"사랑을 아내를 희생적으로 섬기고자 하는 자발적인 마음으로 정의한다면 당신은 아내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따뜻하게 말해줄 수 있고 애정을 표현할 수 있고 특별대우를 해줄 수도 있습니다." 남편:"하지만 다 소용없을 겁니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속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입니다. 나는 그 여자에게 조금도 좋은 감정이 없습니다." 상담자:"그러니까 할 수는 있는데 하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에 하지 않겠다 하는 말씀이십니까?" 남편:"글세 소용이 없다잖습니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나는 그 여자를 사랑하기를 원하기조차 않습니다. 바로 지난주 그 여자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아십니까? 글세 그 여자가..." 이 남편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는 가정을 주의하여 보십시오. 즉 결혼의 헌신을 지키고자 하는 열망은 전적으로 배우자의 태도나 행동에 달려 있다는 가정입니다. 요컨대 이렇습니다. "아내가 나한테 잘해 준다면 나도 아내한테 잘해 주기를 열망할 수 있다. 하지만 아내가 나한테 잘해 주지 않으면 나도 잘해 주기를 열망할 수 없지. 할 바를 할 수야 있겠지만 그것을 하기를 원할 수는 없어. 내가 동원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은 이 사망의 골짜기 같은 결혼생활을 계속 끌고 나감으로써 하나님께 순종해야 한다는 체념밖에는 없어. 하나님께서 하라시는 것을 할 수는 있으리라고 생각해. 하지만 내가 사랑하고 친절해지길 원할 것까지 기대하지는 말아야 해. 나의 배우자가 나를 대하는 식으로 그렇게 사람을 대하는 이를 사랑하기를 열망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야." 만일 결혼 상담자들이 이 남편에게 아내가 냉정하고 무관심하더라도 "따뜻하게 행동하라"는 과제를 내준다면, 그것은 이 결혼에 그다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이상 어떤 것이 필요합니다. 결혼이 그리스도와 교회 사이의 연합을 제대로 반영해주는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배우자를 사랑으로 섬기겠다는 뜨거운 열망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열망이 아예 없고 또 배우자가 그나마 불길 없는 제단에 자꾸만 찬물을 끼얹는 이 마당에 도대체 그런 경건한 열망을 어떻게 만들어 내야 한다는 말입니까? "느껴질 때까지 계속하는 것"이 해답입니까? 이제 한 예를 가지고 이 문제의 해답을 찾아보기로 하겠습니다. 내가 국민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들고 가던 의자를 놓치는 바람에 한쪽 끝이 내 오른발 엄지발가락에 떨어졌습니다. 발톱이 쪼개지면서 피가 솟구쳤고 나는 악을 쓰며 비명을 질렀습니다. 몇 시간과도 같이 느껴졌던 몇 분이 지난 뒤 나는 우리집 주치의의 침상에 뉘어져 있었고 내 곁에는 학교의 전화를 받고 달려오신 엄마가 서 계셨습니다. 의사--고통스러운 나의 울부짖음을 턱 한 번 쓱 문지르는 것으로 받아넘긴 냉정한 사람--는 발톱을 살펴보더니 바늘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가 그 바늘로 내 발톱을 찌르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공포에 질렸습니다. 나는 조금도 그 바늘에 찔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어찌해볼 수도 없이 나는 엄마를 올려다보았습니다. 엄마는 미소를 짓고 계셨는데 그 미소는 행복한 미소가 아니고 "용기를 내라"는 격려가 담긴 미소였습니다. 자, 이 상황에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여자라면 냉정한 새디스트이거나 아니면 자기의 아들이 이 고통의 순간을 선한 계획의 한 필수적인 부분으로 이해하기를 원하는 사랑의 어머니이거나 그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나는 엄마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엄마와 7년을 함께 살았고, 엄마가 내 반대편이 아니라 바로 내 편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그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엄마의 잔잔한 웃음은 내 속에 이 힘겹고도 고통스러운 행동의 과정--즉 가만히 누워 있는 것--에 기꺼이 임하고자 하는 열망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의사의 선한 취지에 대해서는 나는 완전히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그때만 해도 여전히 위험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엄마의 선함에만큼은 절대적인 확신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인정하는 일이라면 그 어떤 일이라도 자신을 내놓으리라고 하는 참된 지원함이 바로 그 확신으로부터 움터 나왔습니다. 엄마의 선함이 궁극적으로 만족스러운 결과에 대한 나의 보증이었던 것입니다. 어떤 내키지 않는 일을 하고자 하는 나의 열망은 전적으로 내가 그 일을 하기를 원하고 있는 사람의 성품에 대한 나의 인식에 달려 있었습니다. 많은 남편과 아내들이 자기들의 결혼을(종종 훌륭한 이유들을 대면서) 상처난 엄지발가락에 날마다 긴 바늘을 찔러 넣는 것밖에 안된다고 판단을 내립니다. 더 이상 앉아 있을 필요가 뭐 있습니까? 왜 일어나 나가버리지 않습니까? 목표가 당장의 고통 해소라면 더 이상의 고통의 근원을 잘라내버리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방법입니다. 극심한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의 최우선의 목표를 갖기 마련입니다. 즉 고통을 경감시키는 것입니다. 당장의 경감을 가져다주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좋아 보이고 고통을 더하게 하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안 좋아 보입니다. 고통을 당할 때 사람들은 경감책을 찾느라 부심합니다. 그것은 하나도 비정상이 아닙니다. 머리가 아픈 사람이 벽에다 머리를 짓찧는다면 그것은 기꺼이 고통을 당하겠다는 고결한 마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좀 문제가 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남편과 아내들에게 상처만의 헌신일지라도 계속 지켜갈 것을 명하심으로써 이 상식적인 논리를 깨뜨리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들에게 장차 그들에게 유익이 되지 않는 일은 절대로 요구하시지 않는다는 철저한 확신이 없이는, 우리는 결혼의 헌신을 지키고자 하는 열망 자체를 만들어낼 수가 없을 것입니다. 또 사실 그렇게 되는 것이 옳습니다. 상대의 동기를 믿을 수 없는데도 그의 말을 따르는 데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인도에 쉽게 따르지 못한다는 것은 곧 우리가 그분의 선하심을 깊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과연 우리를 축복하기를 원하시는지 혹 그냥 우리를 이용하려 하시는 건 아닌지 의아스러워 합니다. 헌신이 흔들리는 문제는 본질적으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부족함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에게 지금의 배우자한테 헌신을 지키라고 말씀하시는 그 하나님이 선하신 분이라는 사실을 믿지를 못합니다. 만일 우리가 그분이 선하신 분이라는 것을 안다면 우리는 그분의 인도에 순종하고 싶어지는 깊은 열망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의사가 발가락을 찌르는 걸 견디라시던 엄마의 격려의 미소에 대해 마음에 들던 기분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약한 헌신에 대한 기본 치료책은 재헌신의 노력이 아니라 온전한 믿음입니다. "원함이 있든 없든 아내를 사랑하고 남편에게 복종하라"고 하는 격려는 문제의 뿌리에 도끼를 갖다 대지 못합니다. 순종의 맥락으로서 하나님의 선하심이 분명히 인식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격려는 기껏해야 분노와 불화의 잡초가 퍼져 나가는 걸 막아 주는 역할 밖에는 못할 것입니다. 그것 갖고는 숨겨진 뻗어나는 뿌리 덩어리를 능히 찾아내 뽑아 버리지 못합니다. 위에는 꽃이 있지만 그 꽃은 깨어진 약속들이 자라서 된 흉한 결과입니다. 순종의 권면은 중요하고 옳습니다. 그러나 그 권면이 기쁘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려면 먼저 하나님의 선하심이 분명히 이해되어야만 합니다. 알콜중독이나 일 중독의 남편을 가진 아내, 밤에 침대에서 얼음덩이 같기만 한 아내를 가진 남편, 그리고 깐깐한 훈련소 조교 밑의 신병, 이들에게 아무리 훌륭한 헌신에 관한 강의를 한다 해도 하나님의 선하심에 대한 깊은 인식만큼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둘은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을 할수록 그분의 선하심을 더 깊이 깨닫게 되고, 하나님의 선하심을 깨닫게 될수록 더 순종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에 대한 인식이 없는 순종은 기쁨을 빼앗아 가는 부자연스러운 헌신을 낳습니다. 반대로 하나님의 선하심을 알면서도 순종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얄팍하고 죽은 학적인 인식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결혼의 헌신을 지키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은 우리에게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이 우리의 최선을 원하시는 좋으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우리를 위해 예비하시는 그 길은 우리에게는 비할 데 없는 기쁨을, 그분에게는 놀라운 영광을 가져다줍니다. 그분의 성품에 대한 인식에서부터 그분 뜻에 따르려는 열망이 자연적으로 흘러나옵니다. 요점2:하나님의 선하심에 대한 깊은 신뢰 때문에 헌신을 지킨다면 그때의 기분은 "의무이니까 한다"는 기분이 아니라 자신의 깊은 열망을 수행해 가는 기분이 될 것이다. 굶어 죽어가는 사람한테 옆에 있는 배고픈 이웃에게 먹을 걸 주라고 한다면 그는 아마도 순종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일 손닿는 곳에 먹을 것이 있다면 그는 자기가 그것을 먹기를 원할 것입니다. 내게 절실히 필요한 것을 남에게 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을 주기를 원한다는 것은 이치에 안 맞고 불가능해 보입니다. 때때로 결혼생활에서도 우리는 배우자의 행복을 위해서 나의 행복의 모든 소망을 다 포기해야 될 것처럼 느껴집니다. 최근 어떤 남편이 자신의 눈물짓는 아내 앞에서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아내가 내가 이혼을 취소해 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나는 아내와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압니다. 당신은 나에게 내 만족은 접어 두고 아내를 이혼의 고통에서 건져 주라고 하셨습니다. 죄송하지만 나의 행복이냐 아내의 행복이냐를 따져야 한다면 정말이지 나는 순교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우리 가운데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결혼 인도를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어쩌면 무의식중에)보고 있을지를 생각해 봅니다. 우선 순위를 나의 행복이 아니라 상대방의 행복에 둔다는 것은 왠지 손해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우리가 이런 태도를 지니고 있는 한 우리는 우리의 결혼서약을 충실히 지키되 보상이 있는 것에만 그렇게 하는 셈이 됩니다. 즉 내가 배우자에게 주어서 그만큼 나에게도 내가 바라는 바가 돌아온다면 그만큼만 기꺼이 약속을 지키리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국 보상을 점점 줄어들게 만듭니다. 나의 행복이냐 상대의 행복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올 때마다 결혼의 헌신은 마치 우리에게서 자유와 기쁨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리고 마는 감옥처럼만 느껴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헌신을 지키는 쪽을 선택한다면 이제 그것은 필연적으로 '형기를 치러내는' 기분 속에서 채워져가게 될 것입니다. 다음의 전형적인 대화를 들어보십시오. 상담자:"당신은 당신의 결혼이 당신에게 남편의 필요들을 참으로 섬길 수 있는 독특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아내:"네, 무슨 말씀이신지 알아요. 남편이 자신에 대해서 더 좋게 느낄 수 있도록 그를 세워주려 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저도 몇 년을 그래보려고 했어요. 이렇다할 도움은 안되고 있지만 그래도 계속할 작정이예요." 상담자:"왜입니까?" 아내:"뭐가 왜라는 말씀이시죠?" 상담자:"왜 남편을 계속 섬기려고 하려느냐는 것입니다." 아내:"그래야 한다고 알고 있으니까요." 상담자:"그러니까 당신의 말은 그것이 의무이기 때문에 계속할거라 그것이군요. 하지만 당신은 실은 그럴 마음이 없으십니다. 참으로 그러기를 원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아내:"맞아요. 정말이지 원하지 않아요." 상담자:"그렇다면 내가 보기엔 계속해야 할 별 이유가 없습니다." 여기서 이 당황한 아내는 상담자인 내가 이혼이나 혹은 분리 같은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인지 의아스러워 합니다. 사실 나는 조금도 그런걸 뜻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녀는 남편에게 복종해야 하고 섬김의 수고를 다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녀가 좋은 아내가 되기를 어느 정도 깊은 차원에서부터 열망하지 않는다면 그녀의 노력은 주어진 원고를 들고 기계적으로 리허설을 하는 것이나 조금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좋은 아내가 되는 데도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신경질적이고 차갑고 거부하기를 잘하는 남편을 가진 아내가 어떻게 하여 섬기기를 원할 수 있게 되겠습니까? 성경말씀에 대한 강압적인 복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옆에 배고픈 이웃이 있는 그 굶어 죽어가는 사람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봅시다. 이제 여러분이 그에게 가서 그를 위해 특별한 잔치가 준비되어 있노라고 말해 준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이어서 나올 좋은 음식들에 대한 맛보기로써 여러분은 그에게 충분한 새우 칵테일 전채와 완벽하게 준비된 최고급 쇠갈비 몇 대를 갖다 주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그에게 음식은 모두 사람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있다고 얘기해 준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는 담장 밖으로 눈길을 돌려 창백하고 깡마른 그의 이웃을 쳐다보았습니다. 이제 그의 가슴에 가장 와닿은 것은 그의 이웃의 필요였고, 일단 그 인식이 분명해지자 그것이 빌려온 잔디깎이와 시끄러운 파티들에 관한 이전의 실랑이들의 모든 기억들을 다 삼켜버리고 말았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이 상상을 조금만 더 계속해 봅시다. 이 잔치를 베풀어준 사람이 이 사람에게 말하기를 고기 한 조각을 그 이웃에게 갖다 주고 또 그도 함께 초청하여 식사를 나눠주라고 한다 합시다. 그가 "글쎄요, 원하지는 않지만 그것도 괜찮은 것 같군요. 좋아요. 그렇게 하죠"라고 말하리라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기쁨으로 문 밖으로 뛰어나가 여기 음식이 있으니 와서 잔치에 참여하라는 기쁜 소식을 참으로 기꺼이 음식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서 전해주겠습니까? 하나님의 공급과 우리의 필요라는 맥락에서 볼 때 그리스도인의 결혼도 이 비유와 똑같다 할 수 있습니다. 나의 모든 필요는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채워졌습니다. 하늘의 부요가 나의 것입니다. 그분은 나에 게 그것을 믿으라 하십니다. 더욱이 하나님은 나의 믿음을 북돋아 주시기 위해서 앞에 놓인 것들의 맛보기를 주셨습니다. 슬프게도 문제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참으로 맛보고 목도한 그리스도인들이 너무도 적다는 사실입니다. 너무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그리스도와의 교제의 기쁨과 그의 이름으로 이웃을 섬기는 기쁨은 도무지 스릴 있는 실체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헌신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에게 자신의 운명을 던져 버린 사람들은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과 평화가 무엇인지를 압니다. 하나님은 나에게도 그분이 나에게 주신 것을 다른 이들과 나누라고 명하십니다. 굶주림을 채움받은(지금은 부분적으로 나중엔 온전히) 사람의 분명한 시각으로서 나는 이제 아내의 모든 거슬리는 점들 밑에는 아내에게도 내가 즐기고 있는 음식에 대한 똑같은 필요들이 있다는 사실을 볼 수 있습니다. 나의 마음은 동정으로 움직입니다. 나는 아내에게 그녀의 배고픔에는 완전한 만족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심어줌으로써 하나님의 도구가 되고 싶어하는 솟아나는 열망을 느낍니다. 이것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만일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나의 깊은 갈망들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면 나는 이제 나의 지난 갈망들을 보아서 아내의 필요들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며, 따라서 이제 그녀의 필요를 보게 될 때면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만족을 찾았다는 사실이 그녀에게도 그 만족을 전해주고 싶다는 열망을 내 안에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이런 논리가 그저 멋있게 들릴 뿐, 다투며 살아가는 매일의 실상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지십니까? 그것이 우리에게 정상적인 생활의 영역 너머의 것처럼 느껴진다면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이 얼마나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의 생활에 못미치고 있는가에 대한 단적인 증거입니다.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고 목도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입니다. 그때에야 우리는 그분의 선하심에 대한 확신과 우리 삶에 대한 그분의 계획에의 만족을 바탕으로 하여 우리 자신을 섬김의 도구로 여길 수가 있게 됩니다. 결혼이 지고한 섬김에의 부름이라는 정확한 이해가 있을 때에만 우리는 배우자의 깊은 필요들을 볼 수 있으며, 의미있는 방법으로 그 필요들을 채울 수 있는 우리의 독특한 기회를 살려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선하심 속에 쉼으로써 얻을 수 있는 만족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내 필요들을 채워줄 대상으로서 배우자에게로 향하게 됩니다. 만일 배우자가 그것을 감당해 주지 못하게 되면(보나마나 그렇게 되겠지만) 우리는 불안을 줄이기 위해 뒤로 멀찌감치 물러가 방어적인 자세를 취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성경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의무에의 헌신을 아주 좋아하실 거라는 확신하에 마치 순종의 순교자라도 된 듯한 마음으로 결혼의 책임들을 아주 품위 있게 지속해 나갑니다. 내가 주로 언제 섬기기보다는 자신을 보호하려 드는지 주기적으로 자신의 동기를 살펴가면서 연약한 모습 그대로 하나님의 뜻에 복종함으로써 그분을 경험해 가는 그리스도인들, 그들은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점점 더 자신의 결혼의 헌신을 자기의 깊은 열망을 수행하고, 선한 길을 좇으며, 배우자들을 초청하여 함께 걸을 수 있는 기회로 보게 됩니다. 이들에게 있어 결혼의 서약은 마음을 짓누르는 완수해야 할 의무가 아닙니다. 요점 3:결혼의 헌신을 지킴에 있어 기쁨이 없는 것은 배우자의 탓이 될 수가 없다. 잘못은 내가 하나님의 선하심을 의뢰하지 못하는데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요점은 당연히 처음의 두 가지 요점들로부터 파생됩니다. 내게 영적 열매가 부족한 것을 가지고 다른 사람이나 다른 환경을 탓하는 태도만큼 완악한 것은 없습니다. 성경은 분명히 말합니다. 기쁨이란 성령의 통치에 나를 맡길 때 성령께서 내 삶 가운데 맺어주시는 열매입니다. 그런데도 분노나 낙심이 우리의 기쁨을 막을 때 우리는 즉각적으로 누군가가 우리를 그렇게 되게 했다고 심중에 되뇌입니다. 무의식적인 자기의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는 내가 얼마나 많은 일들을 참아야만 하는가에 대해 늘 스스로에게(그리고 상담자에게)말하고 또 말합니다. 상대방에게서 잘못을 찾으려는 이러한 태도의 밑바탕에는 아주 교묘한 비성경적인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즉 나의 기쁨 없음은 배우자의 탓이라는 것입니다. 상대만 변화된다면 나도 사랑 많은 남편, 복종하는 아내의 역할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기쁨은 성령의 열매가 아니라 배우자의 태도와 행동의 열매로 비칩니다. 나의 주관적인 행복이 아내가 나를 대하는 태도에 적잖이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나는 나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내가 있기에 그녀의 친절과 내조를 온전히 향유합니다. 그녀의 이런 태도 때문에 나는 그녀를 사랑하기로 한 나의 헌신을 훨씬 쉽고 기쁘게 지켜갈 수가 있습니다. 만일 아내가 나한테 대들고 나온다면 그리스도가 교회를 사랑하신 것같이 아내를 사랑하리라 한 나의 약속은 의심의 여지없이 심각하게 위축될 것입니다. 내가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뢰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사랑의 남편으로서의 섬김을 진실하게 감당하겠지만, 아내가 내게 거역하기 이전의 내 섬김의 특징이었던 그 기쁨은 상당히 줄어들거나 사라져 버리고 말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기쁨은 어디에 있습니까? 그것이 사라져 버릴 때 나는 그것을 아내의 변화된 태도 탓으로 돌려서는 안되는 것입니까? 아내 사랑의 헌신을 지키려 애쓰다가 패배감이 들고 기쁨이 사라질 때 나는 그것을 아내 탓으로 돌릴 수 없는 것입니까? 설사 민감한 아내를 포옹하는 가슴 설레이는 기쁨이 사라진다 하더라도 결혼의 섬김에서 내게 기쁨이 없어진다는 것은 내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은 선하시다는 사실에 대한 나의 믿음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 계획 속에 사랑 많은 아내가 포함된다면 그분의 선하심을 믿기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께서 내게 매사에 부정적인 여자를 사랑하라고 하신다면, 그때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선하다고 믿기란 굉장히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계속하여 그 확신에 거한다면 섬김의 기쁨은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무릅니다. 선교사가 고국으로 돌아올 때 만일 하나님께서 자신의 노력을 많은 회심자들로 갚아 주셨다면 그는 하나님의 축복을 기쁨에 찬 얼굴로 열심히 보고할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노력을 쏟았으나 이렇다 할 외형상의 열매가 없는 선교사라면 그와 똑같은 질의 흥분을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고개가 축쳐져 가지고 돌아올 필요는 없습니다. 그 낙심의 고통이 사실이고 또 영적 어려움과 자기 점검을 유발시킬 수 있겠지만, 하나님의 신실한 종에게는 기쁨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위하여 한 자신의 모든 순종 행위는 반드시 본래의 목적을 이룰 것이며 또한 구주이신 그분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리라는 분명한 보증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나라도 사역에 열매가 풍성한 그런 선교사가 되기를 원할 것입니다. 사랑 많은 아내를 가진 남편이 되기를 원하는 것과 똑같이 말입니다. 그러나 좋은 환경의 축복 가운데 있든 고통스러운 시련의 연단 가운데 있든 그리스도인의 궁극적인 기쁨의 기초는 언제나 똑같습니다. 즉 우리의 신실함은 그리스도를 기쁘게 하고 또 그분의 주권적인 계획 가운데서 그분에 의해 유용하게 사용되어질 거라는 확신입니다. 그분의 계획이 선하기 때문에 순종은 신실한 그리스도인에게 기쁨을 가져다줍니다. 최근 내 사무실을 찾아왔던 몇몇 부부들이 내가 이런 개념을 얘기하니까 고개를 흔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가르침은 어려운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계속적인 순종의 충분한 이유가 된다는(건축용 블록1)확신 가운데 여러분의 결혼을 세운다는(혹은 다시 세운다는)것, 그리고 하나님의 계획은 언제나 선하다는(건축용 블록2)확신 가운데 끝까지 결혼의 서약을 지켜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려움의 일부는 우리가 하나님의 능하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문제가 오면 낙심하고 일을 그만둬 버립니다. 어려움의 또 다른 일부는 하나님의 선하심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제한적이며 흔들린다는 데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분의 인도를 따르고 싶은 진정한 열망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맙니다. 8 건축용 블록(3) 수용 우리의 결혼 건축물을 놓고 검사관을 불러 평가를 의뢰하기 전에, 앞의 두 가지 건축용 블록 위에 올려놓아야 할 또 하나의 건축용 블록이 있습니다. 내가 아는 한 좌절에 빠진 남편은 은혜와 헌신의 개념은 쉽게 이해하는 것 같았는데 아직도 딜레마를 안고 있었습니다. 그의 말을 들어보십시오. "나는 하나님께서 어떤 외형사의 재난도 축복의 수단으로 완전히 바꿔버릴 수 있는 분이라는 걸 확신합니다. 바로 그 믿음 때문에 지금까지 결혼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올 수 있었습니다. 나는 하나님은 선하시며 그분의 계획도 선하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한 남편으로서 그분의 인도하심에 순종하기를 진정으로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신은 지금껏 충만한 은혜와 바람직한 헌신의 개념을 제게 가르쳐 주었고 그것은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가끔가다 저는 아내 때문에 미칠 지경입니다. 내 속을 팍팍 긁어 놓은 일을 떡먹듯이 해대는 겁니다. 그런 일들이라면 누구의 속이라도 긁어 놓고야 말 것입니다. 침실은 한 번도 청소를 하는 적이 없고 그릇도 몇 날 며칠이고 싱크대에 쌓아 둡니다. 그저 아픈 사람들한테 먹을 걸 갖다 주고 성경공부에 참석하는 그런 일들에만 온통 바쁩니다. 게다가 도대체 내 말을 들으려 하지를 않아요. 오히려 자기가 나한테 성경구절들을 섞어가면서 충고를 하는 상황입니다. 잘 수습해 보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정말 하느라고 해보았습니다. 참아도 보았고, 집안 일을 도와도 줘보았고, 비난하지 않으려고 애도 썼고, 나혼자 불평없이 설거지도 수없이 해보았고, 신경 써서 선물도 사줘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할만큼 했습니다. 하루 종일 스트레스 속에서 일을 한 뒤, 괜찮은 저녁 식사 하나 기대할 수 없는 너저분한 집으로 걸어 들어갈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아내의 따뜻한 응대라도 느껴보려고 했다가는 낭패지요. 그런 건 없으니까요. 이쪽 편에서는 진실되게 아내를 섬기기 원하여 그렇게 시도를 하건만 저쪽 편에서는 정말이지 아내가 나를 미치게 만듭니다. 이모든 좌절감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관계의 친밀성이나 헌신의 견고성에 상관없이 부부라면 누구나 상대가 자기를 속상하게 하거나 미칠 것 같게 만드는 상황들을 경험하곤 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이 경우 없고 비위에 거슬리는 상대방을 어떻게 수용해야(단지 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합니까? 하나님의 은혜와 선하심의 개념만으로는 적절한 대답이 못됩니다. 성경은 우리가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참는 것보다 더 많은, 훨씬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를 받으신 것같이 서로를 받아야 합니다(롬 15:7). 우리는 사랑 안에서 서로를 용납해야 하는데 그것은 체념의 한숨으로 그냥 참아주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엡 4:32). 우리는 사랑과 오래 참음과 자비의 성령의 열매를 드러내야 하는 것입니다(갈 5:22). 그리스도인의 관계에는 그 상태만 유지하려는 마음 이상의 것이 포함되어야만 합니다. 그 관계는 하나님의 지키시는 은혜가 있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리스도인의 관계에는 서로 섬기려는 진지한 헌신 이상의 것이 필요합니다. 어떻게든지 우리는 서로를 수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수용이란 섬김의 열망을 뛰어넘어야 하는 것임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나환자를 섬기는 선교사가 하나님과 궁핍한 사람들에 대한 깊은 헌신에 의지하여 가장 궂은 사역 가운데 하나인 그 사역을 계속하여 감당해 나가는 것은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 볼썽사납게 일그러진 사람 하나를 수용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특히 그 나환자가 고마움도 모르는 증오에 찬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내가 교회의 골치거리일 때, 모임마다 다니면서 수다를 늘어놓는 통에 성도들은 그저 귀를 틀어막기 바쁜 상황일 때, 남편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성가신 아내를 수용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이번엔 한 세련된 여인의 곤경을 생각해 보십시오. 남편은 그릇을 입에 대고선 단 한 동작에 밥 한 그릇을 먹어 치웁니다. 입안에 있는 것을 삼켜 넣을 때에나 쉴 틈이 있을 뿐입니다. 이 품위 없는 남편에게 헌신을 지키는 것이 힘들더라도 잘 해나가야겠지만 그녀가 당황과 혼란을 느끼는 것에까지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불완전한 배우자와 함께 살아가는 매일의 실상 속에서 때때로 서로를 수용하는 작업은 엄중한 시련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결혼에는 상대의 어떤 거슬리는 습관들이 그 일을 어렵게 한다 하더라도 서로를 향한 철저하고 신실한 그리고 본질상 느낌으로 전달되는 수용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은혜(건축용 블록 1)와 헌신(건축용 블록 2)위에 수용(건축용 블록 3)을 더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러면 두 가지 핵심적인 요점에서부터 시작을 하기로 하겠습니다. 요점 1:배우자를 수용한다는 것과 배우자에 대해 유쾌감을 느낀다는 것은 서로 다릅니다. 전자는 책임이고 후자는 축복입니다. 요점 2:배우자를 수용한다는 것은 용서의 작업에 달려 있으며, 용서의 작업은 다시 배우자의 거슬리는 행동을 성경적인 컨텍스트에서 보려고 하는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요점 1:수용과 유쾌감의 차이 결혼 건축에 있어서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문제를 바로 알 때에만 해답을 찾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어떤 문제라도 능히 처리하실 수 있는 분이시기에 우리는 우리 앞의 문제들을 결코 부인해서는 안됩니다. 결혼이란 때론 신경질적이고 재미없고 실망스럽고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이기도 합니다. 만일 우리가 상대의 장점들만을 보려 하고 어쨌든 나는 친절해야 한다는 사실을 자꾸 상기함으로써 그런 싫은 경험들을 무조건 회피하려 한다면 그것은 결혼의 더 큰 연합의 창조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어느 부부에게든 한 쪽이 다른 한쪽을 좌절시키는 긴장의 순간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때로는 심각하고 때로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나를 좌절케 하는 배우자를 수용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해해야만 합니다. 대답을 찾기 위한 첫단계로써, 사람이 기분이 상하게 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적어도 두 가지의 구별되는 반응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결정이고 또 하나는 감정입니다. 배우자가 우리를 화나게 하거나 실망시킬 때 우리는 계속하여 섬김의 헌신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자기 보호적인 행동 속으로 숨어들어가버릴 것인지를 의식적으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반응은 고통의 경감과 유사사건의 회피를 바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충동에 이끌려 보다 편안한(혹은 덜 불편한)길을 찾아갈 수도 있고, 어떤 대가가 따르더라도 의식적으로 계속 섬김의 목표를 붙잡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나의 필요를 위하여 상대를 조작할 것인지 상대의 필요를 위하여 그를 섬길 것인지를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관계 속의 사건에 대한 우리의 두 번째 반응은 감정적인 것입니다. 우리는 뭔가를 느낍니다. 사건이 긍정적이고 친절한 것이라면 기분도 좋을 것이고 사건이 위협적이고 잔인한 것이라면 기분은 나빠집니다. 우리의 기분이 좋을 것인지 나쁠 것인지는 전적으로 사건의 성질이 결정합니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내가 욕을 하는데도 내 기분은 좋기로 선택할 수가 없으며, 아내가 찬사를 해주어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선택으로 되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감정은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상황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이 점을 명백히 해야 합니다. 나의 깊은 인격적인 필요들에 대하여 내가 얼마나 의식적으로 하나님을 의뢰하기로 선택하든(영적 연합), 또 얼마나 굳게 배우자를 섬기기로 다짐하든(정신적 연합), 불쾌한 사건은 불쾌한 감정을 유발합니다. 나사로가 죽었을 때 예수님은 우셨습니다. 그러나 삭개오가 회심했을 때 그분은 천사들과 더불어 기뻐하셨습니다. 사건의 성질이 감정의 종류를 결정합니다. 대체로 사건은 크게 두 부류의 감정을 유발합니다. 정확한 느낌들이야 무엇이든 우리의 감정은 기본적으로 유쾌감 아니면 불쾌감의 범주에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사건들 중에는 별다른 감정을 유발해 내지 않는 것들도 있습니다. 예컨대 아내가 새 칫솔을 사는 일은 나를 유쾌하게도 불쾌하게도 하지 않습니다. 나는 이런 상대적으로 비감정적인 사건들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눈에 띄는 감정적 반응을 유발하는 많은 행동들에는 관심이 많이 있습니다. 배우자를 향한 한 사람의 행동--상대가 자기 속에 감정적 반응이 유발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어떤 구체적인 행동--을 하나의 사건이라고 부르기로 합시다. 이제 우리가 그 사건에 대하여 유쾌감을 느낄지 불쾌감을 느낄지는 전적으로 그 사건의 성질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십시오.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말이 됩니다. "시험을 만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약 1:2)한 야고보의 권면은 영적인 사람들은 거절을 당했을 때도 고통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대인관계의 말초신경을 지닌 사회적인 존재로 지으셨습니다. 누군가 내 다리를 차면 나는 아픔을 느끼게 되어 있습니다. 만일 못느낀다면 뭔가 이상이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만일 거절을 유쾌하게 느낀다면 내 정신에 뭔가 이상이 있는 것입니다. 남편이 자신을 날카롭게 비난할 때 느껴지는 불쾌감에 대해서 아내가 자기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거절당하고도 기분이 좋다는 것은 영적 성숙의 증거가 아니라 심리적인 장애나 인위적인 경건의 증거인 것입니다. 이제 첫 번째 요점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배우자의 행동이라는 사건에 대해 우리는 두 가지로 반응하는데 하나는 섬김이냐 조작이냐의 결정이고(전적으로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 또 하나는 유쾌감 혹은 불쾌감이라는 감정입니다(전적으로 사건의 성질에 달려 있습니다). 결정은 사건에 대한 행동이고 감정은 사건이 낳는 반응이라는 점을 유의하십시오. 부부들이 결혼 세미나의 강사로부터 서로를 수용하라는 말을 들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배우자와 함께 있는 모든 순간에 유쾌감을 느낄 책임이 있다는 말로 받아들이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배우자가 여러분을 부당하게 취급할 때 불쾌감은 정상적인 것이고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만일 수용이 유쾌감을 포함해야 한다면 여러분을 부당하게 취급하는 배우자를 수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맙니다. 만일 남편들이 수용을 유쾌감으로 생각한다면 그들은 세미나에서 뛰쳐나가 아내들에게 아내들이 좀더 맘에 들게 행동해 주어야만 그들의 수용이 가능할 거라고 말할 것입니다. 아내들 역시 똑같은 마음으로 반응해올 것입니다. 배우자를 수용한다는 게 배우자에 대해 유쾌감을 느낀다는 것과 혼동될 때, 남편과 아내는 서로 상대편의 수용(실은 유쾌감)부족을 탓하게 될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배우자를 용납하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하나님께서 우리가 유쾌감을 느낄 수 없는 배우자도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는 얘기가 됩니다. 상대의 행동이 날 유쾌케 하든 불쾌케 하든 어쨌든 나는 나의 배우자를 수용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만일 상대가 나를 친절하게 대해 준다면 나는 내가 느끼는 유쾌감을 그대로 축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내게 유쾌감을 주든 불쾌감을 주든 그를 수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책임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렇듯 수용이 불쾌감이나 유쾌감의 감정적인 반응과 무관한 것이라면 과연 그것은 무엇입니까? 수용이란 조작하기보다는 섬기겠다는 결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또 우리가 그걸 선택하기만 한다면 아무리 맘에 안 드는 배우자일지라도 얼마든지 섬길 수가 있다는 생각, 그것은 분명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배우자를 수용한다는 것에는 섬김에의 헌신을 결정하는 일 이상의 것이 포합됩니다. 실상은 배우자를 수용하지 않고서도 섬김의 선택에 얼마든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섬기는 자와 섬김 받는 자 사이에 어느 정도 거리가 유지되면서도 얼마든지 신실한 섬김이 수행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관계에는 뭐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깊은 연합을 방해하는 뭔가가 있습니다. 그것은 수용의 부족입니다. 만일 수용이 우리가 배우자에게 느끼는 기본적인 감정들로 규정될 수 없다면, 그러면서도 그것이 심리적인 헌신을 고수하기로 하는 결정을 뛰어넘는 것이라면, 누군가를 수용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합니까? 수시로 눈에 거슬리는 배우자를 수용하는 법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용서의 성경적인 개념을 살펴보아야만 합니다. 요점 2:배우자를 수용한다는 것은 용서의 작업에 달려 있으며, 용서의 작업은 다시 배우자의 거슬리는 행동을 컨텍스트에서 보려고 하는 마음에 달려 있다. 메리가 빌의 기분을 상하게 합니다. 빌은 불쾌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그녀의 기분 나쁜 행동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섬기려는 자신의 결정을 다시 확인합니다. 그러나 뭔가가 빠져 있습니다. 빌은 그것을 알고 있고 메리도 곧 알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 순종하고 싶기에 그녀를 섬기기로 마음먹었으나 메리를 사랑하려는 빌의 노력들은 웬지 기계적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는 자신의 섬김이 마치 남편으로서의 행동들을 하나의 연극으로 전락시키고 있으며 자기는 마치 각본대로 움직이는 딴 사람이 되고 있는 것만 같은 이상한 압박감을 느낍니다. 메리에게 다가갈 때마다 느껴지는 이러한 부자연스러움을 놓고 기도를 하는데 빌은 자기의 마음속에 악독한 쓴뿌리가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악독은 메리가 자기에게 한 일을 기억에 떠올릴 때마다 더욱 더해 간다는 사실도 느끼게 됩니다. 그는 이제 메리에 대한 자신의 감정적인 태도가 연합을 위한 자신의 노력을 확실하게 훼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빌은 자기 속에서 이 분노를 제거하여 메리를 진정으로 수용하기로 다짐합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분개를 하고 있는 그 사람을 수용할 수가 없습니다. 그는 우선 악독의 불을 꺼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기꺼이 아내를 섬기고자 하는 따뜻하고도 압박감 없는 마음이 자라날 수 있고, 또 하나님의 선하심에만 아니라 아내에 대한 나의 깊은 관심에도 바탕을 두고서 아내를 사랑하려는 열망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빌은 도움을 받으러 그리스도인 상담자를 찾아갑니다. "메리에 대한 저의 관심이 제가 그녀를 깊이 수용함으로써 더욱더 자라갈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제 마음속의 이 악독한 쓴뿌리를 어떻게 제거할 수 있겠습니까?" 상담자가 대답합니다. "당신에게 아직도 분노가 남아 있는 이유는 당신이 아직 메리의 과오를 용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쓴뿌리가 있다는 것은 깊은 용서의 작업이 아직 진정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빌은 상담자의 말을 잘 생각해본 뒤 결국 자기가 메리를 진정으로 수용하려면 그녀를 용서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한 단계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비유에 암시되어 있는 수용의 정의를 잘 살펴보십시오. 누군가를 수용한다는 것은 이전의 일로 인한 분노나 그렇게 해야만 된다는 압박감 없이 그 사람을 섬기는 것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서 수용에는 사건에 대한 우리 반응의 두 가지 채널이 다 포함됩니다. (1) 섬기겠다는 결정, 그리고 (2) 그 섬김을 방해하는 감정들의 부재 상태가 바로 그것입니다. 첫째 요소는 단순히 섬김과 조작 사이에서의 나의 선택입니다. 둘째 요소는 좀 복잡합니다. 누구도 쓰라린 감정을 없애고 싶다 해서 뜻대로 '없애 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내게 거슬리는 사람을 참으로 수용하려 한다면 우리는 상대의 과오의 기억이 유발해 내는 그 적대감으로부터 어떻게서든지 자유로워져야만 합니다. 나는 어떻게 '악독해지지 않을'수 있으며 그리하여 사람을 수용할 수 있습니까? 성경은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을 파격적으로 간단하게 한 단어로 표현합니다. 악독에서 선의로, 인위적인 친절에서 우러나와 흘러가는 사랑으로 바뀌는 데에는 용서가 필요한 것입니다. 용서가 무엇인지, 그리고 용서의 작업이 어떻게 분노의 잡초들을 뿌리뽑아 버리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게 되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악독이라는 감정의 근원을 찾아내야만 합니다. 인간에게 기본적인 두 가지 인격적 필요들 즉 안전감과 중요감에 대한 얘기를 다시 떠올려 보십시오. 우리의 필요들이 그리스도와의 관계 속에서 완전히 채워졌기 때문에 우리는 내어줄 수 있는 그 충만한 자원을 가지고 인생에 접근해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가 주시는 자유에는 배우자에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배우자가 우리를 거절하거나 경멸할 때 물론 우리는 상처를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과 계획이 우리로 하여금 받지 못해도 계속 줄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러므로 배우자의 가장 맘에 안 드는 점에 대해서조차도 우리는 조작이 아닌 섬김의 목표를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배우자로부터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내가 얼마나 되뇌이고 다니든 간에 나는 계속하여 상대로부터 많은 것들을 갈망합니다. 친구가 되어줄 것과 감정적인 지원과 존경과 인정과 성적 만족과 그 이상의 것들을 원합니다. 내가 배우자로부터 특별한 반응을 갈망하기 때문에 상대의 어긋나는 행동은 나를 기분 나쁘게 하고 내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상대로부터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면 상대의 어떤 행동도 내겐 아무런 고통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내 아내로부터 뭔가를 바라고 있으며 또 그래야 합니다. 내가 바라는 바를 받지 못하게 될 때 나는 어쩔 수 없이 불쾌감을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상처와 불쾌감이 어떻게 악독으로 악화되는 것입니까? 나는 전에 썼던 책들에서 어떤 사건에 대한 우리의 구체적인 느낌들은 대부분 그 사건에 대한 우리의 평가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납니다. 만일 내가 그 사건을 나의 신체적 또는 인격적 안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 믿는다면, 나는 그것에 대해 깊은 불안과 분노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내가 그 사건을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내 인격에 본질적인 피해는 주지 않는다고 확신한다면, 나는 기분이 나쁠 것이고 어쩌면 화도 나겠지만 본질적으로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 원리를 아주 잘 설명해 주는 예가 하나 있습니다. 의사가 침울한 얼굴을 하고 수술실에서 나올 때 밖에서 기다리던 남편은 의당 무서운 허무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불륜의 관계에 빠져 이제 파탄이 없이 결혼생활을 끝낼 기회를 찾고 있던 남자가 있다고 합시다. 똑같은 사건(의사의 침울한 얼굴)이 그에게는 매우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즉 얼마간의 슬픔과 함께 안도의 마음도 들게 될 것입니다. 구체적인 감정은 사건 그 자체(아내의 죽음을 알리는 의사의 침울한 얼굴)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사건이 남편에게 주는 의미(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인지 아니면 내가 바라던 관계에 보다 수월하게 들어갈 수 있는 기회인지)에 의해서 결정이 됩니다. 감정적인 반응이 긍정적인 것인지 부정적인 것인지(즉 유쾌감인지 불쾌감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사건의 성질 자체이지만, 그 감정적인 반응의 구체적인 내용과 강도를 결정하는 것은 그 사건에 대한 개개인의 평가입니다. 빌이 메리에 의해 기분이 상하게 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추적해 봅시다. 빌의 즉각적이고 또 필요한 반응은 불쾌감입니다. 이 감정을 일차감정반응이라 합시다. 이 불쾌한 사건이 일어나자마자 빌은(종종 의식적인 생각없이) 그 사건을 평가할 것입니다. 그는 그 사건이 자기의 필요들과 상관이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고 자기의 갈망들과 상관이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빌이 자신의 자존감은 메리의 인정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면, 그는 그녀의 거슬리는 행동을 자신의 중요감의 필요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잘못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가 당신의 충만되심을 증거하셨기 때문에 빌은 메리의 행동이 자신의 필요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합니다. 이 믿음이 빌에게 깊은 확신으로 있다면 빌은 메리의 행동이 자기에게 어떤 느낌을 줄 것인가에 대한 자기중심적인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물론 그는 메리의 행동을 자기의 갈망들에 대한 유감스럽고도 고통스러운 거부로 생각하여 다소간 슬픔을 느낄 것입니다. 빌이 악독해질 것인가 하는 것은 이 사건에 대한 그의 평가에 의해 결정이 됩니다. 만일 그가 메리의 과오를 자기의 필요들에 대한 위협으로 잘못 믿는 다면 그의 불쾌감이라는 일차감정반응은 악독이라는 이차감정 반응으로 급속도로 탈바꿈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그 사건을 자신의 갈망에 대한 장애물로 바로 이해한다면 그의 불쾌감은 실망(슬프고 어쩌면 화도 나 있는)이라는 이차감정반응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엔 전혀 반대의 사건을 상상해 봅시다. 메리가 특별한 사랑의 표현으로 빌을 깜짝 놀라게 해주었다고 합시다. 빌의 일차감정반응은 유쾌감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그가 그런 친절한 행동을 자기의 필요들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해석한다면("내가 존경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위해 내겐 아내의 인정이 필요해"), 본래의 그 유쾌감은 의존심이라는 파생적인 감정으로 신속하게 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빌립보서 4장에서 바울이 그러했듯이 빌이 그 친절에 고마워하면서도 계속 주님께만 의존하는 모습으로 남아있는다면 이때의 이차감정반응은 따뜻하면서도 비소유적인 만족감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얘기를 다음의 두 그림으로 나타내본다면 더 이해하기가 쉬워질 것입니다. 이제 이모든 개념들을 마음속에 분명히 해두었으므로 비로소 우리는 용서의 중심사상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차례가 되었습니다. 마태복음 18장에는 다른 사람의 빚을 탕감해주는 예수님의 비유가 나옵니다. 이 이야기 속에는 용서의 본질적인 의미가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즉 그것은 빚의 탕감입니다. 내가 여러분에게서 100달러를 빌린다면 이제 내게는 그것을 여러분에게 되돌려 주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 빚을 갚는 것은 나의 도덕적인 의무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든 여러분이 그 빚을 탕감(혹은 취소, 용서)해주기로 작정한다면 나는 더 이상 그 돈을 여러분에게 갚을 필요가 없게 됩니다. 즉 여러분이 그 손해를 감수했기 때문에 이제 내 빚의 분량은 여러분의 부담이 되는 것입니다. 용서란 내게 빚을 졌거나 나를 기분 상하게 하는 사람에게서 갚음을 요구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제 이 개념을 인간관계의 빚에다가 적용시켜 보겠습니다. 메리가 빌을 기분 상하게 했을 때 그녀는 그에게 잘못을 범한 것입니다. 그녀는 이제 처벌이라는 대가를 경험함으로써만 갚을 수가 있는 빚을 지게 된 것입니다. 빌에게 그녀를 용서해 주라고 한다면 그는 많은 기분 상한 배우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다음과 같이 말을 할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는 잘못했어! 그녀의 과오의 결과를 왜 내가 부담해야 하지? 그건 불공평해. 그녀가 죄를 범했는데 내가 그녀를 용서함으로써 그녀를 궁지에서 벗어나게 해줘야 한다고? 아니야, 그녀는 처벌을 받는 게 마땅해." 바로 이 점이 용서를 어렵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용서가 값진 것이 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녀는 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용서란 과오를 범한 자에게 그 과오의 대가인 처벌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가장 부자연스러운 결정을 요구합니다. 용서의 결정에 참으로 어떤 의미들이 숨어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과오를 범한 상대방에게 용서치 않는 사람이 부과할 수 있는 많은 앙갚음들을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그 과오를 거듭 말함 *몸짓이 냉정해짐 *화를 내며 토라짐 *애정이 식어짐 *섹스를 응해 주지 않거나 마지못해 응함 *사소한 친절한 행위들을 하지 않음 *자기 주장을 내세우며 협조하지 않음 *우월하다는 듯이 웃음 짓곤 함 *꼭 필요한 말 외에는 하지 않음 *이혼에 대해 암시적 혹은 공개적으로 위협함 *다른 사람들 앞에서 면박을 줌 얼마든지 더 있을 것입니다. 복수심에 찬 마음이 창조적인 상상력이 딸려 더 이상 생각해내지 못할 뿐입니다. 상대 때문에 기분이 상한 사람의 공상 속에서 급전하는 그 모든 도모들을 다 알아낼 수 있는 상담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용서는 이 복수의 행동들의 목록을 이 선에서 끝내기로 마음먹는 것만으로는 되어지지 않습니다. 용서하려는 사람은 상대의 과오에 대해서 일체 아무 대가도 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서 있어야만 합니다. 즉 (1) 용서의 결정이 있고 (2) 거기에 섬김의 헌신이 확인되어야 하며 (3) 나아가 그 거슬리는 배우자를 향하여 계속 친절의 열매를 맺어야만 합니다. 상대를 수용하지 못하여 괴로워하고 있는 분노에 찬 남편이나 아내가 혹 지금까지의 얘기만을 가지고서 용서란 분명한 결정과 변화된 행동으로 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연 용서가 이 두 요소로만 되는 것이라면, 용서의 의미를 도식화한 그림은 다음(그림4-생략)와 같은 것이 될 것입니다. 메리를 용서하는 문제로 부심하고 있는 우리의 기분 상한 남편 빌이 이러한 개념의 용서를 실행에 옮긴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는 과연 자기가 아내를 깊고 따뜻하게 수용하는 방향으로 점점 가까워져 가고 있다고 느끼겠습니까? 용서와 섬김의 결정의 과정을 밟느라 열심히 노력을 한 뒤 아마도 그는 자기의 용서가 불완전하다는 느낌, 자기가 아내를 온전히 여유 있게 수용하려는 것을 오히려 자기의 태도가 방해하고 있다는 아찔한 느낌을 가지게 될거라고 생각됩니다. 어쩌면 빌은 자기의 섬김 수행 과정에서 강박적이고 과민해지게 하는 의무감을 느꼈노라고 보고해 올는지도 모릅니다. 다음 상담 때 빌은 상담자에게 말합니다. "아내가 한 일에 대해서 아내를 용서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내 마음에서 지워 버릴 수는 없습니다. 아내한테 특별히 따뜻한 느낌은 생겨나지 않지만 그래도 저는 아내를 계속해서 잘 대해주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용서와 섬김의 결정은 따뜻한 감정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메리가 한 일을 결코 마음에 생각나지 않게 할 수만큼은 없습니다. 그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나는 또 한번 분노하고 속이 뒤집힙니다. 그래도 계속해서 아내를 잘 대해주다 보면 이런 분노의 감정들은 사라지는 것입니까? 제가 화가 나 있는 한 아내를 참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이 뿌리깊은 분노를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용서하고 섬기기로 결정을 하고 또 용서하려고 애를 써봐도 이 문제에만큼은 그다지 도움이 안되고 있습니다." 이 좌절감에 빠진 남편이 아내를 참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용서에 대한 그의 이해를 확장시켜야만 합니다. 용서란 용서의 결정과 섬김의 선택만으로 되는 것입니까? 상대의 과오를 내 마음에서 지워 없애 버리려는 백방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분노의 감정과 압력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입니까? 그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언젠가는 잊혀지기를 바라면서 그것을 자꾸 묻어야 되는 겁니까? 정말 잊혀진다는 것이 가능한 일입니까? 상대 때문에 기분이 상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물음들을 던질 때 그들에게 추천되는 반응은 크게 다음 두 가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첫 번째 것은 전적으로 불만족스러운 것이고 두 번째 것은 불완전한 것입니다. 반응 1:"하나님은 우리를 용서하실 때 우리의 죄를 잊어버리신다. 따라서 우리도 다른 사람을 용서할 때 그들의 과오를 잊어버릴 수 있고 또 잊어버려야 한다." 반응 2:"계속 용서를 하다보면(즉 용서와 지속적인 섬김을 결정하고 과오에 대한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는 것)마침내 과오를 아무런 느낌도 유발시키지 않는 사소한 과거사의 한 조각으로 간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마음은 그 과오를 사소한 일로 만들어 의식의 세계 밖으로 내보내게 되는 것이다." 여호와께서는 예레미야 31장 34절 말씀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그들의 죄악을 사하고 다시는 그 죄를 기억지 아니하리라." 어떤 사람들은 바로 이 구절을 근거로 하여 반응 1을 주장합니다. 즉 참된 용서에는 망각이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이 구절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어느모로 보나 마치 기억 상실증 환자가 자기 이름을 잊어버리듯이 하나님께서 그와 똑같은 식으로 문자적으로 우리 죄를 잊어버리신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류의 망각은 결코 선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어떤 사실을 의식 수준으로 떠올리는 능력이 없는 상태 즉 정신기능의 결손을 말해줄 뿐입니다. 그러나 전지자의 마음에는 그런 맹점이란 없습니다. 이 구절이 뜻하는 바는 그보다는 우리의 자비로우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로 더 이상 우리를 정죄하지 않으시기로 작정하신다는, 즉 그것을 더 이상 문제삼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구 속의 사역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빚을 탕감하셨으며 따라서 더 이상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빚은 이미 갚아졌습니다. 이런 죄의 '망각'의 개념은 앞에 말한 용서의 사상 속에 본질적으로 들어 있는 것입니다. 즉 용서엔 과오를 범한 사람에게 그 과오의 정당한 대가를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포함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 죄를 '망각하신' 것같이 상대의 과오를 망각하라는 말로는 과오의 기억이 되살아날 때 분노를 느끼게 되는 문제에 별다른 도움이 못됩니다. 그것은 용서를 결정하고 섬김을 선택하라는 말에서 더 진전된 것이 없는 상담입니다. 악독의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과오를 잊으라는 말로는 용서의 이해를 깊어지게 할 수 없으며 더 낙심만 하게 합니다. 문자적으로 볼 때 그런 식의 상담은 우리가 우리 뇌의 기억 저장 부위에 손상을 입히거나 아니면 병적인 억압을 통해서 부분적인 기억 상실증에 걸려야 한다고 주장을 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물론 이런 어리석은 처방을 추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 공동체 안에는 분노라는 감정의 화산에 뚜껑을 달아 단단히 못을 쳐두고 선택적으로만 사물을 의식한다면(기분 좋았던 사건들만 생각하기로 함) 문제는 해결이 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한 노력은 악독을 더 깊어지게 할 뿐이며 적개심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더 미묘하게 죄악된 방법으로 표현하도록 몰아갈 뿐입니다. 종종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신체상의 통증과 고통, 더 신경질 적이고 과민한 반응, 총동적인 과식, 그리고 부인되어온 분노의 수많은 다른 형태의 표현들의 복합적 발현입니다. 반응 2는 어떻습니까? 결국 과오란 사흘 전 아침을 뭘 먹었나에 대한 기억만큼 그렇게 쉽게 잊혀지는 것입니까? 문제의 기억으로부터 부정적 자극의 유발능력을 뽑아내려고 한다는 점에서 이 반응은 옳습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이 반응은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거슬리는 사람에게 친절한 행동을 계속한다 해서(비록 그것이 용서의 확고한 결정하에 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마침내 따뜻한 감정이 생겨나겠습니까? 악독없는 수용이 이러한 거슬리는 상대를 향한 사랑의 행동들로부터 얻어질 수 있다고 보십니까? "감정은 행동을 따라온다"는 개념의 한계들을 인식하기 위해서 잠시(그림2-생략)의 흐름도를 다시 봐주십시오. 흐름은 맨처음 인간관계상의 중요한 사건에서부터 시작하여 차례로 일차감정 반응과 사건의 반응을 거쳐 마침내 이차감정반응으로 가게 됩니다. 이 그림 속에는 다섯 가지의 중요한 원리들이 들어 있습니다. 1. 사람은 인간관계상의 중요한 사건에 대하여 결정과 감정 두 가지로 반응합니다. 2. 결정이란 상대방의 과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섬기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상대방이 과오를 범했기 때문에 그를 조작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결정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므로 우리는 우리가 선택하는 쪽에 대하여 완전히 책임을 져야 합니다. 3. 중요한 사건에 대한 일차(혹은 직접적인)감정반응은 유쾌감 아니면 불쾌감이 될 것 입니다. 어느 쪽이 될 것인가는 전적으로 사건의 성질이 결정합니다. 이처럼 어느 쪽의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인지가 전혀 우리 소관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조금의 책임(칭찬이나 비난)도 있을 수 없습니다. 4. 이 일차감정반응은 곧바로 이차(혹은 간접적인)감정반응으로 옮아가게 되는데 그것에는 각각 죄인 것과 죄가 아닌 것이 있습니다. (1) 유쾌감은 의존심(죄)이나 만족감(죄가 아님)으로 옮아갈 수 있습니다. (2) 불쾌감은 악독(죄)이나 실망(죄가 아님)으로 옮아갈 수 있습니다. 5. 일차감정반응이 이차감정반응 중의 죄인 것으로 옮아갈 것인지 죄가 아닌 것으로 옮아갈 것인지는 사건의 성질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개인의 평가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1) 유쾌한 사건을 필요와 연결시켜 평가한다면 이차감정은 의존심이 될 것입니다. (2) 유쾌한 사건을 갈망과 연결시켜 평가한다면 이차감정은 만족감이 될 것입니다. (3) 불쾌한 사건을 필요와 연결시켜 평가한다면 이차감정은 악독이 될 것입니다. (4) 불쾌한 사건을 갈망과 연결시켜 평가한다면 이차감정은 실망이 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기분이 상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그 사건은 결정(반사작용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을 요구할 것이고 그리고 그 사건은 감정을 유발해낼 것입니다. 기분 상한 남편 빌이 거슬리는 아내 메리를 참으로 수용하기를 원한다고 해봅시다. 이제 그가 용서하기로 결정하고 잊고자 애쓴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의 용서의 결정이 만일 의무에의 강박적인 추종이 아니라 참으로 신실한 선택이라면, 빌은 의도적으로는 아내에게 어떤 앙갚음도 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선택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메리의 과오가 반복적인 불륜이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녀가 진실로 회개했기 때문에 빌은 아내를 용서하고 결혼생활을 재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상담 중 빌은 아내의 간통을 떠올리게 될 때마다 자기가 얼마나 참담한 기분에 빠지곤 하는가에 대해 아내와 자주 "나누었노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물었습니다. "내 감정을 메리와 나누는 것이 옳지 않습니까?" 나는 대답했습니다. "그것은 감정을 나누는 것에 대한 당신의 목표에 달려 있습니다.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은 한 목표의 틀 속에 맞아들어가야 합니다. 그것은 섬김입니다. 당신이 메리에게 그녀의 죄의 기억 때문에 고통스럽다는 얘기를 하는 것은 그녀에게 죄책감과 좌절감을 가중시켜줍니다. 어쩌면 당신의 진짜 의도는 그런 '나눔'을 통하여 아내에게 자기의 행위에 대한 처벌이라는 대가를 지불해 주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당신의 용서 및 섬김의 결정에는 상한 감정을 다시 이야기하지 않아야만 한다는 것도 포함이 되는 것입니다." 용서의 제일 요소는 과오에 대하여 아무런 처벌도 부과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정입니다. 그리고 그것엔 그 결정을 위반할 수 있는 미묘한 방법들에 대한 깨어있는 민감성도 포함됩니다. 용서의 결정 측면을 이해하고 수행한 뒤에도 빌은 여전히 감정을 다루는 문제와 과오를 망각한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내 안의 온통 상처나고 분노로 얼룩진 이 감정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나는 억지로 메리와 함께 잘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메리가 딴 남자랑 함께 침대에 눠있는 장면이 떠올라 도저히 떨쳐지지가 않습니다. 정말이지 한계를 느낍니다. 이제 섹스에도 도통 흥미가 없습니다. 어떤 때는 발기도 되지 않고 아예 일이 되지가 않습니다. 설사 내가 정상적으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날에도 메리는 뭔가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내 마음에서 이런 생각들을 지워버릴 수 있습니까? 내가 메리의 외도 장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게 되기 전에는, 아니면 적어도 생각을 하더라도 마음이 뒤집히지 않을 수 있게 되기 전에는 과연 내가 메리를 진정으로 수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회의가 듭니다." 여기서 한 가지 묻겠습니다. 끊임없는 용서의 태도만으로 과오의 기억을 중화시킬 수 있습니까? 빌이 언젠가는 기억이 스러지리라는 확신 아래 계속 노력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만일 빌이 악독과 혼란을 느낀다면 그것은 곧 아내의 불륜이라는 사건에 대한 그의 평가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나타내줍니다. 빌은 그 과오가 남성으로서의 자신의 적절성과 연결이 된다고 잘못 믿고 있기 때문에 그의 일차감정 불쾌감은 이제 악독으로 심화돼 갑니다. 그렇다면 이 악독의 치유책은 재헌신의 노력이 아니라 사고의 교정입니다. 그가 아내의 죄를 자기의 필요들에 대한 위협으로서가 아니라 자기의 갈망에 대한 장애물로 바라보지 않는 한 이 악독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많은 양의 '용서의 행동들'일지라도 직접 이 악독을 실망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악독의 직접적인 원인이 사건에 대한 그릇된 행동반응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건에 대한 그릇된 평가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빌이 자신의 잘못된 평가를 바로잡지 않은 채 그냥 용서의 결정만을 고수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 악독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은 그 분노의 감정들은 결국 억압될 것이라고 주장한 뒤 그 악독한 감정들이 다른 방식으로 표면에 떠오를 위험성이 있으므로 그것을 잘 막아야 한다고 경고할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이해한 바의 심리기능에 따르면, 억압되는 것은 사건들의 기억이지 사건들에 대한 감정들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전문적으로 훨씬 정확합니다. 이 점은 다소 전문적이지만 대단히 중요합니다. 감정은 억압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감정으로 말미암아 경험되는 신체적 긴장들을 해소하지 못할 수가 있고 그것을 '감정적 억압'이라고 부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감정--자체는 억압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이토록 감정이 억압될 수 없는 것임에 반해 사고는 억압이 가능합니다. 감정을 유발해 내는 사건의 기억에 대해서는 의식적으로 주의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마음 밖으로 몰아낼 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기억이 자극해올 고통을 다시는 맛보지 않으려는 열망 하에 그 문제의 사건에 주저앉아 있지 않기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연습을 통해 우리는 보다 기분 좋은(혹은 덜 고통스러운)생각들에만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데 상당히 탁월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억압의 결과는 무엇입니까? 빌이 메리의 불륜을 남성으로서의 자기의 중요감에 대한 침해라고 보기를 고집하는 한 그는 이 상황에서 주님을 의뢰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지 못하게 되고 맙니다. 메리의 존경이 자신의 자기수용에 필수적이라고 믿는 그의 육신의 소욕을 따른 확신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고 그 결과 그리스도가 아닌 다른 사람을 통하여 필요들을 채워보려는 우상숭배적인 목표가 계속하여 그를 지배할 것입니다. 이 악독 중의 내담자에게 어쨌든 거슬리는 배우자를 용서하기로 결정하라고만 얘기해주는 상담자가 있다면, 그는 내담자에게 그리스도만을 의뢰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성숙을 가져다주지 못하게 됩니다. 그는 다만 그리스도 안에서의 연합이라는 목표에 훨씬 못미치는 곳에 부부를 정체시키고 마는 의무적인 섬김을 촉구하는 일에만 성공하는 것뿐입니다. 메리를 친절하게 대하려는 빌의 계속적인 노력 뒤에는 뭔가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텅 빈 공허감이 숨어 있습니다. 결심의 반복은 진정한 수용이 요구되는 연합의 촉진에는 불완전한 전략입니다. 새로운 마음--문제의 사건에 대한 달라진 평가--이 있어야만 합니다. 용서의 결정에 대한 집착이 억압된 기억들(악독한 감정들을 유발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는 기억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면 답은 어디에 있습니까? 빠진 요소는 곧 사건을 하나님의 시각으로 보아 재평가하는 일입니다. 즉 사건을 유쾌하지 않지만 나의 안전감이나 중요감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잘못된 시각을 옳은 시각으로 바로잡는 일이야말로 용서의 작업의 핵심이라 하겠습니다. 용서의 작업이 요구하는 것 참된 용서란 기분 상하게 하는 사건을 안전감이나 중요감의 필요들이 아닌 사랑의 관계에 대한 갈망과 연결지어 평가한다는 점에서 불완전한 용서와 다릅니다. 기분 상하게 하는 사건에 대한 '망각'의 열쇠는 그 사건이 나의 목표에 특별히 중요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일 때까지 그 사건을 재평가하는 데 있습니다. 용서의 굳은 결정에 내 필요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채워졌다는 진리에 대한 성령을 좇는 묵상이 수반된다면 악독은 실망(이것은 능히 받아들일 수 있는 감정이다)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고 말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배우자의 거슬리는 사건이 상처는 줄 수 있지만 유해한 것은 아니라고 보는 재평가의 과정에 대해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요점 2의 문장을 다시 한 번 옮겨 적어 보겠습니다 배우자를 수용한다는 것은 용서의 작업에 달려 있으며, 용서의 작업은 다시 배우자의 거슬리는 행동을 성경적인 컨텍스트에서 보려고 하는 마음에 달려 있다. 아직도 악독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빌이 소리칩니다. "나는 하고 싶습니다. 나는 메리의 과오를 재평가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됩니까?" 빌의 질문은 우리가 어떻게 사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그 대답은 복잡해 보일는지 모르겠지만 실은 매우 간단한 한 원리 속에 들어 있습니다. 즉 사건의 의미는 그 컨텍스트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나는 사건이 일어난 컨텍스트를 보아서 그 사건의 의미를 평가할 것입니다. 아내가 나한테 "저쪽으로 좀 가주시겠어요?"라고 말한다 합시다. 이 말이 나에게 갖는 의미는 아내가 이 말을 하게 되는 그 컨텍스트에 의해서 달라질 것입니다. 아내가 거실에서 나에게 줄 선물을 싸고 있는데 내가 예기치 않게 집안으로 들어갔다면 이 말은 그때의 의미를 지닐 것입니다. 반면 한바탕 신나게 다툰 뒤에 아내가 이 말을 해왔다면 이 말은 전혀 다른 의미를 띠게 될 것입니다. 이 원리를 염두에 두면서 이제 문제의 사건을 성경적인 컨텍스트에 놓는다는 것이 어떻게 사건의 의미를 달라지게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거슬리는 사건을 인격적인 필요들과 연결시켜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사건을 두르고 있는 컨텍스트를 파악함에 있어서 전형적으로 세 가지의 실수를 범하고 있습니다. 1. 그들은 그리스도의 사랑이 나를 안전케 하며, 그분의 계획에 붙잡힘이 나에게 참된 중요감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지(깊이 인식하지)못하고 있습니다. 2. 그들은 자기가 지금 받고 있는 것보다 훨씬 좋은 대접을 받는 게 마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공의가 죄인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잘 모르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3. 그들은 너무 자기의 필요에만 푹 빠져 있어서 남의 필요에 대해서는 사실상 눈이 멀어 있다고 해야 할 정도입니다. 거슬리는 사건이란 단지 우리의 갈망과만 상관이 있다는 사실을 배우려면 우리는 그 사건을 위의 각 오류들을 바로잡아 주는 컨텍스트 안에서 다시 생각해야만 합니다. 1.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우리의 부요함에 대해 묵상함으로써, 또 우리가 최악의 거절을 당하고 가장 쓸모 없다고 느껴질 때조차도 우리는 가치 있는 자들이라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담대하게 주장함으로써, 그리고 우리의 신분에 걸맞는 양식으로 살아가기를 선택함으로써, 우리의 필요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다 채워졌다는 진리를 붙잡아야만 합니다. 성경을 배우고 배운 바를 묵상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의 마음에 배우자의 거슬리는 행동이 다시 떠오를 때마다 우리는 다음 사실을 강력하게 반복 주장해야 합니다. 즉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안전하며 그분의 계획 안에서 중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상대의 거슬리는 행동의 기억이 내 마음을 뚫고 들어오려 할 때마다 "필요는 그리스도 안에서 다 채워졌다"는 진리를 즉각적으로 떠올리는 것이 올바른 접근의 열쇠입니다. 2.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큰 용서를 받았는가를 기억해야만 합니다. 마태복음 18장 21절__35절 말씀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중심으로 서로를 용서하라고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다른 사람을 향한 용서는 나를 향한 하나님의 엄청난 용서를 깨닫고 인식할 때 자연적으로 흘러나와야 한다는 것이 이 말씀의 주제입니다. 우리는 결코 내가 마땅히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여 그것을 요구해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삶에 마땅한 대가는 영원한 형벌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우리를 용서하셔서 우리에게 영원한 기쁨을 주신 것입니다. 배우자의 거슬리는 행동이 기억 날 때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나의 어떠한 죄를 용서하셨는가를 떠올리며 그것을 컨텍스트로 삼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용서를 맛보는 사람만이 참으로 다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3. 바울은 우리에게 다른 사람들을 나 자신보다 낫게 여기고 또한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빌 2:3, 4). 메리의 불륜이 떠오를 때마다 빌은 의식적으로 메리의 필요들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녀의 행동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초점을 맞추기(자기를 돌보기)보다는 메리가 겪고 있을 어려움들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기(상대를 돌보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이것은 어렵습니다. 사람이란 자기의 상처는 살피되 타인의 고통에는 거리를 두는데 익숙해 있는 존재입니다. "아내에게도 상처가 될거라는 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 나는 어쩝니까? 나도 상처를 받고 있다구요." 오전에 여러분을 화나게 했던 배우자가 갑자기 가슴에 심한 통증이 와 급히 병원으로 실려가게 되었다면 여러분의 기분은 얼마나 신속하게 변화하겠습니까? 우리가 배우자를 때로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으로만 보지 않고 그도 역시 자신만의 상처들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면, 그의 과오를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도 지금껏 그것을 크고 심각하게만 생각했던 것에서 점점 필요를 섬길 수 있는 기회라는 면에서 얼마간 사소하게 생각하는 쪽으로 바뀌어 가게 될 것입니다. 이런 인식은 용서와 섬김의 확고한 결정이 없이는 결코 생겨나지 않습니다. 용서의 작업은 시작은 결정으로 되지만 지속은 재평가로만 가능합니다. 마지막 두 개의 그림으로 지금까지의 얘기를 요약해 보겠습니다. 결론 건축용 블록 3은 수용입니다. 배우자를 수용한다는 것은 그의 모든 행동에 유쾌감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배우자를 수용한다는 것은 섬김의 헌신을 신실하게 지킨다는 것만으로도 되지 않습니다. 배우자를 수용한다는 것에는 용서의 결정 이상의 깊은 작업이 동반돼야 합니다. 참된 수용은 기꺼이 약한 모습을 내비치려는 마음, 고통스러운 거절의 거리로 문을 활짝 열고 나서서 자신을 온통 내어주려는 마음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수용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상대가 상처를 줄 때마다 지속적으로 그를 용서해야만 합니다. 용서의 작업은 또한 우리에게 배우자의 최악의 행동일지라도 우리의 기본적인 인격적 필요들과는 절대적으로 무관한 것으로 여기는 태도를 요구합니다. 그 진리가 우리 마음속에 분명히 자리를 잡고 있을 때에야 우리는 비로소 상대가 나를 기분 상하게 할 때라도 두려움이나 압박감 없이 기꺼이 그를 섬길 수가 있게 됩니다. 이것이 배우자를 수용한다는 것의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결혼의 청사진으로서 전인적인 연합을 얘기했고 또 그 기초 위에 쌓아갈 세 가지 건축용 블록에 대해 얘기했지만, 그 물음들은 주로 연합을 이루어감에 있어서 부부 각자의 책임들은 무엇인가에 대한 것들로,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남편에게 복종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합니까? 남편이 아내의 머리라는 말은 남편에게 아내의 문제에 대한 결정권이 있다는 얘기입니까? 아내에겐 사랑 받는다는 느낌을 더해 주고 남편에게는 중요감을 더해줄 그런 더 좋은 대화의 개발에 있어서 어떤 실제적인 방법들이 있습니까? 부부 사이에 장애물이 끼어들 때 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합니까? 부부는 그 문제를 놓고 얘기를 해야 합니까? 누가 먼저 해야 합니까? 한 쪽에서 마음을 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됩니까? 이런 물음들과 그 밖의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는 이 다음의 책에서 다루고자 합니다. 결혼의 전인적 연합을 위하여 계속하여 달려가는 우리가 되기를 원합니다. 저자 소개 로렌스 J. 크랩(Lawrence J. Crabb, Jr.) 임상심리학 박사(일리노이대). 일리노이대의 심리학부 조교수와 플로리다주 애틀랜틱 대학의 상담센터 총책임을 역임하고, 지금은 그레이스신학 대학원에서 크리스천 상담학부의 학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Basic Principles of Biblical Counseling과 Effective Biblical Counseling(총신대학 출판부에서 '성경적 상담학'이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함)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