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규] 아르바이트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취직을 할 주제는 못되고, 그렇다고 집에만 뭉개고 있기엔 비참하게 가난 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남의 밑에서 일을 하는 처지를 선택했다. 복권당첨은 남의 일일 뿐이니 까, 내가 그걸 아무리 긁어 봤댔자, 억세게 운도 없는 놈인 주제에 제대로 되는 일이 있을리가 만무 한 것이다. 먹고 살기는 갈수록 답답해지기만 하는 주제라서, 할줄 아는게 별로 없는 주제라, 택시운전을 해볼 까, 아니면 버스 기사로라도 들어가 볼까 하다가 운전도 제대로 잘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서- 관뒀다. 직업이라는 것은 가지기 쉬운 일이 절대로 아니라는 것을 절절히 체험한후 강남역을 배회하던 중, 우연히 눈에 띈 소주방의 글귀- 주방 아줌마 구함. " 아줌마만 구하나요..? " 그냥 보기에는 아무리 봐도 다방레지로밖에는 보이지 않는 새빨간 매니큐어, 새빨간 립스틱, 얼굴은 하얀 분칠 (물론 그렇게 칠했다고 하더라도 일본여자같이 보이지는 절대로 않는다. 요즘 작부들도 이렇게 얼굴에 색칠 공부는 절대로 하지 않았다. 취향이겠지만서도) 을 한 여주인은 날 보고 피식 웃었다. " 학생이 하게..? " 담배를 꼬나문 손가락은 대따 섹시했다. 가늘고 긴 하얀 손가락, 그런데 왜 허리는 미류나무 밑둥인지 한아름드리 나무. 손가락의 뼈마디나 손목의 굵기는 허리의 지방과는 별 상관없나. 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 저 학생 아닌데요.." 다니다가 관뒀다. 돈이 없었다. 적성에도 맞지 않는 과. 더불어 절대로 취직이 되지도 못할 지방대, 더럽게 비싸기만 한 등록금, 차라리 공고를 나와서 어디 기계라도 조립하는 곳에 취직할껄, 후회만 막급한 나날. " 할줄 아는게 있어..? " 상당히 무시하는 말투에 벨이 꼬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저, 매운탕은 자신있는데요. " 술안주라면 그럭저럭 할줄 아는데요.." 라고 말을 하고야 말았다. 친구들이 내 자취방에 놀러오면 똑같은 참치김치 찌개라도, 경탄을 금치 못하며 퍼먹던 기억이 선명했다. 맛을 알면,ㅡ 요리라는 것은 금방 는다. - 까다로운 내 입맛이 내 실력을 돗군다. 라고 생각했다. " 어머, 웃겨. 학생. 그래도 여긴 강남역이야. 학생같이 어린 사람이 주방을 맡겠어..? " 강남역이나 영등포역이나, 맛만 있으면 되는거지. 거, 참 말 많았다. 다방레지같이 생겨먹어서. 되잖은 주인 여자의 같잖은 잘난척에 벨이 들들 꼬이기 시작했다. 내가 여기 주방이고 뭐고, 당신 그 밥맛부터 조져놓으면 어쩔래. 하고. " 테스트를 해보시면 되잖아요.. " 아줌마는 어린 학생에게 약하다. 라는 것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다방레지고, 포주건 간에, 삼삼한 남자를 마다할 여자는 없었다. 찬모(주방을 총괄하는 아줌마 대빵) 보다야 ..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며 산 주제라, 아줌마 상대하는 것은 이미 껌값이었다. 나는 그렇게 편하게 산 팔자는 절대로 아니었다. 양가집 규수마냥, 온갖 오두방정에 우아한 척 하던, 주인여자는 내가 대충 아무렇게나 그러모아 만든 낙지 소면의 맛을 보고, 월수 150만원에 채용을 했다. 진짜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것 중에 하나. 도대체 왜 그렇게 우아한 주인 아줌마가 날 꼬시는지는 잘 모르겠다. 저, 아줌마하고 같이 자기는 진짜로 싫거든요.. 여름이 싫은 이유중의 하나는 특히 남자를 아는 여자들의 아랫도리에서 나는 냄새때문입니다. 땀냄새와 향수, 그리고 여자냄새까지 섞이면, 진짜로 돌아 버릴 것 같습니다요. 물론 이런 소리를 겉으로야 할수는 없었다. 술집 주방장처럼 껌값으로 먹고 들어가는 직장이라는 것은 내게 별로 없었다. 공사판 노가다를 열이레, 뛰어야 간신히 받을수 있는 돈, 150만원은 내게 귀했다. 물론 한달을 꼬박 다 채워야만 반드시 나올수 있는 돈이었지만 말이다. 아침엔 자고, 낮에 어슬렁거리고 나와서 일을 한다는 것도 나는 좋았다. 비가 더럽게만 왔다. 아주 얄구닥진 날씨인 것이다. 이렇게 비가 오면, 손님들은 진짜로 꾸역꾸역 몰려들었다. 어떻게 꼼장어를 좀 내놨더니, 연탄불에 군 꼼장어 냄새에 환장들을 하고, 밀려들어 오기 시작했다. 꼼장어 굽는 그 옆에 꽁치까지 굽기 시작하자, 정신 없이 밀려드는 주문에 머리가 하얗게 돌 지경이 되어 버렸다. 비오는 날, 생선의 냄새라는 것은 쥐약인 것이다. 와사비, 그리고 약간의 가다랑이, 청주를 풀은 양념장을 살살 발라 연탄불 석쇠에 바싹 구운 꽁치를 먹어 본적이 있다면, 그리고 그 냄새가 비에 섞이는, 택시 정류장 앞은, 다 따고 들어가는 것이다. 꼼장어 양념은 특수이기 때문에 비법, 생략하겠다. (생강과 마늘이 좀 많이 들어간 양념장에 케챱을 섞는게 비결 이라면 약간 힌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 날. " 주인 나와, 씨발아, 이게 음식이라고 내놔-!? " 아까부터 아주 시끄럽다고 생각했었다. 진짜 머리가 둥둥 울리게 행패를 부리는 놈들이 (술집, 그것도 자정 넘긴 시간의 술집이라면 어느 정도 가능한 스토리이다. 이럴때일수록 주인 여자의 뻔질한 낯이 잘 발휘되는 시간이기도 한 것이다마는.) 오늘의 소동은 그다지 가볍게 넘어가지가 않았다. " 이군아. 이군아. " 어떤 술꾼이 와서 난동을 부려도, 그 새빨간 립스틱에 넘어갈듯, 홀라당한 여주인은 그렇게 녹록한 상대가 아니었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전직 작부출신의 산전수전 다 겪은 여자인 것이다. 그런 여주인의 안색은, 아주 좋지 않았다. 왠만하면 홀서빙하는 선영이하고 영준이가 나를 호출할 텐데, 밖의 엉망진창 우지끈 부서지는 소리가 나고 사람들이 시끄럽게 웅웅거리는 소리에, 정신이 멍청해져 있는 시간, 주인 여자가 나를 불렀다. " 잠깐만 나와 봐. 어서. " 여자가 달착지근, 부드럽게 부를때는 안좋을 때, 왜. 이 시끄러운 상황에 설마 날 꼬시려고 그렇게 달착지근하게, 그러나 새파란 안색으로 날 찾진 않을 테니까. " 알탕에 머리카락이 들어갔다고 난리났어.. " 속삭이는 것 처럼 말을 해도, 그 속에 숨겨 있는 안절부절까지 캐취못할 나는 아니다. 난동을 부리는 테이블을 보니, 그냥 봐도 별로 질이 좋아보이는 패거리들은 아니다. 남자 셋에 여자 둘인 패거리였 는데, 길바닥에서 어쩌다 마주치면 그냥 슬슬 피할 것 같이 생긴 부류. 게다가 여름이라고는 해도, 여자들은 상당히 보기 민망한 차림들로 다리를 꼬고 앉아 행패를 부리는 남자들 옆에서 휘파람과 박수를 흘리고 있어서, 심히 짜증나지만. " 제가 주방장인데요.." 가게 안에서 선그라스를 낀건지, 맹인용 안경을 낀건지 잘 모르겠을 사내새끼가 내 얼굴을 올려다 보더니 피식피식 웃기 시작했다. 하얀 반바지 사이로 삐져나온, 과히 별볼일 없는 털북숭이 다리, 그리고 싼타루. 미친 새끼. " 누가 써빙하는 애, 불러오래..? 야. 주방장 데려오라 했잖아-!! " 성질같아선 그 처먹고 있는 알탕의 알의 갯수만큼 패죽이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았으나, 힘없는게 빽있냐. 그냥 개기는 거지. 여기서 나가면, 다시 어디 가기 상당히 귀찮았다. 벌써 여기서 일한지는 두달 가까이 접어드는 거다.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내 체질에 맞는 일이 아니었다. 주인 여자 구워 삶기도 별로 편하진 않았었다. " 저, 주방장 맞는데요. " 내 말에 다시 그 천박한 테이블에서는 박장대소가 터졌다. 원래 시끄러운 선술집이라도, 그리고 11시를 넘긴 피크고, 거의 대부분의 손님이 술에 얼큰하게 취해 맛탱이가 가 있는 상태라고 하더 라도, 벌써 주목은 이쪽을 향하고 있는 아주 피곤하고 짜증난 상황인 것이다. 사람들이 날 쳐다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사람들과 섞이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면, 이런 아르바이트는 절대로 하지 않았었을 것이다. " 야, 얘가 주방장이래, " 하얀 반바지가 옆의 여자 겨드랑이를 쿡쿡 찔러대며, 자기네들끼리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덧붙여 말하자면 나는 상당히 짜증이 많이 난 상태였다. 알탕에 머리카락 나왔으니 어쩌라고, 그래. 다시 끓여다 주면 되는거냐..? " 머리카락.. 어디 있습니까..? " 상대하기를 작파하고, 나는 짜증이 나는 말을 억지로 꽉꽉 눌러 삼긴채, 이 천하의 불한당 패거리, 그냥 척 보기에도 장님 삼총사같은 꼬라지로 썬그라스를 끼고 있는 산도적같은 패거리에, 옆에 끼고 있는 여자들은 그냥 줘도 안기 싫은 압구정 훙내 걸스. (겉은 명품족인데 모를 일이다. 카드빚으로 샀는지는.) " 이것 봐. 머리카락. " 알탕에서 흉측하게 알에 똘똘 말려 감겨 올라오는 머리카락에 나는 눈알이 튀어나올뻔 했다. 순간 절대로 제어할 수 없는 분노에 치가 떨리기 시작했다. " 제 머리가 설마 이 머리카락이라고 하실 겁니까..? " 주인 여자의 머리는 쇼커트, 노란 염색이었다. 홀서빙 지영이는 빠글빠글 파마인 것이다. 내 머리는 블루클럽에서 깎는 오천원짜리(10번 가면 한번은 공짜) 인 것이다. 별 특색없는 이발소 가까운 머리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저 젓가락에 감겨나오는 머리카락은 아무리 그냥 봐도 저 옆에 끼고 있는 브라자가 다 내비치는 나시를 걸치고 있는 긴 생머리 여자 머리카락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우리 가게에는 이런 머리털을 가지고 있는 사람, 자체가 없었다. " 야. 이 새끼 봐라. 지랄.. 하네..? " 도대체가 검정색 선그라스에 한냥짜리 금목걸이를 목에다 차고 있는, 이 개좆같은 새끼들은 절대로 적응이라는 것, 자체가 되지 않았다. 되지도 않는 소리로 사람 갈구면서. 뭐가 어쨰..? " 음식의 책임을 전결해야 할, 주방장. 너 책임의식 있는 새끼 맞아..? " 독한 살의에 빠졌다. 자신이 먹던 젓가락 끝으로 내 배를 꾹꾹 찌르며, 지네들끼리 뭐가 그리 좋은지 낄낄 거리고 난리가 났다. 나는 놈들이 먹다 말고 있는 부침개의 기름을 이 새끼들 낯짝에 그대로 뭉개버리고 싶을 정도의 격한 감정에 휩쌓였다만, 그래도 목구멍은 열지 말 상황이었다. 여기서 깽판 부리면, 진짜 한달은 조져야 하니까. " 그래서.. 저더러.. 뭘 어쩌라고요.." 이를 악문 새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경찰서로 직행해서 조서쓰고 싶지 않았다. 다른 무엇 보다도 삼대 일인 것이다. 주먹도 별로인 새끼인 내가, 쟤네하고 붙어봤댔자 득보다 실이 많 았다. 저 새끼들은 첨부터 날 갈구려고 시작한 일인데, 작정하고 갈구는 데에야, 별 도리, 자체가 없었다. " 얘한테, 뽀뽀 한번만 하면. " 숨이 턱턱 막히기 시작했다. 새끼들이 지목한 것은 긴 머리 날리고 있는 자신들이 끼고 있는 여자가 아닌, 걔중의 하나, 썬그라스 끼고 있는 새끼중 하나. 검은 티셔츠에 갈기 갈기 찢어진 청바지, 어울리지도 않는 여름철의 워커를 신고 있는 ( 한여름에 그러고 다녔다가는 진짜 무좀걸리기 십상이다.) 개멋들린 미친 새끼인 것이다. " 봐주겠다. " 가게, 엎어버.. , 보자보자 하니까.. 이-!! 돈이 없다는 것은 상당히 많은 비극적인 코드를 내재한다. 나같은 놈은 돈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렇게 너절하게 여기저기 구를만한 재주를 가진 놈도 아닌 것이다. 제대로 된 부모도, 제대로 된 직업도 아무것도 갖추지 못한 나, 어디 가서 뭘 할수 있는 것이, 제대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나는 뭘 어쩌라고. " 남자하고 뽀뽀하라고요.." 놈들이 웃고 있는, 거의 발광하듯 뒤집어지는 그 개떡같은 테이블, 엎어버리는 것은 간단했다. 놈들이 먹고 있던 그 알탕을 머리뚜껑위로 엎어버리는 것도 참 간단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짓을 할만한 주제도 용기도 없는 놈이다. 욱하는 성질을 있는대로 다 부렸다가는, 내가 여기서 어떻게 피해나갈만한 구멍이라는 것은 개뿔딱지만큼도 존재하지 못했다. " 너가 여자잖아. " 이 새끼 좀 봐라, 속에서 아까부터 울렁울렁거리는 것은 도대체 뭐라고 표현을 해야만 하나, 이 상황에서 난 입이 제대로 떨어지지도 않았다. 너무 열이 받아서, 그래도 아무렇게나 되는 대로 막 굴러먹으면서 자라온게 덕이 되는지, 이 악물고 넘길 만한 처지는 되었다. 빌어먹을. 그래, 빌어먹을이다. 딱. 놈들은 웃고, 난리가 났고, 건너편 술에 얼큰하게 취해 있는 몇몇 팀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남자들끼리의 뽀뽀라. 그래 간단하게 생각하고, 여자보다 덜 진지해서 낫다. 라고 생각하고.. 찢어진 청바지-개인적으로 나는, 좀 보수적인 타입이라, 찢어진 청바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노출심한 여자들을 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과 매한가지로, 가랑이와 허벅지, 엉덩이와 무릎이 다 노출이 되는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족속을 보면, 아니할 말로, 이해가 잘 가지가 않았다. 진짜로 극빈해서 어쩔수 없이 찢어 입는 것이라면 어떻게 해서든지 이해를 억지로라도 할 수가 있을지 몰라도, 요즘 세상에 닳아서 헤진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글쎼 별로..- 가 슬슬 웃으며 승리의 브이자를 그린다. 그리고 내게로 와서 턱을 살살 간지럽히더니 자신의 쪽으로 바싹 끌어당겼다.. 검은 선그라스- 밤 12시가 넘어가는 시간에 검은 선그라스라며는 어느 정도는 장님일수 있다는 심정으로 이 황당하기 이를데없는 주정꾼들의 난동을 억지로라도 참으려고 발악을 했어도, 남자 특유의 그 특유의 냄새가 나기 시작하자 (여자들 특유의 그 시큼한 냄새와는 좀 다르다. 지리다고 해야하나..) 나는 골떄리는 심정이 되고 만거다. 꼭 이렇게도 해야만 하나. 먹고 사는건, 때때로 비참할 수 있었다. 단순한 뽀뽀일거라고 생각했다. 입술이 약간 닿았다가 떨어지면 될거라고 생각했다. 미끈한 감촉이 닿는게 아니고, 축축하고 살아 숨쉬는 느낌의 꺼끌한 감촉이 입술을 흩는 감촉에 등골에 서늘함이 달린다. 지금..이..!!!!!!!! 본능적으로 밀어내기 위해 어깨를 손으로 팍팍 처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주제는 꽉, 부등켜 안겨버린 채라 어떻게 힘이 들어갈수 있는 그런 형편이 아닌 것이다. 이게 뭐야. 이게.. 뭐야.. 싫...... 능란하게, 그리고 여우같이 침입해 들어오는 혀, 절대로 입을 벌리지 않기 위해, 입술에 침을 발라대는 것은, 그리고 이렇게 뜨거운 기운이 온몸내에 퍼져 울리는 것은 어떻게 해서라도 참을수 있었다. 견뎌. 이까짓 것은. 그러..ㅎ... 지만, 절대로 벌려주지 않으려고 하는 아랫입술을 꽉 물어버린채, 그 반동 으로 살짝 열린 입술사이로 뜨거운 열기를 지닌 혀가 들어오기 시작하자, 나는 나도 모르게 뒤로 몸을 뺴기 시작했다. 본능이다. 피하고 싶어하는 본능.. 나는.. 아직까지 키스를 한 적이 없었다.. 순식간에 미끈하게 내입속으로 잠겨들어온 혀는, 부드럽게 유영을 하면서, 내 입술 여기저기, 내 입안 안팎 이쪽 저쪽을 헤엄쳐 다니다가 결국 필사적으로 도망다니는 내 혀를 잡아 올리는데 성공, 즉시 내 혀를 점령하는데 일익을 담당한다. 나는 혼미해지는 의식속으로, 죽어라고 탕탕 그 새끼의 넓은 등짝을 쳐대다가, 그 쇼크에 그대로 기브 업, 완벽히 전의상실,ㅡ 그대로 내 팔은 그의 품속으로 잠겨 들어간다.. 키스는 깊고도 농밀했다. 잠식당하듯이 부딪히는 혀에, 나는 이 새끼가 남자라는 사실 자체도 망각하고, 그 현란한 테크닉에 그대로 망가지고 있었다. 부드럽지 않은, 절대로 거친 그 숨결에 나 자신도 모르게 흥분.... .. 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얼굴을 들어올렸다. 나보다 손가락 한마디 정도가 큰 키의 그는,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고, 그래서 나는 키스가 끝났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짝짝짝짝짝짝짝. 손님들이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열이 오른 그들의 눈에는 지금 우리가 제대로 된 커플로라도 보였는지, 모를 일이다. 나는 황당하기 이를데 없는 심정으로, 난생처음 겪는 키스가 남자라는 것도 모자라서, 키스를 받아내기 위해 끝에는 자진해서 끌어 안았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수치심에 넋이 나갔다. 돌은 새끼. 욕구불만.. 나는.. 거칠게 주방문을 닫아 버리고, 억지로 주방문 안으로 들어온 나는, 발길로 소독기를 걷어 찼지만, 벌써부터 제 정신은 아니었다. 아직도 얼굴은 화끈거려.. 뭘 어떻게 할 수도 없이. 나는... 돌..았나.,. 선그라스에 가려진 얼굴, 그리고 약간은 비틀린 얇은 입술, 거칠은 입놀림이 기억나는 바람에 얼굴이 븕어져 버렸다. 촉감은 때로 몇마디 말보다, 더 많은 기억을 남기는 것이다. 라고.. 조그만 자취방에 돌아온 나는, 무엇을 얼만큼 무엇을.. 했는지, 도무지 기억이라는 것이 나지 않았다. 물먹은 솜같이 늘어져 버린 새벽 다섯시의 밤. 나는 제대로 닦지도 못한채, 삼평 남짓한 삯월세방에 몸을 누일 뿐이다. 절대로 제 정신이 돌아올 수 없는 밤. 밤이라고 할수도 없는 새벽에, 나는 나 스스 로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손을 가져다 대었다. 살짝 닿은 것 만으로도 부드러운 혀의 놀림이 연상되.....는.. 진짜로 찰나적, 가버릴뻔한 감촉을 억지로 자제한채, 나는 아랫입술을 혀로 핥아내렸다. 간지럽힘 을 당하는 왼쪽 유두는 이미 고통을 주기 시작한 손가락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고, 나는 슬며시 몸을 비벼대기 시작한다. 좋...았다.. 부드럽고 충만된.. 그러나 절제된 느낌으로.. 제대로 숨도 쉴수 없을 정도의 격한 동통이 아랫배를 슬슬 감싸오는 느낌이 들고 있었다. 손가락 으로 슬쩍슬쩍 건드려 대는 나는, 팽창한 것이 어떻게 할수도 없을 정도로 부푼 것을 느낀채로, 그 피가 쏠리는 괴로움을 튕기는 것으로 대신하는채, 격렬하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이제느.. ㄴ.. 한 계..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입술이, 그리고 혀가 얽히던 감촉에 이르자, 어떻게 할수도 없을 정도로 착란적인 쾌감에 도취되기 시작했다. 알딸딸하게 흐려져오는, 쉴새없이 혹사당하던 오늘. 오늘의 끝은 너무도 길어. 흐..ㅂ..!!!!!!!! 뿌옇게 터져나간 분출물을 느끼는 채로, 나는 부들거리는 몸을 가라앉히기로 한다. 정사의 끝은 허무하고 속을 아리게 할뿐이다. 그래도 나는.. 이렇게라도 잠을 청할수밖에 없는 청춘인 것이다. 접시물 한컵만 뜰 힘이 있어도.. 발기가 가능한게 남자인 것이다. 하물며, 나는 이제 시작이다.. 미친 새끼. 속으로 욕을 퍼붙는채로, 나는 본능에 파고 들었다. 남자에게 키스 당하고, 느끼다. 절대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더 웃기기 이를데 없는 일은, 그런 주제에 느꼈다는 게 더 웃겼다. 남자 주제에, 남자에게 키스를, 그것도 생전 처음 보는 (솔직히 보지도 못했다. 선그라스에. 더 정확히 말한다면, 절대로 보고 싶지도 않았다.) 제대로 봤었으면, 진짜로 붙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병신새끼. 차라리 아까 덤벼들 었으면, 이런 꼴은.. 느낀 것도 모자라서, 키스를 기억하며 마스터베이션을 한다. 억울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그래도 기분은 묘하게 야리꾸리하기만 하다. 키스는... 따스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아닌, 다소 거칠고 폭력 적인, 입안을 다 부딪혀 뭉개버리는.. 키스.. 거친 손놀림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부옇게 흔들리는 의식을 놓아버렸다. 그래도 잠은 어떤 방법으로라도 들어야만 했고, 이 상황에 마스터베이션만큼 좋은 도구를, 나는 알지 못한 다. 멍하게 놓이는 느낌으로, 나는 뒤통수를 놓아버렸다.. 처음 하는 키스를 내주고, 집에 와서는 딸딸이를 쳐서, 억지로 눈을 감는....... 정상인데도 불구하고 왠지 비정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창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는 처연 하게 속을 탁탁 두들길 뿐이다. 그 비를 귓속으로 느끼며.. 잠이 든 것 같았다. . . . 선잠이다. 잠을 깨면, 늘 잠을 잤는지, 못잤는지, 억울할 뿐이라. 나는 이런 속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억지로 엉거주춤, 가게로 기어나가는 속이, 즐거울리 전혀 없었다. 버스카드를 충천하기 위해 정류장에 서 있었다. 기분이 묘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판대 아저씨가 나를 자꾸 흘깃거리는 기분이다. 무표정하게 아저씨를 내려다 보자, 끽소리 하지 못하기는 해도, 기분은 상당 히 나쁜 것을 뭐 어쩔수 없었다. 그 묘한 표정만은 어떻게 감당이 되지 않았다. "... 학생이여..? " 도대체 이게 무슨 귀신 까나락쳐먹는 소리인가, 멍한 기분으로 가판대 아저씨를 쳐다보자, 아저씨가 충전한 내 버스카드와 함께 매일 스포츠 신문 한장을 내 앞에 펼친다. 이동해 간밤의 폭주. 술탓이었을까. 기자를 만난 이동해 (28)은 아무래도 술이 과했나 보다. 라고 말은 했어도 이런 사태를 불러일으키게 된 책임은 어떻게 팬 앞에서 져야 하지 않겠나 라고 말 했다. 이동해는 팬 앞에서 이런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 술김이라고는 해도, 죄송스럽다고 말을 했다. 간밤에 이동해와 같이 동행해서 술을 먹게 된 그룹은 A 에이젼시의 Y 某 부장과 최근 ㅇㅇㅇ이라는 드라마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C군, 그리고 C군의 파트너이자 극중 연인관계를 연기하고 있는- 도저히.. 더 이상은 읽을수가 없다. 이동해가 도대체 누군지 내가 어떻게 알수가 없었다. 드라마건 가수건 나는 테레비를 거의 보지 않는다. 집에 있는 것은 달랑 핸드폰과 입을 옷가지 몇개밖에 없는 내가 이딴걸 알 턱이 없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이따위가 이렇게 공개가 되고 나면.. 곤란해 지는데.. 엄마가 그래도 스포츠 신문을 볼리가 전무하니 그나마 다행이군.. 이라고 생각을 했다. 남자끼리의 키스 사진을 찍어서 스포츠 신문 앞대가리에 내놓으면 잘 나갈거라고 예상을 헀다면, 확실한 옐로 페이퍼라고 불러 마지 않겠다. 왜 앞대가리 뒷대가리 싹둑싹둑 잘도 자르고 이딴 식으로 보고를 하냐고. Y모 부장이 라는 새끼와 C군인지 옘병인지 하는 놈의 새끼들이 둘끼리 뽀뽀하라고 부채질을 한거나, 알탕집 뒤집어 엎어놓으면서까지, 깽판친건 기사에 단 한줄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 인간 이혁재, 확실히 망가지기는 망가졌다. 이런 글까지 받고, 이런 사진까지 쪽팔리게 실리고. 절대로 얼굴 드러나지 않도록 숨은 것까지는 참으로 좋았는데.. 이런 식으로까지 커밍아웃을 하게끔 된다면.. 진짜로 조지는거지.. 잔대가리, 아무나 굴리는게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튀어봤댔자 벼룩이라는 거지. 게다가 아주 더러운 우연이기는 했는데, 오늘이 내 월급날이었다. 두달쨰 돌아오는 월급날. 그래도 돈은 받고 어떻게든 튀어야 될거 아닌가. 밤에 가야 하나, 낮에 가야 하나. 별별 생각이 다 돌아오기 시작했는데. 아주 뻔하게 스토리를 잡는다면, 술집이라는 것은 원래 밤에 가게를 하는 거니까, 밤에 와서 뒤질거고, 그렇게 친다면.. 낮에 가서.. 돈 달라고 하는게 맞았다. 왜 이렇게 더럽게 꼬이기만 하나.. 집에서.. 내가 휴학한거 알면, 죽여버릴지도 모르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이런 곳에 굴러들어와서 아무 렇게나 사는 것을 보면, 진짜로 그 다음은 어떻게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인생, 피곤하게만 살아야 하는 팔자인 것이다. 그럴줄 알았다. 낮의 가게는 한산하기 이를데 없었다. 월요일 낮 두시반의 강남역, 가본적 있냐. 주변의 직장인덕분에 그닥 치이진 않았어도.. 주말과는 어떻게 비교할수 없을 정도의 정적이 있었다..라고 잠시 생각했.. " 저기 있다." 이런 옘병할. 가게 앞의 누군가가 나를 보고 쫒아옴과 동시에 나는 죽어라고 돌아서 튀기 시작했다. 달리기만은 진짜로 젬병이었고, 한시간에 한대 오는 버스가 눈앞을 지나쳐 가도, 뛰는 것만은 진짜로 극악이었다. 버스 올떄 빼고는 절대로 뛰지 않는 내가 대가리에 총맞은 놈 마냥 뛰어야 되는 팔자, 그닥 좋은 팔자는 아니다.. 도대체.. 이건 무슨 지랄인가.. 라고 생각하는 데, 앞에 ㅡ 뭔가와 부딪혀서 끌여당겨졌다. " 너... " 생전처음 보는 얼굴인데, 거기까지는 좋았다. 시선을 내려, 그 턱주가리와 얇게 말려올라가는 입술로 내 눈앞의 대상을 파악하고, 나는 제곱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이봐. 나 한달 뒤지게 일한 월급도 지금 떼이게 된 형편이란 말이다. 내가 그런데 지금 너까지 만나서 이렇게 주접 떨어야 되냐.. 제발..!! 게다가 왜 나보다 키는 더..커. 아. 재수 더럽다. 라고 생각했다. " 너, 죄지은거 있냐..? " 눈 앞에 보이는 새끼는, 어제 그렇게 입술을 섞었다손 치더라도 눈에 별로 익지 않게만 들어올 뿐인데. 그래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더럽게 낯이 익었다. 절대로 드라마를 보지 않는데, 쇼프로에도 절대로 관심 없었고, 스포츠 신문에나 나올 놈이라면 두 가지 경우의 수중에 하나였다. 가수던가, 배우던가. " 왜 도망치는건데.." 그런 놈에게 내 복잡하기 이를데 없는 더러운 가정사까지는 절대로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미쳤냐. 내가. " 도와주지, 타라." " 하려는 말이 뭔데요.." 이 새끼는 위험하다. 참으로 위험했다. 라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되어지는 이유가 있었다. 왜냐고. 비열하기 떄문이다. 지금까지의 작태를 봐라. 아무리 봐도 비열하다고밖에는 생각되어지지가 않았다. 알탕에 계집애 머리 둘둘 말아놓고 나에게 지금까지 어떻게 했어,. 일자리는 잃어, 신문에는 개망신당하는 기사가 나. 거기에다가.. 입을 질끈 물어뜯었다. 기분이 점차 더러워지기 시작한다. 일이 꼬여도 너무 꼬여버린 탓이다. 할아버지 가 아시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다리몽둥이가 부러지는 것은 고사하고, 언제 뒤질지 모르는 일인 것이다. 그 꼬장꼬장한 양반이 (그 시절에 와세다 大를 졸업했다는 것 만으로도 긍지를 가지고 있는 이상한 족속 인 것이다. 일제에 빌어먹은 주제에라고 까지는 말하지 않겠다. 어쨋거나간에 그 덕에 붙어 먹고 살고 있지 않은가.) 알았다간 난 그대로 다이하고도 남았다. 울고 싶어졌다. 점차., " 너, 도망다니고 있냐..? " 차가운 맥주를 건네주는 손에 나는 흠칫했다. 복잡다난한 가정사를 일일히 낯모르는 놈에게까지 그것도 딴따라로 보이는게 뻔할데 없는 지저분한 쓰레기통 종사자.(지들이야 잘났다고 엔터테이 너라고 부르는데 웃기지도 않는 소리고- 이런 면에서만 놓고 본다면, 할아버지와 나는 약간 사고 방식이 전혀 다르지는 않은 그 뭔가가 있었다.) 연예계. 거지 발싸개같은 동네. 누구누구와 붙어 먹고 어쩌고의 스캔들을 팔아서 기생하는 존재. " .. 그럴리가.." 인 주제에 잘난척.. 하지.. " 내 눈은 개뿔인줄 아냐. " 말라는 소리는 목구멍 안으로 기어들어갔을 뿐이다. 아무리 봐도, 누가 봐도, 가게앞에서 진치고 있었던 놈들은 기자나부랑이들로는 보이지 않은건 기정사실이고, 척봐도, 진치고 있었던 것은.. " 돈을 잘못 꿔서.. 사채업자.. 들.. 이.." 라는 답변,. 궁색하기 이를데 없어도 그렇게 해대는 수밖에는 없었다. 그게 되려 나았다.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것이 얼마나 인생 숨기기에는 적당하단 말인가. " 빚이 얼만데." 다행이도, 내 눈앞에 이 반말이나 찍찍 갈기고 있는 빌어먹을 날라리 새끼는 내 말이 진짜인 것으로 금방 판단한 채, 참으로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날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냥 봐도, 니 새끼가 걸친 그 개꼴난 셔츠가 루이 비똥, 벨트는 구찌, 신발은 페레가모 (참 개연성 없는 메이커의 남발이었어도.) 라는 것을 내가 보고 모를 것이라 판단하는가. 팬들의 인기를 등쳐 엎고, 이런데 돈을 찍찍 깔기는 너도, ㅇㅇㅇ구 어디의 ㅁㅁㅁ판자집 어디 구석 탱이에서 태어났을지 모르는 일인데. 외제 좋아하는 졸부들 치고, 자자손손 부귀영화 누리는 뼈대있는 부자들일 경우가 전무하다. 라고 할아버지가 늘상 말씀하셨는데 말이다. 그런 뼈대있는 부자치고, 친일파 없는 셈이다. 라는 소리까지는 내지 않았어도 말이다. " ....... " 오억인데요, 또는 삼억인데요. 또는 그냥 가뿐하게 삼백만원인데요. 라는 식의 가벼운 답변을 흘리고 싶었어도 그렇게까지 거짓말을 나불나불 대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알아서 생각하라고. " 요리 잘하던데..내 가정부 할 생각은 없냐..? " 뜻밖의 제의였다. 나도 모르게 절대로 얼굴 팔리지 않을 그 얼굴을 들여다 본다. 웃기지도 않게 참으로 땡기는 제의라는 것은 거부하지 않겠다. 나는 도망쳐야 할 팔자였고, 애는 가정부가.. 설마. " 그런 얼굴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자신도 열딱지가 나는지 약간은 난폭하게 캔을 따서 맥주를 들이키는 꼴을 들여 보고만 있었다. 확실히 집을 나온 이후로, 꼬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가정부라니, 어머니가 들으시면, 헛물키다 못해서 찬물 몇사발은 들이 키고도 남을 판국인 것이다. 그 고상하고 우아하며, 잘난.. 어머니의 아들이 파출부도 아니고.. 가정부라.. 뭐, 술집 요리사도 하는 주제에 말이다. " 스캔들을 좀 잠재울 구실이 필요하다. 쫒아다니는 여자가 있어서 말이야. 자랑같아도.. 사실이거든.." 충분히 자랑으로 들립니다. 그렇게 어색하게 말하지 않아도 말이지. 당신을 쫒아다니는 여자라면, 뭐 보나마나 연애인에게 미친 또라이같은 계집애들이겠지. 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그냥 알았다는 표시로 고개만 끄덕였을 뿐이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그것도 번개불에 콩튀겨 먹는 조건이라니, 웃기지도 않았어도, 그래도 약간은 안심이 되는게, 설마 얘랑 나랑 이 지랄 하고 가정부니 파출부니, 요리사니 하고,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는 아마 절대로 할아버지나 어머니나 짐작 한다는 것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 침식 제공에 월수 칠십은 쳐주시는 겁니다." 칠십은 받아야 했다. 그래야 돈을 모을수가 있었다. 침식 제공에 돈까지 제공해달라는 것은 좀 내가 봐도 날강도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도, 그래도 어쩔수가 없었던게, 그래도 내가 어떻게 나가서 돈을 벌 수 있는 팔자도 아니고, 최소한의 주머니는 차고 있어야, 어떻게 움직일수가 있지 않겠냐. 라고 생각했다. " .... 맘대로.." 생각외로 단순하게 끌려오는 점이 맘에 들었다. 대충 인사하고, 구부정하게 일어나,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양 얼굴을 모자로 가려버리고, 나는 엉거주춤하게 몸을 피하려는 찰나. " 야." 듣자하니, 조금씩 뭔가가 속에서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내 나이가 스물 네살이다. 절대로 적지 않은 나이다. 그런데 저 새끼ㅡ, 연예인이라면 분명히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반의 나이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런데, 나에게 계속 왜 반토막을 섞어 쓰는 것인가. 군대까지 갔다 왔다. 이 새끼야.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어도.. 성질을 내서 전부 다 파토를 낼 생각은 없었기에 얼굴을 돌렸 을 때, " ...!! " 얼굴을 가리고 있었던 챙넓은 모자가 벗겨지고, 슥슥 얼굴을 감싸는 손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고 말았다. 아직까지는 편하지가 않았다. 이런 것은. " 너, 몇살이야..? " 모자를 벗기는 것과,ㅡ 나이를 묻는 것은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고,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라는 말이 나올락 말락하는 찰나, 여지없이 나의 이 가공할만한 절제력이 빛을 발하다. 왜.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 스물.. 네살인데요. " 얼씨구하는 표정이, 그 뭐한 새끼의 눈에 슬쩍 떠올랐다가 슬며시 사라진다. 그럼 그렇지. 나보다 어릴거라고 생각을 했었던 나는, 곧장 스트레이트로, 이 새끼야, 그런데도 말 까냐. 라는 말이 차올 랐으나, 그건 자진삭제. 왜. 가능한 대화를 빨리 끝내서 이 어색한 분위기를 잠재워야 하기 때문에. 그 새끼가 날 데리고 온 곳은 무용수같이 괴상한 복장을 하고 있는 뭐한 놈들이 득시글 거리고 있는 사방이 유리로 되어있고,. 바닥이 나뭇바닥인 그런 곳이었다. 이런 곳에서 놈과 어쩌고 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이쪽을 흘깃흘깃 보고 있는 주제였다. 쪽팔려도 이렇게 쪽 팔릴 수 가 없었다. 남이 쳐다보는 것은 진짜로 질색이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딴따라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 이름은 뭐..냐..?" 이런 피죽도 못끓여먹을 놈의 새끼가. 분위기는 상당히 야리꼬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꼭 그런 모티브 까지 제공할 것까지는 없었다. 상당히 짜증이 나는...... " 이형석인데요." 나는 절대로 본명을 대지 않았다. 물론 본명을 댄다손 치더라도, 이 새끼가 나를 뒤질 이유도, 그리고 나를 뒤져서 얻을 뭔가도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본명을 댄다는 것은 약간의 찜찜한 기색과 뭐가 덧붙혀져 있었다. 남이 나를 알기를 전혀 원치 않았다. 일점 일획도. 단순한 관심거리 조차도 못되는 대상이라는 것이 그렇게 맘이 편할 수 없었다. 그 잘난척 하기 일등이라는 연예인이 라면 더더욱 잘된 일이다. 자기 잘난 맛에 푹 빠져서, 좀 잘났다고 등이나 몇번 긁어주면, 이쪽, 신경쓰기야 하겠냐고. " 이상한.. 데.." 등골이 오싹하게 만드는 표정으로 그는 웃었다. " 아까 걔네들, 이혁재를 찾던데.. " 속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모골이 송연해진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동공이 확대되는 것을 느꼈다. 껄렁껄렁한 그냥 겉보기와는 달리, 머리통은 그래도 좀 제대로 잘 돌아가는 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두번쨰였다. 얘네들은 눈치로 때려잡아 사는 인간들이기 때문에 감이 유난히 더 잘 발달되어 있는 족속이라는 것에 내 신경이 미친 것은 그 다음이다. 이런.. 경우를.. 개같다고 이야기 해야 하는가. " 이름. " 이런 옘병할.. 이 다 있나. " 이름, 안말할 거냐..? " 목소리에 재미있다는 기색이 들어있다는 것을 감출 태세가 아니었다. 빈말이라도 좋으니, 그냥 지나가 주기를 간절히 바랬으나, 그건 아니라는 것을, 이 빌어먹을 개새끼의 눈동자를 보고,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뭐를 피해서 뭘로 뛰어들어왔더니, 이제는 개가 무네. 이런 씨발할.. " 이름이 뭐냐고-!! " 이런 개새끼야. 니가 내 어머니가 고용한 흥신소직원이라도 된단 말이냐. 아니면 진짜로 사채업자라도 된다는 거냐. 아니면 경찰서 조서 꾸미는 경찰관이라도 된다는 거냐. 이런 우라질 경우가 세상에 어디에 있어. " .... 박.. 진..태.. 인데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는데, 돌아가는 정황이 도저히 그렇게 쉽게 돌아가지지가 않았다. 혓바닥에 빠다 라도 칠한 듯. 그렇게 매끄럽게 돌아가기만 하는 거짓말이었는데, 바로 코앞에 주둥이를 들이대고 (유난히 색소가 짙어보이는 그 혀와 입술이 내게 닿았다는 것을 상기하기만 해도,, 이가 갈리는 것을 어떻게 치울 수 없다는 것이 그렇게 통탄스러울 수가 없었다. 전생의 업보이려니...그래도 왠지 억울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수 없었다.) 있었던 데다가 뭐같은 얼굴이 바로 바싹 붙여져 있어서, 그 서 어쩌고 의 코가 내 코와 닿을 판국인 것이다. 덧붙여, 그 뭐가 내 팔뚝을 으스러져라, 도망가지 못하게 붙잡고 있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겠다. 지금 내 심정은 아르바이트고 뭐고 당장 때려치고 이 새끼의 눈앞에서 사라지고 싶은 것이었다. 도망치는 일이라면, 자신이 있었던 거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지금 이렇게 맨 정신에 자빠져 있을수가 없었다. 절대로. " 근데, 이름 왜 숨겨..? " 미치겠군.. 진짜로 예의범절이라고는 눈코에 쓸려고 해도 없는 놈이다. 나는 지금 내 눈앞에서 히죽거리면서 하얀 이빨을 드러내는 하이에나같은 새끼를 저주하기에 이르렀다. 사생활이다. 그런 거까지 니가 참견할 필요는 없잖아.. 라고 생각하는 것은.. " ... 이름이 촌스러.. 워.. 서요,.." 내 잘못이란 말인가. 나는 예전부터 표독스러운데다가 집요하고, 거기에다가 예의범절이라고는 알짤로 무시한채 나에게 덤벼드는 인간이라면 진짜로 질색이었다. 개새끼도 아니고, 나를 잡아서 뭘 할 것인가. 사람은 보신탕으로 끓여먹을 거리도 못되는 것이다. 게다가 그건 형사처리 입건 대상이다. " 이혁재라는.. 이름이 촌스러..? " 눈앞에 있는 이 서 어쩌고를 어떻게 죽여서 뭘 어쩌고 싶다는 순간이 순간, 아주 간절하게 들기 시작했다. 더불어 속이 바싹하게 타기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내가 알고 있는 연예인의 상을 일부 수정해야만 헀다. 내가 아는 연예인이라는 것은 자신에게만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과대망상증 왕자, 공주병 환자들이 아니었던가. 아무래도 내 눈 앞에 이 새끼는 인기가 빌어먹게도 없는데다가, 그와 동시에 자기 자신의 주제를 아주 잘 아는 , 형편과 주제와 처신을 할줄 아는 극소수이기라도 할 판이었다. 이런.. 경우는 도대체 뭐라 불러야 하는건가.. " 이형석도 만만치는 않다." 그 새끼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나와 그, 주위에 포진하고 있었던 무용수들인지, 댄서들인지 뭔지 하는 무리의 입에서 웃음들이 터져 나왔다. 분명히 비웃음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나는 눈에 들어가는 힘을 제어하기 위해 눈을 내려 깔았다. 망신은 당할만큼 당했고, 욕도 볼만큼 봤는데, 더 이상은 뭘 어쩌고 싶지 조차 않았다. " 저, 이제 가서, 좀 쉬면 안되나요.. " 그러니 제발 내 팔좀 놔주지 그래. 라는 말이 목구멍에서 비집고 흘러나왔다는 것은 결단코 부인하지 않았다. 이런 씨발할.. 이런 악력이라니. 내가 니 뭐라도 되냐. 돈 떼어먹고 도망친 새끼 일년만에 잡아도 이 꼴로 만들진 않는다. 팔 아파.. 머리가 쪼개질 지경인 것이다. 사람은 진짜로 질색이다. 집요하고 표독스러운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나마 좀 안위가 되는 것은 그 대상이 여자가 아니라는 것 정도일까. 어머니를 기억해내고, 나는 진저리를 쳤다. 진짜로 질색이었다. " 혁재야.." 간신히 팔을 놓자마자 쌩하니 도망치려고 하는데,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에 흠칫하고 뒤돌아봤다. 그게 어떻게 실수라면 실수였다. " 미인인데,. 왜 얼굴을 그렇게 가리고 다니냐...? " 못들을 소리를.. 들었다. 미친 새끼. 속으로 욕을 지껄이면서, 밖으로 나와 보는 길바닥은 영동사거리. 과연 미친 놈이 맞았다. 이런 길바닥에 무슨 연습실이란 말인가. 만약 돈에 미친 누구누구가 이걸 알았으면, 엄청나게 비웃었 을 것임에 틀림없었다. 그래서 연예인들은 안되는 것이다. 돈 좀 풀리고, 인기 좀 꼬이면, 그게 영원할줄 알고 지랄들인 것이다. 내가 만약 그런 식으로 돈을 모은다면, 이런 식으로 쓰지는 않 았을 것이다. 명품을 걸친다고 인간 자체가 명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영동이라고. 너가 언제까지 이 바닥에 그만큼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드라마고 가수고. 내가 알기로는 아주 많이 짧았다. 인기라는 것처럼 헛물키고 웃기지도 않게 바람같은 것은 계집애들의 화장발 만큼이나 실속없었다. 그러다가 나이 좀 더 들면, 한때의 인기를 등쳐업고 영ㅇ포나 시ㅇ쪽의 변두리 캬ㅇ레나 중년 나ㅇ트나 가서 얼굴 팔고 노래부르는 시늉이나 하는 것이다. 라고 한 마디 툭 던져주고 싶었으나, 그랬다가는 간신히 얻은 알바자리 마져 내던져질까, 그게 두려운 것이다 나는. 왜. 당장은 그렇게 안전한 알바자리가 쉽지 않았다. 얼굴이나 뜯어먹고 사는 놈들. 에게 빌붙는 팔자라니.. 놈에게 키를 받아 들어간 놈의 집은, 한강변이 다 들여다 보이는 마포의 60평 가까운 아파트였다. 기가 막히게 잘꾸며진 베란다. 거기에 25평은 넘게 꾸며진 놈의 드레스룸에는 기가 질려버렸다. 남자가 도대체 이렇게 옷이 많아서 어따가 쓸거냐. 화이트 와이셔츠만 이십벌은 되는 것 같았다. 바지는 거의 검은색이었는데, 국산은 눈을 씻고 볼래야 전혀 볼수 없었다. 이런 점이 문제인 것이다. 나이가 이십대라는 새끼가 옷으로 도배를 한다. 거기에 전부 명품으로. 휴고보스, 제냐, 돌체 앤 가바나, 거기에 알렉산더 맥퀸까지... 이런 삶의 다양성으로 책을 좀 읽었으면 좋았으련만. 방 하나는 완전히 침대외엔 없었다. 심플한걸 좋아하는 주젠줄 알았더니, 얼씨구, 기둥달린 침대다, 거기에 커튼까지 드리워져 있었다. 원초적 본능 찍을 일이라도 있는가. 묶기라도 하게. 역겹기 그지 없는 방의 몰골에.. 웃음이 픽픽 비어져 나오는 것을 참는 것은 어지간히 힘이 드는 일이다. 가구톤은 전부 마호가니, 그리고 집은 전부 하얗게 칠해져 있었다. 여기가 크레타 섬이라도 되냐.. 청소라.. 드라이만 부지런히 제대로 맡기기만 한다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없을 것처럼 보였다. 편한 아르바이트..내 방은.. 없어도 상관 없었다. 마루가 어차피 우드인 것이다. 한랭한 기운은 올라오지 않는다. 얇은 모포 한장만 있으면 뒹굴뒹굴 제대로 뒹굴면서 지낼수 있었다. 문제는 뭐든지 하나인 게 문제인 것이다. 젓가락도 자신의 것만 밥그릇도 자신의 것만, 남비도 아주 단촐하기 이를데 없었다. 뭐든지 일인용인 것이다. (밥통만 뺴고..) 생긴데로 노는 놈이다.. "... 뭡니까..? " 띡하니 내 눈앞에 내놓은 하얀 물체에 나는 기겁을 했다. 제일 싫어하는 것을 들라면, 현재의 나로서는 이것만큼 질겁할게 없었다. 연한 금속성의 이물질은.. " 핸드폰 필요할거 아냐. 게다가 내가 스케쥴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궁금하지도 않냐..? " 당연히, 절대로 궁금할리가 없는데요. 제가 도대체 연예인인지 딴따라인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나 하는말씀이십니까.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것을 굴절시켜서, 억지로 입 안으로 다시 집어 넣는 것은 상당히 힘드는 일이었기 때문에. " .. 최신기종인데. 비싸지 않습니까..? " 절망적인 기분으로 뇌까렸다. 만약, 이런 것을 줬으니 니 월급을 깎겠다라고 말을 한다면,ㅡ 나는 한달 통째로 일을 해주고도, 그냥 빌어먹을 팔자인 것이다. 그놈의 술집에서도 월급을 못받은 마당에 여기에서까지 그대로 날려버리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 아는 놈에게 그냥 몇개 주워온거야.. " 라는 기가 막힌 대답을 듣기 전까진..말이다. 도대체 어떤 미친 놈이 이런 생산품을 공짜로 여기저기 돌린단 말인가. 그걸 지금 나더러 믿으라고 하는 말인가. 내가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또라이로 보이냐. 지금? " 너, 열받으니까, 꽤나 귀엽다. " 어처구니 없었다. 느끼한 것은 천성이고, 유들한 것은 본바탕인 것만 같다. 제일 싫어하는 부류인 것이다. 머리가 지끈하는 것이 심상치가 않았다. 나는 저런 놈따위는 진짜로 질색이었다. 질색뿐만이 아니고, 질색팔색을 하겠다. 야-!! " 식사는... 요.." 그래도.. 나는 파출부인 것이다. 이 빌어먹게 느끼하기만 한, 가순지 배운지 뭔지 하는 새끼의. 인정은 진짜로 하기 싫은데, 어쨋거나 간에 아주 많이 꼬여서, 지금 이 지경에 이르고야 만 거지. 순간 나는 내가 집을 나올수 밖에 없었던 그 엿같이 싫은 상황에 대하여 약간의 욕을 지껄여야만 한다. 물론 속으로만.. " 배는 고프지 않다. 다른게 고프지... " 설겆이를 하지 않아도 되고, 거기에 밥도 안차려도 된다. 그러니 참자. 참는게 남는 것이다. 대가리 텅빈 연예인 따위는.. " 그럼 그걸 먹고 주무시던가... 요.." 왠지 괴상한 소리가 되어버려서, 나도 모르게 흠칫하고 놀라, 그대로 도망치듯이 나오는 뒤로, 파안대소하는 그 새끼의 소리가 들렸지만, 애써 무시했다.. 이런 경우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 저 느끼한 놈은. 날은 더럽게 화창하기만 하고, 기온은 후덥지근하기만 했다. 무슨 날이 이렇게 더운지는 나 역시도 제대로 알수가 없었다. 장마라는데. 장마특유의 그 굵은 빗줄기는 어떻게 여름내내 구경도 못해본 것 같았다. 더불어, 내가 이 ㅡ 날라리의 집에서 어떻게, 얄딱꼬리하게 기거하게 된지도 사나흘을 잡아먹은 것 같았는데, 첫날에나 얼굴을 봤고, 그리고 하루 자고 나갔을 뿐, 그놈은 그 후로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휘황찬란한 침대를 보면서, 바닥에나 모포한장 없이 쭈그리고 자야만 하는 내 처량 한 신세가 얄구닥지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고, 어떻게 반찬을 사야하는지, 뭘 해줘야 할지 몰라서 (어떻게 열어본 냉장고 안에는 아이스맥주로만 가득 채워져 있었을 뿐이다. 한병 내친김 에 꺼내서 칼칼한 뒷목너머로 넘기고 싶었어도, 남의 것까지 건드리는 거지새끼라는 말까지는 듣고 싶지 않아, 결국, 낯선 길, 제대로 모르는 바람에 20분을 간신히 뒤진 동네 구멍가게에서 몇모금 들이 키는 걸로 그쳤을 뿐이다. 이런.. 심심한 생활.. 어떻게 보면,. 우리안에 가둬진 것만 같은..) 생활은 진짜로 질색이었다. 결국, 나는 서뭐 어쩌고 하는 뭐시기가 찾아오면, 그냥 나가겠습니다. 라고 하고 나가겠다는 결심을 굳힌 채였다. 차라리 패스트푸드점, 알바가 더 나을 것만 같아서. 이건 뭐, 하루 종일 룸펜도 아니고, 하는 일이라는 것이 전무한 것이다.. 어쩌다 보는 틔비에서는,, 집에서도 보기 힘든.. 할아버지 얼굴이 몇번 비추일 뿐이다. 나는 한참을 그 낯선 광경에 눈을 껌벅이며 쳐다봐야만 했다.. 내 할아버지, 결국 생긴게 저렇게 생겼었나 하고. 게다가 한참을 그놈의 정치자금에 대해 떠들어대는 캐스터에 대해.. 입안에는 쓰디슨 기운만 감돌 뿐이다.. 왜..냐고..는 설마 묻지 않겠지. 어쩌다 보는 티븨에서도, 별로 선망의 모습은 보이지 못하십니다.. 그려. 이제 나이도 육십오세가 넘으셨는데 도 말이죠. 그래도 할아버지는 예나 지금이나 정치가의 모습이 아니라, 모리배의 흔적만을 남기시는 것같아 족적이 모래밭같기 그지 없어요.. 그냥.. 은퇴하시면.. 더 좋을텐데.. 라고. " 밥, 있냐..? " 한참을 뉴스를 보고 있는중이었다. 그런 생각이나 하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던 중이었다. 파브화면 가득히 들어오는 주름진 할아버지의 얼굴을 쳐다보는 기분이 그닥 좋지 않았었을 때였다. 벨을 누르지도 않은채, 그냥 시끄럽게 들어오는 사내새끼의 얼굴에 나는 인상을 찌그렸다. 어디서 굴러먹다가 들어오는 것인가. 땀에 절은 냄새가 잔뜩 환기를 시켜놓았던 실내에 텁텁하게 퍼져나가기 시작하자, 나는 엉거주춤하게 일어섰다. 그래도 나는 이 딴따라 새끼의 파출부인 것이다. 당연히 밥을 달라면 밥, 물을 달라면 물을 줘야 옳았다. 이천댁도 그러지 않았던가. 그래도 도련님, 도련님 소리까지는 죽어도 못하겠다. 너에게.. 목에서 쓴웃음이 올라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 고추장에 나물같은 거, 없냐..? " 이봐. 이봐. 좀 참아라, 지금 시간은 밤 아홈시 십오분이다. 그냥 대충 올려다 본 시계를 보면서,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 시간에 무슨 나물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말이 되는 소리를 해. 그런건 인스탄트로 팔지도 않는다. 너, 지금 나 놀리냐. 나. 기분도 상당히 좋지 않다. 가정부라고 인권이 없다 생각하진 말아달라. " 삼일동안 요꼬하마에 있었더니, 입맛 완전 버렸다. " 며칠 보이지 않는다 싶었더니, 일본에 갔었던 모양이로군. 나는 속으로 오만가지 잡생각이 선명하게 무지개빛을 그리며 휭휭하게 날라다니는 것을 꿇어 삼켰다. 지금은 덤벼들때가 아닌 것이다. 이 새끼의 기분이 좀 돌아오면 얘기를 해야지 그만두겠다고. 말이다.. " 카레라도 먹지 그랬습니까.." 일본에는 벼라별 희한한 카레가 많았다. 고급스러운 것을 좋아한다면, 바닷가재에서부터, 그리고 라멘까지도 카레 덮밥을 해먹을 정도로 그네들이 흔하게 접할수 있는게 카레였고, 카레라면, 입맛까다로운 한국인들도 먹기에 그닥 부담감은 없었을 것이다. " 얼굴이 왜 그러냐..? " 내 말에는 대꾸도 하지 않은채, 한동안 날 꿍하게 쳐다보다가 희한한 소리를 내뱉는 저 새끼에게는 질렸다. 그럼 해먹은 것도 없고, 나가지도 못했고, 나갈 돈도 없고, 나가서 뭐 할수도 없어서 며칠동안 신라면 끓여 햇반만 먹은 (그것도 돈이 없어, 상당히 비참한 이야기라도, 하루에 한개밖에는 못먹었다.) 내가 얼굴이 활짝 피기를 바라는 거냐. " 집에 쌀 없냐..? " 가정부가 먹기 위해,. 집에서 밥을 해먹으라니, 상당히 이해심많은 주인이로군, 상상외로 귀여운 질문에 웃음이 픽하니 비어져 나오는 것을 참는 것은 약간 힘이 들었다. " 반찬, 맥주에 말아서 먹으라는 겁니까..? " 냉장고를 가르키며 말하자, 주인놈은 황당한 기색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양심에 가책을 느끼기도 하겠지. 하이네켄 맥주 36병 말고, 도대체 냉장고를 채우고 있는 것이 뭐란 것이냐. 저 제네랄 일렉트릭사의 모델이 아깝지도 않단 거냐. 내가 거기서 먹은 것은 디스펜서에서 나오는 얼음 알갱이 몇개가 전부였다. " 그럼 반찬, 해먹던가. " 여기 이 부분에서는 내가 손바닥으로 바닥을 텅텅 두들겨 보였다. 지금 자신의 한량없이 얇은 대가리 속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별로 바람직하지 못한 처사였다. 나는 연애인들 특유의 그 골빈 대가리만은 진짜로 질색 이었기 때문에. " 돈이 없었냐..? " 그럴 말이라고 하쇼. 그럼 니가 깽판쳐서 내가 내쫒긴 그 가게, 찾아가기라도 하란 말이냐. 거기 어머니가 보낸 종자들, 만나서 집에 기어들어가면, 난 당장에 미국행이다. 머저리같은 새끼야...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어, 들으면서, 억지로 주입되는 황당한 세계속에 빠져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싱숭생숭한 경험인지, 거기에 할아버지가 붙여주는 여자애까지 만나야만 한다면, 진짜로 금상첨화지. 그래.. 상당히 살고 싶지 않은 그런 코드였다. 그런 인생은 거져 줘도 별로 바람직한 인생이 아니었다. 내가 느껴야 진정한 거지, 안그러냐, 딴따라.. 게다가,. 전혀 관심도 없고, 절대로 하고 싶지도 않은 정치외교학만은 절대로 질색, 팔색을 뛸 노릇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이야 어떻게 그렇게 개똥대가리같이 졸업한다 치더라도, 유학마져, 그런 곳으로 가고 싶지 않았다. 언론관계 대학원 역시 마찬가지다. 남들이 보면, 호강에 겨워 널을 뛴다 하더라도 말이다. 내 밥그릇은 그런걸 원하지 않았다. 차라리, 길바닥 포장마차 주인이 마음 편했다.. 돈이 밥은 먹여주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 그럼 며칠을 생으로 굶었냐..? " 생으로 굶지, 그럼 행여나 밥먹고 굶었겠습니까.. 도대체, 얘, 학교 어디까지 나온 것인가. 나는 좀체로 울고 싶어졌다. 그래선 안되지만, 학력으로 인간을 평가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병신새끼.. 돈으로 학력學力, 산 주제에 몸팔아 학력 산 새끼랑 뭐가 다르다고.. 씁쓸한 조소를 채우며, 말을 건넸다.. " 숯불바베큐, 좋아하세요..?" 다른 건 모르겠는데, 얘네 동네에 30년된 닭집이 있었다. 거기서 바베큐도 했는데, 매운양념에 담궈서 구운, 쫄깃한 닭고기는 그냥 술안주로도, 그냥 배채우기로도 여념이 없었다. 내 말에 눈이 빛나기 시작한 서 딴따라. 거기서 닭과 맥주를 사왔으니 문제의 시작은.. 거기서부터였다. 그러나 나는 별 생각이 없었다. 이제 배속에, 좀 제대로 된 게 들어가는구나. 그런 생각밖에는, 참으로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문제는 내가 서 어쩌고보다, 월등하게 술이 약하다는데, 있었다.. 맥주 두캔을 비우자, 머리가 빙빙 돌기 시작했다. 굶다가 닭고기 먹었지. 그것도 알싸하게 매운 맛이 아니고 청양 고추에 제대로 우린 매운맛이다. 거기에다가 맥주두캔의 타격이 컸다. 워낙에 술은 제대로 입에도 못대고 컸기 떄문 인 탓도 있었다. 할아버지가 보통 끼고 키웠어야 말이 되는거 아니겠는가.. 눈앞의 서어쩌고가 두개인지 세개인지인지 모르게 빙빙 돌기 시작하자.. 나는 바닥으로 침몰하듯이 눕고 말았다. 알싸하게 퍼지는 맥주의 향이 그렇게 좋을수가 없었다.. 이런게 취한다는 것이구나.. 라고.. 내 앞에.. 시커먼 그림자가 드리워진건 그때였다. 입술에 달콤한건지, 씁쓸한건지, 쌉쌀한 맥주의 향이 닿기 시작했을때는 나 역시 약간은 체념한 상태라는 것을 굳이 부인하지는 않겠다. 필림이 약간 지직 소리를 내면서 끊기기 시작했다고 해서,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던가, 상황판단이 절대로 되지 않는다던가, 그런 것은 아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기억이 토막토막 나고 정신은 산란스럽고, 어지럽지만 어느 한부분만큼은 혈관이 살아 있기라도 한 듯이 숨쉬고 있는 그런 느낌인 것이다. 지금의 내가 그랬다. 연예계가 얼마나 더러운지는 정치판만큼은 될 것이다. 어린애들이 뜨기 위해서는 뒷배경이 좋던가, 아니면 그만큼의 모종의 뒷거래가 있지 않으면 절대로 불가능했다. 신참이 뜬다는 것은 로또 복권만큼이나 힘들다는 이야기다. 정절이라는 것은 거의 살아 숨쉬지 못하는 세계, 어떻게 보면 사회생활의 제일 더러운 것들만 잔뜩 모여있는 세계가.. 정치판이나.. 연예계나.. 누구누구가 뽕을 맞고, 누구누구가 동성연예자고, 누구는 양성이고, 누구는 이번에 .. 또.. 어떻..고.. 입술이 침입해 들어오고 혀가 들어오는, 그 미끄러지는 듯한 미려한 감각에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아 약간 으드드.. 떨기 시작했다. 서 어쩌고가 이런 기질이 있다는 것은 이전, 포장마차에서부터 당해서 익히 알고 있었던 사실이다. 굳이 장난처럼 입술만 살짝 닿아도 되는 그런 때, 혓바닥까지 밀어넣었을때, 알았던 것이다. 서 어쩌고라는 탤런트인지 영화배우인지가 내 혀와 자신의 혀를 섞었을때 내가 느꼈던 감정은 당황스럽게도 아주 현실적이었는데, 술을 먹어서 상당히 머리가 지끈거리는 상황에서도., 얘가 성병환자라던지, 아니면 간염환자, 또는 아주 재수없게 에이즈환자는 아니어야 되는데. 그런 따위의 생각에 불과했다. 사람하고 섞이는 것은 할아버지와의 대화보다도 진저리가 처지는 일이었다. 여자? 구하려면 얼마든지 얽힐수 있었다. 나는 그렇게 못난 것도 아니었고, 몇십만원의 화대가 아까워서 여자를 사는 것을 거부하는 그런 부류도 되지 못했다. 내가 여자를 지금까지 안지 않았던 이유는 살과 살이 마주닿는 느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 때문이다. 서 뭐시기의 옷이 벗겨져 내리고, 내 몸 한가운데를 뚫기 위한 작업을 하기 시작했을때에도 나는 멍한 머리로 오리지날 로미오앤 줄리엣의 사운드 트랙을 생각했을 뿐이다. 올리비아 핫세가 열여덟도 되기 전에 찍었던 그 영화.. 거기 나왔던 한없이 달콤한 노래. 그러나 한없이 절망적인 노래. 요즘은 가수도 티븨에 나오고, 탤런트도 노래를 부르지만, 나는 한국노래는 몇가지 빼고, 어린 애들 부르는 노래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여자배우들도 마를렌느 디트리히같은 타입이나 잉그리드 버그만, 아니면 마릴린 먼로같은 타입이 훨씬 매력적이었다. 자위를 할때도, 책을 펴놓고 했을 뿐이다. 내가 꽁생원이어서가 아니다. 그 숫하게 흩날리는 여자나체사진 따위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이런 여자들에 대한 인식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다. 내가 잘난척 하려고 그러는 것도 아니다. 있는 집 자식은 뭔가 틀리구나. 라는 잘난척이 있는 놈이라면 순탄하게 유학이나 가서 뒷배경이나 따오고, 비슷한 여자들. 아무나 하고 대충 결혼해서 있는 척 하고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나는.. 어려서부터 깨진 질그릇과도 같았다. 이건 순전히 할아버지식의 표현이지만..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 라고도 생각을 했다. 사물이 보이기는 아주 잘 보이는데.. 전부 깨진 거울로 보니까.. 전부다 갈라져서 보여. 할아버지가 질색을 하는 바람에 어머니가 나를 병원에 데리고 가지는 못하셨어도.. 어쩌면 다른 가족들의 생각 그대로.. 나는 과묵한 성격이 아니라. 우울증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동핸.. 가.. 뭔가..야.. 내 다리를 위로 치켜 올린채, 몸을 포개 오기 위해 인상을 찌푸리는 그를 보았다. 여자들이 티븨를 보면서 꺅꺅 거릴만도 하게.. 생긴 것은 그냥 그저 그렇다. 괜찮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왠만하면.. 콘돔..좀.. 끼.. 지.. 그..ㄹ..!! 이물감이 몸을 뚷는 기분은 아무리 술김이라도 별로 좋지 않았다. 텔런트인지 뭔지, 그렇게 난잡하게 아무 렇게나 살았으면.. ㅎ-!! 허리를 비틀어 본능적으로 달아나려고 했다. 무자비하게 붙잡혀 하반신이 밀려붙여 이어졌다. 보형물 수술이라도 받았는지, 더럽게 크기 이를데 없었다. 꾹꾹 밀려들어오는게, 한량없이 크게, 길게, 오랫동안만 이어지는 것 같았다... 뺴지..마..!! 뒤로 한발 물러서려고 하자, 그 낯선 배변감에 하반신이 바싹 오그라드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수치스럽고 쪽팔린 경험따위는 별로 하고 싶지가 않았다. 이물감도 상당히 불쾌하기 이를데 없다. 너네는, 섹스..를.. 이렇게 하나.. 차라리 순대를 사다줄테니까.. 거기에 꼈다 뻈다 하면서 놀지 그래.. 나랑 하는게.. 재미있..!! 심각하게 살이 터진 것 같았다. 절대로 제대로 벌여지지 않는, 본능적으로 자꾸 오그려지는 그 곳으로 억지로 침입하고 있는데, 혈관이 팽창해서 터지지 않는게 되려 이상한 것이다. 섹스.. 즐겁다고.. 누가 그래.. 차라리.. 나.. 혼자 하는게.. 낫겠..흐...ㅂ!! 단발마의 낮고 어색한 신음이 내 목구멍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상당히 고통스럽고, 전혀 느낄수 없는 괴롭기만 한 섹스였다. 나는 이런 쪽에는 절대로 능력을 발휘할수가 없었다. 많이 해봤으면.. 좀 더 편하고 쉬었을지도 모르겠는데, 처음이었고 (그러나 그런 사실따위를 이런 서 아무개따위에게 알려줄 생각은 없었다. 남자라는 족속은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맹이나 상관없이, 전혀 아무런 상관없는 거랑 몸을 섞어도,ㅡ 처녀라 면 좋겠다는 착각들이나 하고 사는 존재들인 것이다. 그런 놈에게 저는 너와 처음으로 입을 맞췄고, 너와 처음 몸을 섞었다. 이런 소리따위 ㅡ까지 해서 기 살려주고 싶은 생각은 절대로 들지 않았다.) 행위는 점점 강간의 성격을 띄기 시작했다. 내가 절대로, 전혀 호응을 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하자. (솔직히 표현한다면, 못따라 가는 움직임이다.) 서 어쩌고는 사정없이. 상당히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약간이라도 빳빳하게 굳은 내 몸을 풀어주려고 했었던 그 약간의 시도는 무색하기 이를데 없이, 자취가 사라지고 없었다.. 내 위에서 미친 종마처럼 뛰노는 그 서어쩌고를 흐린 눈빛으로 쳐다보다가.. 결국 눈을 감아 버렸다.. 섹스에.. 아주 .. 환장을 한 새끼.. 너는.. 이런게.. 좋..!!! 아..아..파.. 내 창자는 곱창이 아니었다. 그 가지인지 오이같은 그것을 그렇게 쑤셔넣고, 사정없이 요분질을 해대는데도 불구 하고 멀쩡하다면.. 되려 이상한 것이다. 세상에는 변태도 많다던데.. 얘는.. 확실.. 히.. 변태..다... 좀.. 살사.,,읍...!!! 섹스는 둘이 하는 게임이다. 혼자하는 게임이 자위다.. 이건.. 섹스돌도 아니고.. 내가 이렇게까지.. 왜.. 밥이.. 되어 주어야 하나.. 비참한 기분에.. 그 휘장 걸레같이 늘어져 있는 침대에서 억지로 눈을 떴다.. 허리 아래로는 별로 기운이 들어가지 않아서.. 몸을 팔로 지탱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몸속 잔뜩 들어와 있는듯한 그 이물감의 기운만은 좀 제거하고 싶어지는 걸, 굳이 부인하지는 않았다.. " 혁재야.."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왔지만.. 별로 쳐다보고 싶지 않아서 굳이 얼굴을 돌려보고 싶지 않았다. 그냥 무시했다.. " 이혁재. " 담백하게 끝내는 성격이 좋았다. 섹스(굳이 그걸 섹스라고 말을 하는 것도 굳이 말하자면 우습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런게 섹스라면.. 그거에 환장해서 비아그라따위를 쳐먹는 새끼들은 미친 놈들이다. 재미? 아주 더럽게 없었다.) 를 하고 나서, 이름따위를 부를 것은 또 뭐야. " ..처음이라 봐줬다.." 내 몸은 흠칫 굳었다. 절대로 처음이라는 것 따위, 이 골빈 미친 놈에게 알릴 생각따위는 절대로 없었다. 알..고.. " 나, 상당히 인기가 많은 놈이다.." 이건 또 무슨 뜬금없는 소리야. 예상치 못했던 그 서 어쩌고의 말에 나의 기분은 바닥을 향해 내려가다 못해 아예 삽질을 하고 파내려가기 시작했다. 잘난척 하지 못하면, 혓바닥이라도 굳냐. 이 새끼야..? " 헤픈 남자고.. 여자고.. 그래서.. 싫다.." 너는 수도승에, 그럼 숫총각이었냐. 어쩔수 없어서 가만히 듣고는 있었는데, 국민학생보다도 못한 저 새끼의 그런 구라를 듣는게 귀가 썩는듯한 괴로움이었다. 잘난척하는 소리 듣는 것은 할아버지, 어머니면 충분했다. 왜 내주위에는 잘났다고 말하는 ㅡ사람외에는 없는가. 잘난게 도대체 뭔지, 잘 모르겠어도. " 그래서.. 너가 맘에 든다.. "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상당히 찝찝한 느낌에 제대로 두뇌 파악이 되지 않고 있던 나는, 서 어쩌고의 이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기 시작했다. 지금의 발언은 상당히 나와 연관이 되어 있는 뭔가가 있는 발언인 것이다. 나도 모르게 그 서어쩌고를 쳐다보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생전 처음 듣는 그 저속한 표현에, 기가 막혀서 입이 떡 벌어진 나에게, 서 어쩌고가 던진 마지막 말은 참으로 가관이 었던게, " 담에도 그딴식으로 ㅡ 목석같이 굴면, 묶어버리고 느낄때까지 해 버리겠다. " 였는데.. 그 말은 그래도 그때까지만 해도, 제 정신이 돌아오지 않는 바람에 약간 멍청했던 나의 분노게이지에 아예 불을 붙여 버리고 말았으니.. 그게.. 니 맘대로 될거라고 생각하냐..? 이 유치하기 짝이 없는 어린 자식아..!! 이게 진짜로 보자보자 하니까..!! 느낄때까지 한다. 라.. 느낀다는 것은 별로 관심이 없다. 왜. 느낄수 없어서. 다. 자의식 과잉을 지나치다 못해 하늘을 뚫고 숫제 우주선을 타고 우주밖을 향해 행진하고 있는 서 아무개의 얼굴을 물끄러미 들여다 보았다. 서 아무개에게 내가 어떻고, 내가 어떤 병력이 있고, 왜 이렇게 부적응자로 살아야만 하는지, 그딴 소리를 지껄여줄 여유따위는 내게 없었다. 발작하면 나 역시 어떻게 돌아버릴지 잘 모르는 상태인 것이다. 아예 생판 모르는 남이나 다름없는 새끼니까, 아마 그러면 나를 스토커나 광팬따위 로 경찰서에 집어넣고 그대로 정신병원에 쳐박아 버릴지도 모르겠다. 그냥 ㅡ가만히 있는게 낫다. 라고 생각이 든다. 왜. 나 따위의 처음을 가졌다는 사실에 의기양양해서 저렇게 잘난 척을 하는 것을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든다. 생각외로 연예인따위를 다루는 일은 쉬운 것일수도 있다. 너 잘났다만 해주면 되니까. 그런 면에서 본다면 나는 참 적임자인 것이다. 왜. 할아버지에게 질렸다. 어머니도 만만치는 않았다. 너가 그 둘에 비하랴. 섹스를 느낄때까지 한다라.. 너가 무슨 내 닥터라도 된다라는 것인가. 내 심장에, 내 피부에 너를 느끼게 해주게. 그건 진짜 유아기적인 발언따위다. 너 의식의 극대화이다. 잘난척 잘 살아봐라. 개새끼. 내 속에 그 누가 들어오랴. 구멍뻥뻥. 속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무료한 날이 며칠 이어졌다. 장마는 계속 되었고, 습기차고 무더운 기후가 기승을 부렸다. 미친년 널뛰듯, 비가 왔다가면, 폭염이 기승을 부렸고, 그러고 나면 찐득찐득 다시 날은 미칠 것 같이 더위를 덧그렸다. 그렇게 습기차게 더운 날이 이어지고 다시 비가 오는 날.. 장마라는 것은 나를 상당히 지치게 했다. 그와 동시에 그 서아무개라는 놈은 상당히 바쁜 모양으로 어쩌다가 집에 들렸다 말았다 할뿐으로ㅡ, 그렇게 자주 얼굴을 들이밀지는 않았다, 그와 동시에 나는 그 서 아무개의 매니저라는 김어쩌고를 또 만나야 했는데, 그 김 매니저라는 놈도 그다지 호감가는 상판떼기는 아니었다. 나는 이미 그전, 알탕집에서 이 김 매니저라는 놈을 만났던 전력이 있었다. 김 매니저는 나를 처음 본 순간, 아하 하는 묘한 얼굴 표정을 지었는데, 그건 이미 우리 둘이 갈떄까지 간 상황 이라는 것을 안 듯한 표정이었다. 연예계에 종사하려면 , 그건 어디나 매한가지겠으나, 적당히 해서는 절대로 밥벌어먹고는 못사는 조직인 것이다. " 근데, 왜 얘, 얼굴이 아직도 이래..? " 김 매니저는 나를 보자 마자 생뚱한 표정을 짓는다. 나를 흝어본다 싶더니 이동해에게 물어본 소리인 것이다. " 아직까지도 안건드렸냐..? " 순간 그 말의 진위를 완전히 파악해 버린 나는 얼굴이 빳빳하게 굳어져ㅡ, 완전히 험악한 본내를 드러냈다. 아직은 그렇게까지 가려지지 않은 것이다. 그와 동시에, 이동해가 이 집에 그렇게 무리를 해서 나를 끌어 온 이유를 내가 바로 집작할수 있게 해 주는 단서를 내게 제공했다. " 아다라고 해도 믿겠다. 야, 너 사람됐다. 동해야. " 메니저라는 새끼는 아예 얘보다 한술 더뜬다. 나는 나더러 아다라시라고 하는 저 개구라같은 새끼의 낯짝을 갈기고, 비위만 좋다면 저 덩치좋은 매니저의 뒤를 자진해서 뚫어버리고 싶은 엄청난 충동을 느꼈지만 그 새끼 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미친듯이 발작적으로 웃기 시작하는 이동해의 소리를 듣는채로 방문을 꽝 닫아 버렸다. 지네들끼리 떡을 치던, 개죽을 쑤던 말던, 듣지 않는게 차라리 편할 것 같았다. 벌러덩 누워버린 천정을 올려다 보며.. 쓰라리게 쑤시기 시작하는 눈을 닫아 버렸다. 보지 않고, 듣지 않으면 분쟁이 날것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나는 그 매니저라는 놈이 자리를 비우는 동시에, 보따리라할 것도 별반 없긴 했으나, 나가기로 결심을 굳혔다.. 갈 곳은 없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뭐. 어떻게 되지는 않겠지라고.. . . . . . . . 한숨을 자고 나니, 벌써 주위는 어두워져 있었다. 그렇게 본다면 나는 오늘 별반 한 일이 없었다. 집에 몇시간이나 머물고 갈지도 모르는 놈을 위해서 햇반 몇개를 사다 놓았을 뿐이다. 나는 하루에 한끼 정도만 아무렇게나 먹어주면 그렇게 별탈이 있지도 않았다. 주섬주섬 몸을 일으켜서 으득거리는 뼈를 맞추고 밖을 향해 문을 열다가 나는.. 뚫어지게 나를 쳐다보고 있는 이동해의 ㅡ얼굴과 마주치고 자지러지게 놀랐다. 설마 아직 집에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시간까지. 화류계는 저녁이 제일 바쁜 시간이 아니던가. " 그거 뭐냐..? " 목소리가 상당히 꼬여 있었다. 말투로 미루어 보건대 술도 약간 마신것 같았다. 상당히 꼬부라진 것으로 미루어 보건대 개죽이 되도록 혼자 퍼마셨던 것도 같다. 주위에는 반쯤 마시다 만 양주병이 기울어지다 말았고, 얼음들 도 여기저기 나와 나뒹굴고 있었다. " 나갈려고..? " 내 손에 들고 있는 가방으로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가지고 온 것은 단촐한 내 옷 몇벌 정도로 상당히 단순한 짐이었는데, 눈치로 먹고 사는 저 서어쩌고가, 내가 이집에 처음 들어올떄 가져왔던 저 노란 쇼핑백 봉투를 기억을 했었던 모양이었다. 나는 눈치채지 못하게 한숨을 내뱉으며 결심한 것을 입에 담았다. " 먹고 잤으니, 수고비는 안주셔도 될거 같은데요.." 라고 말했다. 팔이 잡혀 내동댕이 쳐졌다. 사정없이 바닥으로 굴러 버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나는 그 새끼에게 깔아 눌렸다. 멍멍하게 머리속으로는 별 생각이 돌아가지를 않았다. 왜. 나는 얘한테 무슨 잘못이라는 것을 한 것이 도무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밥을 해준게 아니고, 햇반따위를 줘서 화가 났나. 라고 생각을 하다가, 아, 이 새끼 술 먹었다. 라는 기억이 들기 시작했다. 그대로 내 목을 허벅지로 조이는 상태로 바닥과 맞부닥치고 있는 내 얼굴 옆에 뭔가 사진따위가 투득하고 떨어졌다. 이동해가 내 얼굴 옆에 뭘 떨어트린건가, 제대로 알기도 전에 느리게, 음산하게 웃는 진동이 나를 타고 올라왔다. 머리채를 휘어잡힌 채로 내 얼굴을 비틀어 잡았다. 축축하고 부드러운 입술이 광폭하게 나를 헤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입안을 지렁이같은 연체동물이 헤집고 다니는 듯한 감촉을 즐길만한 변태가 아닌것이다. 결사적으로 반항하려고 입을 뒤채여도, 느껴지는 것은 뒷목덜미를 우왁스럽게 잡아 뭉개고 있는 서 어쩌고의 손아귀힘 뿐인 것이다. 나는 열이 속에서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나는 날라리에게 미친 서푼떼기 계집애따위가 아니었다. " 놔. " 입술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내 목덜미를 기어다니며 쇄골근처를 유영해대는 그를 향해 내뱉었다. " 놔, 이 씨발새끼야-!! " 발길에 제대로 걷어차인 모양이었다. 내 바지버클을 벗기기 위해 아래로 손을 향하던 그는 내 발길질에 그대로 나가 떨어졌다. 억지로 엉거주춤 일어나 억지로 쇼핑백을 움켜쥐고 억지로 걷기 시작했다. 들어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 악-!!!!!!!!! " 사고는 거기서 정지했다. 도저히 내 목소리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끔찍한 비명같은 곤죽소리가 입안에서 터져나왔다. 팔꿈치로 목을 끼운채 나는 그 새끼의 침대로 굴렀다. 기둥에 팔이 묶이는 것을 느끼며 나는 이를 갈았다. " 강..간이다.. 알고 있..냐..? " 엉덩이가 들려지고, 바지버클이 벗겨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낮게 화를 억눌렀다. 미쳐서 발광하는 꼴 따위 를 이 새끼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 화간이다.. 그 정도는 해줄수 있을거 같은데. " 사람같지 않을 정도로 재수없었다. 그 표정 그대로 그 새끼는 내 몸위로 올라탔다. 맨살에 느껴지는 남의 살따위 역겹기 그지 없었다. 어떻게 내가 이 새끼를 참고 견뎠나 할 정도로. 이렇게 되면., 화간이라는 말 이 무색해질 수밖에는 없었고, 전혀 손을 쓸수 없게 팔 따위를 묶여버린 내 몸따위가 비참하기 이를데 없었다. 차라리 할아버지 말이나 듣고 있는게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엿같은 생각따위가 지배하기까지. 드러난 맨살을 가만히 쓰다듬는 손길을 생각외로 참으로 부드러웠다. 섬세한 터치감을 느끼며 나는 쓰디쓴 조소를 내뱉었다. 이를 악물고, 극심한 혐오감을 눌렀다. 나는.. 반응하지 못한다. 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이런 쓸데없는 짓따위, 하지 말라고 하고 싶었다. 너는 지금.. 헛짓을 하는 것이라고.. 너가 나를 아나. 몸을 섞는다고.. 가슴까지 섞이나. 내가 너를 절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매한가지다. 너도 나를 절대로 이해할수 없다. 나와 섹스하지 마..라.. 흐려지기 시작한 의식속으로 나는 이젠 헛주문이 되고 만 소리를 웅얼거렸다. 내가 원하지 않는다. 라고. 욕구충족은 너만 하나. 이 새끼야. " 나 좋다고 쫒아다니는 애들은 봤어도, 너같이 무덤덤한 낯짝은 첨이야. 알고 있어..? " 절대로 모르죠. 제가 어떻게 댁같이 괴상한 인간의 머리속을 알수가 있겠습니까마는, 알아도, 절대로 알고 싶지도 않네요. 왜. 귀찮으니까. 나는 귀찮아 환자인 것이다. 모든 것이 다, 지겨운 인간인 것이다. 왜. 그냥 억지로 사는 족속이니까. 나도 내 맘대로라도, 한번, 살고 싶었다. 단 한번 사는 인생이 아닌가. 왜 그냥, 그대로 꺼져라. 하지 않는거냐고. " 그런 너에게 이런 짓거리를 하는 나도 짜증나. 씨발. " 아니 다행이군.. 쓴웃음이 올라오는 것을 억지로 게워 넘겼다. 알다리가 마주 닿기 시작했다. 다리와 다리의 공간이 채워지고, 그 쪽 인간의 체온이 닿기 시작하자, 사람몸이 닿는 것에 ㅡ몸서리가 쳐지기 시작했다. 그런 면에서라면, 나는 섹스를 진짜로 좋아하지 않았다. 차라리 혼자서 하는게 나을 정도로, 혼자 하는게, 차라리 더 자극적이고, 훨씬 뒤탈이 없었으며, 이것 저것 섞이지 않아서 나았다. 특히 이 서뭐시기라는 자의식 과잉 환자에게는 자위의 장점을 좀 가르쳐 줄 필요가 있었다. " ..풀어.." 반항하지 않을테니까, 팔 좀 풀어주면 안되겠냐. 저려 미치겠다. 팔이 뻣뻣해지기 시작했다. 근육이 경련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풀어달라는 내 말에 서 뭐시기는 스리슬쩍 웃기 시작했다. 어쭈, 이게 웃어..? 강간하는 것도 모자라서, 변태처럼 묶고 하는 주제에, 안 풀어, 이 개새끼야-?!! " 차라리 묶어달라고 나중에는 울게 될테니까, 차라리 묶인게 나을거다." 이건,ㅡ 또다른 무슨 개 소리인가,. 진짜로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어쩌다 잠이 안오면 가끔, 아주 가끔 ㅡ억지로 먹는 두통약만큼이나 스트레스를 주는 존재인 것이다. 이.. 이 씨발새끼가. 진짜로 보자보자 하니까. 안풀어. 이 개새끼야-?!!! 그리고, 터치는 상당히 미묘해지기 시작했는데, 그 왜 있잖냐. 슬쩍슬쩍 근지럽히기만 하는 그런 ㅡ괴상하고 얄딱구리한 그런 짓. 마치 간지럽히듯, 터치하기 시작해서, 나는 기분이 더더욱 더러워지기 시작했다. 이런 .. 이런.. 거.. 진짜로.. 질색..힉-!! 옆구리를 혀로 쓸기 시작할때는,ㅡ 내가 이러다가 변태가 되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몸의 피가 뭉치기 시작했다. 강하게, 과격하게 진입하는 그런 섹스가 아니다. 간지럽히고 괴롭히는 애무인 것이다. 그와 동시에 내 허벅지 사이로 얼굴을 붙어대는 바람에, 그 미묘한 간지러운 머리카락이 허벅지에 비벼지기 시작한다. 울고 싶을 정도로 절망적이었다. 이 새끼, 도대체 뭘 먹고, 이렇게 .. 이렇게나.. 이렇게.. 그만.. 그만..!! 엉덩이에 스리슬쩍 닿았다가 떨어지는 부드러운 손가락의 터치감은 마치 건반을 두들기는 피아니스트와도 같이 부드럽게 닿았다가 떨어질 뿐이라, 나에게 절망감만 잔뜩, 아주 잔뜩 안길 뿐이고, 입술과 혀는 이제는 극악하게 예민해져버린 옆구리, 그리고 겨드랑이를 쉴새 없이,. 그리고 집요하게 파고 들 뿐으로, 나는 하늘이 노랗게 보이기 시작할 정도로 당하고 있었다. 억지로 하는 섹스,. 그냥 군소리 없이 해줄테니,. 제발 좀 가볍게 해 줬으면 좋겠다. 라는 나의 소박한 기대는 개나물의 죽밥이라도 된양, 내몸을 엉망진창으로 헤집어 내느냐고 제 정신이 아닌 새끼. 나가 뒤져 버려라. 이 씨발새끼.. 제발.. 그만.. 그만..! 허벅지 안으로 파고드는 뜨거운 입술에 정신이 혼미해져 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섹스에 담백한 나라고 할지라도, 뒤로 파고 들어오는 기다란 손가락에는 당해낼수가 없다. 손가락은 가볍게 그리고 스리슬쩍, 특특, 몸을 열면서 들어오고 있다. 그와 동시에 나의 본체를 물어오기 시작하는 이 비위좋은 놈은, 아예 오늘 작정을 한 것이다. 여자의 펠라와는 완전히 질적으로 다른, 그것도 놀아볼대로 놀아본, 질탕한 새끼의 혓바닥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생물인 것이다. 녹아들듯이 부드럽게 빨아대는 그 가공할 혓바닥 힘의 원천에 나는 가르작 거리며, 최선을 다해 반항을 했어도, 이제는 뭘 어떻게 할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는 이 새끼가 왜 나의 몸을 묶었는지, 이제 좀 짐작이 가기 시작했다. 맨 몸이라면 머리통을 꺠부쉬고도 남았다.. 그만.. 그만 해.. 제발.. 거..거기....거기..느..!!!!!!!!! 눈앞이 노랗게 변한다. 뒤를 파고 드는 손가락은, 이제는 들락날락 거리며, 아예 자신의 안방이라도 된양 마음놓고 쑤시고 있는 손가락은 내 의식 밖으로 날라가 버린지 오래다. 입술을 오물거리며 나를 파고드는 가공할 테크닉에 나는 기절할 것만 같았다. 펠라.. 그만해.. 제발.. 절대로, 절대로 .. 희..익..! 불어 터지듯이 터져나올 것만 같던 입구는 바로 그 정점에서 틀어 막혔다. 말이 나오지도 않을 정도로 과격하게 틀어막힌 입구에서 뭔가가 질질 새는게 나한테까지 전해져 왔어도 이미 제 정신을 잃어버린 내가 그 상황에서 무슨 변명이나, 또는 요구를 한다는 것은 진짜로 가당치도 않은 일인 것이다. 이미 나는 맛탱이가 간 상태다.. ㅡ풀어..줘.. 풀어..달라고. 풀란 말이다.. 시..싫..!!!!!!!!!! 찢어질 것만 같았다. 아무리 풀어줬다손 치더라도, 본래의 기능에서 역행하는 행위가 자연스러울리는 절대로 만무한 일이고, 터질듯이 밀려들어오는, 막무가내로 침입하고 있는 이 무식하기 짝이 없는 새끼 가 자연스러워 질 일은 절대로 만무한 것이다. 숨.. 숨을.. 쉴..수가 없을 정도로 격하게 부딪혀 오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마구잡이로 벌려 늘이고 억지로 쑤시고 들어온다. 미끌하고 입구에서 미끄러져 내려가는듯 싶자, 우왁스럽게 침입하기 시작했다. " 아--ㄱ" 괴상하기 이를데 없는, 절대로 사람이 내는게 아니고, 마치 개돼지 잡을때 나는 것같은 ㅡ 우악스러운, 그것도 되다만 비명이 내 목구멍 울안대 안에서 비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이를 갈았다. 손만, 풀릴수 있다면, 너는 그날로 멱을 따버리고야 말겠다. 라고. 그렇게 증오하는 할아버지의 품안이라도 좋았다. 할아버지가 이 일을 아시게 되면, 너는 그날로 포를 뜨고도 남을 것이다. 씨발. 내가 왜 이러지. 힉. 몸에 가득차게 꽉 차게 들어오는 그가 느껴져서, 진저리가 쳐졌다. 온몸 구석구석이 밀착되고, 내가 진저리를 쳐대는 옆구리, 등, 그리고 목덜미에서 골고루, 그의 손길과 입술이 느껴진다. 싫다니까. 이 씨발 새끼야. 싫다고-!! " 섹시..하다.. 너. " 크게 확장된 내 동공에 그 빌어먹을, 갈아마셔도 절대로 시원찮을 새끼의 낯짝이 들어오고, 그 새끼는 아파서 뒤질것 같은 내게 대고 그렇게 말했다. 말려 올라간 빡빡하기 이를데 없는 살 사이로 격하게 움직이는 주제에, 내가 아파서 낑낑거리는 것이, 좋아서 비음이라도 흘리는 줄 알았다면, 착각, 좀 집어치워라. 이 빌어먹을 새끼야-!! " 학-!!!" 긴 문장은 절대로 내뱉을 처지가 되지 못했다. 걸리적 거리는 씨트는 이미 바닥에 떨어져 버린지 오래였고, 놈은 미친듯이 내 몸안에서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강하게 엉덩이를 틀어잡힌채 사정없이 몰아치는 놈에겐 완전히 질려 버렸다. 목덜미를 역하게 빨아올리는 입술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낮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 그만.. 그만.. 그만..해...! 입술, 이, 그리고 몸의 부딪힘에.. 의식은 부서지고만 있었다., 뜨거운 김이 몸 안 쪽으로 흩뿌려지는 것만 같다. 입안 쪽에서 낯게 이를 세워 바르작 거리고 있는 몸을 느껴야만 했다. 뿐이랴, 사정없이 크게 벌려진 몸 안쪽에서는 아직도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 거..건드리지..마.. 거..거.. 제대로 말도 되어나오지 못하는 비명이 목구멍 안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온 몸이 빳빳하게 굳기 시작한다. 내가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알고,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찔러오기 시작하자, 그떄만 해도 통증에 경련하던 나는,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고 있는 화끈한 둔통에 사지를 경직시키기 시작한다. 그만.. 그만.. 해..!!! 눈앞이 노랗다 못해서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뿌옇게 느껴지는 흐려진 의식사이로, 의기 양양하게 웃는 거 같은 (진짜로 싸이코다.. ) 저 개새끼만 느껴질 뿐이다. 온몸.. 미쳤다,. 반응해대는 내 자신이 저주스러울 뿐이라. 체내에서 흩어지는 뜨거운 체온을 느끼며, 나는 눈을 감았다.. 눈가에서 느껴지는 화끈한 기운에 억지로 눈을 떳을때는 이미 해는 중천에 떠 있었다. 우지끈거리는 허리를 억지로 들어올리니 미끄덩하고 뭔가가 몸속에서 흘러내리는 찝찔함이 몸 한쪽에서 웅덩이를 만들어대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열한시가 지나 있었다. 이렇게 자빠져 있는 것은 절대로 내 적성에 맞는 일이 아니 었다. 억지로라도 일어나려고 몸뚱이를 어떻게서라도 돌려서 일어나는데 절로 나도 모르게 욱소리가 터져 나왔다. 미.. 친 새끼. 씨발놈. 개새끼. 니미...랄.. 할수 있는 종류의 욕을 전부 다 퍼부어도 시원찮지가 않았다. 이를 갈면서 침대에서 내려와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후레쉬를 찾는 일이었다. 후레쉬를 찾자 마자, 나는 그 옘병할 놈의 기둥에게 후레쉬를 집어 던졌다.. 이런.. 애꿎은 후레쉬만 빡소리내고 터져버렸을뿐이었다. 엿같은 침대는 기스만 갔을 뿐이다. 이거,. 철제 후레임이냐. 씨발놈아-!! 이 씨발 개좆같은 새끼야-!!! 내가.. 내가 집에서 나와서 왜 이꼴을 겪어야만 하나. 내가 너같은 사내새끼에게 같이 뒹굴려고 이 집에 들어왔냐. 이 씨발놈... 개같은.. 놈의 새끼야...!!! 놈의 간이 바를 완전히 헤집어 버렸다. 식탁의자를 들어서 그 꼴난 홀바를 향해 던져 버려, 그 비싼 양주병이 와르르하고 샤단스를 치고 맑은 호박빛의 액체가 쏟아져 흘러내리는 것을 시뻘개진 눈으 로 봤을 뿐이다. 발에 뭔가 밟혀.. 떨어트린 시선에는.. 놈이 내게 어제 툭하니 던졌던 A4용지가 들어 갈만한 황색의 대봉투가 있었다. 사진.. 사진이 있었다. 할아버지... 기분이 급격히 낙하하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아무곳에서도 숨길수가 없었다. 뭐를 해도 그 진절 머리나는 손바닥안에서 기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 어머니 치마폭에 감겨져 있을 뿐이다. 나는 어디에서도 쉴 곳이 없었다. 팔자편한 도령의 미친 개지랄로밖에는 다른 사람들은 전혀 이해를 할 수 없었을 뿐이다. 이 새끼.. 이동해인지 이서해인지.. 이 씨발새끼도 나를 그렇게밖에는 보고 있지 않을 것이다. 나를.. 뭐..라고 생각하고 뒤진 것인가. 그냥 평범한 짱개집 보이로는 절대로 봐줄수가 없었다는 건가.. 라고. 그럼 어제.. 그 개같은 엽기쇼는 도대체 뭐라고 생각을 해줘야 하는 것인가. 나는 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손이 따끔거려 쳐다보니 유리파편에 손에는 피가 낭자했다. 돌아 버릴것만 같았다. 뛰쳐나오면 결국은 이런 꼴인 것이다. 나는 .. 절망적인 눈으로 눈앞의 거울을 들여다 본다. 수염도 제대로 깎지 못한 초췌한 새끼다. 얼굴은 귀신이라도 들여다본듯 허옇기만 했다. 얼굴표정은 허옇게 질려 있었다. 아무것도.. 제대로 생각할수 없는 그런 비참한 꼬라지로.. 할아버지가 보시면. 어머니가 봤었으면.. 나는.. 병신새끼보다 못한.. 머저리같은.. 죽고만 싶었다.. 갈곳이 없었다. 이미 나는 갈곳이 정해져 있었다. 그 ㅡ어떤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자약한 낯짝 그대로 집에 기어들어가서 몇대 부러져라고 두들겨 맞고, 내쫒기듯 미국에 날아가서, 대충 아무렇게나 굴러먹다가 (이것도 솔직히 나 혼자만의 착각에 불과할 것이다. 분명 할아버지는 하나밖에 없는 친손주가 그런 식으로 아무렇게나 막 살게는 절대로 내비두지 않을 것임에 틀림없었다. 숨구멍이 홀랑 다 막히도록 밟고, 막고, 그렇게 조지면서, 피곤하게 밟아댈것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나는 할아버지가 원하는 그런 그릇따위는 절대로 되줄수가 없었다. 나는 능력도 없는 무지렁이에 불과했다. 순전히 할줄 아는 것이라고는 음식의 간따위를 맞춰서.. 대충 먹는.. 그러나.. 그건 진정 하고 싶어서 하는 일어었나.. 라고.) 도대체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무엇이고, 내가 원했던 것은 무엇인가. 심각하게 혼란스럽다. 삽질.. 죽어라.. 이혁재.. 병신새끼.. 이꼴보다 더 한 꼴... 그딴게 뭐가 있겠냐. 하고.. 이미 망가져버린 몸뚱이었다. 묶여서 붉게, 또는 퍼러딩딩하게 줄이가 있는 팔뚝은 어차피... 내 몸이 그다지 순결하지 않다는 것을, 순결이라니 좀 우습기는 하다. 그러나. 터부가 완전히 부서져 버린 내가 지금 뭘 말을 해야 한다는 건가. 하고.. 더러운 침대에 다시 누웠다. 혼란스러운 대가리를 식혀줄 그 뭔가가 필요했다. 잠이 필요하다. 나, 그동안 제대로 잠을 잘수는 있었나. 매일 놀라서, 또는 무기력하게 억지로 눈을 뜨지는 않았었나. 하고.. 나는.. 지금까지.. 줄곧.. 뭘 해왔었나.. 하고.. 도피의 결과로 결국 얻어진게 뭔가 하고.. 눈이 뜨끔거려 왔다.. 나는 절대로 눈을 뜨지 않았다.. 한달에 몇번 볼까말까 했던 아버지. 언제나 멀리 있었던 어머니. 스트레스의 근원.. 남이 들으면 팔자편한 개소리라 하겠지만.. 우는 놈도.. 속이 있어서 울어.. 아냐..? 손에 다 쥔거 같아도, 막상 펴보면.. 쥐고 있는 것은.. 없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할줄 아는게. 제대로 되어 있는 것은.. 없어. 없다니까. 못믿겠냐..? 다 가진것 같냐..? 진짜로.. 나는 허당이다. 병신새끼야.. 너가 그 지랄을 해가면서 나한테 ㅡ그런 것도, 내 할아비에 대한 그런 뭔가였던 것 같다. 나는 뭔가 달라.. 보였냐..? 내가 진짜로.. 길바닥에서 아무렇게나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한 아르바이트로 먹고 살았어야만 하는 그런 놈이었어도.. 너가 나를 주워왔을 거라고 내가 생각해도 되는건가..? 진짜.. 라고 나에게 말을 할수 있냐..? 에라.. 이 개새끼야.. 세상에 특별한 것은 그 아무것도 없다. 비록 나 자신이라 할지라도 말이지. 나는 너네, 그 연예인 특유의 생각에 절대로 적응을 못해주겠다.. 사는 건.. 비루먹은 개새끼보다.. 초라하기만 하다.. 집에 들어갈 결심을 굳혔다. 그리고 그건 생각보다 쉽게 이루어졌다. 꼬질꼬질한 폼새로.. 어기적거리듯 그렇게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갈수가 있었다. 할아버지는 나를 보고도, 별반 대꾸가 없었을 뿐이다. 그러나 어머니로 말할 것 같으면 약간 달랐다.. 집안은 조용히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그 서딴다라라는 날라리가 결국 생각해 놓은 짓은 내 집의 주소를 어떻게 알아내서 음성녹음된 테이프를 보냈을 뿐이다. 그 테이프를 할아버지가 들었었던 것 같지는 않았다. 내 어머니가 그 꼴을 그냥 내비둘만큼 팔자 편하게 늘어져 있는, 백화점이나 들락거리며 명품이나 사대는 그런 허우대 좋은 여자도 아니었던 데다가, 만약에 이런 꼴을 정적들이 눈치채게 된다면, 할아버지는 몰락하고, 우리 어머니의 그 꼴나고 훌륭하신, 그 무엇도 품위에 손상이 갈수밖에 없는 노릇 아닌가. "호랑이 새끼는 호랑이어야 되는데. 왜 쥐새끼같은게 태어난건지. " 젊은날, 요절한 내 아버지는 별로 쓰잘데기 있는 인물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심약하고 마음만 좋았다고 들었다. 그런 아버지에게 시집왔던 내 어머니는 그런 바탕이 아니었다. 비록 하루에 몇마디 나누지 않는 아들이라고 할지라도, 제대로 키우고 싶어 한걸, 나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하루, 계속 중첩되어 속만 속만 시커멓게 짓눌려. 엄마. ㅡ 숨을 쉴수가 없어. 내가 팔자 편해서 미친 놈이라 그래.. 어머니는 나를 미국에 보내려 하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그렇게 노발대발해서 나를 미국에 집어던지려고 했던 중고등학교때도 어머니는 나를 보내지 않았다. 어떻게 본다면 어머니는 나를 아주 잘 파악하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손에서 풀려난다면 나는 아무렇게나 행동할수 있었을 것이다. 사고판단이 미숙하고 감정적으로 흔들리기 좋아하는 내가, 무슨짓을 어떻게 하고 돌아다녔을지는 나 역시도 미지수이다.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더욱 비참했다. 어머니는 ㅡ나를 할수만 있다면 패서 죽이고 싶을 정도로 뭐같았을 것임에 틀림없었겠지만 아주 잘 참으셨다. 그 교양의 힘은 상당히 위대했다. 왜 아니겠는가. 자신의 아들이 내뱉었을 것임에 틀림없는, 그것도 솔직히 강간도 아니고, 그 뭐한 끙끙거림은 어머니를 미쳐버리게 만들것임에 틀림없었다. 잘만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그 가수흉내를 내고 있는 (요즘은 아티스트라고 한다. 웃기지도 않는 일이다.) 그 새끼의 좆을 잘라버려도 시원찮을 양반이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어머니도 의외로 상당히 잔인한 면이 있다고 생각이 드는 행동을 나에게도 가끔씩 했었다. 우울증의 잠재인지는 몰라도..) 그래도 그런 소리를 들어야만 하는 쥐새끼는.. (그것도 호랑이의 손자라는 쥐새끼는,..) 즐겁지 않다,.. 할아버지는 나를 미국으로 보내버리고 싶어했다.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오히려 속이 편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사반대하는 어머니때문에 나는 결국 한국에 남게 되었고, 이러저러한 절차를 걸쳐 그나마 뭐같지는 않은 대학교에 편입이랍시고를 할수가 있었는데.. 그런 저런 동안, 나는 집안에서나 같혀 있었어만 했다. 눈을 감으면, 눈을 뜨면 생각나는 것은 그 서 딴다라의 같잖은 분위기밖에는 없었다. 방종한 자유가 느껴지는 그런 바람냄새말이다. 어쩌면 그 새끼가 성적으로 좀 바람난 뭐라 할지라도 그 새끼의 집에 꼴라당 넘어간 것은 어떻게 보면 그 냄새의 탓도 있었을지 몰랐다. 내가.. 하고 싶고, 해야 하고, 할 만한 것은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남이 해주지 않아도 될. 남에게 보이지 않아도 될 그런거.. 나를 필요로 하는 그런 거 말이다.. 그런데, 끝인사를 꼭 그런 식으로 해야만 했냐. 테이프같은 건 도대체 왜 보내서 어머니의 속을 뒤집어 놨었어야만 했던건지.. 너는 그런식으로밖에는 대가리가 안돌아가냐. 라고.. 물어봐 주고 싶었다. 내가 그런 소속이라니까 호기심을 느껴서 접근한 속물틱한 녀석에게. 아무런 생각 따위 가질 필요없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중증의 강박관념에 신경증..이었다. 나도. 따질 필요없는거 아닌가. 하고. 인격장애가 의심되는 그런 놈 따위는.. . . . " 그럼 사적인 질문으로 넘어가서, 이동해씨는 애인, 있으세요..? " 부드럽게 웃음짓는 리포터의 얼굴 너머로 가수 서형원의 얼굴은 무표정이 슬쩍, 아주 슬쩍, 의기심장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물론 어느정도는 의례적으로라도 웃음지어야만 하는, 비지니스 스마일임에도 불구하고, " 애인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면.. 없는게 맞는데요.." 다소는 의례적인, 그러나 다소는 삐딱하게 말이다. " 여자친구도 없으시고요..? " 꼭 이렇게 대중앞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야만 한다. 여자고 뭐고, 그런것은 다 쇼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여자, 혹은 남자, 꼭 사귀어야만 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라고 잠시 리포터에게 반문하고 싶어지는.. " 귀찮은데요. 관념은. " 차라리 섹스가 편하지. 급하게 뺼때, 꼭 필요한 말캉말캉한 질감에, 배설하고 싶은 욕구에. " 관념이라니.. 상당히 철학적이신데요, 그런 답변이 아니고요, 그럼 여자친구가 없으시다는 말씀이죠..? " 약간 황당해진 리포터는 웃음으로 분위기를 무마하려 한다. 그래도 누가 봐도, 여자친구조차도 없다는 그의 말따위가 진짜로 들렸을리는 없었을거라 판단된다. " 친구라는 대상으로는 없습니다." 가수에게는 음악에 대한 말만 물으면 된다. 공적으로 남의 품위를 더럽힌다면 해명과 사죄가 필요한것 같이. 그렇게 따진다면, 여자친구가 있느냐 없느냐는 말은 중요한 질문이 아니었다. " 마지막으로. 매스컴의 위력을 빌어 한 마디만 해도 되나요..? " 그 말에 약간 당황해 하던 기자가 그의 앞으로 마이크를 내어밀자, 그는 부드럽고도 나직하게 말을 이었다. " 이혁재. 기다리고 있어. 계속. " 놈이 나온다기에 어쩔 수 없는 호기심으로 티븨를 보고 있었어야만 헀던 나는 눈이 커졌다. 사태를 수습할 생각에 이미 정신은 아찔해져 온다. " 아르바이트는 끝나지 않았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