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과 내가 처음봤던날.. 아...그래, 입학식때였다. 그녀석과 나는 뜻하지않게 마주치게되었다 나는 조금은 장난끼가섞인,하지만 무표정에 가깝게 인상을쓰고있었고 녀석은 겁먹은얼굴로 나를 올려다보며 연신 죄송합니다아죄송합니다아..그랬었다. "김영운 너 이학교 왜왔냐?" "귀찮아질일이 없을꺼같아서" "너랑 안맞지 않을까?재미없을꺼야 공부하는녀석들만 득실득실대는곳이니까" "너도 올곳이 못되지 그렇게 따지면" "아 희철이형있으니까 왔지!! 내가 말했잖아 나는 무조건 여기로 배정받을꺼라고 성적안되는데도 담임한테 협박해서 온거야" "아 그..김희철이라는" "응!!이학교거든" 최시원과 나는 동네 친구였다.서로 다른 중학교를 나왔지만 자주 어울렸던 동네 친구였다.첫만남이 시비가붙었던 그런 살벌한 만남이었기때문에 동네에서 마주칠때마다 서로 욕짓거리가오갔지만 어쩌다보니 비슷한성격- 하지만 다른-왠지 닮아있는 서로에게 끌려서 친구하자고. 녀석이 먼저 내게 말해왔다. "아 희철이형 보고싶다 보고싶다-" 예전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말이었다. 그만하라고하면 알겠다고 해놓고서는 또하고또하고 화가나서 줘 패가면서까지 그만하라고해도 습관이라면서 생글생글 사람좋은얼굴로 웃어버리는 미친놈. "어!!저기 희철이형온다!! 형!!형~~~여기예요!!" "우와!!진짜 니가 이학교를 왔냐? 어떻게 왔데?공부도 못하는게 큭큭" 참 얄궂게도 이쁘게 생긴 김희철이라는 사람. 우리보다 한살이 많다고하는데 그렇게 보이지는않았다 시원이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동안의 작은 얼굴에 눈이 징글맞게도 큰..예쁘게 생긴얼굴과 다르게 전혀이쁘지않은 말투다.최시원보다 훨씬 쬐끄만게 애를 갖고논다 갖고놀아- 지가 어른인줄아는건지 시원이어깨를 터억터억 두드리면서 학교생활잘하고 사고치지말고 이제 정신좀차려야지 하며 손을뻗어서 시원이 뒷머리를 헝클어뜨리기 까지한다. 다른사람이 그랬으면 손이 여러대 날라갔을법한 시원이 성격인데 오히려 여전히 생글거리는 웃는얼굴로 "네.형~" 이소리만 대꾸하는모습이 어의가 없었다. "희이철아아~~~~!!!!!" 멀리서 쬐끄만한 머리통이 통통거리며 뛰어온다 싶더니 우리와 얼마안되는곳에 자빠져서 손에들고있던 아이스크림을 내옷에다가 냅다 던진다. 아씨발.....입학식첫날부터...것도 새옷에 빨간색의 요란한 색소가 스며들고있다. 자빠진 녀석을 쳐다보며 숨넘어가게 웃는 김희철이 가까이 다가가 괜찮냐고 하자 에씨 쪽팔려-바닥에 부딪힌이마를 문질문질 거리면서 일어나는 신기한녀석. "어마!!어떻해 아이스크림!! 죄송합니다아 죄송합니다아~" 내옷을보자 소스라치게 놀란모습으로 하얀바탕에 조그마한 비행기가어지럽게 그려진손수건을 뒷호주머니에서 꺼내더니 내옷을 닦아준다.닦아도닦아도 계속 번지기만하는 내옷. 울상을 짓던 녀셕이 안절부절을 못하며 내표정을 살핀다. 힉!하고 놀란듯 숨들이키는 소리를 내는녀석. 아..내인상이 그리 좋은인상은 아니란걸 나도안다 특히나 지금 표정은 자신을 잡아먹을듯 노려보는 화난 표정일테니까. "신입생- 얘가 팔푼이에 칠칠이라서 실수투성이야 많이 미안해하는거같은데 인상좀 펴지-" 김희철이 후배다루는식으로 말하자 그게더 열받아서 여전히 인상을 찌푸린채로 아무말없이 얼룩진 내셔츠만 쳐다보고있었다. "잠시만!!"하고 소리치고 어디론가 달려가는 녀석. 저게 내옷더럽혀놓고 도망가는건 아니겠지? 실수투성이라는- 녀석과 첫만남부터 이런행동을한 지금의상황이 어울린다싶어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내가 화를 낼까봐 불안한얼굴로 일부러 멋적게 웃고있는 최시원과 너맘에안들어- 대놓고 말하듯 얼굴에 그대로 들어나는표정의 김희철 도망친녀석이 대체 어딜간건지 궁금해져서 무표정으로 녀석이 뛰어간곳만 뚫어져라 쳐다보는나였다. 얼마안되서 녀석이 손에 뭔가를 꼭쥐고온다. 흰색의 체육복. 학교 체육복인것같은데 지금은 이것밖에 없으니 입으랜다. 말이되냐 이 철없는 선배야..입학식첫날에 이걸입고있으라고?... 그리고 생각을 해봐라...이쪼꼬만한 옷이 내몸에 맞을리가 없잖아. 어의가없어서 인상을 찌푸리자 발을 동동굴리며 김희철의뒤로 몸을조금 숨기는녀석. 고개를 두어번 까딱까딱 거리면서 목근육을 풀었다 뻐근했던 목이 시원한듯한 느낌이었다. 두둑거리는걸보니 어제 잠을설쳐서 그런가보다. 이런내모습이 무서웠는지 김희철의뒤로 조금더 숨는- 버릇없고 철없는 선배같지도않은 선배 박정수. 명찰에 뭘 발라놨는지 박정수라는 이름양옆으로 반짝반짝 거리는게 붙어있다. 단추를 한개씩 풀면서 셔츠를 벗었다.쟤뭐하는건데-황당한듯 최시원에게 묻는김희철. 옷을 다벗고 박정수에게 알록달록하게 얼룩이진 내셔츠를 내밀었다. "빨아와...입학식인데 이렇게 있을수는 없잖아" "이게 어디서 반말이야!!" 김희철이 언성을 높이자 말리려들며 괜찮아괜찮아 하던 박정수가 고개를 크게 여러번 끄덕이면서 교실에 비누있어 얼른빨아올께 기다려 하며 또 총총거리며 뛰어간다. 여전히 화가난듯 씩씩거리는 김희철을 붙잡고 어색하게 웃고만있는 최시원. 아까 박정수가 주고간-녀석의 학교 체육복을 펼쳐서 내몸에 데봤다. 아 진짜작다..이렇게 쪼꼬만한게 남자몸에 들어가나싶은마음에 웃음이나왔다 남자녀석의 옷에서 그것도 체육복에서 왜이렇게 좋은냄새가 나는건지 이해가 가지않는다 녀석의옷을 아무렇게나 포개어접는 내손에 녀석의 냄새가 베인것같다 그냄새가 너무달콤해서 머리가 어지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여기 빨아왔어 꼭 짜기는 했는데 좀 구겨지고 아직 많이 축축해 괜찮어? 미안해 정말미안해 다음에내가 다시사과할께.." "....입학식 하러 가야되니까 나중에보자" 선배라고 부르기싫어서 내마음대로 말을 놨더니 박정수는 괜찮아보이는데 정작 옆에있는 김희철이 펄쩍펄쩍 뛰며 화를낸다 뭐저런새끼가다있어-라며 나를 할퀴려 드는 김희철을 최시원이 이때다싶었는지 껴안으며 말린다 저덩치에 그냥 한팔로막아도 충분히 막을수있는거를...분명 저거 일부러 저러는거다 아니라면 저렇게 미치게 좋다는듯이 웃고있는 표정은 어떻게 설명할꺼냐고.. 셔츠를 입으며 괜찮네-하며 박정수의 머리를 쓰다듬듯이 한번 쓸어주고 강당으로 갔다.사실 축축한 셔츠의 느낌이 불쾌하고 달달한 아이스크림냄새와섞인 비누냄새가 짜증이 났지만 울것같은 표정으로 괜찮다는내말에 기뻐하는 녀석을보니 더이상 인상을 찌푸릴수는 없었다. 형저가볼께요-하며 껴안고있던 팔을 풀며 아쉬운표정을 짓는 최시원에게 인사도안하고 박정수의 손을잡고 성큼성큼 반대쪽으로 가버리는 김희철. 싸가지없다는소리를 많이 들을것같다.자신에게 인사도 안해주고 가는김희철이 야속해보였는지 재수없게 징징대는 최시원의 머리를 한대 때려줬다. 아 비교된다...얼굴크기의비교가 아니라 아까 박정수의 머리카락은 부드럽고 따뜻했다면 왁스를 쳐발랐는지 결이 안좋은 최시원의 머리는 상당히 느낌이 좋지않았다. 박정수는 별게다 자기 답구나 싶어서 우스웠다 조금차가운 늦겨울의 바람이 간질간질거리게 불어온다. 입학하고 얼마뒤, 공부만하는 학교라는 최시원의 말과는 틀리게 본적도없는 쌩양아치들이 교실로 쳐들어와서 나와 최시원을 데리고 쓰레기소각장처럼보이는 뒤뜰로 데리고간다. 유치한 풍경에 짜증이나서 뻐근해져오는 목근육을 괜스래 으슥거렸다. 이런일저런일 나를 귀찮게할만할일이 없을것같아서 이학교왔더니.. 어디든 다 똑같은건가.... "얘기 많이 들었다" 영화를 많이 본건지 드라마를많이본건지..어쨋든 어디서 본건많아가지고 있는데로 겉멋을내고있는- 이혁재?...이혁재라......아 저사람이 이학교였던가...... 만만하게볼만한 자리가 아닌것같다는 생각이 스쳐서 일단 선배는 선배다 싶어서 인사하듯 고개를 숙였다. 나를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너희둘은 이름값은한다 얼굴도 잘났고 키도크고 훤칠하네..라며 칭찬부터 하고보는......그러지말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자고. "무슨일로 부르셨습니까" 자질구레한 말들이 여러번 오갈것같은 분위기를 뚫고 내가먼저선수를 쳤다. 자식..성격급하네- 뒷머리를 긁적거리더니 내가까이로 다가오는 이혁재. 저사람은 또어떻게 이학교를 들어왔지..여기서 썩고있을만한 사람이 아닐텐데.. "내 후배하자고-" "...." 부정의 의미였다. 대답없이 가만히 있자 이혁재가 옆에있는 여러명의 양아치들에게 가보라고 손짓을하며 내보낸다. "먼저 들어가있어 나는 얘기좀더하고 들어갈테니까" 양아치들중 몇명은 후배였는지 이혁재에게 깍듯이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하고간다. 의외로 잘웃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인사를하고 돌아서는 후배들에게 뜻밖의 환한표정을 짓는 이혁재.이거 신기하네.. "후배하기 싫냐?" "네" 질질 끌고하는건 내성격상 맞지 않기때문에 곧바로 대답했다. 코웃음도아니고 비웃음도아닌-오히려 재미있다는듯이 시원하게 웃는이혁재를 가만히 쳐다봤다. "나는 이렇게 잘생긴 후배들이 마음에 드는데 너희는 내가 마음에 안드나봐" "그런건 아닙니다" "그럼 뭐가 문젠데?" "선배가말하는 그 후배- 평범한 학교후배하라는 말은 아닌거같아서-" 말끝을 흐렸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낸다. "담배필래?" 최시원녀석이 선뜻 받아버려서 어쩔수없이 나도 받아버렸다. 라이터를 꺼내서 이혁재에게 불을내밀었더니 피식웃으며 아-역시 맘에든단말이야 란다. 또활짝 웃는다.이렇게 착한사람일줄은 몰랐다 이혁재라는 이름뒤에붙은 수많은 소문들이 그냥 소문일까 의문이 드는 순간이었다. "아 오늘담배 맛있다 맘에드는사람들이랑 함께있는자리에서의 담배 맛 끝내주는거거덩" 장난끼도 가득해보이고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짜증나는 행동을 안할수도 있겠다는생각이 얼핏 들었다.유치하게 몰려다니며 싸움질을 한다던지 동네깡패같은 유치한짓을한다던지 여자놀음같은 쓸때없는짓을 한다던지..그럴일이 없을것같았다. "그냥 해라- 내후배" 대답하지않았다 괜찮을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직은 알수없는 노릇이었다. 일단은 소문으로라도 익히 들어왔던 사람이었고 이사람을 제외한다면 아까 그양아치들은 정말 맘에 들지않았기때문에.. "니가 무슨생각하는지 알아- 아까 있던 녀석들 후배는 안해도되니까 내후배만 하라고.." 이혁재를 쳐다봤다.나와 눈이 마주치자 또 활짝- 참 잘웃는구나 "나는 진심으로 너희가 맘에 들어. 사람한테 잘 욕심부리고 하는성격이아닌데 내후배 삼고싶어서 큭큭 나는 여자데리고노는취미없고 가능하다면 싸움하는것도 피하려고하고 유치한행동도안해 그런일에 너희 끌어들일일 없을꺼다." 딱 내가 싫어하는행동들만 꼬집어내주는게 맘에들었다 나와 그리고 최시원과 이혁재선배 왠지 성격이 비슷할것같은.. .... 최시원녀석이 나를 쳐다본다. 자신은 괜찮다는 표정. 담배를 바닥에 지지면서 끄더니 내 대답을 기다리는 눈치다. "선배가 약속만지켜준다면 기꺼이. 저도 선배가 상당히 마음에 들거든요" 내대답에 또활짝-웃는게 이미지와 안맞게 예뻐보인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화끈하게 웃어준다.세명이 동시에 일어섰다. 최시원과 나의 어깨를 차례로 두어번 두드려주며 나중에보자- 기분좋은목소리로 학교쪽으로 걸어간다. 이혁재선배의 뒷모습을보면서 최시원이랑 낄낄대며 웃었다. 저사람이 우스워서가 아니라 왠지 이학교 생각보다 맘에든다는뜻이었다. 점심시간.입학한지 얼마안되서 그런지 각자 도시락을 싸온것같다 성격상 도시락따위를 달고다니는걸 싫어하는 최시원과 나는 나가서 밥을 사먹고오려고 교실을 빠져 나가려던 길이었다. 최시원의 얼굴에 갑작스레 화색이 돈다싶더니 생글생글웃으며 뛰기시작한다. 김희철이다-아..그옆에 박정수도- 여전히 나를 맘에 안들어한다는 얼굴로 쳐다보는 김희철을 돌려 세우며 김희철의 팔짱을끼고 "밥사줄께요"애교섞인 목소리를 부린다. 먼저 가버리는 최시원이 황당했다. 김희철의옆에 쫄래쫄래 붙어있던 박정수가 나를 발견하고는 안녕?하고 인사를한다.기어들어갈것같은 작은 목소리였지만 표정하나는 밝고화사했다. 대답해야되나 고민하고 있는데 내셔츠를 보면서 새옷인가? 그때옷이라면 얼룩이 지워진거네-하며 생긋 웃는다 그웃는게 너무이쁘고 남자새끼 눈밑에 무슨애교살이 저렇게 많아 싶어서 넋을놓고말았다. 멍해진표정에 내가더 놀래서 표정을 고쳐잡고 싱글싱글웃는녀석을 지나쳐서 여전히 김희철을 끌어안듯 메달려있는 최시원의뒤를 다라갔다. 총총총 뛰는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내 팔을 자신의 손으로 잡는 박정수 친하지도 않은데 뜻밖의 행동에 이녀석 넉살도좋다 싶어서 쳐다보니 나를 올려다보며 또 생긋 웃는다.저녀석은 항상 저렇게 기분이 좋은건가.... 매일 웃는표정밖에 짓지 않는다.가끔 우는표정도 짓지만 정말 가끔이고 매일 저렇게 웃는것같다. "배고파 배고파~" 혼자 중얼중얼 거리는게 그냥 귀여워보이기도하고 왠지 신기해보여서 웃었더니 내웃음소리에 고개를 획들고는 나를 똥그랗게 쳐다본다. "웃어?너도 웃어?" 그러면 세상에 안웃는 사람도있나...아 우울증걸린 그런사람제외하고- 질문이 웃겨서 또한번 피식- 내팔을 잡은채로 팔짝팔짝 뛰면서 우와-거리더니 내앞에 마주보고 선다 또웃어봐또웃어봐 말도안되는 억지를 부리길래 어의없어서 또한번 피식- 신기하다며 박수까지 치며 좋아하는 녀석을보니 영락없는 애다 애. "바보같다.." 생각없이 나온말이었는데 내말에 무안하고기분이상했는지 살짝 인상을 찌푸린다. 그게또 재밋어서 피식웃었다. "하나도 안멋져!!" 내팔을 잡고있던손을 놓고 내팔을 한대 찰싹 때리더니 김희철한테로 뛰어가버린다. 김희철에게 붙어있던 최시원까지 쫒아내고 뒤를 휙돌더니 나를보고 때려버릴라-라는 표정으로 주먹을쥐고는 머리위로 획-하고 든다. 진짜 귀여운거같아서이번에는 소리까지내며 하하거리고 웃었다. 신기하다 나이가 몇살인데 저런행동이 나올까 싶다가도 저런행동이 저녀석한테는 딱어울린다 싶어서 계속 웃음이 나왔다. 밥을 주문하고난뒤 나와 마주보고 앉은녀석.아직도 심통이 났는지 내앞에 놔주려던 수저를 탁하고 소리나게 놓는다. 상위로 팔을굽혀 턱을괸채로 녀석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얘왜이래-김희철이 시원이를보고 묻더니 모르겠어요하고 고개를 갸웃하는 최시원을무시하고, 박정수의 표정을 살핀다. 내가 뚫어져라 쳐다보자 내게로 고개를 돌리지도못하고 여전히 화난표정은 해야되고 내가 무섭기는하고- 만감이 교차되는지 이해할수없는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또 안절부절 못해한다.그런 박정수를보면서 귀여워귀여워!!소리를지르며 박정수를 껴안는김희철. "뭐..정수형이니까 이해해주는거예요" 김희철의 모습에 배알이꼴린 최시원이 툴툴거리자 껴안고있던 박정수를 놓으면서 컵을잡고있는 최시원의손을 자신의 손가락으로 톡톡 건들이며 맨날질투해-하며 찡긋 웃는다. 김희철.. 저러니까 최시원이 지랄하는거지... 변덕심한 최시원-당장 표정을바꾸며 생긋거린다 그렇게 좋냐..한심한놈. 고개를 돌렸더니 나를 쳐다보고있는 박정수와 눈이 마주쳤다. 놀라서 눈만 동그랗게 뜨고 얼어있는 녀석을보며 피식 웃어버렸다. "내가 무서워?" 내가 묻자 고개를 끄덕끄덕 거렸다가, 내표정을 살피더니 다시 도리도리-아니라는 고갯짓을하며 어색하게 웃는다. "니가 맨날 무서운표정을하니까 얘가 무서워하는거아냐- 그리고 그반말좀 안고칠래?" "선배 속눈썹이 기네요" 쓸때없는 대답을 했다.당황해하는 김희철을보며 또 피식웃어버리자 흥,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버리는 김희철. 내가 속눈썹길다는얘기를하자마자 흥분한 최시원이 "속눈썹도길고 눈도크고 코도 이쁘고~얼굴도 작고~ 표정도 이쁘고~" 노래를부른다 지랄이다 지랄..최시원 완전 변했구나.. 김희철앞에서만 그런거라면 이해해줄께. "괜찮아 반말해도 되니까 형이라고 불러줘" 내 눈도 못쳐다보던 박정수가 심지굳은 목소리로 말한다. 형이라고 부르기도 싫고 선배라고 부르기도 싫어서 대답을 안했다. 저 싸가지-김희철이 또 내욕을 해댔지만 그래도 싫은건 싫은거다. 나를 똑바로 쳐다보는 박정수를 마찬가지로 나도 쳐다봤다. 오초정도 버틴다싶더니 고래를 푹 숙여버린다. "희철이한테는 선배하면서 나한테만그래.." 중얼중얼 혼자궁시렁댄다 더 놀려주고싶어서 손을뻗었다. 긴듯한 녀석의 앞어리를 손으로 쓸어올렸더니 말갛고 뽀얀 이마가 보인다. 이마가 이렇게 이쁜데 왜가리지..자신의 이마에 닿는 내손길이 부담스럽지도않은지 그저 귀찮다는 표정으로 니손 뜨거워-라더니 손을치우라고 머리를 흔들흔들거린다. 귀엽기는 정말 귀여운데 가만히 보니까 이녀석 정신이 없다. "정수형 가만히 보고있으면 진짜 귀여운거 같아요" "응 귀엽지!내가 일년정도를 얘랑 붙어지냈는데 애기야 애기 얄미운짓 많이 하고 실수하고 덜렁대고 귀여워서 봐준다" 귀여워 죽겠다는듯 박정수의양볼을 꼬집는 김희철.그런 김희철의손이 조금아팠는지 표정을 찡그린다 그게더 귀여워서 아예 자지러지게 넘어가며 귀여워귀여워!소리를지르는 김희철. 박정수라서 질투를 할수도없고 최시원의 표정이 우습다. 주문한 음식이나오고 박정수는 뜨거운걸 못먹는다며 보조그릇을 시키는 김희철. 보조그릇이 나오자 뜨거운냄비에있던 우동을 그릇에 옮겨 퍼주며 박정수의 앞에 갖다놓는다.익숙해보이고 자연스러운모습에 그냥 쳐다보고만 있다가 배가고픈게 우선이라서 밥을 먹기 시작했다. "나도 뜨거운거 못먹어요" 자신을 챙겨달라는듯 최시원이 괜한 소리를한다. 최시원을보며 웃어대던 김희철이 자신의 수저로 국을뜨더니 호 하고 한번불어 식힌다 그리고는 최시원의 입앞에 갖다데며 먹여주려고 한다.........이거 완전 연인모습이잖아 어의가없어서 쳐다보다가 또 배가고픈게 우선이기때문에 밥먹는데 집중했다. "천천히 먹어!" 가르치듯 말하는 박정수.무시하고 계속 먹었더니.얼마 먹지도않았으면서 자신의 우동을 내쪽으로 밀어낸다. "나 배많이 안고파 내것도 먹어- 배많이 고팠나봐?" 내가 대답을 않고 있으니까 최시원이 영운이원래 밥빨리먹어요-하고 대꾸해준다 "푸히히 애같다" 누가 누구보고 애같다고......황당해서 박정수를 쳐다보니까 생긋생긋 웃고만있다.다시 겁주려고 인상을 찌푸리면서 쳐다보니까 그래도 생긋생긋 웃는다.내표정에 겁먹고 바들바들 떨면서 어쩔줄몰라하는 표정이 더좋은데-박정수의 표정에 흥미를잃어서 다시 밥먹는데 집중했다. 물을떠온다며 일어나는 박정수. 철푸덕 또자빠진다 또.....항상 저런다 앞에 장애물이 있건없건 지가 지발에 걸려서 자빠지거나 중심을 잃어서자빠진다 다행이 이번에는 앞에있던 의자라도 잡아서 무릎만 조금 찧었나보다. "아야아야!" 아프긴 한건지 한쪽눈을 찡그리며 무릎을 매만진다. 별걸다 귀찮게한다. 박정수의팔을 일으켜세워서 의자에 앉혔다. 긁히거나 상처는 없는데 세게 찧어서 그런지 뼈가 아프댄다. 밥도 벌써 다먹었고 최시원이랑 김희철은 반정도밖에 못먹은것같길래 최시원에게 계산하라고 지갑을 던져주고는 박정수를 데리고 나갔다. "아야아야 아프다...못걷겠어" 아 짜증.......어쩌라고 싶어서 가만히 쳐다보니까 나를 쳐다보면서 두팔을 쭉-내민다 뭐....뭐 안아달라는 행동인데 저거....잠시 놀란표정이 나왔을꺼다 내표정을 보더니 고개를 갸웃, "업어주면안되?" 아..놀래라 안아달라는 건줄알고- 난또.. 업어달라고 할꺼면 말을하면되지 무표정으로 일관하고있다가 이녀석 아픈정도보다 더오버해서 엄살을 피운다는 생각이들었다. 어리광 피우는거다. 업어줘업어줘 때를 쓰길래 졌다 싶어서 박정수앞에 숙여 앉았다.망설임없이 곧바로 내등에 안겨오길래 어의가 없기도하고 그렇다고 기분이 나쁜건또 아니라서 박정수를 업고 일어섰다. 학교로 들어가는 운동장,지나서 양호실로가는 복도까지- 사람들이 쳐다봤지만 작게 욕을하며 중얼거리니까 모두 고개를 돌린다. 박정수를 업고있는 내모습....내가생각해도 이상하긴 하다 다큰남자가 다큰남자를 업고있다는게 흔한모습은 아니니까. 특히나 학교의 꽃 박정수를 새파란 신입생인 내가. 업고오는동안 쉴틈없이 쫑알쫑알 거리던 녀석을 침대에 아무렇게나 앉히고 뭘어떻게 해야되나 싶어서 약통을 뒤졌다. "나 붙이는 파스싫어-거기 바르는 로숀 파스있거든?" 작정했다..나를 시켜먹을려고 얄미워서 그냥 대답없이 약통을 뒤졌다. 박정수가 말한 로션파스가 있길래 집어들었다. 절대로 녀석이 시켜서한게아니라 그냥 방법을몰라서 하는거다 침대위에 앉아있는 녀석의 앞에 쭈그러트리고 앉아서 바지를 걷어올렸다. 얇은다리가 들어나고 조금 부은듯한 무릎. 로션파스를 조금 덜어내서 녀석의 무릎에 문질렀다. 아야아야-거리는 소리 괜히 엄살피운다는 생각에 좀 세게 문질렀더니 아파!하고 소리를지른다. 엄살이 아닌가보다 진짜로 아픈지 녀석의 눈끝에 눈물이 맺힌다. 마지막으로 붕대를 감아주고 고정을 시켰다. 바지를 다시 끌어내려주니 눈물이 뚝- 아....나 힘센데..너무 세게 문질렀나보다 "많이 아프냐?" 내가 물으니까 아픈거 물어봐주지도않고 무서운표정만짓는다면서 징징거리더니 맘놓고 울어버린다. 니가 꾹꾹눌러서 아팠단말이야! 이제 내어깨로 주먹질까지 해오는 녀석 녀석의 주먹질은 별로 아프지도않고 우는모습에 이상하게 웃음이 새어나올것처럼 즐거웠다. 내가 변태였나..라는 생각에까지 미치자 괜히 헛기침을했다. 옆에있던 티슈두장을 뽑아서 아무렇게나 구긴뒤 녀석의 눈주위와 볼을 닦았다 통통한 볼을 꾹꾹누르자 탄력있는 그느낌이 재밌어서 조금 장난을 치려다가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까봐 말았다. 한껏 울더니 눈물을 그치고는 눈을 동그랗게 굴린다 양호실 맨날오는데 오늘 뭔가 달라보인다며 여기저기 살펴보던 박정수가 다시 손을 뻗는다. 또업어달라는 말인줄알고 가만히 녀석에게로 등을보이며 허리를 숙였더니 아니아니-한다 "뭐 어쩌자고-" "안아서 들어주라-" 안그런척 나를보면서 무서운척 다해놓고 이거 하는짓이 완전 여우. 뭐하는건가 싶다.설마 이게 나를 상대로 작업을거는건 아닐꺼고 약간 인상을 쓴채로 녀석을 쳐다보니까 왜?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고단수 인건가.. "왜 안안아줘?" 마치 안아준다는것에 고민을하는 내가 이상한사람이라는 상황을 만들어버린다. 마땅히 뭐라고 할말을 찾을수가 없다 뻔뻔하게 왜 안아주지않냐고 묻는 녀석을 벙찐듯이 쳐다보고 있으니까 내가다 무안하다.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는것 자체가 쪽팔려서 녀석의 뻗어있는 팔에 맞춰들어가서 녀석을 안아올렸더니 내허리로 다리를 감아온다. 꽤 야하다는 생각이든다. 고단수고 아니고를 떠나서 확실히 여우는 맞는것같다. 뭐 이런경우가......... 이런애가 다있나싶다. "교실로가자 히히" 어쭈 이게 뭐좋다고 실실웃어..장난이나 칠까싶어서 녀석을 안은채로 그대로 침대에 다시 앉았다. 자연스럽게 내위로 앉게된 녀석이 나를 꼭안고있던 팔을풀어 내얼굴을 쳐다본다 녀석을 올려다봤더니 뭐해?하고 묻는다 장난끼가 더더욱 스믈스믈 올라오고 이제 이녀석을 어쩌지..고민했다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 나를 내려다보는 녀석이조금 야하게 생긴것같기도하다는 생각이 들때쯤- "킥킥..간지러.." 녀석의 목에 얼굴을 묻고 가만히 있었더니 자신의 목에 닿는 내머리카락이라던지 숨소리같은게 간지러웠나보다 몸을 살짝 뒤로 빼듯이 움찔거린다. 잠시,아주잠시 내가 실수를해버릴것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벌떡 일어나버렸다. 내가만약 그때 이녀석의 목을 핱기라도 했다면 나는 오늘로,지금 당장 미친놈이 되는거다. "이자세로 어떻게 니교실에가.." "왜?가면안되?" "사람들이 쳐다볼꺼아냐" "아니야아니야 맨날 희철이가 안아주는데? 혁재형도-" "혁...재?" 혁재선배? 얘가 선배를 어떻게 알지..그건그렇고 내가 이때까지 고민한게 허탈해진다.이녀석에게 이행동은 아무것도아닌, 전혀 낯간지럽지도 이상하지도않은 행동인가보다. 이녀석에게 스킨쉽은 당연한것이고 부끄러운 행동이 아닌거다. 어디까지야......어디까지그런거냐고- "사람들이 이렇게 안아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안봐?" "몰라?" "너는 안이상하냐?" "왜이상해?" "남들은 안이래" "응?" "집에서도 너희아버지가 이렇게 너안아주고 그러지.." "응 형들도-" "형있냐?" "응 형두명이나 있어" "그래 막내티가난다." "아..내가 남들보다 껴안고이러는걸 좋아하긴해~" "그래도 아무한테나 안기는거 보기안좋아" "안그럴께" 당장 나와버리는 대답..그런대답을 의도 한게 아니었는데 "어?" "보기안좋으면 안하면되잖아 그닌까 대신에 다른사람들이 안아주는만큼 니가 다~안아주면 되지" 여우 맞네....의도하지않았더라도 천성이 여우다. 이럴때보면 신기하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무섭다고 부들부들 떨던녀석이 내가 조금마음을 열어주니까 예전부터 알아오던사람이라는듯 안기고 칭얼대고.....아직 덜자란 티가난다.집에서 얼마나애지중지 키우길래 못되게 굴다가도 조금만 잘해주면 금새 자기편인줄알아버리는 다섯살꼬마아이처럼 이녀석 딱 그모양새다. "어쨋든 안되" "그러면 교실어떻게가.." "부축해줄께" "아프단말이야!!" 조르고 졸라도 들어주지않는 투정에 화가나면 억지부리는것도- "안아줘야되 내가 넘어져서아프니까 너는 나 안아줘야되!" 그래도 안되면 막무가내로 우겨버리는것도- "흥 데려다주지마라 뭐.. 나는 계속 이러고 있어야지 그럼 이러고 너희교실로 가던가~" 얄미운소리를 미워할수없게 할줄아는재능도.. 당황스럽게 만들어버리는것도- 덜자란애티가 너무많이 나잖아. "영운아-" "아..선배" 양호실문을열며 혁재선배가 들어온다. 이녀석이 매달려있는통에 어색하게 기우뚱 고개를 숙였다. 혁재선배가 나를보며 놀란듯 매달려있는 녀석의 머리통을 보더니 "정수아냐?" 고개를 살짝 돌려서 혁재형이란걸 발견한 녀석이 형~하고 부른다. 혁재선배가 다가와서 녀석에게 다쳤어?하고 다정하게 묻는다 응! 애교가 잔뜩섞인 목소리로 칭얼대듯 대답하는녀석 아무한테나 애교부리고 아무한테나 안기고 어리광부린다.이런성격 별로... 이녀석이 여자였다면 아니..남자였더라도 이녀석이 아니었으면 벌써 한대 줘패주고 교실로갔을꺼다. "울었어?눈물자국있어-" "응 울었어 나아퍼!" "또 넘어진거야?" "아니야 내가 넘어진거아니야" "그럼?" "누가 때렸어" "누가!!" "응....그게...." 못된짓만 배워가지고 그래도 자존심은 있는지 거짓말하는거봐라... "선배- 얘 지혼자 자빠졌어요 그래서 바닥에 무릎박고-" "안봐도 뻔하다 풉" 고자질했다고 내어깨를 한대때리고 웃었다고 혁재선배의 어깨를 한번때리고 사이좋게 한대씩 나누어맞은뒤 갑자기 교실가기싫어졌다고 잘꺼라고 때쓰는녀석을 양호실 침대에 눕히고 녀석의말대로 목아래까지 이불까지 끌어당겨주고 잠들기전에 나가면 둘다 죽는다길래 나도 모르게 녀석이 침대옆에 혁재선배와 가만히 앉아있었다.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잠이든건지 녀석의 숨소리가 규칙적이다. 혁재선배가 녀석에게로 다가가서 이불을 한번더 바로덮어주고 앞머리를 쓸어올려서 이마에 입을맞추더니 귀엽다는듯 손가락으로 볼을 두어번 톡톡 두드리고 일어난다 아무나 녀석에게 이런행동을 서스름없이 할껄 생각하니 괜히 녀석에게 화가나서 그곳에서 빠져나가버렸다.빠른걸음으로 나를 쫒아오는 혁재선배 "선배 나랑 얘기좀 할래요?..." 혁재선배와 옥상으로 올라왔다.이미 점심시간이훨씬 지났을뿐더러 수업이 마쳐갈때 쯤일꺼다.수업에 별로 신경쓰는 편이 아니라서 선배가 내미는 담배를 여유롭게 받아들고 불을 먼저 붙여드리고 내담배에 불을 데었다. "박정수..아무한테나 저러나봐요" "뭐가?" "안기고 투정부리고 어리광부리고 이쁨받는거" "아..정수한테 형들이 두명있는데 워낙에나 정수를 아낄뿐더러 애를 손밖에서 안떼놓는사람들이라서" "놀랐어요 갑자기 안아달라그래서.." "이상하네..아무한테나 그러진않아- 지친구라고는 희철이밖에 없으니까 희철이한테는 그러는편이고 나는 어렸을때부터 봐왔으니까 나한테도 좀그러고 너흰 언제부터 알았는데?" "아..,입학식때-" "우와 니가 어지간히도 맘에 들었나보다 하긴 너 왠지 정수이상형에 가깝긴하다" 이상형이란 단어가나오니까 이상해서 웃어버렸다 "너는 애가 생긴것도 무섭게생겼고 덩치도 큰데 웃는게 의외로 순해보인다?" "아 컴플렉스예요 잘안웃어요" "뭐어때 이쁜데" 고맙다고 대답하기도 뭐하고 표정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어색하게 한번웃고는 담배를 안모금 빨아들이고 내뱉었다. 지잉- "혁재선배 폰요-" "아..내가둔해서" 멋적게 웃고는 자신의 마이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어 든다. "정순데?" 슬라이드를 밀어올리고 응-이라고 짧게 말한다. 계속 응-하고대답만하더니 양호실로 다시내려가야겠다고 나를 끌고 내려간다. "왜요?" "너 데리고 양호실로 내려오래 자다가 일어났는데 아무도 없으니까 놀랐나봐 꼭 너랑 같이오라는데" "아...근데 이상하지 않아요? 아무리 애같다싶어도 저정도는.." "나도 처음에는 유아퇴행인줄알았다" 유아퇴행이라는 단어가 우스워서 웃었더니 선배도 따라웃는다 내가웃는게 보기 좋다면서- 요즘 웃을일이 많은것같다 근데..유아퇴행이라니.. "아무도 화내는사람이없고 자기를 받아주지 않는사람이 없으니까 다 받아주니까 저래-정수가 또 묘한 매력이있어서 누구든 정수부탁 거절하기 힘들껄? 때쓰는건 또 얼마나 수준급인데" "아- 알아요 당했어요" "그래도 아무한테나 그러는거 아니니까" "저는 아무한테나 다그러는줄알았어요 여우짓하는줄알고" "응 가끔 오해하는사람들도있는데 알고보면 아니야 일부러 어리광부리는건 맞는데 여우짓은좀 아니고.... 그냥 아 모르겠다 어쨋든 여우짓은 진짜 아니야" "자다가 일어나서 혼자면 놀라요?" "예전에 정수 형들이 장난친다고 정수를 방에 재워놓고 밖에서 문잠그고 아무도 없는척한적이 있었거든 그때충격으로 아직도 잘때 방문열어놓고 잔데 방에는 침대부터 옷장위까지 인형이 몇십개가되고" "진짜 애다 애.." "근데 어울리지 않냐?" "그래서 화안내는거예요 저녀석말고 다른사람이 그랬으면" "맞아 죽었지" 말많이하는건 딱질색인데 선배와의 대화는 유쾌하다. 대화의 주제가 녀석이라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조금 수다스러운것도 선배와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호실로 가려고 복도를 걷는데 언제 나왔는지 아프다는녀석이 복도 앞까지 나와있다. "아파죽겠다고 교실까지 데려다달라고했던게 어떻게 나왔냐.." "당연하지!넘어진거 하나가지고 걷지도못하는게 말이되?" 뻔뻔이라는 단어는 좀아니지만...녀석은 자신의 어리광에대해 너무 당당해한다. 못말리겠다는듯이 이마를문지르며 혁재선배를 쳐다봤더니 그냥 웃고만있다. "혁재형-나 교실까지 데려다줘 얘는 데려다주는거 싫어해" 싫어한다고 말한적은 없었는데..괜히 짜증이 나서 녀석의 머리를 한대 쥐어박으면서 박정수 제가 대려다줄께요 하고 녀석팔을 잡아 끌었다. 선배는 내려온김에 좀자다가야겠다고 양호실로 들어갔다 선배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하더니 선배가 양호실문을 닫자 내팔에 자신의 팔을끼운다. 놀란기색 보이지않고 녀석의 얼굴을 쳐다보니 또 생긋생긋 웃는다. "안아프면서 엄살이나 부리고" "아니란말이야-아까는 진짜 아팠어 퉁퉁 부은거 너도 봤잖아" "퉁퉁은 무슨..조금 붓긴했어도" "아니야 많이 부었었어" "고집은......아 , 귀찮다-" "응?" "너희교실 3층이잖아 너 데려다주러가기 귀찮다고" "..씨...그러길래...그러길래.. 누가너보고 데려다달래? 니가 니가-" "보답해달라고.." 녀석의 말을 잘라먹고 말했더니 나를 동그랗게 쳐다본다. "나 너땜에 고생했잖아..보답같은게 있어야지.." " 아! 응~뽀뽀해줄까?" 순간 헛웃음이 나올뻔했다.여우 맞다니까.. 아무렇지않게 물어오는 녀석이니까..별거부감 없을테니까-수업중이라 아무도없는 조용한 계단복도로 녀석을 끌어당겨 붙였다. 벽과 내사이에 갇히자 조금 놀란듯 녀석이 눈을크게뜬다 그표정이 조금 귀엽다는생각이들어서 웃었더니 맘이 놓였는지 나를따라 웃는다. "해봐-" 가만히눈을감고 있었더니 녀석이 고개를 올려들고 입을 살짝 마주대는게 느껴진다 짧게, 쪽소리도 나지않는 그저 입술이 마주닿았다 떨어졌다는 느낌이 들만큼 그정도만으로 그쳐버리자 조금 허탈하고 허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엔 내가 한다" 눈도 감지않고 뽀뽀하라고 고개만 조금 드는 녀석을보니 웃음이나왔다. 자신도 남자일뿐더러 같은남자인내게 입술을 갖다데는게 이상하지않은가보다. 단지 이녀석에게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좋아한다는 표현을하는- 지나가는 예쁜애기들에게 "뽀뽀-"하고 말하고는 내볼을 손가락으로 톡톡치면서 내밀면 가볍게 뽀뽀해주는것처럼 그런거겠지- 그정도가 나말고누구든 괜찮은거라면- 여전히 눈을 뜨고있는 녀석에게 "키스할땐 눈을감아야지-" 작게 속삭였다가 곧바로 녀석의 아랫입술부터 핥았다. 자기가했던 애정표현과 다르다는걸 느끼자 고개를 뒤로 빼며 거부하려고하길래 녀석의 조그마한 뒤통수를 한손으로잡아 고정시킨후 입술을 포갰다. 나를 밀어낸다거나 반항하지는 않았지만,내가 말을했음에도 불구하고 눈을동그랗게 뜨고있다. 녀석의 눈을 내손으로 가려버리고난후 깊게 키스로 이어졌다. 오랜만의 키스라서 그런건지,녀석과의 키스라서 그런건지는몰라도 왠지 느낌이 이상할정도로 기분이 좋았다.키스가 이런거였구나 새삼 느낄정도로. 조금 길다싶게 이어졌던 키스를 끝내고 입술을떼고난후 뭔가 아쉬워서 다시한번 짧게 쪽-하고 베이비키스를해주고 끝냈다. 중간중간 녀석이 숨을쉴수있게 틈을줘서그런지 조금 색색거린다는것빼고는 호흡도 비교적 고르게 내뱉는 녀석의 표정을 살폈다. 많이 놀란듯 초점을 놓은 눈으로 내셔츠의 단추만 쳐다보고있다. "놀랬냐?" 내물음에 고개를들더니 눈이 마주치자 급히 다시 내깔고는 고개만 끄덕인다. "애정표현은 이런거야-아무한테나하는게 아니고.. 아무데서나...아무렇게나 하는것도아니야" 또고개만 끄덕끄덕..정말로 어린애를 데려다놓고 가르치는 기분. "그러면은..그러면 있잖아- 너는 나한테 이렇게했으니까 아무한테나 아무데서나 아무렇게나 한게 아닌거야?" 생각해보니까 속보이는짓을했다 싶어서 그냥 입다물고 가만히 있었다. "그러면 아까 그러지말라고 했으니까 안아달라는것도 너한테만 말하구 금방한것도 너하고만 하면되는거지?" 결론적으로는 그렇게 되는건가..그닥나쁜결론은 아닌것같아서 "그러던지.." 무심하게말해버리고는 계단을 올라갔다. 아직 아프긴한건지 평소처럼 총총거리면서뛰어오지를못하고 내 팔을 붙잡고는 끌려오듯 천천히 걷는다. 녀석의 교실앞에 도착했다.고마워 잘가- 예쁘게 웃으며 손을흔들어주는 녀석에게 웃어주지도않고 들어가-한마디만 하자 녀석이 미간을곱게 찌푸리며 인상을쓴다. 하는수없이 손을두번정도 흔들어주니까 다시 생긋웃으면서 또손을흔들거리더니 교실로 쏙 들어가버린다. 박정수.....여우에다가 영락없이 다섯살먹은 어린애. ....나보다 나이도많은게....같잖지만 나보다 선배인주제에....... 왜 귀엽게보이지.. 수업이 다마치고 집에가려고 가방을 챙겨드는데 시원이가 교실뒷문을보면서 웃는표정으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한다. 누군지 봤더니 박정수. 교실뒷문유리에 호-하고 입김을불더니 하트표를그리고는 생긋 웃는다. 저런애교는 누가 가르쳐주나..저것도 타고난건가.... 녀석의 모습에 웃음이나와버려서 고개를돌려 웃음을 참고난후 뒷문쪽으로 걸어갔다. "같이가자 김영운!" "우리집이어딘줄알고" "그러니까 같이가자고 헤헤 나오늘 너희집 놀러갈려구-" 대책없다 대책없어..나는 데리고가겠다는 말도안했는데 벌써 결론지어버린 박정수는 얼른가자며 내팔을 잡아끌며 보챈다. 뭐이런 황당한애가 다있나싶으면서도 가면 엉망일 내방이 신경쓰여서 여동생에게 문자로 '내방치워놔' 하고 문자를보냈다 나와 성격이 비슷해서 '싫어' 두글자만 와버린 답장.용돈을 준다고하니 '치워드릴께요' 오라버니 하고 꼬박꼬박 존댓말에 이모티콘까지온다. 내가 너땜에 여자를 싫어하는거다.. 우리집으로 가는내내 한시를쉬지못하고 말을거는 녀석이 조금 귀찮아서 아무 대답도안하고 대꾸도 안하고 그냥 걸었더니 재미없다며 맥이 빠져버린 녀석의 작은머리통이 불쌍했다. 긴듯한머리가 아래로 축쳐져서는... 괜히 미안해서 업어줄까 하고 물었더니 응!하며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허리를 조금숙였더니녀석이 폴짝 내등위로 뛰어오른다.녀석을업고 천천히 걷다가 처음에는 또 이것저것 물어오면서 떠들던게갑자기 조용해지고 숨소리만 들린다. 자나보다. 찻길은 시끄러우니까 녀석이 깰꺼같아서 조금 돌아서 가더라도 골목길쪽으로 가기로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내등에 업혀오는 박정수를보고는 달려드는 김지운. 내 동생이긴하지만 정말 귀여운구석이 하나도 없는여자애다. 가까이로 와서 박정수를 이리저리 훝어보더니 오빠 애인이야?하고 묻는다.어의없다는이 벙찐표정을 하니까 우와 이쁘다~하면서 내방까지 졸졸 따라 들어오려고하길래 못들어오게 문을 닫아버렸다. 녀석을 내침대에 눕히고나니 안을께 없어져서 그런지 허공을 휘휘 휘젓는 녀석의팔. 진짜 안고잘께 없어서 저런가 싶어서 지운이방에가서 지운이도 그냥 장식품처럼 갖다놓은 인형을 녀석의팔사이에 넣어줬다. 평온해지는표정. 신기하다. 자는얼굴이 예쁘구나 싶어서 가만히 옆에앉아서 쳐다보고만있다가 아까 혁재선배가 했듯이 앞머리를 들어올려 앞이마에 짧게 뽀뽀를 했다.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지만 자는애를 건들기는 싫었다. 씻고 내방으로 들어오니 여전히 자고있는 녀석. 이른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른하게 잘자고있는 녀석때문에 나도 잠이 몰려왔다. 녀석의 품에있던 인형을 아무데나 던져놓고 녀석의 머리사이로 내팔을넣어 내팔에 눕게한다음 한품가득히 안았다. 쏘옥 들어오는 녀석의 몸이 참 작다는 생각을 했고 얼마 지나지않아 나도 잠이들어버렸다. . . . 누군가가 나를 밀친다는 느낌이 들길래 눈을떴더니 뜻밖에도 뭔가를 안고잔다는게 좋았던내가 박정수를 너무세게 안고있었나보다. 낑낑거리며 울상이된 박정수. 내가 팔을풀어 놓아주자 온갖 짜증이란 짜증은 다낸다.설마 저것도 그 유아퇴행은 아니겠지.... 하하,유아퇴행 저녀석 진짜 유아퇴행일수도 있다. 자다일어나면 짜증을 내는 그것도 어린애의 특성, 왜이렇게 힘이세!라며 짜증을내는 녀석에게 눈높이를 맞춰 앉았더니 눈을마주보고는 화를 못내겠는지 고개를 획돌려버린다. "잘잤어?" 부드럽게 목소리를 내려고 애를썼더니 조금 느끼한것같기도하고.. 어쨋든 내물음에 이제서야 짜증나있던 표정을 풀며 고개를 끄덕끄덕하는 박정수 "배고파~" 녀석이 배가고프단다..나도 배가 고픈것같기도하고.. "뭐 먹고싶은거 있어?" "없어-" 안지 얼마 되지도않았으니 이녀석의 식성을 알수가없다. 뜨거운걸 못먹는다는건 알겠고..매운것도 못먹을것같아서 피자를 시켜준댔더니 좋아한다.피자를 시키고난후 녀석이 내 어렸을때 앨범을 달라길래 지운이방에있는 앨범을 갖다줬다. 어렸을때부터 사진찍는걸 워낙 싫어했기때문에 내사진이 별로없고 동생사진만 수두룩하다.간간히 한장씩이 있긴했는데 "우와 너 어렸을때랑 지금이랑 똑같잖아..쪼꼬만한게 인상쓰는거봐.." 연신 놀라는 표정을짓더니 내사진을 보고또보고 딱 다섯개있는 내독사진중에 자기가 맘에드는게 있었던건지 한장을 꺼내서 집어든다. "이거 나할래~" 안된다그러면 또 온갖투정데 때를쓸께 뻔하기때문에 그냥 가지라고했다 내가 들고있는다고해서 별 필요도 없을 사진이니까. 자신의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내사진을 넣고는 뭔가를 뒤적뒤적 거린다. 사진세장. 자기 사진인가보다. "너도 줬으니까 나도줄께!" 애기였을때 사진 두장이랑 최근사진으로 보이는..아니 몇년 되보이는 사진같기도하고 어쨌든 그나마 요즘사진같아보이는 사진까지해서 총 세장을 나한테 내민다. "골라봐-" 한장을 고르라는 녀석..그냥 다주지 싶은마음이 들었지만 유독 눈에띄는 사진이 있길래 한장 골랐다. 나는 역시 녀석의 우는모습이 좋다. 엄마 화장품을 바르다가 들킨건지 입술과 턱부근까지 립스틱으로 빨갛게 칠해진 모습과 까맣고 큰눈에 가득한 눈물, 두손을 번쩍들고 벌을 서고있는 모습이다. 간만에 크게 소리내서 웃게하는 사진.진짜 눈물이 새어나올만큼 웃다가 너무귀여워서 계속 보고만 있었다. 이게더 예쁜데 하면서 내가 고른사진을 달라길래 머리를 한대 쥐어박고는 나도 내지갑을 꺼내서 넣어놨다. 짜증나거나 화날때마다 저사진보면 기분이 다 풀릴것같다.근데 보고보고 또봐도 완전 귀엽다 아, 웃겨 거실에 나란히 앉아서 피자를먹고있는 나와,박정수,김지운. 오늘 처음본애들이 뭐가그렇게 할말이많은지 시끌시끌 시끄러워 죽겠다. "정수오빠가 그럼 우리오빠보다 형인거예요?" "응! 근데 이게 쪼꼬만게 나보고 반말하잖아!" "쪼꼬..만.....으하하하!!" 박정수가 나한테 쪼꼬만하다고 말한게 웃겼는지 피자를든채로 뒤로 자지러지는 지운이를 한심하다는듯이 발로 뻥 차버렸다. 평소같았으면 씨발 하고 욕하면서 나한테 달려들었을텐데 정수가 있어서 참는건지 곱게 일어나서 피자를 먹기 시작한다. " 콜라 콜라-" 내 티셔츠를 잡고 흔들며 콜라를 달란다...지혼자 할줄아는게 여튼...한개도 없어.. 콜라를 따서 컵에 부었다 녀석에게 내밀었더니 두손으로 받아들고는 홀짝홀짝 천천히 마신다. 반쯤마시다가 목이 따가운지 눈물이 그렁그렁한 박정수를 보면서 또 자지러지는 김지운.무슨 여자애가 저렇게 방정맞게 웃는건지 모르겠다 박정수도 웃을땐 입을 가리고 웃는데 입안에 피자가 다보일만큼 입을 쩍벌리고웃는 김지운을보니 새삼 저게 여잔가 싶기도하고.. "정수오빠 인형같애요,에이..오빠라서 아쉽다" 무슨말인가 싶어서 고개를 갸웃 하는 정수를 보더니 귀여워귀여워~를 연발하는 김지운. "오빠가 아니라 저보다 동생이었거나 동갑이었으면 하루종일 데리고 놀았을꺼예요" 자신을 장난감취급 하고싶다는데 그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는지 지운이를보며 생긋생긋 웃기만하는 녀석을보며 사실 지운이가 한말에 나도 동감을했기때문에 나만 그렇게 생각을 하는게 아니었구나 싶다. 녀석이 동생이었다거나 내친구였다면 하루종일 데리고 다니면서 괴롭혔을꺼다 그래도 ..아무리 같잖아도 선배니까..그리고 옆에 달고다니는 김희철이 짜증나서 자주 괴롭히는편은 아니다. 학교에서는 이녀석얼굴을 자주보지도 못했다. 그래도 꼴에 여자라고 다먹고난 상을 치우는 이럴대만 이쁜 내동생. 나와 박정수는 쇼파에 앉아서 TV만 들여다 보고있다. 전화 소리가 들리더니 방으로 쏙들어가는 지운이. 몇분안되서 옷을 차려입고는 대뜸 나보고 용돈을 달란다. "어딜가려고 이밤에" "데이트하러" 얼마전부터 남자친구가 생겼다더니 만나러 가는건가... 그래도 이늦은시간에....김지운이니까뭐..별일 있겠냐만은 내옆에 붙어앉아서 지운아 지금은 너무늦었어 하고 걱정하는 말투의 박정수를 보니 조금 혼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쳤냐..이시간에밖에를 내보내게 그냥 곱게 방에 들어가있어라 한대맞기전에" "아 왜그래!평소에는 잘만 보내주면서 새삼스럽게.." 인상을 찌푸리는 나를보면서 내옷깃을꼭잡는 박정수. 동생한테 무슨말을 그렇게해 하고 나를 다그치더니 "그럼 오늘만 놀고 다음부터는 일찍일찍 만나야되" 녀석이 김지운에게 만원짜리 몇장을 쥐어준다. 됬어 내가줄께-하면서 지갑을 꺼내들려고하니까 나는 오빠니까 용돈줘도되 하면서 남자인척,오빠인척을 한다. 고맙다면서 폴짝 뛰어대던 김지운이 시계를보더니 급히 뛰어나간다. 지운이가 나가고나니까 휑해지는 집안. 녀석을 쳐다봤더니 TV를보느라고 눈이 말똥말똥하다 동그랗게 생긴 녀석이 신기해서 볼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더니 하지마! 하며 나를 쳐다보지도않고 짜증을낸다. 하지말라고하면 더괴롭혀주고싶은 맘이 드는법이기 때문에 TV에 집중하고있던 녀석의 눈을 손으로 가려버렸다. 야!!!! 하면서 큰소리를 지르던 녀석이 내손을 떼어낼려고 안간힘을 다쓴다. 아무리 니가 남자긴하지만 내힘을 이길수는 없지. 절대 놔주지않고 더 꽉 가려버리자 눈이 아프다면서 "울어버린다?"요령피우는녀석, 그제서야 손을 놔주니까 눈이 멍멍했는지 자신의 손으로 부비적 거린다. 그모습이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라던가 아까 지운이의 말처럼 인형같기도 해서 녀석을 들어올려 껴안아 버렸다. 내행동에 놀란기색하나도 없는 녀석의 반응에 시시해서 코를 한대 비틀어줬더니 또 야!!!하면서 내머리를 한대 때린다. 아무리봐도 동그란눈이 너무 귀여워서 녀석이 숨쉬기 힘들어지겠다 싶을만큼 세게 꽉 안아버렸다 아..아-아퍼! 신음 비슷한 소리를 내는녀석. 생각치도 못한 녀석의 목소리에 놀라서 팔을 풀어버렸다. 어쩌면 위험할지도 모르는 이녀석. 괜히 혼자 무안해져서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갔다. 시원한 물한잔을 마시고 나니까 정신이 조금 맑아진다. 다시 거실로가서 쇼파에 앉았다 녀석과 조금 떨어져서 앉았더니 습관처럼 안겨오는 녀석.밀어내기도 귀찮고 그닥 나쁜기분이 드는것도 아니니까 팔로 감쌌더니 항상느끼는거지만 이녀석은 작다. 내가 여자를 사귄게 한두번 정도는 있는데 그때 느꼈던 여자의 몸처럼. 작고 가늘다. . . . . 녀석이우리집으로 놀러왔던날 데려다주겠다고 했는데도 기어코 자신의 형들을 불렀던 박정수 녀석. 얼마되지않아 급히 우리집으로온 형두명이 나를보며 경계하는 눈빛으로 박정수를 끌고갔다.괜히 내가 나쁜놈이 되버린것같은 우스운 상황때문에 어의가없었다. 박정수의 형들은 눈빛이 이런식이었다. 내동생 건들지마 이 나쁜새끼야..라던지 다시는 내동생옆에 얼씬도하지마...라는 그런- 그후로 여러번 녀석은 우리집에 놀러왔고 가끔 자고가는 일도 있었다. 그때마다 우리집에 열두통이 넘는 전화를 해대는 녀석의 형들에게 욕아닌 욕질을 듣느라 귀가 따가웠다. 니 형들이 뭐라고 한다고 빨리 가라고 해봤자 녀석의 고집을 꺾을수는 없다는걸 아는 나는 포기해버리는일이 다반다사였다. 함께있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그시간과 비례하게 친해져버린 박정수와 나는 학년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늘 붙어있었다. 학교에서는 우리가 커플이라는 말까지 나돌았고 별로 그런것에 신경을 쓰지않기때문에 웃어 넘기면 그만이었다. . . . . "저기요!" 여느때와 다름없이 우리집으로 놀러가겠다는 녀석을 데리고 집으로 가는길이었다. 뒤에서 들려오는 가느다란 목소리에 돌아봤더니 우리학교와 멀지않은 옆학교의 여자애였다. 나를 부르는건지 박정수를 부르는건지를 몰라서 멀쑥하게 서서는 그냥 쳐다보고 있었더니 가까이로 온다. 그리고는 내앞으로 편지봉투를 턱하니 내밀고는 내가 받아들자 멀리로 도망가버린다. 기다리고있던 여자애의 친구들이 꺅꺅 거린다. 뭔가싶어서 뜯어봤더니 아 유치해.........몸이 근질거릴만큼 느끼한 고백편지. 이런거 싫어하는데...........그래도 웃기다 하트모양이 여기저기 끝없이 그려진 편지를보니 오랜만에 받아보는 고백편지다 싶어서 웃음이 나왔다. 내가 킥킥대면서 웃고있자 박정수녀석이 심각한 표정으로 내 편지를 뺏어든다. 편지를 읽어내려가더니 어느순간 흥!하며 편지를 바닥으로 내팽겨치는 박정수. 이녀석 버릇없는건 알고있었지만 이게 자기것도 아니면서 심하잖아..... 화가나서 주으라고 소리를 질렀다. "왜 ..왜 화를내.." 멍해진 표정의 녀석이 얄미워서 그닥 화가 나지 않았음에도불구하고 화를내고있었다. "빨리 주워 누구맘대로 버리래!" 나를 멍하니 쳐다보는녀석의 눈에 눈물이 슬근슬근 맺힌다 싶더니 기어코는 목놓아 울어버린다. "...저여자애가 좋아?맘에들어서 이러는거야?.." 울어대는통에 무슨말인지 잘모르겠지만 대충알아듣긴했다. 이녀석이 나를 질투해주는것같다는 기분좋은 생각이 들자 녀석의물음에 부정해주기는 싫었다. "니가 무슨상관인데..너오늘 그냥 집에가라 니 형들 전화도 인제 짜증나고 귀찮게 하는 너도 짜증나고 오늘은 너혼자 그냥 집에가" 쏘아붙이고 돌아서자 뒤에서 녀석이 울음소리가 커진다. 왠지 달래주고 싶지않은 심술궂은 마음에 걸음을 느리게해서 천천히 걸어갔더니 "김영운!!!" 녀석이 내게 소리를 지른다. 돌아봐주면 어리광만 늘어서는 고래고래 소리만 높일것같아서 터덜터덜 계속 걸었다. "이씨....그럼 어떻해! 니가 좋아죽겠단 말이야!!!!!! 좋아해....좋아하는데...씨히...허엉엉엉!!!!!!!-" 갑작스럽게 달려와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이녀석이 너무황당해서 아니 이상황이 너무당황스러워서 판단력이 흐려졌다. 우리동네 슈퍼집아들 고집센꼬맹이가 바닥에 주저앉아서 막무가내로 우는것처럼. 그것과 똑같이 이녀석은 억지부린다 싶을만큼 울어버렸다. 내앞에서 내셔츠소매쪽 옷깃이 심하게 구겨질만큼 꽉쥐고서는-(얼마나세게쥐었는지 녀석의손에 핏기가없이 하얀빛이돌았다)대성통곡.그래...대성통곡을하고있었다. "일단은..못들은걸로할께" 녀석이 싫어서가 아니었다.목놓아우는 녀석에게 미안하지만 오히려 웃음이 터져나올것같이 심장한쪽이 간질간질거리는.... 흥미로웠다. 그래서 내뱉은 말이었다.내말에 기가죽었는지 끙끙거리며 눈물을 참으려는 녀석이 불쌍했지만 이건도데체 어떻게된 심보인지 녀석의 우는모습이 보기즐거워서- 미안해-조금은 못된 목소리로 말하고 두걸음정도 뒤로 물러섰다.내 옷깃을 늘어지게잡고는 졸졸 쫒아올것같았던 녀석은 아기강아지처럼 부들부들 떨면서 아무말없이 울고만있었다. 내가 이렇게 모질게해도 녀석은 나를 좋아할꺼니까 조금만더-조금만더 괴롭혀야겠다 돌아서서 가버리는나를보며 녀석은 무슨생각을 했을까.. 몇걸음걷다가 녀석의 모습이 작게보일때쯤 고개를돌려 힐끗보니 전화기를들고 펑펑울면서 주저앉아있다 김희철 한테전화를 하는거겠지.. 안그래도 김희철 나 싫어하던데 오늘은 얼마나 또 나를 욕할까 조금만있으면 내귀가 간질간질 거리게 될꺼다. . . . . . 순간의 흥미였다 싶기는 했지만 역시..녀석의 우는모습이 계속 눈에 밟혔다. 장난이 좀심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혼자놔두고 온게 마음에 쓰인다. 갑자기 문득..그러고 있는 녀석을 누가 데리고갔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들었다. 아무리 어리다고해도 녀석이 그렇게 어리지만은 않으니까 안심하기로 했다. 뭐...김희철한테 전화도했을꺼니까.. 이시간 쯤이면 어김없이 녀석과 문자를 하고있었을텐데 오늘은 하루종일 폰이 조용하다 슬라이드를 밀어올리면 언제나 '애새끼' 라고 뜨면서 녀석의 문자가 쉴틈없이 왔었는데.....아 심심해 녀석의 어리광이 심한줄은 알았지만 나를 좋아하고있다는건 몰랐다. 좋아한다..좋아한다 라니..........왠지 참을수없을만큼 웃음이 나오고 기분이 좋아지는것같다. 아...................근데 진짜보고싶네... 괜히 폰을 밀었다 닫았다 밀었다닫았다 실없는짓만 하다가 어느순간 몸이 튕겨져가듯 겉옷도 챙겨들지 않은채로 나는 집밖으로 나가고있었다. 녀석이 울고있던 그자리로 갔더니 흔적조차없이 휑한 자리만 보였다.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최시원한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어디야?" -희철이형네 집 "혹시 박정수도 같이있냐?" -응, 정수형 울고불고 장난아니야 희철이형이 너 죽을줄 알고있으래.. "큭 그럴줄알았다 거기가 어디냐?" -여기?...아, 희철이형이 가르쳐 주지 말라는데? "어디냐니까.." -아....응 그럼 끊을께~ 옆에서 김희철이 뭐라고 따닥따닥 대나보다 몇분뒤 문자가 온다. '희철이형땜에 말못했어 여기 학교옆에 얼마안가서 이안빌라야 정수형데리고 내가 내려갈께' 최시원새끼 김희철한테 목메여 있는꼴만 아니면 진짜 괜찮은 놈이라니까.. 막무가내로 달렸다 슬리퍼를 질질 끌고 나오는게 아니었다 땅에 끌리는 슬리퍼의 느낌이 좋지않았지만 그래도 그냥 달렸다. 몇분쯤 뛰고나니 최시원의 손을 꼭잡고 빌라에서 내려오는 박정수가 보인다. "박정수!!" 숨을 헐떡이며 가까이로 뛰어갔더니 나를보며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뜬다. "뭘그렇게 놀라-"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금새 차오르는 녀석의 눈물. "아 그럼 저는 먼저 올라가볼께요" 빌라안으로 쏙 뒤어 들어가는 최시원. 부들부들 떨며 눈물을 꼭 참고있는 박정수를 보고있으려니 아까 장난이 너무 심한거 같기도하고 미안해져서 꼭 안아버렸다. 안기자마자 아까부터 계속 운것같은데도 짜낼 눈물이 남아있는건지 펑펑 울어댄다. 소리내기는 싫은지 울음소리는 목안으로 삼켜넣으면서 녀석의 눈에서 나오는 눈물이 내옷에 스며들어서 어깨가 축축하다. "많이 울었어?" 끄응끄응- 대답이 없다 그냥 고갯짓만 끄덕끄덕 거린다. "그러게 누가 이렇게 괴롭히고싶게 생기랬어.." 차분한 내목소리에 녀석도 눈물이 잦아들려고하는지 숨만 훌쩍인다. 손톱을 톡톡 물어뜯길래 이런 못된 습관은 또 왜 배워먹은건지 싶어서 녀석의 손을 내주먹으로 꽉 잡았다. "너 우는거 귀엽기는한데..오늘처럼 이렇게 많이 울어버리면 오빠가 미안해지잖아" "누가...누가 오빠래.." 다시 차오르는 눈물을 옷소매로 닦으며 툴툴거리는 녀석 "오빠가 그렇게좋아?" 내 질문에 고개를 푹숙여버리는 녀석 귀가 빨개진다 하하...이녀석 오빠가 좋기는 많이 좋은가보구나.. "고개좀 들어봐 얼굴좀 보게-" "시..싫어...추하단 말이야" 고개를 들지않는 녀석이 답답해서 억지로 녀석의 얼굴을 감싸쥐고 들어올렸더니 많이 울어서 조금 부은듯한 눈에 발개진 코끝과 양볼. 추하기는커녕 너무귀여워서 또 괴롭혀 버리고 싶어진다. "아 진짜 못생겼다" "씨이...." 또 울려고-이제 그만 울려야겠다 싶어서 다시 꽉안고는 아니야,이쁘다이쁘다 우리정수-하면서 토닥였더니 오히려 더울어버린다. 와..진짜눈물이많기는많다. 이렇게 많이 우는애는 처음봤다. "박정수..나 아까 그여자애랑 사겨버릴까?" "응?!" 놀라서 고개를 들고는 눈을 동그랗게 뜬다 "사귀지 말까?" 아무런말도 하지않고 행동도 하지않은채로 눈만 크게뜨고 나를 쳐다보는 녀석에게 한번더 응? 하고 물으니까 내가슴에 폭 안기더니 "그러지마...그러지마-" 내등을 꽉 껴안아온다. "아..여자친구 사귀고 싶은데.." 아쉽다는 듯이 내뱉은내말에 녀석의 떨림이 미세하게 느껴져온다. 고개를 계속 양옆으로 도리도리 저으면서 그러지말라고 중얼거리기만 하는녀석. 아...이 어린녀석을 어떻게 감당하지........... 앞으로는 이녀석 울리게될일도 많고 챙겨줄려면 힘들어질께 한두가지가 아닐텐데.. "그러면,박정수니가 내 여자친구할까?" "응?" 고개를또 위로 치켜드는 박정수 이내 고개를 푹 숙이더니 나는 여자가 아닌걸..........기죽은 목소리로 웅얼거린다. 여자가 아니면 뭐어때 그러면 여자친구말고 애인하면 되겠네. "그러면 박정수너 내 애인할래?" 대답없이 이번에는 고개를 들어올리지도않고 꼭 안겨오기만하는 녀석 또무슨 어리광을 부릴려고이래 "나 영운이 애인되면 너 여자애들 편지도 받지말고 여자친구 생겼으면 좋겠단 말도하지말고 나랑만 놀꺼지?" 박정수다운 발상이다 싶어서 웃어줬다 고개를 두어번 끄덕거리니까 다시 안겨오는 철없는 박정수. "나..나.. 그러면 영운이 애인되는거야? 그면..좋아해도 되는거지 그치?" 내귀에다대고 속닥속닥 거리길래 간질거리는 느낌이 왠지 야릇해서 녀석을 품에서 떼고 곧바로 입술부터 들이 밀었다. 녀석의 입술에 내입술이닿자 우느라고 열이오른 녀석의 입술이 따뜻하고 촉촉하다 말랑말랑 입술의 감촉마저 귀여운녀석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입술을 뗄수가없었다 녀석의 숨이 꼴깍꼴깍 넘어갈때까지 밀어 부쳤더니 숨이가빠오는지 주먹으로 내어깨를 팡팡 쳐댄다. 그래도 아쉬워서 입술을 떼어내다가 다시 쪽쪽쪽쪽- 여러번을 부딫혔다. "후아..죽을것같애" 가쁜숨을 몰아쉬면서 켈록켈록 기침까지 하는녀석 아무리봐도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다. 품에 꽉안아서 들어올렸더니 가볍고 따뜻한 녀석. 참을수가 없어서 다시 뽀뽀를 하려고 드니까 녀석이 쫌만 쉬어- 란다. 아하하 너무 귀엽다. 박정수의 말을 봐주고할 내가 아니다. 무작정 다시 녀석의 입술로 다가갔다. 보들보들거리는 녀석의 볼을 깨물어 보기도하고 따뜻하고 말랑한 입술을 핱아보기도하고 깊게키스를해보기도하고 녀석이 귀찮다고 고개를 돌리려 할때까지 여러번 쪽쪽쪽 거렸다. 아 정말...참을수가없네 새삼 이나이때의 남자는 다이렇다고 나를 위로하면서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하는데 녀석의 전화에 불이 들어온다. 전화기를 받아드는 박정수.폰안에서 김희철의 목소리가 내귀에까지 들려온다 얼마나 소리를 지르는건지...... -야!!김영운 그 나쁜새끼는 무슨 키스를 그렇게 미친듯이 해대!!!!! 바꿔!!빨리바꿔!!!!!!!!! 아 맞다...김희철집이 이빌라지....창문으로 다보고있었겠네..... 조금 쪽팔린다. 어쩔줄을 모르고 폰만 꼭 쥐어잡은채 나를 멀뚱이 쳐다보는 박정수의 폰을 받아 들었다. "희철선배 그쪽이랑 우리랑 다를꺼 없잖아요 시원이랑 선배 우리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모자라진 않은거같은데.." -뭐..뭐..?!!야 니가 언제 봤어? 봤어?!!! "네..음악실에서-" -ㅁ...무슨 ..야!!여튼 한번만더 정수 울리면 너 죽을줄알어 이씨!!!!!!!!!! 박정수랑 다를께없는 억지쟁이 김희철이 전화를 먼저 툭 끊어버리고 옆에서 킥킥대며 웃고있는 박정수머리를 한대 쥐어박으면서 뭐가그렇게 웃겨 했더니 뜬금없이 "좋아해 영운아" 란다.......왠지 이녀석,철없는 목소리가 아닌 진지한모습에 놀라기도 했고 생각보다 심장이 떨리는 말인것같아서 헛기침만 여러번했다. "나도- 나도 좋아해 박정수.." 녀석을 쳐다보지도 않고 딴짓하다가 녀석의 얼굴로 고개를 돌렸더니 기쁜듯 손을모아 입을가리고는 환하게 웃는 녀석. 아......또 슬금슬금 끓어오르는 충동..... 그러게....누가 이렇게 괴롭혀주고 싶게 생기랬나..... 괴롭히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