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멀못 / 이미란

두리 함지박이 쩍 하고 금이나 갈라지고 있었다. 오랜 세월 흠뻑 정이 든 것이라 가슴이 쓰리고 아깝기도 하고, 간수를 잘못한 것 같아 물려주신 어른분들께 죄송스럽기도 하였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거멀못으로 수선을 잘하면 흔적은 있지만, 임시방편으로 아쉬운 대로 쓸 만하게 고칠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거멀못이란 나무 그릇, 나막신 따위가 벌어져 있거나, 벌어질 염려가 있는 곳에 더는 벌어지지 않게 양쪽에 걸쳐서 박는 못이나 꺾쇠를 이러는 말이다.
골동품 전문가를 찾아가 거멀못으로 수리를 하여 거실에 다시 앉혔다. 갈라졌던 두리 함지박이 약간의 틈은 있지만, 그런대로 입을 잘 맞추었다. 물을 담는다든지 제삿밥을 비비는 등에는 쓸 수 없지만 마른 재료를 담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거멀못으로 수리된 두리 함지박을 보고 있으니 두 쪽으로 갈라진 우리나라의 요즈음 모양새가 머리를 스친다. 땅이 남북으로 갈라졌는지도 강산이 변하는 세월의 묶음이 수북하게 쌓여있는 오랜 세월의 강이 흘렀다. 
 남북은 강산이 변하는 시간 동안 서로 상처를 내면서 어러렁거렸다. 육이오 내전으로 삼천리 금수강산을 피로 물들였고, 그 아름답던 강토는 피폐해졌다. 총성은 전 국토를 뒤흔들었고 그 아름답던 산야를 곰보딱지로 만들어 버렸다. 
아직까지 전국 구석구석 땅속에 묻혀 있는 폭탄과 총알이 나와 피해를 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조용하고 아늑한 깊은 산속에서 행복한 보금자리를 틀고 있던 백두산 호랑이 같은 귀한 야생 동물의 멸종까지도 초래했다. 
단군을 한 조상으로 하여 피를 나눈 배달민족이지만 남보다 훨씬 못한 사이가 되어 버렸다. 철천지원수요, 사생결단하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휴전선 부근에는 지뢰로 도배를 하여 제거하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의 희생이 따를지 상상도 못 한다
요즈음 북에서 핵무기를 가지고 덤비니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강대국들이 어린아이 달래듯 이리저리 구슬리고 있다. 힘 있는 미국이 거멀못이 되어 남북을 붙이는 작업을 한다고 야단이다. 자국 이익 우선주의 외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