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산까치 
1) 작품 7편

사이의 가운데에서 (양성평등이 아직인 사회문제 작1편)

송경애 

안장에서 내려왔다
수묵담채를 담던
족제비 꼬리털 붓도 하얗게 빨았다
머니 주머니의 눈길이 
목덜미를 조여서

숨을 가만히 단전으로 눌러 넣고
오랜 꿈, 연필을 꼬옥 잡았다

바람을 그려보다가
구름도 잡아보고
투탕카멘 피라미드
바닥 돌이 되어 
옴짝달싹 못 하고
눈길은 하늘을 찌르는
피라미디온으로 숨 멈추고 보낼 뿐
아직은
 
아직은……

오대산 선재길 

나무뿌리에 걸리네
전나무 숲길
하늘이
숲속을 기웃거린다

숨소리는
바위에 부딪혀 돌아오는데 나는
문수동자가 슬쩍 숨겼을 것 같은
신발 속 왕모래 한 알을 찾는다

아직 갈 길은 아득한데
털어도 털어도 숨어 있는
신발 속 그
압정 하나

고백

뜨거운 
여름 내내
네 등 뒤에 숨어서
몰래 익혔네
사과 한 알을

너에게 
주려고

피치카토 pizzicato

책들이 귀를 닫고
식탁도 귀 닫은 얼음 거실에
FM이 토르로 톡톡 던진 얼음알갱이들 노래
그 노래 현鉉 위에서 돌고 돈다
피치카토, 피치카토
얼음 줄鉉 튕겨 화음 기둥 세운다

이끼 마른 우물 펌프질하는 거친 숨소리
현鉉과 현의 바람길 갈피갈피
검은 현鉉 둥글게 감던 폭설暴說 질퍽한 말의 늪이 된다
생명의 불기둥 세우는 저 활의鉉 춤
하얀 세포를 깨우는 저 바람의 활鉉
생명의 맥박으로 살아나는 피치카토

심장의 북소리여 피치카토여
북채를 돌려라 둥둥둥 두둥~둥
태풍의 눈 속에서도
하늘 높이 서 있는 저 삼나무 숲속에서도
푸르게 푸르르게 한 옥타브 두 옥타브 
기둥을 세워라

점봉산 가는 길   

곰배령 고비마다
길섶에 숨듯 
적선하라는 듯 
납작 엎드린 그 모습  
꽃인가 잎일까
눈길을 붙드는 그 여린 손 손들……
 
주저앉아 이름을 물으니
검색창에 
‘앉은부처꽃’

맑은 눈빛이 소리 없이 건네는 말

“성불하세요” 

무지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