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자 帽子 

                                                                                                                               글 德田 이응철(수필가)

 요즘 우후죽순 격으로 모임이 많다. 현대인은 고독하기 때문에 모임이 많다고 한다. 그 중 이오회李五會란 모임이 있다. 이(李)씨 성으로 평생 문학을 좋아한 다섯 명의 작가들 모임이다. 나중에 공통분모를 찾아, 단체 회장을 한 경력을 지닌 자들의 출발이었지만, 무엇보다 후평동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지연地緣이 우선이었다.
  모임에 존경하는 두 분의 시인이 구순을 앞두고 즐겁다. 두 분 다 줄창 베레모를 머리에 얹고 술 마시고 식사를 한다. 모자를 안 쓴 날을 본 적이 없다. 항상 베레모가 닉네임이다. 신문이나 방송에 나올 때면 항상 모자를 쓰고 출연하신다.

 德田하고 모자는 유별나게 인연이 없다. 초등학생 때부터 가장 큰 원인은 두상 頭相이 남보다 크기 때문에 맞는 모자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유년기 때 동네에서 별명이 짱구, 남북 버스로 놀려 곤혹을 치렀다. 뒤통수가 유난히 크고 도드라졌기 때문인데, 빗발치는 놀림 속에서도 위안이 된 것은 무엇 때문인가? 초등 4학년 때 선생님이 학급일지 검사를 맡으러 갔을 때였다. 난롯가에서 그날따라 여유가 넘치셨는지 대뜸 머리가 커서 정신이 좋다고 한 칭찬 때문이었다.

 중앙시장에 가면 철 따라 모자가 멋지게 고안되어 손님들을 유혹한다. 디자인의 생명은 예술이다. 모자는 맨 위에서 품위를 더욱 빛내준다. 나이가 들면서 요즘 탈모 현상으로 대머리를 감추기 위해 쓰는 청장년도 많다. 원래 모자는 의장(衣裝)의 일종으로서 인간의 위엄과 고귀성을 상징하는 용도로 썼다고 한다. 왕관, 대례모, 추장의 모자를 보라 위엄! 모자는 사람의 가장 귀중한 부분인 머리를 보호하는 게 무엇보다 첫 번째 목적이리라. 철모, 작업모, 방한모, 방광모 등을 보라. 혹자는 권위주의 상징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