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레

태호 집/밤
모두가 잠든 듯 불 꺼진 집안
키보드 타이핑 소리와 함께 희미한 불빛이 새 나오는 방

태호 방/밤
모니터 불빛이 광원의 전부인 어두운 방안.
벽에 걸린 시계는 새벽 1시에 멈춰있다.
반바지에 런닝 차림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타이핑에 몰입하고 있는 태호
머리에는 방음 귀덮개, 손목에는 아대를 하고 있다.
어깨 너머로 보이는 모니터 화면에는 문서 프로그램이 띄워져 있고,
화면에는 글들이 채워지고 있다.
창문도 굳게 닫힌 방안에서 한동안 태호가 치는 타이핑 소리와 컴퓨터 팬 소리만 울린다.

태호  (손목과 어깨를 비틀며) 아...

귀마개를 벗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태호는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봤다가
건전지를 빼준 걸 기억하곤 책상 위 스마트폰을 눌러 시간을 확인한다.

오전 02: 23

마우스를 잡고 그동안 적은 글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며 휠을 슥슥 돌려보는 태호
책상에 놓인 카드와 휴대폰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파트 입구/밤
반바지에 런닝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아파트 입구로 걸어 나오는 태호

버스정류장 앞/밤
담배를 피우며 아무도 없는 밤거리를 터덜터덜 걸어가는 태호

편의점/밤
문에 매달린 종소리와 함께 편의점 안으로 들어오는 태호.
계산대에 앉아 스마트폰을 보며 편의점 직원(만옥)이 인사를 한다.
만옥의 인사에 반응하지 않은 채 음료 냉장고로 향한 태호.
에너지 음료 칸을 보다가 1+1이 적힌 음료 2캔을 꺼내 계산대로 이동한다.
계산대에 놓인 음료 2캔
자리에서 일어난 만옥이 무심하게 스캐너로 음료수를 찍는다.

만옥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니니

대답 없이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 포스기에 꽂는 태호
결제 소리와 함께 카드와 음료수를 챙긴 태호가 편의점을 나선다.

태호  갈게요.

만옥  그래. 조심히 들어가거라

버스정류장 앞/밤
버스정류장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태호
여느 달동네가 그렇듯 가파른 언덕길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이 보인다.
핸드폰을 보는 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