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못통을 보면서

녹이 슬어 벌겋게 달아오른 못들이
통 안에서 서로를 부등켜안고 뒤엉켜 있다.
한때는 망치질 따라 벽을 세우고,
기둥을 붙들던 녀석들이다.

나는 그 붉은 쇠냄새 속에서,
옛 동료들의 숨소리를 건져 올린다.

거칠게 긁힌 손등 위로 흘러내리던 뜨거운 땀방울
시멘트가루 날린 밥알을 삼키며,
허기와 욕지기를 견디던 얼굴얼굴들—
늙은 도라무통 위에서 지글지글 하던 삼겹살

그때 망치질은 샘 샘 샘이었고,
발등은 철근에 긁혀 붉게 흘렀다.
욕설과 육두문자가 공사장에 메아리처럼 차올랐고,
저녁이면 우리는 한잔 술에 설움을 땀처럼 부어 마셨다.

이제는 그 뜨거운 날들이 녹슬어
못통 속에 뒤엉킨 못처럼
우리가 박아 넣었던 웃음과 고단함은
벽 속 어둠에 묻혀 녹슬어 간다.

나는 한 개의 못을 꺼내 손바닥 위에 올려본다.
차갑고 무뎌진 붉은 촉이 손금으로 파고들자
벼랑 같은 새벽과 용접 불꽃이
다시 번쩍 손바닥을 밝힌다.

집달팽이님의 부동산 특강

 
워메 반가워라우
글고 못난놈 특강들어러 오시느라 
월마나 힘들어쓸까요.
지송 하구먼요.

지는, 지금까지 살면서
집 달라 소리 해본적 없는 저 집달팽이여라우.

내 생전에 "영끌"이란 말은 써본 적 명세코 없당께요.
은행 창구에 줄 설 일도 없고,
전세 계약 끝나삐고 "집 비라"는 소리도 안 들어봤제요.

내 껍데기는 작아도 내 집이여요.
이사비? 공짜여. 대출? 그런 거 난 몰라.
보증금 올려달라는 집주인도 대한적 없고,
전세 사기 뉴스 보믄서 가슴 쓸어내릴 일도 업섰어요.

허지만 이자리에 특강들으러 비싼 돈내고 오신
사장님들은, 나처럼 껍데기하나 없는 것들이
30년짜리 빚을 등짝에 지고 다니면서,
그걸 "내 집 마련"이란 꿈이라고 부르드만요.

전세요, 월세요, 반전세요~
이름만 달리 붙여놔도 다 빌린 집 아니랑가요?
허공에다 평수 계산 혀가꼬는 소리의
억 소리나는 숫자에 맨날 놀래빼지.안는갑요.

나는 내 나선 껍데기 속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