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사 물소리길을 걷다가/이상석

숲속 황톳길을 걷던 날
발아래 계곡물이 정처럼 흐르고
댓잎 스치는 소리에
잠자던 애기동백
눈 끔벅이며 화답하는데
천년 세월 견디다 못해
땅 위로 내민 삼나무 등걸
백수에 하늘 가신 어머니 모습 같아
눈시울 붉혔네.

세월/이상석

요즘 들어 세월이 왜 그리도 빨리 달아나는지 모른다.
아침인가 하면 저녁이 코 앞이고
월초인가 했더니 달력을 또 한 장 넘겨야 할 만큼 
빨리도 내 닫는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무정한 세월은 뒤돌아볼 겨를도 없이
꽁무니를 빼고 달린다.
속된 말로 세월은, 70대는 70킬로로, 80대는 80킬로로
달린다더니 최근엔 이를 더욱 실감하게 된다.
아직도 마음만은 청춘인데.
(수필/세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