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산사, 마음이 쉬어가는 곳 / 김길자
         

 해마다 가을이 오면, 단풍이 절정인 산사가 그리워 마음이 먼저 길을 나선다.
오늘따라 가을 햇살은 따사롭고 하늘은 높고 파랗다. 마음과 생각이 통하는 문우 몇이 깊은 산속 각연사를 찾았다.
 골짜기로 접어들면서 산 양편을 바라보면 늦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루어 황홀하기 그지없다. 빨강. 파랑. 노랑 원색의 나뭇잎 물결이 사람의 마음까지도 무아의 경지에 빠져들게 한다. 
 산자 수려한 괴산의 보개산과 칠보산, 덕대산으로 둘러싸인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는 각연사(覺淵寺). 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바로 아래에는 국립공원 쌍곡계곡이 있다. 서쪽으로는 군자산의 우뚝 솟은 모습이 한편의 동양화를 보는 것 같다. 
 주변의 수려한 산세와 골짜기마다 깨끗한 옥수가 흐르는 계곡을 돌아 첩첩산중에 이르면 주변은 산 새소리와 물소리만 들린다.
 각연사는 신라 법흥왕이 호국불교를 강조하면서 나라를 통치하고 있던 때에 유일 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유일 대사는 괴산군 칠성면 사동(절골) 근처에 절을 세우려고 목수들을 모아 공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까마귀 떼들이 날아들어 대팻밥과 나무 부스러기를 물고 어디론가 날아가더라는 것이다. 
 이상하게 여긴 대사가 까마귀를 따라가니 조그마한 못에 물고 온 대팻밥을 떨어뜨리고는 못가에 쉬고 있었다. 대사는 못 속에서 서광이 비치는 것을 보고 신비로운 생각이 들어 조심스럽게 연못 속을 살펴보니 진좌(鎭坐)한 석불이 그 속에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부처님의 계시라고 생각한 대사는 즉시 절을 짓던 작업을 중단하고 이곳에 사람들을 데리고 와 비로자나불을 조심스레 건져내고 연못을 메워 절을 창건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각연사는 ‘연못 속에 부처님이 있음을 깨달은 절’ 이란 뜻이 있다. 각연사는 이 석불의 기도 영험이 크다고 소문이 나 한때는 크게 융성했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나도 불자로서 부처님 전에 삼배를 올린다. 마음의 잡념이 한 올씩 가라앉기를 기다린다. 나의 얕은 불심으로 소원을 빌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