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 비친 십자가 (엡 6:1-4)

아래 설교문은 첨부해 주신 요청문과 형식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가 마주하는 말씀은 아주 가까운 자리에서 우리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입니다. 에베소서 6장 1절에서 4절까지의 말씀은 멀리 있는 신비가 아니라, 우리 집 문턱 안으로 들어오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성전의 촛대 앞에서만 빛나는 말씀이 아니라, 밥상 앞에서, 자녀의 방 앞에서, 부모의 주름진 손등 앞에서, 아버지의 무거운 침묵 앞에서, 어머니의 오래된 눈물 앞에서 빛나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거룩한 구름 속에서만 말씀하지 않으시고, 우리의 가장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가볍게 여긴 그 자리, 때로는 상처가 너무 깊어 외면하고 싶은 그 자리, 그러나 피할 수 없이 우리의 영혼이 드러나는 그 자리, 바로 가정이라는 자리에서 하나님은 오늘 우리를 부르십니다.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이 말씀은 단순히 예절을 가르치는 도덕 교훈이 아닙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가 죄로 무너진 세상 속에서 어떻게 다시 은혜의 빛으로 회복되는지를 보여 주는 복음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홀로 존재하는 섬으로 창조하지 않으셨습니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태어나고,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관계 속에서 울며, 관계 속에서 사랑을 배우고, 관계 속에서 하나님 앞에 서게 됩니다. 자녀와 부모의 관계는 인간이 처음으로 경험하는 세계입니다. 아이가 눈을 뜨면 먼저 보는 얼굴이 있고, 손을 내밀면 먼저 붙잡아 주는 손이 있으며, 울음을 터뜨리면 먼저 달려오는 품이 있습니다. 그 품이 완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생명의 통로를 허락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죄가 들어온 이후 인간의 모든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랑해야 할 자리에 욕망이 들어오고, 보호해야 할 자리에 지배가 들어오고, 순종해야 할 자리에 반항이 들어오고, 가르쳐야 할 자리에 분노가 들어왔습니다. 인간은 어리석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