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구나, 라고 말해줄 수 있는가”
- 현기영, <순이 삼촌>, 창비, 1979,를 읽고 나눈 대화

2205 김현준 / 문창고등학교 / rlaguswns0601@gmail.com

나도 누군가의 삼촌입니다.
나는 19개월의 진짜 너무 귀여운 조카가 있는 삼촌이다. 물론 이 책에서 말하는 삼촌은 제주 특유의 친족 공동체 문화가 반영된 언어지만,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삼촌이라는 단어가 주는 특유의 다정함과 책임감이 먼저 떠올랐다. 요즘 내 조카 시아가 나만 보면 “촌촌” 거리면서 뛰어와 안아주곤 하는데 이때마다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그런데 <순이 삼촌>을 읽으면서 같은 삼촌이라는 단어가 이렇게도 다른 온도를 가질 수 있다는 게 낯설게 느껴졌다. 시아가 부르는 “촌촌”은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따뜻한 소리지만, 이 책 속의 삼촌은 그 이름을 불러줄 사람도, 그 이름으로 기억될 공간도 빼앗긴 채 오랫동안 차가운 어둠 속에 있었다. 같은 이름인데, 이렇게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 그게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켠에 남아 있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까지 제주 4·3 사건은 단지 이지형 선생님의 한국사 수업에서 배웠던 현대사 사건 중 하나였다. 그런데 <순이 삼촌>을 읽고 나서 그 교과서의 몇 줄이 실제로는 누군가의 삶이 완전히 무너진 이야기였다는 걸 수학여행을 계기로 느꼈다. 죽은 사람만이 피해자가 아니었다. 살아남은 사람들도 그 기억을 평생 혼자 안고 살아야 했고, 순이 삼촌처럼 결국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고통은 1948년에 끝난 것이 아니라, 2026년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일상 안에 트라우마로 살아있다. 거대한 역사적 비극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국가의 폭력에, 사회의 침묵에, 그리고 우리 자신의 무관심에 맞서 우리가 낼 수 있는 가장 작지만 진심 어린 목소리는 무엇인가. 
난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여기서 담아보겠다. 그리고 그 답은 어쩌면, 시아가 나를 부르는 “촌촌” 그 한마디처럼,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