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화 보고서

-현기영, <순이삼촌>을 읽고 나눈 대화

현기영의 소설 <순이 삼촌>은 1948년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오랜 세월 국가의 무서운 분위기 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강제로 침묵 당해야 했던 역사적인 비극의 아픔을 한 개인의 삶을 예시로 들어 깊이 있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기록을 넘어 무자비한 학살의 현장에서 살아남았으나 평생을 정신적 트라우마 속에서 고통받아야 했던 순이 삼촌의 삶과 감정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독자에게 깊은 울림과 슬픔을 불러일으킵니다. <순이 삼촌>은 우리에게 은폐된 과거의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직면하며, 상처받은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 기억하고 나누고 공감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제 책 대화 나누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질문1. 순이 삼촌은 평생 학살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로워하다가 결국 비극이 일어났던 바로 그 ‘옴팡밭’을 찾아가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삼촌은 왜 그 지옥 같았던 현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그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을까요?

추민서: 소설 속 순이 삼촌이 비극의 현장이었던 옴팡밭으로 다시 돌아가 생을 마감하신 이유는 학살의 현장에서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수십 년간 쌓인 극심한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생각해. 사건 당시 주변의 많은 이웃과 가족들이 처참하게 죽어갈 때 홀로 목숨을 건진 삼촌은 겉으로는 생존했을지 몰라도, 내면은 평생 환청과 환각에 시달릴 정도로 심각하게 파괴되어 있었어. 흔히 제3자나 보편적인 시선에서는 어쨌든 살아남아서 다행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실제 전쟁이나 거대한 사회적 비극을 경험한 참전 용사들이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것처럼, 살아남은 이들에게는 오히려 '차라리 그때 나도 같이 죽는 게 나았을 것'이라는 후회와 고통이 더 크게 다가 왔을거야. 정리 해보면 순이 삼촌에게 지난 30년동안의 삶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밤 옴팡밭의 학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