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 너머의 아픔에 공감

김진호 / 문창고등학교 mulbuaimma@naver.com

-서론

교과서에 기록된 몇 줄의 간략한 서술만으로는 4·3 사건의 역사적 비극의 이면을 깊게 이해하고 다가가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 즉, 당시를 살아간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과 고통은 지식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허나 현기영의 <순이 삼촌>이라는 소설을 읽고 난 후, 우리는 글자 안에 있던 역사를 소설 속 인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마주하며 비극의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작품 속 '순이 삼촌'의 삶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날 살아가는 우리에게 타인을 향한 역사적 비극을 기억하고 보상하는 과정에서의 사회적 치유와 갈등, 그리고 부당한 명령에 따랐을 뿐인 인간에게 주어지는 사회적·도덕적 책임의 무게 등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에 <순이 삼촌>이 주는 문학적 울림을 바탕으로, 비극적 역사를 기억하는 올바른 태도와 인간 존엄성에 대한 대화를 하며 생각을 공유하였다.

-본론

1) 교과서의 한 줄 기록과 <순이 삼촌>이 주는 울림은 무엇이 다르며, 우리가 문학을 비극적으로 읽으면 어떤 것을 얻을 수 있을까? 

김진호: 얘들아 우리가 <순이 삼촌>을 읽고 4.3 사건에 대해 좀 더 정확히 알았잖아. 이번에 내가 가져온 질문은 교과서 같은 기록과 <순이 삼촌> 둘 사이의 차이에 대해 대화해보고 싶어. 질문은 ‘교과서의 한 줄 기록과 <순이 삼촌>이 주는 울림은 무엇이 다르며, 우리는 비극을 문학으로 읽으면 무엇을 느낄까?

박경민: 교과서는 많은 양의 자료를 축약해서 넣어야 하다 보니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정, 혹은 떠올릴 수 있는 생각이 많이 제한적이게 돼. 반면 <순이 삼촌>을 그대로 읽는 것은 등장인물들의 고난과 생각, 작품의 분위기 같은 요소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보니 더욱 등장인물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있게 되지. 특히 순이 삼촌은 실제로 일어난 비극을 배경으로 하는 일종의 역사 기록물의 성격도 띄고 있으니 배경이 되는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