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고, 기억하고, 말하는 것
-현기영, 《순이 삼촌》을 읽고 나눈 책 대화 

 김유성 / 문창고등학교 kys57951082@gmail.com

순이 삼촌이 말하지 못한 것들
현기영 작가의 《순이 삼촌》을 읽으며 내게 가장 인상 깊게 다가왔던 부분은 순이 삼촌이 죽는 순간까지도 침묵을 지키는 부분이었다. 4.3 사건의 현장에서 살아남았지만 평생을 날카로운 총소리의 환청 속에서 살아야 했던 순이 삼촌은 몸은 살아있었지만 정신이 이미 그날의 사건 현장에서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미래에 언어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던 나에게는 평생을 억압 속에서 살아야 했던 순이 삼촌의 비극적인 침묵이 단순한 슬픔이라는 감정을 뛰어넘어 깊은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나는 이 보고서에서 순이 삼촌이 강요당했던 침묵과 그 침묵을 깨기 위해 우리가 어떤 실천을 이어가야 하는지에 주목하고자 한다. 

죽지 못해 살았던 사람들
‘순이 삼촌은 유서 한 장 남기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우리 모둠은 이 장면에 주목했다.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김유성: "순이 삼촌은 이미 4·3 사건 당시에 정신적으로 죽었어. 그래서 유서가 없는 거야. 그냥 심장이 뛰니까 살아있던 거야. 죽지 못해서 살아있었어."김현진: "트라우마 때문에 유서를 못 쓴 거 아닐까?"배승하: "죽지 못해 살아있던 건가. 신체만 살아있고 정신은 이미 죽은 거지."

‘정신적으로 이미 죽었기 때문에 유서를 쓸 수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삶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것’인지로 의견이 나뉘었다. 나는 이 2개의 의견 중 첫 번째 의견에 더욱 주목했다. 순이 삼촌은 4.3 사건 당시에 마을이 불타는 모습을 보거나 자신의 이웃들이 죽는 모습, 그리고 날카로운 총소리를 들으며 굉장히 정신적으로 상태가 좋지 못했다. 그 정신적 충격은 순간에 그치는 게 아니었다. 이 고통은 순이 삼촌이 죽기 직전까지 함께 했다. 결국 이러한 정신적 고통에 순이 삼촌은 유서를 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즉 그저 순이 삼촌은 심장이 뛰기에 살아있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