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하역에서
                                               조정숙

거친 손으로
살아 온 보따리 이고
인정을 팔고 술잔을 기울이던 
덕하장이 서는 역
너스레 떨며 완행열차가 들어선다

나뭇잎처럼 흔들리며
만나고 떠나기 위해 기다리던 곳엔
이별이 있고 만남도 있었지
잠시 멎었던 시간이 덜컹거리며 떠나는 추억
텅 빈 플랫폼에서 찿는다

왜 이리 차가울까
눈인사라도 건네주지
손이라도 흔들어주지
지나치는 옆모습 뒷모습
콧날 뾰족하게 세운 맵찬 얼굴이다

허공이 바람을 숨겨도
마음에 휑하니 바람만 남기고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지나간다
KTX가 

외로움이 섬이 되고
기억은 엄마의 구멍난 뼈처럼 
뚝뚝 부러지고
시간의 행방을 찾느라
서러운 개망초의 생애처럼
녹슨 시간 속에 
철로변 침목으로 남는다

장생포, 문화로 다시 태어난 고래

                                                          조정숙

  울산 장생포 앞바다는 고래의 서식지였다. 반구대 암각화 조각 그림이 보여주듯 선사시대부터 고래와 함께 살아왔다. 원시시대부터 조상들이 고래를 향해 풍어굿을 하고 고래를 잡았다. 장생포가 고래잡이 전진 기지가 되면서 역동적인 마을로 변했고 포경 전성기였던 1970년대 말을 전후해 십여 년간 울산 최고의 부자 마을이었다. 포경선이 풍어 깃발을 올리고 배 옆에 고래를 낀 채 귀항하면 마을은 잔치 분위기로 들썩였다. 
  1986년 포경이 금지되면서 쇠락했다. 그 후 장생포가 2008년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되면서 고래문화마을로 조성되었다. 문화마을은 장생포에 조성된 고래 테마 마을로 1960~1970년대 울산 장생포의 동네 모습을 그대로 복원한  풍경이다. 꿈고래길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고래문화마을이 나온다. 고래문화마을은  장생포에 화룡점정을 찍는 장소다. 고래광장, 고래조각정원, 장생포 옛마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래잡이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