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琴山 조규한 시인의 애송시>

 < 흙 >        -문정희-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보라.
심장 저 깊은 곳으로부터
눈물 냄새가 차오르고
이내 두 눈이 젖어온다.

흙은 생명의 태반이며
또한 귀의처인 것을 나는 모른다.

다만 그를 사랑한 도공이 밤낮으로
그를 주물러서 달덩이를 낳은 것을 본 일은 있다.

또한 그의 가슴에 한 줌의 씨앗을 뿌리면
철 되어 한 가마의 곡식이 돌아오는 것도 보았다.

흙의 일이므로
농부는 그것을 기적이라 부르지 않고
겸허하게 농사라고 불렀다.

그래도 나는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 보면
눈물샘 저 깊은 곳으로부터
슬프고 아름다운 목숨의 메아리가 들려온다.

하늘이 우물을 파 놓고 두레박으로
자신을 퍼 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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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은 생명의 근원이자 모든 것을 품어주는 흙의 모성성과 희생정신을 예찬한 작품입니다. 26.06.07   琴山 조규한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