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 예수님, 오늘 복음은 이집트로 피신하는 성가정의 모습을 들려줍니다. 아기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헤로데의 폭력과 죽음의 위협이 성가정을 덮칩니다.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 말합니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 버리려고 한다” 이에 요셉 성인은 밤중에 일어나 아기 예수님과 성모님을 데리고 떠납니다. 밤중에 떠났다는 이 말씀에서 성모님과 요셉 성인이 겪어야 했던 두려움과 다급함, 불안과 막막함이 느껴집니다. 오늘 복음은 천사의 등장과 보호에 먼저 놀람과 거룩함이 느껴지는 말씀이지만, 그 현실은 한 가정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는 안타까운 내용입니다. 여행이 아니라 도망이었고, 이사가 아니라 피난이었습니다. 
  이집트를 떠나 나자렛에 자리를 잡은 것도 자신의 뜻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요셉 성인은 아버지 헤로데를 이어 아르켈라오스가 유다를 다스린다는 말을 듣고 그곳으로 가기 두려워하였습니다. 그러나 꿈의 지시, 곧 하느님 뜻에 다시 한 번 자신의 뜻을 굽히고 나자렛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성모님은 천사의 인사를 받으셨지만 남들의 따가운 시선 속에 살아야 했고, 구세주를 낳으셨지만 피난의 삶을 겪으셔야 했고, 하느님의 아들을 키우셨지만 나자렛에서 숨은 듯 조용히 머무르셨고, 한평생 하느님 뜻에 맞게 사셨지만 십자가에 매달린 죽은 아들을 안으셔야 했습니다.
  우리가 성모님을 생각할 때, 고요한 성당의 성모상을 떠올리듯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밤중에 아이를 품고 급히 길을 떠나야 했던 어머니이십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예수님을 품고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신 분이십니다. 마음이 무너질 때도, 앞날이 막막하셨을 때도 예수님을 놓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가장 불안한 순간에 예수님을 더 깊이 품으셨습니다.
  이처럼 성모님의 탁월함은 특별하고 놀라운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특별해 보이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