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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막제작 : HAC iiyatsu
iiyatsu@hanmail.net

 

  로렌스!

  기다려 로렌스! 기다리라니까!

 

  아직 합창 연습중이잖아.

  솔로인 네가 빠지면 모두가 곤란해지잖아.

 로렌스!

  안돼 형..나 기분이 안좋아.

  정말 기분이 안좋단말야.

 

  로렌스..뭐니? 이건..

  어떻게 된거야 이손은..

 

  벌써 50년이나 지난 이야기지만

  이 나라에 심한 가뭄이 닥쳤을때

  이 녀석이 두꺼운 뿌리 아래서부터 대량의 물을

  끌어올려 이 근처에서 살아남은것은 우리 마을 뿐이었다.

 

  그뿐만이 아냐. 12년전에 진도 7의 큰 지진이 일어났을 때였다.

  우리는 이녀석 덕분에 살았지.

  오랜세월을 살아온 이녀석이 이 주변의 암반에 뿌리를 뻗고 있어서

  마을의 피해라고는 닭장이 하나 무너진것 뿐이었다.

 

  알겠나? 이 나무는 보통나무가 아냐.

  우리같이 보잘것없는 인간과는 비교할수 없을만큼 위대한 영혼을 가지고 있어.

  그런 나무를 베어버리겠다니.. 용서받지 못할일이야!

  하지만..알만드씨..시내로부터 고개를 넘어 도로가 통과하기 위해선

  어쩔수 없이 이곳으로 코스를 잡아야 합니다.

  도로를 놓지말라는게 아니야!

  난 다만 이 나무를 베지 말라고 하는것일 뿐이라구.

  이 나무는 말이야. 이 근방에선 수호목이라고 불리지만

  실은 사람을 잡아먹는 나무라고 불릴때도 있어.

  보라구. 가지에 남아있는 저 수많은 로프를..

  그렇고 말고.. 삶에 지쳐서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힘겨운 짐을 벗기위해 마지막으로 찾게하는 신비한 힘을 가진 나무다.

  당신들.. 이나무에 목을 매단 사람들의 얼굴을 본적 있나?

  아..아뇨..

  모두..편안한 미소를 띄고 있었지..

  마치 고향으로 돌아와 어머니의 품에 안겨서 숨을 거둔것처럼 말이야..

  그런 나무야..이 나무는...

  이런 나무를 자르다니..이녀석이 가만있지 않을거야.

  무슨 일인가 일어날거다.

  그 정도의 힘은 있어.

 

  아버지, 어머니..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4학년이 됩니다만 로렌스는 기숙사에 들어와서 아직 1년째입니다.

  여러가지 많은 일들이 있어서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만

  아마 새학기를 맞이할 즈음이면 잘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로렌스보다 더 우왕좌왕할 신입생이 많이 들어올테니까요.

 

  그런데 오늘 로렌스가 ...

 

  아..아뇨..

  그런데 로렌스의 식욕은 변함없이 좋아서...

 

  뭐야?

 

  증상 및 지불가능한 금액을 제시해 주십시오..

 

  "도와 주세요 선생님..동생이..동생이.."

 

  아..어서오세요~

  전화나 찾아온 사람은?

 

  진료기록부 8
녹색의 추억

 

  블랙잭 (Black Jack)

 

  선생님과 내가 런던 교외를 찾은것은

  그 전화를 받고나서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때였다.

 

  사전조사도 없이 이렇게 선생님이 즉시 반응하기는 좀처럼 드문일이다.

  모든 이유는 예의 그 전화의 목소리에 있었다.

 

  " 도와주세요 선생님. 동생이..동생이 이상해요"

 

  " 처음에는 손바닥..그다음엔 가슴부근..계속..차례로 번지고 있어요."

  " 이대로라면 동생은 식물이 되고 말아요"

 

  저 선생님..나무의 줄기가 자란다는 애는 누구일까요?

 

  네가 앤드류냐?

  예.

  동생은 어디있니?

  동생은 기숙사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잠이 온다고 하면서..

  그럼 안내해다오. 모든것은 진찰을 하고 나서부터다.

  곤란합니다. 다른 학생들의 눈도 있고..

  학교내에서 소문이 나게 됩니다.

  선생님께도 아직 말씀드리지 않은거야?

  아무에게도 상담할수가 없습니다. 할수가 없어요.

 

  형으로선 고민되겠네..

  그럼 오늘밤 플램 거리의 파시몬 호텔로 데리고 와.

  우리는 그곳에 방을 잡아 놓았으니까..

  예. 잘부탁드리겠습니다.

  어떻게 날 알고 있었지?

  일전에 집에 왔었던 의사선생님이 말했었습니다.

  어떤 병도..어떤 수술도 그 사람이 있으면 괜찮다고..

  그 사람의 이름은 블랙잭..

  그래서 전 필사적으로 선생님의 전화번호를 찾아서..

 

  여어..로렌스..기분은 어때?

  당신은..누구? 누구세요?

  네 친구란다.

  누구지?

  반드시 생각이 날거야.

 

  아..동생분도 멋지네..

 

  선생님..로렌스 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선생..? 선생님이라니..의사인거야? 이사람..

  응..블랙잭 선생님이셔.

  네 병을..반드시 낫게 해주실거야.

  주사는 싫단말이야 난..

  아픈건 싫어..

  피노코!

  네엡~

 

  옷을 벗고 여기에 누우세요.

  선생님께서 곧 진찰하실겁니다.

 

  동생을..동생을 도와주세요.

  치료비는 제가 21살이 되면 조부의 신탁된 유산을

  자유롭게 쓸수있게됩니다. 그때..

  루페하고 핀셋 가져와!

  예엡~

 

  이봐 어쩔거야?

  도로는 벌써 카즈라폭포 근처까지 왔어.

  여기까지 오기까진 앞으로 한달정도 남았을까..

  이봐..어쩔거냐구?

 

  후..어쩔수 없나..너의 목소리가 들렸던건..확실히 13살때 까지였지..

  그렇구나..네 목소리를 들을수 있는건 티없이 맑은 마음을 가진 녀석뿐이지.

  난 16살때 부터 도둑질을 시작해서 18살때는 형무소를 들낙날락..

  사람까지 죽였다. 생각도 안날정도의 사소한 일로 말이야..

  난..저질이야..

  평생을 방황하다..예순을 넘겨서 다시 돌아와버리고 말았다..이마을로..

  네 가지를 하나 빌려서 목을 메려고 말이야.

  하지만 아직도 죽지못했어... 이..내가 말이야..

 

  통증은?

  없습니다.

 

  지금도 인체에 발생하는 기묘한 병이 보고 되고 있다.

  예를들어 균상식육증(菌狀息肉症)..

  전신의 피부에 붉은빛의 건조한 발진이 생겨서 점차로 숫자가 증가,

  확대되서 버섯같은 종양을 만든다.

  혹은 피부가 전부 두꺼워져 마치 코끼리의 피부처럼 되는 상피병(象皮病)..

  또는 피부의 건조가 현저해서 물고기의 비늘처럼 보이는 어린증(魚鱗症).

  하지만 이런 병의 원인도 현대 의학에서는 거의 밝혀져있다.

  어떤것은 바이러스에 의해..또 어떤것은 기생충의 독소에 의해

  피부의 종양성 변화가 생긴다.

  알레르기 같은것과는 다르다.

  하지만..이 소년의 경우에는 그 어떤것과도 연관성이 없다.

  소년의 몸에서 채취한 샘플은 확실히 너도밤나무과 종류의,

  의심의 여지가 없는 식물의조직이다.

  난 피노코라고 해. 천재 외과의사인 블랙잭 선생님의

  수석 어시스턴트 겸 경리 겸 매니저야.

  잘부탁해.

  식물이 동물의 몸에 기생했다는 예는 지금까지 들어본적이 없다.

  동충하초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제가 왕립도서관에 가서 조사해 보았습니다. 동생이 걱정되서..

  동충하초..?

  땅속의 벌레에..버섯이 기생한다는...

  학명 코르디셉스 시넨시스(Cordyceps sinensis).

  중국에선 옛날부터 한방약으로써 사용되어왔다.

 하지만.. 버섯은 균류.. 식물로서는 하등한 생물이다.

  이끼나 양치류 이상의 고등식물이 동물에 기생한다는것은 100% 불가능한일이다.

 

  정밀검사가 필요할것 같다.

  내일 시설이 갖춰진 곳을 찾아볼 생각이지만..괜찮겠니? 로렌스.

  예..예.

  자각증상을 말해보렴.

 

  때때로 숨쉬기가 힘들어질때가 있습니다.

  그 외에는 괴롭다던가 아프다던가 하는 없고..

  잠이 올 뿐입니다.

  아무리 잠을 자도 일어나서 10정도 지나면 곧...

 

  꿈은? 꿈은 꾸니?

 

  피노코..택시를..

  예.

  둘다 기숙사까지 바래다 주마.

  감사합니다.

 

  신탁 재산의 이야기다만..

  예.

  할아버지의 유산따위엔 관심없다.

  에?

  너희들 형제가 직장을 얻어서 일할수 있게 되면 그때 분납해도 돼.

  스스로의 힘으로 지불하는거야.

  예!

 

  얼음을 넣은 스카치 한잔..

  네..항상 드시던 거로군요.

 뭐가 맘에 안든다는거냐..

  시내로 통하는 도로가 난다고 들떠있는 마을 놈들아..

 

  흥! 그렇게 시내와 가까와지는게 기쁘냐?

  시내엔 학교도 병원도 있어. 버스가 다니게 되면

  한시간 이내에 다닐수 있게 된다구.

  지금까지는 고갯길을 넘어 반나절이나 걸리는 길밖엔 없었잖소.

  게다가 시내에는 일거리도 있어.

  모두가 겨우 가난에서 벗어날수가 있다구.

 

  알고 있나? 네놈들은 네놈들이 시내로 나가는것만 이야기하지만

  시내에서도 사람들이 흘러들어온다구.

  머리가 좋고, 교활해서 네놈들은 무슨수를 쓰더라도 상대할수 없는 놈들이 말이야.

  분명이 보기좋게 당하게 될거야.

  집을 뺏기고 논밭도 다 뺏기고..

  기껏해봐야 놈들의 밥심부름이나 하겠지.

  이..주정뱅이 할아범이!

  그만둬..상대하지마.

  그만 가자구..내일은 더 일찍 일어나야해.

 

  가난을 피하려고 저 나무를 베어도 좋단 말이냐!

 

 바보같은 놈들아!

 

  빌어먹을...

 

  빌어먹을놈들..

  알만드씨..

  미안하지만.. 할수 없었소.

  응?

  아니.. 당신이 말한대로라고 생각해서 말이오..

  어떻게 해서든 그 나무를 베지 않게 코스의 변경을 회의에서 제안했었소.

  하지만..받아들여지지 않았소.

  80%이상 진행된 마당에 계획의 변경은 예산이 너무 많이 든다고 부결되었소.

 

  그렇습니까..

  오늘밤엔..내가 한잔 사겠소.

  그렇게 되었군요..

 

  예.

  죄송합니다만. 손님께 전화가 와있습니다.

 

  연결해 주시오.

  선생님..블랙잭 선생님입니까?

  무슨일이냐? 앤드류.

  도..동생이 없어졌어요. 학교안을 뒤졌지만 없어요.

  언제쯤 사라졌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깊이 잠들어 있어서..

 

  음냐..이런 한밤중에 외출인가요?

  넌 더자. 아침까진 돌아올거야.

  당근이죠..(^^;)

 

  난 걸핏하면 안좋은 일에 얽혀버리는 내운명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후 내가 얼마나 큰일을 당했었는지

  선생님은 결코 모를거야.

 

  응..누구야?

  나..가지않으면 안돼..같이 가자..

  어딜? 어딜 가지않으면 안된다는거야?

  멀고도 아주 먼곳이야.

  좋아..가자.

  자..이것봐. 내가 씨앗을 날린거야. 우리들은 친구야.

  정말이네..

  로렌스~~ 로렌스 어디있는거야? 어서 나와.

  로렌스~~

 

  학교 밖에 짐작되는 곳은없니?

  로렌스는 겁이 많은 아이라.. 이 기숙사제의 학교로 온 이후

  1년이 지났습니다만 지금까지 한번도 밖으로 나간적이 없습니다.

  아직 친구라고 부를만한 동급생도 없었던것 같고 항상 절 의지해서 ....

 

  아니...밖으로 나갔을지도 몰라..

 

  없어요..로렌스의 옷가방이 없어졌어요.

  속옷도 셔츠도 자기것만 가지고 갔어.

 

  설마..그런.. 그녀석 혼자선 버스도 타본적 없으면서..

 

  이쪽?

  응. 이쪽..

  이쪽으로 가면 어디로 가는거지?

  몰라..하지만 이쪽이야.

  이쪽이구나..

  응..

 

  너희 형제의 부모님은?

  아버지 어머니는 어디에 계시냐?

  아..예... 산페르나 공화국입니다.

  산페르나 공화국?

  예.. 중남미의 작은 나라로 삼각지대에 있는 라페르나 마을에 있습니다.

  아버지가 국제연합의 개발도상국의 지원 관련일로 그 마을에 부임한지 벌써 5년이 넘었습니다.

 

  동생도 작년까진 라페르나마을에 있었습니다.

  거기로 돌아갔을 가능성도 있겠구나.

  그런..동생은 비행기를 혼자서 탈수 있는 애도 아니고,

  돈도 가지고 있지않아요.

  게다가..

  게다가.. 로렌스의 병에 대해선 아직 부모님께는 말씀드리지 않았지.

 

  어찌됐던 이 부근을 다시한번 더 찾아보는게 좋겠다.

  그리고 날이 밝으면 역이나 택시, 공항쪽으로도 알아보자.

 

  예.

 

  넌 이제 그만 자거라. 신경이 곤두서있어.

  예? 하지만.

  행방불명된것은 내 환자다. 뒷일은 내게 맡겨.

 

  와..예뻐..

 

  아..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거지?

  그렇구나..어렴풋이 찾고 있었어.

  따스한 양지를..

  부드러운 물가의 향기를..

 

  아..행복해..

  이렇게 있으면 다시 태어나는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져..

 

  아무것도 필요치 않아..

 

  이제 오십니까.

 

  내 동행인은 어떻게 된거요?

 

  방에 없어! 어디로 나간다는 말을 들은것 없소?

  에..아뇨..아무것도..

 

  이런 인정머리 없는..! 메롱~~

 

  이봐..꼬마아가씨.. 전화가 울리고 있잖아.

 

  예..여보세요.

  지금 어디서 뭘하는거야?

  글쎄..어디지? 뭐하고 있는건지..

  혹시 로렌스와 같이 있는거냐?

  로렌스는 자고 있어요..나도 졸려..공항으로 가는차를 얻어탔어..

  공항? 어디로 가는거야? 여보세요..여보세요..

  피노코..이봐! 여보세요..

 

  엄마!

 

  당신 방금 뭐라고 했어요?

  응? 뭐가?

  방금 뭔가 말을하지 않았어요?

  아니..

 

  엄마!

 

  엄마..

 

  아..앤드류.

  여보 앤드류가..

 

  로렌스가 돌아오지 않았었나요?

  로렌스? 로렌스가 어떻게 되기라도 한거냐? 앤드류.

  산페르나 국제 공항까지 온것은 확인했습니다.

 

  로렌스가 오늘아침 일찍 이 나라에 입국한것은 분명합니다.

  다..당신은 누구십니까?

  블랙잭입니다. 댁의 아드님에게 의뢰를 받았습니다.

 

  흠..자 이젠 어느쪽으로 가지?

  이쪽이야..

  응..

 

  마셔라..기쁜일도. 마셔라.. 슬픈일도..

 

  알만드..

  날 내버려둬..

  알만드..

  시끄럽다니깐!

 

  응? 누구냐!

 

  서설마..네 목소리가 내게 들릴리가 없지..

 

  알만드..

  거짓말이야! 내게 들릴리가 없어.

  난 추악한 범죄자야..타락한 인간이야.

  취한거야.. 취해서 헛소리가 들리는거야.

  부탁이 있어.알만드.

  친구를 마중나가 주지 않겠어?

 

  로렌스가 병에 걸렸다고 말씀하시는겁니까?

  명확한것은 정밀검사를 해보지 않고서는 말씀드릴수 없습니다만

  아드님의 몸이 정상이 아닌것만은 확실합니다.

  진찰결과 심폐기능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이 마을까지의 거리는 약 80킬로미터

  그 애를 찾는것이 급선무겠지요.

 

  로렌스.

  기다려. 내가 가겠어.

  당신은 집에서 로렌스를 기다려봐.

 

  너도 여기 있거라.

 

  전화좀 쓰겠습니다.

  아..예.

 

  빨리 좀 받아. 피노코!

 

  "메세지센터로 연결합니다."

 

  아..앞이..앞이 잘 안보여.

 

  이럴수가..이렇게 기쁠수가... 네 목소리가 들리다니

  그립던 소년시절처럼..철없던 그시절처럼..

  지쳐있던 내 마음이, 몸이 날아갈것만같아.

  활활 타오르고 있어!

 

  고마워..정말 고마워!

 

  잠깐 기다려.

 물냄새가 나.

  헤에? 이번엔 어느쪽이야?

  멋져..흙도 부드럽고 따뜻해..

  뭐야..무슨 이야길 하는거야?

  여기가 좋아..여기에 누울래.

  시간이 흐르면 조용히 뿌리를 내려서 난 여기서 새로운 삶을 사는거야.

 

  아..행복한 기분..

  안돼 로렌스..안돼!

  누가..누가좀 도와주세요!

 

  네네~~ 피노코입니다.

  지금 어디야? 피노코.

  글쎄..어디일까요?

 

  바보같은자식! 조심해!

 

  그날중으로 로렌스의 정밀검사에 산페르나 대학병원의 검사실을 잡게되었다.

  로렌스의 아버지가 국제연합 직원의 연줄을 이용해 특별 케이스로 가능했던것 같다.

 

  어쨌든 선생님은 자세하게 로렌스의 상태를 검사할수 있었다.

  나말이지.. 부탁을 받았어.

  무엇을요?

  응..저..그게..친구를 마중나가 달라고..

  마중..뭐..?

  그래서..데리고 가지 않으면 안돼.

  어디로 말이오? 누구에게서 무엇을 부탁받은거요?

  아..아니..저..그건..

  에잇..뭘 우물쭈물 하는거에요.

 

  로렌스군을 수술해야 합니다. 부모님의 허가를 받고 싶습니다.

 

  우선 이걸 봐주십시오.

 

  로렌스군의 몸속에는 상상하지도 못할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줄기나 뿌리가 전신에 뻗어있는것도 놀랄일이지만

  그 기생방법이 정말로 기적같은 것입니다.

  즉, 줄기도 뿌리도 로렌스군의 신경이나 혈관, 뼈, 근육이나

  각 내장기관을 교묘하게 피해, 신체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기생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마치 초일류의 실력을 가진 외과의가 이식수술을 한것처럼..

  그..그렇다면...?

  의지같은것이 느껴진다..라는 뜻입니다.

 

  이 너도밤나무 종류라고 생각되는 식물이 어떤 목적하에

  실행력을 가지고 로렌스군에게 기생했다라고 생각하고 싶어지는군요.

 

  하지만 이대로 몸속에서 계속 성장하게 된다면

  끝내는 로렌스군의 체력을 소모시켜 각 장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선생님!

  수술를 허락해 주십시오.

 

  제가 집도를 하겠습니다.

 

  뭐하고 있어? 수술을 보조하지 않을거야?

  빨리 옷갈아 입어.

  선생님..

  뭐야?

  내게도 그 나무의 싹이 났어요.

  뭐라고?

  로렌스가 내게 씨를 옮겼어요.나..이제 수술실에 못들어가요.

  여기야?

 예.

 

  뭐가 우스운거야?

  확실히 뿌리가 나있지만.. 안심해. 넌 인공피부야.

  벌써 완전히 말라죽어 버렸어.

  에?

  자..시작하자. 넌 어떡할거야?

  오..옷갈아 입고 올께요.

 

  수술은 대학병원의 의사 간호사들이 보조를 해주셔서 순조롭게 시작되었다.

  선생님의 메스는 언제나처럼 날카롭게 로렌스군의 전신에 섬세하게,

  때로는 대담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여보 좀 앉으세요.

  아버지..

 너도밤나무 종류..확실히 블랙잭 선생님이 그렇게 말했어..

  그런..

 

  그런...설마..그럴리가..없겠지 알만드?

  저..그..

  그 고개의 나무..그 나무도 확실히 너도밤나무였어.

  그 나무의 저주가 있다고 말한건 당신이야!

  그 저주가 내 아들에게 나타났다는 건가!

 

  이봐..속으로 고소하다고 생각하고 있는거지?

 

  아버지 그만두세요! 그만둬요!

 

  숲속을 헤메고 있던 로렌스를 구한건 알만드 씨에요.

 

  로렌스는 착한 아이야. 고소하다 따위의 생각은 하지 않아.

  저주따윈 내가 지어낸 말이야. 그녀석이 그런짓을 할리가 없어.

  실례하겠소 존스씨..부인, 앤드류..

  어딜 가는거에요? 알만드씨..

  마을..내가 돌아갈곳이라곤 그 마을밖엔 없어.

 

  혈압!

  100/50

  맥박!

  96

  카르니겐과 데카트론을 천천히 주입.

  주입합니다.

  피노코!

  예.

  지금부터 씨를 적출한다.

  씨?

  오른쪽 견갑골의 견봉(肩峰)부..이곳에 씨앗같은 그림자가 있었고

  여기서부터 전신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것 같아.

  게다가 그곳은 골절의 흔적도 있었고..

 

  메스! / 메스.

 

  수술은 일몰 5시간을 넘겨 수도 산페르나 시가 별빛에 둘러싸일무렵 끝났다.

 

  선생님..

 

  수술은 대성공! 여러분 모두 수고많았습니다.

 

  일단 최소한의 절개로 이물질의 전부를 제거했습니다.

  수술후 경과가 좋으면 10일정도면 붕대를 풀수있을겁니다.

 

  그런데 존스씨..

  이것이 발아의 원인이 되었던 씨앗입니다.

  상태를 봐서 2년전의 골절사고로 체내에 들어왔다고 생각되어집니다.

 

  아마도 그 사고당시에 너도밤나무가 근처에 있었을겁니다.

 

  그 사고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그렇군요..그때 그 씨앗이..

 

  2년전 겨울..이상한파가 라페르나 마을을 덮쳤을때의 일입니다.

  그날은 오전에는 화창한 날씨였지만 오후들어서 눈보라가 몰아치는 심한 악천후로

  친구들과 놀러나간 로렌스가 행방불명이 되었습니다.

  먼저 돌아온 친구의 이야기로는 산속에서 갑자기 눈보라를 만나서

  로렌스와 헤어졌다고 합니다.

  마을사람들이 수색을 해서 발견한것은 사흘후였습니다.

  절벽에서 떨어져 골절상을 입어 걸을수 없게된 로렌스가

  간신히 발견한 나무의 빈구멍 속에서 추위와 눈보라를 피했던것입니다.

 

  그 나무가 너도밤나무과의 노목이었습니다.

 

  마을사람들이 수호목, 또는 사람을 잡아먹는 나무라고 불리던...

 

  벌써 타마라 고개까지 공사가 진행되었어.

  그 고개를 넘으면 여기까진 길어야 일주일이야.

 

  난 결심했어. 네가 베여지는날. 나도 같이 죽을거야.

  네 목소리도 다시한번 들었으니 이제 미련같은건 없어.

 그때..무작정 이곳으로 돌아온 내가 너의 가지에 목을 매달았을때

  넌 일부러 가지를 부러뜨려서 날 살렸었지.

  하지만 이번엔 그런짓은 하지 말라구.

  어쨌든 죽을때야..더이상 이 두눈으로 슬픈일은 보고 싶지 않고..

  전망좋은 곳에서 목을 매다는것도 내 취향이야.

 

  식물에게 의지가 있다고 해도 이상할건 없죠.

  인간은 기껏 살아봐야 100년..하지만 식물은 몇천년이나 사는것도 있소.

  인간의 논리나 지능으로 자연계의 모든것을 알수있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하지만..하지만 나는!

  내눈으로 확인하지 않는한 이 몸으로 느끼지 않는한 아무것도 믿지 않아!

  있다면 보여주실까! 너의 의지력을! 신비한 힘을!

 

  그건 생떼를 쓰는거야.

  이녀석의 신비한 힘을 보기 위해선 자격이 있어야해.

  마음이 더럽혀진 녀석들은 안됀다구.

  난..아주 조금 친분이 있어서..

  이나이가 되어서 아주조금 말을 걸어주긴 했지만 말이야.

  보통의 경우는 어림도없어. 특히..블랙잭..당신같은 사람은 절대로 안돼.

  난 알고 있어. 당신은 어둠의 세계에서 더러운 돈을 벌어들이고 있잖아?

  어째서 죽게 내버려 두지 않은거지?

  난 이나무가 베어지는꼴을 보고 싶지 않단말이다!

  내가 없어지면 다시 목을 매보시지..

  내가 안보는 곳이라면 누가 죽든지 그건 그놈 마음대로다.

 

  피노코.

  예..

  가자..

  네네네~

 

  로렌스군의 수술경과는 양호해서 이미 마을로 돌아와

  붕대를 풀기만을 기다리고 있고

  선생님은 선생님 나름대로 예의 노목이 있는곳에 가서

  조사 연구에 여념이 없는 날들..

 

  피노코!

  네~~

 

  뭘 조사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당신같은 돌팔이가 이 나무의 뜻을 알겠어?

  뭐요? 할아버지..아직 목 안매달았군요.

  아직이~~~다.

 

  뭐..누구라도 목숨은 아까운거니..

  내겐 내나름대로의 생각이 있다는 이야기야.

  멋대로 지껄이라구..

 

  하지만..굉장한 나무다.

  기생식물은 부평초를 시작으로 10종류 이상..

  이끼까지 포함하면 70종류를 넘는다고 한다.

  아마도 수령은 추정으로 3500년..

  그녀석에게 반했지?

  하지만 식물은 식물이다.

  인간의 육체에 기생할수있는 능력이 있다고는 생각할수 없다.

  어이 돌팔이! 공부좀 더해야겠군.

  더더구나..의지력따윈..

 

  이런저런 동안에 기어코 마지막 날이 왔다.

 

  자..로렌스 붕대를 풀어볼까?

  예.

 

  이..이런 터무니없는..!

 

  알만드!

  국제연합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나도 제법이군..

  자..내 친구를 벨테면 베어봐라!

  내 목숨이 붙어있는한 쉽지는 않을거야

 

  알만드.. 그만둬요. 부탁이오.

  어이..더이상 접근하지마. 섣불리 접근하다간 바베큐가 될거야!

 

  생각났어..그래..약속한게 생각났다.

 

  약속이라니..누구와 무슨약속을?

 

  그래...그때 우리들은 약속을 했었어.

  어디 가는거야?

 

  그 눈보라가 몰아치던 밤..약속했어.

  로렌스..거기 있으면 눈보라가 며칠이고 계속되더라도 괜찮아.

  하지만..난 배가 고파.

  거기 있는 나무 열매를 먹으렴.. 모두 숲의 동물들이 모아둔것들이야.

  아..맛있어. 정말 맛있어. 고마워.

  넌 이제곧 런던으로 갈것 같구나.

 열흘뒤야..그곳에 가서 성가대에 들어가기로 되어있어.

  너의 목소리는 정말 아름다워.

  바람에 실려오는 네목소리를 항상 듣고 있었어.

  그럼 다음번에 여기에와서 노래를 불러줄께.

  그거 정말 멋진데. 기대하고 있을께.

  약속할께..

  약속이야.

 

  잘와줬어..마지막순간에..

  어떡해서든 네 노래를 듣고 싶었어.

  내 마음을 담아서 부를께..

 

  너..떠나는 거냐!

 

  안녕 로렌스..잘있었어?

  그래? 형도 잘있구나..

  그래..고갯길의 도로는 완성되서 버스도 다닌다고?

 헤에..성가대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받았다고? 그거 굉장한데.

  근데..알만드 할아버진 어떡하고 있어?

  여전히 술에 취해 흐느적댄다고.. 어쩔수 없는 사람이네..

  때때로 혼자서 운다고?

  뭐..그정도야 어쩔수 없잖아..

 

  블랙잭.

  내 나이말인데.. 4500살이야..

  그리고 다시 새롭게 시작할거고..

 

  후아~~(제작자의 한숨 Ver5.0 ㅠㅠ)
이제 두편남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