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싱크 불법미인

미안, 언능 가야 해

무슨 일 있어?

빵이라도 먹고 가

갔다 와서 먹을게

비닐 씌워도 말라버리잖아

구워 먹을 테니까

그럼 다녀올게

 

딱 7시 반

 

남친이 생겼어요

 

관계가 변한 걸로
긴장해서

이상한 분위기가 되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어젯밤에 2시 너머까지
공부했었지?

이즈미도 깨어 있었어?

부르지그랬어

아냐, 집중하는 데
미안하니까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게

편안하게 있을 수 있어

이렇게 들떠도 되나
싶기도 한데

네!

그거 같이 정리해줘

 

잘됐네, 카즈사

 

괜찮아

괜히 거짓말하는 게
더 싫으니까

카즈사는 변하지 말고 있어줘

실컷 사랑을 즐겨줘

 

 

사랑을 즐기자!

가로수 잎이
이렇게 투명했나?

 

프렌치 불독이
이렇게 귀여웠나?

 

소바 국물 냄새가
이렇게 좋았었나?

냄새 좋다

아까 아침 먹었는데
배고프다

나도 배고파

아침 못 먹었거든

그래?

어떡할래?
빠르게 먹고 갈래?

 

이즈미는 이렇게나!

 

응, 먹고 갈래!

 

사랑에서 싹튼
한 권의 책에는

아직 쓰여지지 않은

사랑이라는 한 문장

거친 계절의 소녀들이여
번역&싱크 불법미인

질투, 미열, 필요 없는
생각의 집합체

지레짐작만 하는 나니까

당신 옆에서 천천히, 차분히

당신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세요

당신의 여친이

되고 싶어요

지루한 15페이지였어

다음 장을 넘기니 숨이
턱 막히며 이성을 잃었어

글자로 표현할 수 없는

이 감정에

오늘도 불합리한 행위에
넉다운당했어

결벽증이었어
알고 싶지 않았어

이 괴로움의 정체라든가

하지만 상처 입더라도
읽는 걸 포기하지 않아

떳떳해질 수 없는
너를 아는 페이지

거칠어져라, 소녀들

거칠게 저항해라, 소녀들

아픔을 알아가거라

입문서는 필요 없어

 

속였죠!?

 

그렇게 남자한테
적의를 드러냈으면서

뒤에선 할 거 다 했다고?

 

제10화「여우의 면도날」
하지만 소네자키 선배는
엄청 예뻐졌고

사랑한다고 해도
완전 납득이 간달까

난 그딴 사랑 때문에!

아니!

사랑 때문에 변하는 여자!

그게 바로 나!
소네자키 리카

당신들은 남자를 시어머니 눈으로
보는 거에 익숙해져 있어

지금 여기서 제가 남자의
진실을 알리겠습니다

그래요, 남자는!

 

미움받은 줄 알았어

 

눈이 마주쳐도 피하고

그치만 소네자키가

나랑 사귄다고 소문나는 걸
싫어하는 듯해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섬세하고

하지만 여자애랑
재밌게 놀고 있었잖아

여자? 언제?

기억 안 나?

몇 시간 전 얘기야

 

미안, 여자랑 얘기했던 적이
있을 거 같긴 한데

어디서 누구랑
했는지 기억 안 나

상상력이 결여되긴 했지만

믿을 수가 없네!

그렇게나 스킨쉽 했으면서!

진짜 기억 안 나

여자라고 의식하는 건
소네자키뿐이니까

 

바보 같다고 할까

그치만 바보일수록
귀엽다고 하니

순수한 거겠지?
정직하고

그래서 오해도 하기 쉽지만

이거 자랑?

네, 아마도
대놓고

아무튼!

우리는 생각을
고쳐야만 해

남자는 거칠고 생각
없는 짐승이 아니야

그래, 남자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야

그건 알고 있습니다만

 

인간 취급 안 했던 건
소네자키 선배뿐이에죠?

맞아요

 

남자도 우리랑 마찬가지로
이런저런 일로 고민하고

서로 조금씩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좀 더 멋진
세계가 기다릴 거예요

 

카즈사, 성장했구나

 

감, 감사합니다!

 

소네자키랑 오노데라는
승리자니까요

승리자?

승리했을 땐 사람은 어떤 종류의
진리를 찾은 듯한 기분이 드니까

다정하고 관용적인
사람 보이지만

사실 주위에 대한 상상력은
현저하게 저하되어 있죠

 

그럼 루저 쪽이
창작 활동에 좋아 보이네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문학은 패배자가 쓴 게
좀 더 헝그리하고

압도적인 힘이 느껴지죠

그럼 저 지금 엄청 좋은 걸
쓸 수 있을 거 같아요

토미타 선생님을
좋아하세요?

 

네!?

 

토미타 선생님은 아니죠

아니란 게 무슨 뜻인가요?

토미타 선생님은
에미란 이름을 갖고 있죠

 

부가 넘치고
미소가 아름답다

아무 불편함 없이 자라온
아가씨이기에

관용적이면서
지성이 있고

태어날 때부터
좋은 의미로 승리자예요

저 같은 패배가 몸에
찌든 인간과 어울리지는…

 

승리자?
돼지예요

살 안 쪘어!

너희 여학생들은 슬렌더
신앙이 너무 강해

오히려 그 정도
포동포동 해야 매력적

완전히 반하셨네요

 

방금 그 얼굴 뭐였지?

 

소년처럼 뺨을 붉히고

 

그런 얼굴

기분 나빠

난 밀로 씨의
한심한 듯한 얼굴이

깔 볼 때의 쓴웃음이

가끔 보여주는 상식을
뽐내는 선생님 같은 눈이

 

정말로 커플 늘었네

카즈사는 이즈미 군이랑 갔어?

그렇구나

 

스가와라 씨, 할 얘기가
있는데 시간 괜찮아?

 

그래, 들었구나

스가와라 씨는 카즈사한테서

이즈미 군을 빼앗는다거나
그런 걸 생각하고 있어?

아직 미정

 

하지만 실제로 어떻든

남들이 보기엔
그렇게 보이겠지()

난 그거 인정 못 해

알고 있어

 

고마워

나 기뻤어

모모코랑 카즈사

처음으로 친구가 생겨서

 

그럼

기다려!

친구를 잃으면서까지
이즈미 군을 갖고 싶어!?

저쪽은 한 명이야

우리는 두 명이야

잘 떠오르진 않지만

우리를 선택해준다면
딸려오는 게 있을 거야!

그러니까

하지만 친구랑은 섹스

에스이벌 못하잖아?

 

친구랑은

에스이벌을 할 수 없어

 

어라?

 

하지만 아버지가
올해도 하려나 봐

그럼 점화용 라이터도
필요하겠네

어떡할래?
우리 집 들렀가 갈래?

 

그 뭐냐

항상 자주 오니까

한 말이긴 한데

그, 그렇지!?

응, 들렀다 갈까?

응, 그럼

맞아, 내가 무슨 얼빵한
생각을 하고 있던 거지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는

편안한 느낌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다는 게

그 지금까지는
언제부터지?

왜냐면 난

최근엔 완전 이상했어

 

십몇 년에 걸쳐 쌓아온

나랑 이즈미의 역사를

최근에 이상해진 나는

모두 분쇄할 듯한 기세로

그런 일이 있었는데

야한 걸 의식
안 하는 척하면

너무 속이 빤히 보이겠지?

 

딱히 카즈사랑 곧바로
뭘 하고 싶은 건 아냐

그치만

여자도 생각해

 

카즈사도 똑같아

그치만 아무것도 안 하면

카즈사는

카즈사도

이런 걸 하고 싶다는 둥!
전혀!

요만큼도
생각한 적 없으니까

충격받는 걸까?

 

고마워

 

어디에 앉지?

 

평소라면

 

둘이 있을 땐
보통 이런 느낌

하지만

역시 사귀고 있으니까

 

여기서 옆에
안 앉는 것도 좀…

너무 의식하는 거 같아

 

- 앉았어!
- 앉았어!

 

잘 먹을게

응, 마셔

 

- 여기서부터 어떡하지?
- 여기서부터 어떡하지?

뭔가 말을 해야

아까까지 무슨 얘기 했었지?

분명 바비큐 얘기

 

미안

왜 사과해?

 

그보다

캠프파이어 때
계속 손잡았었잖아

그렇구나

그랬었지

응, 그럼

 

 

그보다

- 손잡아서 어쩌게?
- 손잡아서 어쩌게?

그때는 인파 속을 걸어다녀서
자연스러웠지만

지금은 소파에
앉아만 있고

 

뭔가 축축해졌어

이거 내 땀이지?

 

내 땀이지?

카즈사, 싫지는 않을까?

이즈미, 싫지는 않을까?

이런 땀 흘리는 애

질척질척하고 축축해

 

나 뭐야

지금 엄청 아저씨 같은
야한 말을!

 

다녀왔어!

 

어라?

카즈사 왔구나

응, 어서 와

타이야키 사왔어

다 같이 먹자

 

네?

상황은 어때?

 

사에구사 씨를 재밌게
할 만한 사건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어요

아니, 문예부인 너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어서

 

갑자기 쉬다니

문예부 안 한다니까
쓸쓸하네

어디 들렀다 갈래?

그럼 쇼핑하러

 

아니, 역시 그건 말 못 해

 

그런 일이 있었으니

레이스 달린 속옷을
하나 정돈 갖고 있는 게…

하지만 어떤 게
좋은지 모르니까

모찡이 같이
골라주면 좋겠는데

스가와라 씨도 데려갈까?

스가와라 씨가 이즈미 군을
좋아할지도 몰라서 신경 쓰여?

신경 안 써

신경 안 쓰려고 해

그치만

스가와라 씨 보고
친구라고 했잖아

어떤 결과가 나오든
친구라고

그거 거짓말이야?

 

그게 아니라

그리고 스가와라 씨가
이즈미 군을 좋아한다는 건

역시 카즈사의 오해야

 

만약 만에 하나

스가와라 씨가 이즈미 군을
좋아한다고 느껴도

그건 스가와라 씨의 오해야

자기가 자기를
오해하고 있어

그런 일은 있어선 안 돼

 

모찡?

 

역시 나 오늘은 갈게

뭔가 피곤해

응, 알았어

이 식의 X에 대입하면

 

아사다, 계속 힘이 없네

 

카즈사를 괴롭힐 줄 알았는데
그러지도 않고

 

그 애도 나름
진심이었나 봐

그렇게나 소문이
퍼졌었어?

나랑 카즈사가 사귀는 거

문화제에서 커플이 된 애들

명부로 만들어져서
돌아다니나 봐

명부라니!?

상황은 어때?

어떻냐니?

 

솔직히 방황 중이야

지금 이대로가
괜찮다 싶긴 한데

그래선 안 될 것
같기도 해서

하지만 계속 함께 지내와서
그런 쪽으론 판단이 잘 안 서

 

전차 타러 가지 않을래?

 

괜찮아?

괜찮냐니 뭐가?

상담해준다는 소리 아니야?

괜한 참견이었어?

아니

 

고마워

 

어라?

 

아무도 없네

 

강한 아이 밀로
~그 격렬했던 하룻밤을 잊을 수 없어~

이딴 타이틀이 다

고발책을 쓸까 해서요

 

오늘은 너밖에 없어?

네, 제가 꾸민 거예요

고발책이든 뭐든
마음대로 써

난 실제로 너한테 손을 댄…

손을 안 댔더라도
문제는 된다고 봐요

제가 여고생이란 걸 알면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다든지

법에 어긋나지만 않으면
큰 문제는 안 돼

고등학생의 모멸의 눈빛은

저한텐 노대미지입니다

 

그럼 토미타 선생님
아니, 에미 선생님의 모멸은?

뭘 원하는 거죠?

 

품어주세요

 

한 번만 품어주면 야마기시
선생님을 완전히 포기할게요

 

알았어

 

7시에 학교 뒤
공원에서 기다리세요

 

앉기 좀 그렇네

 

이즈미 군, 이 책 알아?

 

도시설에서의 약속

 

부활동 끝날 때까지 기다려줘

 

오소네

구조다대
도와줘

 

아동서 확실하지?

음, 뭔가 노란색
머리 남자가

둥근 별에
타고 있는 표지였어

별 위에 남자가

내용은 어려워서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사용하는 말이 다정하달까

예쁜 거 같아서

여기

어린왕자

이거다

이 책이야

어린왕자라고 하는구나

맞췄다

대단해, 역시 오소네

그 정도 힌트로
용케 알았네

뭐, 표지 이미지가
가장 컸지만

그리고 아동서 취급을
받고 있지만

이 이야기
꽤 난해해

 

어떤 이야기였지?

작은 별에 사는
왕자님은

정원에 핀 한 송이의
장미가 대화 상대였어

맞아맞아

그리고 장미랑 싸웠었지

그래서 왕자님은

지상에 내려왔어

왕자님은 정원에 핀 장미를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특별한 꽃이라고 여겼었어

하지만 지상엔 수많은
장미가 피어 있었어

정원에 핀 장미는

흔해 빠진 꽃이란 걸 알고

왕자님은 충격을 받지

 

그런 왕자님 앞에

여우가 나타난다

여우는 왕자님에게 알려준다

정원에 피던 장미는

역시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꽃이라고

왕자님이 장미에게 쏟은 시간

그리고 장미와 이어온 인연

둘이 함께해온 시간이

지금의 장미를
특별한 꽃으로 만들어줬다고

 

자기랑 카즈사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

 

사랑을 하면 자기들이
세계의 중심이 된다고 하던데

그 올바른 사례를 두 눈으로
볼 수 있어서 영광이야

또 그렇게 놀리긴

 

하지만 그렇다면 나한테
여우는 스가와라 씨네

 

니이나, 넌 여우다

계속 고독했던 여우는

왕자님이랑 계속 함께
있고 싶다고 빌지

그렇기에

장미랑 싸우고 헤어져 괴로워하는
왕자님한테 조언을 한 거지

그런데

그 조언 덕분에 왕자님은

자기도 알지 못했던

장미에 대한 진심을
깨닫게 돼버렸지

여우는 그 후에
어떻게 됐나요?

글쎄

헤어지고 나서

남겨지고 나서

자세히 쓰여지지 않았지

너무하네요

그런 거야

선택받지 못한 쪽의
이야기란 것이

 

스가와라?

 

왜 오늘 붐비는 거지?

여기 홀에서
콘서트가 있어서

때마침 끝나고 갈
시간 아닐까?

그렇구나

 

저기

 

뒤의 샐러리맨이
엉덩이를 만지고 있어

소리 지르지 마
부끄러우니까

그치만

이렇게 가드해줘

 

어차피 말만 그렇다고

키스 한번 해주면 빌빌
길 줄 알고 있어

 

밀로 씨한테

행동이 쉽게 예측되는
재미없는 루저녀

 

 

차일 거라면

적어도

마지막으로 재밌게
해주고 싶어

 

신이시여 Tell me

 

신이시여(왜?)

알려줘요(뭔데?)

어른은 쓴 걸 좋아해?

어서 대답해줘

언제나 애매하게 답하더라

화내지 마

10년 후의 자신에게 동영상을

찍어봤지만

바로 지워버렸어

일주일 만으로도 벅차요

달력을 빈틈없이 칠하고
설레여 보자

날씨가 맑아졌네

사랑을 하며
어른인 척하는 신데렐라는

 

반짝반짝 꽉 끼는

유리구두를 벗어 던졌어

더 이상 무리하지 않고
힘을 빼며 심호흡하자

그래, 즐기자

지금의 난

찰나의 꿈을

소중히 하자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어?

이거 위험한데

만지면 안 돼!

- 뭐야, 카즈사를 좋아하는데
- 위험해, 역시 위험해

서로 처음이라
분명 잘 안 될 거야

제10화
구멍

잠깐 기다려!

벌써 들어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