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씬/1. 바닷가 도로 (D) 달리는 철수의 낡은 지프차. 철수 급히 운전 중이고, 옆 좌석 덕구 함께 앉았는데, 둘 긴장한 표정 (분위기 살벌하게 어딘가로 담그러 가는,,,) 철수 연장 챙겼지? 덕구 (끄덕하지만 불안) 형 우리 이거 하지말자! 거긴 우리 구역도 아니잖아! 난 못가! 철수 너 지금 배신이라도 하겠다는 거냐? 덕구 (이 악무는) 철수 형도 너 없으면 안 돼! (딱 잘라)맘 먹기 나름이야. 이참에 구역도 넓히고,,(다짐)해보자. 괴로워하는 덕구와 함께 철수차 급하게 달리고, 씬/2. 여탕 탈의실 (D) 철수 덕구, 문 벌컥 열고 들으서는 폼은, 비장한데, 보면 입구 문에 쓰여진 붉은색 ‘여탕’ 꾀죄죄한 시골 목욕탕. 동네 아줌마들 목욕하다 쉬는, 적당히 가려 주고 입어 준 차림으로 평상 위에 둘러 앉아, 계란 까먹으려 고스톱 중인데, 제집인 양 느긋. 몇몇 젊은 손님들 구석 수면실 커튼 뒤에 우르르 숨어 머리만 내놓고 보는. 탕주인 아줌마. 철수 일행 기다린 듯 맞이하고 철수 (뚫어뻥척 들어매고) 어딥니까? (뻔뻔당당) 보면 입구옆 카운터에 판매 위해 걸어둔 줄줄이 여자속옷도 있고, 덕구 보고는 얼른 쪽팔려 고개 푹 숙였는데, 철수 연장 준비됐지? 들어가자. 철수 덕구 여자들 일행 지나치며 탕 쪽으로 들어서는데 아줌마들 웅성은 주책스레 신난, 좀 젊은여자들은 구석 웅성은 짜증 아줌마1 아휴 총각들이 여탕 구경 오고 좋겠네~. 일동 (꺄르르~.) 아줌마2 죄다 아줌만데 뭐 좋아~. 총각들이 봐주면 우리가 더 좋지~ 일동 (더욱 주책스레 까르르~.) 철수 뻔뻔 당당인데, 덕구 괴롭고 쪽팔려 벌게지고, 마침 입구 들어서려는데, 그제야 나오는 타올 두른 아줌마와 덕구 마주칠 뻔, 덕구 엄마야~! 화들짝. 아줌마3 (태연뻔뻔)뭘 놀래~! (덕구 등판 철썩 한 대 치며)힘 좋게 생겼네. 일동 (좋아라 까르르) 씬/3. 탕안(D) 낡은 목욕탕 내부, 물 천지다. 철수 구석의 배수구 앞에서 열심히 기계 이용해 뚫고 있다. 덕구 드러운 찌꺼기 나오는 거 양동이에 건지며 으~. 탕주인, 옆에서 지켜보는데 철수 (뚫으며 중얼중얼) 그러니까, 목욕탕에서 요구르트 같은 거 바를 때는 건더기 건져 먹고 바르라고 그러세요. 탕주인 그거 때매 막힌 거야? 철수 그거 저거 다 뭉쳐서 꽉 막혔네. 이참에 배수 공살 아예 싹 다시하시죠. 싸게 해드릴게요. 하는 김에, 타이루도 바꾸고, 사우나 황토도 바르면 좋을 텐데.(열심 영업) 덕구 (쿡) 형 지금 영업할때야. 쪽팔려 얼른 뚫고 가자. 하는데 구멍 슁 뚫리는 소리 나며, 배수구로 물 빠진다. 철수 아싸, 뚫렸고~. (씩) 씬/4. 여탕 탈의실(D) 탕주인과 철수 돈 계산하는데, 철수 밝게 돈 세다가, 안 맞는다 어라. 철수 석장 비네~. 15만원에서 2만원 팍 치고 13만원 이라니까요. 탕주인 별것도 아닌건데 10만원만 받어.(시침뚝 서둘며) 영업해야 돼. 얼른 나가. 철수 ‘그런게 어딨습니까..’하는데 탕주인 철수 무시하며 ‘됐으니까, 다들 탕에 들어가두 돼~.’ 아줌마들 그래? 주춤 일어나는데, 탕주인 (철수 덕구 보고) 얼른 안 나가고 뭐해? 어여 가. 덕구 나가려는데, 철수 덕구 잡고 철수 그럼 할 수 없죠. 덕구야~ 3만원짜리 목욕이나 하구 가자. 덕구 에? 형 미쳤어, 여탕이야. 철수 뭐 어떠냐 이왕 들어왔는데. 나는 꼭 3만원 채워서, 빡빡 때까지 밀구 가야겠다. 철수 진짜루 목욕이라도 할 태세로, 단추 척척 풀고, 아줌마들 그제야 ‘엄마 이 총각이 미쳤나.’ ‘월래~’ 주춤 물러나 앉고 탕주인 (화들짝) 뭔 짓이래!! (말리는데) 철수 단추도 풀고 웃장도 깠고,, 아줌마들 ‘어머나!!’ 웅성 거리며 얼굴 가리는데 와중에도 손가락 벌려 다 보고 있다. 철수 바지 벨트까지 풀었다. 탕주인 미쳤어!? 그런다구 줄 꺼 같애!! 철수 (과연? 하는 표정으로 바지춤 잡고 확!!!?) 씬/5. 여탕앞(D) 철수 덕구와 나오며, 3만원 털어 세고, 철수 하여튼,,꼭~ 끝을 봐야 내놔요. 덕구 어우, 쪽팔려~. (철수 휙 보고 앞서 가 버리는) 씬/6. 목욕탕 안(D) 아줌마1.2.3 멍한 표정으로 아줌마1,2,3 (감동 멍함) 심봤네.... 씬/7. 여탕 앞 (D) 철수 본다고 닳냐. (상관없어, 돈 탁탁 치며) 3만원 오케이~. 철수 목욕탕 정문 열며 나오면서/ 씬/8. 럭셔리 경매장 (D) 문 짠 열리면, 고급스럽게 차려입은 외국인 남녀 십 여명 앉아 있다. 상류층끼리 모여서 이루어지는, 최고가 미술 경매 중이다. 그림 하나 경매대에 걸려 있다. -경매 영어로 진행 남1 30만불. 사회자 (탕) 30만불, 더 없으십니까? 여1 35만 사회자 (탕)35만불, 더 없으십니까?(장내보고) 뉴욕이 낳은 천재 화가 제임스 우드의 78년작, ‘우는 여인’ 현재가 35만입니다. 안나 OFF) 50만불 일동 (뭐야 싶어 보면) 럭셔리 이브닝 드레스 차림의 안나다. 여1 (어쩌나 싶다가) 55만 안나 70만 여1 (아씨,,) 75만 안나 100만 일동 우와 싶어 다시 안나 보고, 여1 분하지만 어쩔 수 없다 포기다. 사회자 블랙모피의 레이디께서 100만불. 더 없으십니까? (둘러보고 바로 낙찰 탕탕) 100만불에 낙찰 되었습니다. 일동 박수 치고, 안나 둘러보는 그림에 대한 설명 뭐라 뭐라 하고 있고, 안나 걸어 나오는데 여1 따라 나온다. 여1 저건 우리 아버지 그림이에요. 아버지 뜻에 따라 그분의 초기 작품을 회수하려는 걸 당신이 망쳤어. 안나 (차분) 아버지, 곧 죽는다며? 여1 (움찔 놀라) 그걸 당신이 어떻게..? 안나 얼른얼른 아버지 죽고, 그림 값 뛸 날만 기다리는 중이라며? 여1 (놀라서) 누가 그래? 안나 당신 애인. 만 불 준다니까 술술 불더군. 여1 (부들부들)뭐 브래드가!! 안나 아버지 죽기 전에 한 장이라도 더 사모으려면 애인간수부터 잘해.(가려다, 다시보고 한국말) 꼬라지가 그래서 되겠어,,? (고개 가로젓고 거만하게 가 버린다) 안나와 변호사, 분해 날뛰는 여1 뒤로 두고 함께 걸어 나온다. /일각 안나 걸어 나오는데, 외국인 남자 비서 비서 지시하신데로, 출발 준비 해뒀습니다. 안나 (까닥하고 걸으며) 뉴욕은 날씨가 기분 나빠. (비스듬 보며) 한국은 지금 가면 날씨 괜찮겠지? /화창한 한국의 하늘 씬/9. 리조트 해변(D) 고급스러운 호텔의 아름다운 프라이빗 해변. 쭉빵 여인들, 수영복 입고 왔다 갔다 하는 중이다. 한 켠에, 비치 체어 두 개두고 나란히 앉아 있는 빌리와 공실장. 평화롭다. 빌리 우리가 한국에 온지 얼마나 됐지? 공실장 석 달 됐습니다. 빌리 벌써 그렇게 됐나,,,리조트 인수는, 다 끝난 건가? (아쉬운) 공실장 예. 하지만 어떻게든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더 뭉게고 있을 구실을 마련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빌리 (한숨) 구차스럽군. 공실장 솔직히, 사장님도 (보며 직설적) 가기 싫으시죠? 빌리 (그렇다 찔린다. 하지만 체면상 아닌 척 무시하고) 지금은 이 평화를 즐기자고. (나른 눈 감으며 주스마시는데) 씬/10. 스위트 룸(D) 빌리 방에 들어와서 어항에 든 물고기 솔로몬에게 먹이 주며, 고양이 E) 야~옹. 빌리 놀라서 주춤하며 침실 쪽으로 간다. /침실 안나의 화려한 짐 가방들과, 침대 위에 앉아 있는 페르시안 고양이 프린세스. 빌리 프린세스,,니가 왜 여길,,설마,,(하는데) 빌리의 전화기 울린다. 전화 받는데 안나 off) 짐이랑 프린세스는 잘 도착 했어? 빌리 (허걱 굳으며) 여보. (놀란 가운데, 겨우) 어,,그런데 무슨,, (사색 되며) 뭐! 한국에 온다고? (절망) 왜~!? 씬/11. 기내 (N) 펄스트 클래스에 앉아 있는 안나 전화 중이다. 안나 왜냐니?. 내가 간다면 가는 거지 왜가 왜 필요해? 안나 전화 중인데, 마침 여승무원 다가온다. 승무원 (상냥)손님, 이륙 전엔 핸드폰 사용을 자제해 주십시오. (방실) 안나 (무시) 기다려. 승무원 (당황) 저 손님.. 안나 (휙 째리고 다다다 통화) 지금 비행기야. 어차피 이륙 준비니 뭐니 질질 끌다가 뜰 거 면서 전화도 하지 말라고 잔소리질 이야. 도착하면 다시 전화할게. 그 때 봐 여보. (탁 끊는다) 승무원 약간 질려섰는데, 안나 그대로 잡아 먹을 듯 보며. 안나 난 끊었는데, 비행긴 왜 안 떠? 승무원 예? 아,,그건 아직 이륙 준비가.. 안나 아, 됐어. 니들 하는 게 다 그렇지 뭐. 가 봐. 가서 그놈의 이륙 준비나 얼른얼른 해서, 비행기나 빨랑 뜨라고 해. 스튜어디스 억울하고 속상한 거 겨우 흑, 참고 돌아서 가고, 안나 그런 스튜어디스보고, 옆에 앉은 어린 아이도 보고 안나 가지가지 마음에 안 들어. (시선 잡지로 돌린다) 씬/12. 스위트룸 (D) 공실장 앞에 직원들 모아 놓고 공실장 자자, 사모님이 마음에 안 들어 하실 것들 다 치우려면 바쁩니다. 내 지시에 따라 빠르게 움직여 주세요. 공실장의 지시에 따라 착착 준비되는데, 공실장 여러 번 해본 듯 익숙하게, 마치 불난 극장에 사람들 피신시키듯 차근 차근 척척 사람들 부리는, /공실장 사모님이 싫어하시니까, 방안에 식물은 다 치워요. 방안의 식물들 꽃, 화분들,,줄줄이 들고 나간다. /공실장 사모님이 싫어하시니까, 거기 빨간 커튼 바꿔 달고~ 방안의 붉은 커튼 걷어지고, 고급스런 금실 공단으로 바꿔진다. /공실장 사모님이 싫어하시니까 화장실 조명 화이트로 바꾸고. /화장실 조명 백열등에서, 형광등으로 갈아끼워지면서, 불탁 켜지고 직원 전구 들고 나가려는데 공실장 (변기 둘러보며) 사모님이 싫어하실텐데, 이거 변기 물 좀 어떻게 콸콸 나오게 할 수 없나? 직원 해보겠습니다. (하고 가려는데) 공실장 (보고) 어, 잠깐만. 직원 (돌아서면) 공실장 자넨 사모님이 싫어하실 얼굴 타입이니까, 이 방 근처엔 얼씬 거리지 말게 직원 (황당) 예? 공실장 다 자넬 위해서 하는 얘기야. 가보게. /직원 나오고 공실장도 나와서 여기저기 둘러보며 ‘또 뭘 싫어하시더라,,’ 하는데 빌리 테이블에 앉아, 테이블 위에 놓인 작은 어항에 먹이 주고 있는데, 기운 없다. 빌리 공실장. 준빈 다 됐나? 공실장 예. 집중적으로 싫어하시는 것들은 다 시정해뒀습니다. 하지만,,또 뭘로 트집을 잡으실진 예측할 수 없죠. 빌리 이제, 평화는 끝났어~!. (괴롭다) 씬/13. 비행기 내 (N) 안나 승무원에게 성깔 중이다. 안나 따듯한 물수건 갖다 달랬더니, 누구 얼굴을 데워 죽일 작정이야? 승무원 죄송합니다. 다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안나 아 됐어, 니들 하는 게 다 그렇지 뭐. 귀찮아 가봐. 승무원 울먹울먹하면서 가면, 옆자리 사람 좋게 생긴 아저씨 보다가 아저씨 (안됐다 싶어) 아까는 너무 차갑다고 뭐라고 하시더니, 고생해서 일하는데 적당히 하시죠. 뜨거우면 식혀서 쓰면 되잖습니까 (사람 좋게 타이르듯 웃는데) 안나 (보고) 향수 뭐 쓰시죠? 아저씨 (벙) 예? 그런 거 안 쓰는데, 안나 왠만하면 하나 사 쓰시죠, 입냄새가 심해서 참아 줄 수가 없네요. 아저씨 상처 받았다, 조심스레 입냄새 슬쩍 맡아 보고 입 꾹, 와중에 옆자리 모녀 동화책 인어 공주 읽고 있던, 엄마 ‘이제 그만 읽고 자자’ 아이, ‘더~ 더~!’ 안나 두 모녀 시끄럽다 휙 꼬라보는데, 아이 (귀여운 투정질) 인어공주님이 어떻게 되는 지 궁금해서 잠이 안 와~. 궁금해~. (하는데) 안나 죽어. 왕자가 바람나서 칼로 끝장을 보려다가, 배짱이 모자 라서 결국은 물에 빠져서 죽어. 아이 (벙 쫄아서 안나 보는) 안나 만족해? 잠이나 자. 아이 상처 입은 채 엄마 품에 안기고, 엄마 아이 안아주며 기막혀 하며 안나 본다. 건너 자리 아저씨 너무 한다 싶어 뭐라 한마디 하려는 안나 풀썩 거리지 좀 마요 암내도 심하네요. 아저씨 또다시 상처, 설마,,싶어 겨드랑이 냄새 맡아 보는 안나 모두 무시한 채 안대 끼고 자려 눕는다. /활주로 비행기 착륙하는 씬/14. 공항(D) 안나 또각또각 걸어 나오는, 높은 하이힐 고급스럽지만, 먼가 독특한 스타일의 의상과, 모자, 썬글라스, /스튜어디스 군단 지나가며 휙 꼬라 보고 가고, /두 모녀, 드러운 거 피하듯 화들짝 피하며 꼬라 보고 가고 /옆자리 아저씨 겨드랑이 팔 딱 붙이고 입 꾹 다물고 꼬라보고 지나간다. 안나 와중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당당하게 걸어 나오며 전화한다. 안나 내가 비행기 탔다고 하면, 미리미리 공항으로 차 대기시키 는 게 기본 아니야? 굼떠 가지고,,, 마침 렌트카 회사 직원, 안나에게 차 키 내밀며 렌트카 렌트하신 차 대기해 뒀습니다. 안나 (키만 휙 받고)아,됐어. 내가 알아서 갈 테니까 가서 봐. 끊어. 씬/15. 공항 앞 (D) 안나 나섰는데, 비오고 있다. 안나 (찡그리며) 날씨 꼬라지 하고는,,,차는 어딨는 거야.. 안나 차키 삑 누르면, 횡단보도 건너 차 정차 구역에 선 차. 안나 차 세워둔 꼬라지 하곤,,, 안나 우산 없다 어쩌지 주변 보는데, 옆에 젊은 정장 차림의 남자 우산 들고 서 있다. 안나 (대뜸) 이봐요. (까닥) 남자 (저? 하는 표정으로 갸웃하며 보면) 안나 거기 우산 좀 펴 봐요. 남자 예?(당황) 안나 얼른 안 펴고 뭐해요 남자 (안나의 기세와 카리스마에 얼결에 우산 켜 든다) 안나 가요. 남자 안나에게 우산 받쳐 준 채 따라가고 안나 (흘끗) 똑바로. 남자 (똑바로 받쳐 준다) 안나 남자 부려서 우산 쓰고 길 건너고 안나 차에 오른다. 안나 남자 그대로 무시한 채 문 탁 닫고, 출발한다. 남자 계속 얼결인 채 앞에 서 있는데, 여자 곁으로 다가와서 여자 (툭 치며) 여보 뭐야~? (차 보며) 저 여자 누구야? 남자 몰라. (그제야) 저거 뭐야? (어리둥) 씬/16. 차안 (D) 안나 썬글라스 낀 채로 달리다가 전화 한다. 안나 나 조안나야. 잊은 게 있는데, 남해가 어디 붙은 거야? 씬/17. 시내 의상실 (N) 철수 내부 인테리어 -바닥공사와, 벽 페인트칠- 끝냈고, 주인에게 돈 받아 세고, 윗주머니에 잘 챙겨 넣는다 철수 감사합니다. 쓰레기까지 말끔하게 정리해서 가겠습니다. 주인 ‘그렇게 해주면 고맙지’ 하고 들어가고 보면, 가계 앞에 나온 공사 부스러기들과, 흉하게 벗겨진 마네킹 서너구 널부러져 있다. 덕구 쓰레기들 정리해 담으려는데 철수 (마네킹 뺏어 안으며) 얘들은 내가 데리고 간다. 덕구 (의아) 그걸 왜? (안고 있는 철수보고) 밤에 안고 자게? 철수 (뻑 치고) 다시 칠해서, 동네 예삐 의상실에 갖다 팔면, 개당 만원은 나온다. 덕구 하여간에 돈벌 궁리는 진짜 잘 돌아가요. 형 좋아하는 돈도 벌었는데 오늘 같이 한잔 하구 가자. 철수 안 돼. 애들 기다린다. 덕구 울 엄마가 가서 저녁 먹인댔어. 한잔 하구 가자~. 철수 됐다. 나 먼저 간다. 철수 마네킹 차 뒤에 실어 넣는다. -뒷좌석 없이 짐칸으로만 되어 있는 지프- 덕구 도우며, 뒷자리에 연장과, 페인트 통들 실어 넣는다. 덕구 하여간에 쪼잔해가지구,,저 구두쇠.. 철수 (툭 치고) 적당히 놀다 가. 철수 차 출발해서 가고, /뒷자리 널부러진 마네킹 위에 이거 저거 덮혀 있고, 주변에 각목이니, 망치, 삽등 연장 있고, 붉은 페인트 통 넘어질 듯 찰랑 거린다. 철수 돈도 벌고, 돈벌 꺼리도 챙기고 신났다. 라디오에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 철수 같이 따라 부르며 신나서 달린다. 씬/18. 한적한 도로 일각 (N) 안나 차 달리고 있는데, 길 잘 모르겠다. 안나 (전화기 켜 들고 지랄) 도대체 길 설명을 어떻게 하는 거야? 암만 가도 아무것도 안 나오잖아! /스위트룸 공실장 분명히 거기서 우회전을 하면 주유소가 있을텐데요 안나 그딴 거 없어!! 와서 봐 없다구! /스위트룸 공실장 그럼 지금이라도 그쪽으로 모시러 가겠습니까. 지금 어디쯤 계신 건지 잘 설명해 주시면 /안나차 안나 지금 누구 놀려? 장난해? 여기가 어딘지 모른다고 몇 번 말해? 하는데 핸드폰 빳데리 띵띵하고 나가는 소리 안나 공실장 공실장? (급하다)아무튼 산이 잔뜩 있고 밭도 잔뜩 있어, (주변 둘러보다가, 무슨 표지판 봤다)잠깐만. 안나 지나친 표지판 다시 보려 뒤로 후진 끽 하다가 차 덜컹하며, 도랑으로 빠진다. /스위트룸 공실장 사모님? 사모님? /길 안나 놀랬다, 아씨 다가, 얼른 표지판 보면 ‘사고 다발 지역 천천히’ 안나 여기는, 사고 다발 지역..(하는데 띵띵하며 빳데리 끊어진다) 안나 에이씨!!! 전화기 집어 던진다 /스위트룸 빌리 공실장 옆에서 빌리 도대체 어디래? 공실장 사고 다발 지역,,이라는데요? /길 안나 시동 걸어서 앞으로 나가려는데 차 안 빠진다. 안나 환장하겠다 내려서 확인해 보는데, 진흙 도랑에 박힌 차, 길 어둡고, 가늘게 비도 내리고 다니는 차도 없다. 난감하다. 안나 (바퀴 발로 차며) 이 따위로 하니까 사고가 다발하지!! /철수차 철수 운전하며 가는데, 앞쪽에 깜빡이 켜고 선 안나의 차 보인다. 안나 곁에 서서 차 뻥뻥 차고 있다. 철수 천천히 옆에 차 세운다. 안나 이건 뭐야 싶어 철수 본다. 철수 사고 나셨어요? 안나 보면 몰라요? 철수 내려서 확인해 본다. 철수 제대로 빠졌네~. 안나 (바로) 전화 좀 줘 봐요. 사람 좀 부르게. 철수 기다리려면 한참 걸릴 텐데, 제가 도와드리죠. 안나 (보며) 그럼 얼른 도와 봐요. 철수 (씩, 손가락 세 개) 삼 만원되겠습니다. 안나 뭐야 싶어 보다가 잠깐 생각하다가 그게 낫겟다 싶다 차에 올라 가방에서 돈 삼 만원 꺼내서 바로 철수에게 준다. 안나 얼른 해치워요. 철수 (받고 좋아서) 예. 철수 자기 차에서 우비 걸쳐 입고 삽이랑 각목등 연장 가져온다. 안나 운전석 자리에 앉아 있는데, 철수 와서 보고 철수 거기 앉아 있으면 어떻게 해요. 뒤에서 같이 밀어 줘야죠. 안나 돈 받은 건 그쪽인데 왜 내가 밀어요. 철수 (좀 재수 없지만 참고) 그럼, 무거우니까 내려 있어요. 안나 비오잖아요. 철수 (어이 없지만) 그럼 내 차에 가서 앉아 계시던가. 안나 할 수 없다 차에서 내린다. 안나 (철수 차보고) 차 꼬라지 하고는,, 철수 뭐 싶어 보는데. 안나 모른 척 매우 불만스런 얼굴로 철수 차로 휙 간다 철수 (그런 안나 보고 중얼) 어이 상실이네..뭐 저래. /철수차 안나 철수차 조수석에 앉았는데, 왠지 불결하고 냄새 나는 것 같다. 못마땅하지만 어쩔 수 없다가, 보면 신발에 흙 묻었다. 닦을 거 없나 보다가 철수 벗어둔 겉옷 자락 킁킁 냄새 맡아보고 그걸로 신발 닦는다. /안나차 앞 철수 삽으로 차 빼내려 작업하는데, 힘들다. 비 점차 많이 온다. 철수 에씨,,5만원 달랄껄,,(하며 안나쪽 보는데) 자기 차에 앉은 안나 뭔가 부시럭 거리는 거 보인다. 철수 유심히 본다. 철수 저거, 뭐하는 거야? /철수차 안나 신발 닦다가 보는데, 옷에 붉은 뭔가가 듬성듬성 묻어 있고, 자기 손에도 붉게 뭔가 묻었다. 안나 뭐야 싶어 보는데, 핏자국으로 보인다. 안나 (놀라서)피..? (두리번 거리다가) 뒷좌석 보면 짐 더미 들 밑에 깔려 비죽 나와 있는 (마네킹의) 머리카락과 손가락 안나 쿠궁!!! 바들바들 떨며 겨우 고개 돌려 철수 보는데 철수 유심히 이쪽 보고 있다. 이때 쿠궁 쾅쾅 번개 치며 철수의 얼굴 보여지는데 살벌하다 안나 완전 질린다. /안나 차 앞 철수 저기 내 돈 들었는데,,혹시,,,(의심의표정) /철수차 안 안나 완전 질려 바들바들 떨며 철수 옷 꽉 쥐어 그러모았다 옷 주머니 안에 꽂혀 있는 돈 봉투, 두리번두리번 뭔가 무기될 것 찾는다. /안나차 앞 철수 아무래도 수상하다, 삽 든 채 다가온다. /철수차 안 안나 두리번 하다가, 운전석 뒤에 있는 막대기 잡히는 대로 손에 들었는데 보면 뚫어뻥이다. 안나 이건 또 뭐야,,(싶지만 급한데로다) 철수는 자꾸 앞으로 다가 온다. 안나 얼른 무기 숨기려 손에 든 철수의 옷으로 둘둘 만다. 철수 바로 앞에 다가와, 문을 열려는 순간 안나 발로 문짝 쾅 차 버린다. 철수 문짝에 밀려 그대로 넘어진다. 철수 넘어져서 ‘뭐야!!’ 하며 일어나려는데 안나 그대로 달려 나오며 손에 든 무기로 철수 안면 강타한다. 철수 얼굴 잡고 비명 안나 그 틈에 도망간다. 철수 괴로워하며 뒹굴다가 도망가는 안나의 뒷모습 본다. 철수 내 돈~! 철수 벌떡 일어나서 쫓아 온다. 안나 잡히려는 순간, 그대로 철수 가격하면 철수 얼굴 맞고 쓰러지다가, 안나의 뚫어뻥과 둘러있는 옷자락 잡았다. 철수 내 돈~! 철수 안나 잡고 늘어지고, 둘 어퍼져 뒹굴다가, 안나 벌떡 일어나 철수가 놓친 삽 집어 든다. 철수 사색되는데, 안나 그대로 후려친다. 철수 그대로 쓰러진다. ‘내 돈,,,’ 하며 정신 잃는다. 안나 헉헉 거리다가, 옆에 뚫어뻥과 같이 놓인 철수 옷자락 집어 들고 그걸로 쓱쓱 얼굴 닦는다. 안나 죽을 뻔했네,,(다시 발로 뻥차고) 안나 그대로 자기 차로 가서 차에 오르고 철수 가물거리는 눈으로 안나의 뒷모습과 손에 들린 자기 옷 그리고 그 옷주머니에 꽂힌 돈 봉투 바라 본다 철수 끙 일어나며,,,‘내 돈...‘ 기어 온다. /안나차 안나 차에 시동 걸다가 다시 쫓아 오는 철수 봤다. 급하다 부릉부릉부릉,,, 철수 기다 시피 뒤에 달라 붙는 순간 안나차 앞으로 내달리고 철수 다시 자빠진다. 철수 내 돈~~~~!!!!! (하며 쓰러진다) 철수 가물거리는 채로 정신 잃으며 철수 도대체,,그 돈을 어떻게 알고,,(기절) 씬/19. 안나차 (N) 안나 정신 없이 달린다. 인서트 /차안의 시체(마네킹) /옷에 묻은 붉은피 /철수의 무서운 얼굴 안나 살인마,,살인마,,(정신 없이 내달린다) 안나 달리다가, 도로가에 밝은 휴게소 보인다. 안나 그리로 간다. 씬/20. 휴게소(N) 안나 차 세우고 부들부들 떨리는 거 진정한다. 안나 신골 해야 해,,,911, 아니야 한국에선 몇 번이지,,, 안나 나오며 손에 피 본다 놀라서 옷에다 닦는데 뭔가 이상하다,,어라? 킁킁 냄새 맡아 본다. 안나 밝은 데로 가서 다시 본다 보면, 손에 묻은 거 페인트다 안나 이건,,,페인트잖아...뭐야 이거~! (하다가) 그럼..걘 뭐야? 안나 차에서 가지고 온 철수의 옷 꺼내서 확인하면 옷에 묻은 것도 페인트다. 아씨,,인데 보면 주머니에 돈 봉투와 ‘부흥건업 장철수,,,’ 명함 들었다. 안나 ‘돈이잖아’ 하다가 퍼뜩, /인서트 철수 계속 ‘내 돈‘ 부르짖던 안나 그럼,,그 자식이 날 뭘로 안 거야~? (지가 화난) 씬/21. 철수집 현관 (N) 문 탁 열리면서 철수 쓰러지며 들어온다. 계주와 아이들 함께 있다가 놀라서 달려온다. 철수야! 삼촌!! 철수 쓰러진 채로,,, 철수 당했어... 계주 무슨 일이니! 철수 내돈,,,강도,,강도한테 당했어요.(쓰러진다) 씬/22. 철수집 거실 (N) 철수 상처에 붕대 감고, 라면 먹고 있고 계주와 아이들 곁에 우르르 몰려 앉았다. 철수 확실해. 프로야 프로 강도. 작정하고 덮쳤다니까요. 계주 세상에 큰일 날 뻔했네, 철수 아씨,,이걸 어서 가서 잡지..쪽팔려서 신고를 해 말어,, (열 받았는데) 계주 당연히 신고해야지! 그런 여잔 잡아서 혼쭐을~! (하는데) 마루 바닥에 털썩 던져 지는 마네킹 계주 화들짝 놀라서 ‘아이구야!’ 철수 지도 깜짝 놀랐는데, 보면 덕구가 마네킹 던졌다. 계주 뭐니 이게. 덕구 (마네킹 툭툭 차며) 형, 그 여자 혹시 이거 보고 놀래서 그런 거 아니야? 철수 머? 이거 보고 놀랬다고 날 왜 때려, 덕구 비오지, 어둡지, 차에서 이런 거 뒹굴면, 멀로 보일 거 같애? 계주 꼭 사람 시체 같다야~. 덕구 엄마가 봐도 그렇지. 답 나왔네. 철수 (그래도) 그럼 내 돈은? 덕구 얼결에 가져갔겠지. 철수 (듣고 보니 그런 거 같다) 에이씨~~. 그거 바보 아니야~! 씬/23. 스위트룸 (D) 화려하게 웃고 있는 안나의 얼굴 빠지면, 결혼사진 속의 안나와, 곁에 선 빌리다. 사진 들고 보는 빌리. 한숨 내쉬다가. 빌리 손에 든 결혼 반지 손가락에 낀다. 다시 사진보고 빌리 왜 따라온 거야? 미국에 그냥 있지 왜 따라온 거야? (감정 격해져서 사진 속의 안나 쥐어박으며) 왜! 왜! 왜! 빌리 겨우 감정 진정시키고, 사진 탁 올려 뒀다가, 공실장 사장님, 사모님이 곧 도착하신답니다. 대기하시죠. 빌리 나가려다가 다시 돌아와서, 사진 반듯이 놓고 행여 싶어 사진에 얼룩 진 손자국 옷자락으로 싹싹 지우고 내려 놓는다. 씬/24. 호텔 앞(N) 안나의 차 끽 서고 빌리 공실장 맞이하는데, 빌리 (애써 미소짓고 팔벌려) 안나 오랜만이야~ 안나 차 문 벌컥 열고 내리는데 몰골 말이 아니다. 빌리 공실장 깜짝 놀라고 빌리 안나, 당신,,(왜 그 꼴이냐 하려는데) 안나 (바로)그래, 알아 꼬라지가 말이 아니지.(탁탁 걸어 들어오며) 오다가 사고가 좀 있었어, 안나 빌리 곁 휙 지나쳐 가고 빌리 벌린 팔 무안해서 쓱 내리는, 안나 그러게 왜! 공항으로 날 마중 나오지 않은 거야! 빌리 (황당) 그거야, 당신이 나오지 말랬잖아. 안나 내가 뭐라고 그랬던 당신이 알아서 착착 대기하고 나와 있었으면 이런 일 없었잖아!! 빌리 (억울하다 뭐라 말하려는데) 안나 그런데 당신~! 빌리 (움찔) 안나 오랜만에 만났는데, 안아주지도 않는 거야? 설마 내 꼬라지가 이렇다고 피하는 거야? 빌리 (다시 팔 벌리고) 그럴 리가. 여보 오랜만이야. 빌리 안나 안아준다. 안나 (마주 포옹할 듯 다가 왔다가 딱 멈춰 선다)향수 바꿨어? 별로야. (뜯어보며) 넥타이 그렇게 졸라매는 것도 별로라고 했지. 많이 탔네. 별론 거 알지? 빌리 (울고 싶은 얼굴로) 그래 바꿀게. /호텔 외경 씬/25. 호텔 일각 (D) 공실장 빌리에게 보고 하는데 공실장 사모님이 오신 후로 많은 것이 급격히 바뀌고 있습니다. 씬/26. 레스토랑(D) 안나 음식 먹던 칼과 포트 딱 내려놓고, 보며 안나 음식 꼬라지 하곤, 마음에 안 들어, 주방장 바꿔. 곁에 선 주방장, 모자 탁 집어 던지고 나간다. 씬/27. 호텔 일각 (D) 안나 둘러보며 구석의 먼지 손으로 쓸고, 후 불어 날리며, 안나 청소한 꼬라지 하곤, 마음에 안 들어 객실장 바꿔. 곁에 선 객실장 명찰 빼서 확 집어 던지고 나간다. 씬/28. 호텔 일각 (D) 안나 프린세스 안고 공실장 곁에 끼고 함께 걸으며 안나 (손가락으로 딱딱 가르키며) 바꿔, 바꿔, 바꿔. 공실장 (받아 적으며 따라가다가) 이것도요? 안나 (찌푸리며) 그건 말고. 공실장 (얼른 지우며) 말고,,,(열심히 따라간다) 씬/29. 스위트룸 앞 (D) 빌리 공실장의 보고 받으며 걸어 들어 온다. 빌리 뭐 솔직히, 주방장이나 객실장이나 좀 문제가 있긴 했어 안나의 안목이 틀린 적은 없었잖아. 공실장 그렇긴 하지만, 거두절미하고 무조건 ‘바꿔’ 이 한마디로 모든 일을 진행하시니,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큽니다. 하는데, 마침 스위트 룸에서 룸메이드 울면서 뛰쳐 나온다. 흑 하고 앞치마 집어던지고‘그래 바꿔라!’ 하고 뛰어가는, 빌리 한숨 난다. 공실장 자신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데 일할 맛이 나겠습니까. 빌리 안나 한텐 내가 얘기 하지. 빌리 방으로 들어가고 공실장 (고개 저으며) 아마 못하실 껄요... 씬/30. 스위트룸 (D) 안나 머리 매만지며, 프린세스 무릎에 앉혀 두고, 털 말려 주고 있는데, 빌리 곁에 들어온다. 빌리 (조심스럽게) 안나, 할말이.. 안나 (하는데 무시하고 바로) 룸메이드 바꿨어, 욕실이 얼마나 미끌 미끌 한지, 자빠져서 머리통 깨져 죽을 뻔했잖아. 빌리 (좀 기쁘고 꼬신 듯) 당신 넘어진 거야? 안나 (보고) 왜? 자빠져서 죽을 뻔했다니까 좋아? 빌리 (허걱,)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안나 할말이 뭐야? 빌리 그게,, 안나 (드라이기 켜서 프린세스 말려 주는데 열중) 빌리 (소심하게 고개 45도 각도로 내리고 웅얼거리며 쇼파 등받이 만지작 거리면서 나름 열심히) 당신 마음은 이해하는데, 그래도 당신이 자꾸 호텔 인사권을 멋대로 휘두르면, 사람들이 사장인 나를 뭐라고 생각하겠어, 누굴 바꾸고 싶을 때는, 먼저 나와 의논을 해줬으면 좋겠어. (빌리 대사 너무 소심하니 웅얼 적어서 자막 처리) 안나 (순간 드라이기 딱 끈다) 빌리 (주춤) 여보, 화난 거 아니지. 안나 (보고) 못 들었잖아. 똑바로 보고 다시 얘기해 봐. 뭘 하면 좋겠다고? 빌리 (똑바로 보고, 단호한 표정으로) 당신이, 직원들을 자꾸 바꾸는 게, (꿀꺽) 좋은 거 같다고. 안나 당연하지. (하고) 욕실에 프린세스 빗 좀 갖다 줘, 씬/31. 화장실 (D) 빌리 프린세스 빗 가지고 나오다가, 바닥 발로 얼마나 미끄러운지 쓱쓱 밀어 본다. 빌리 (중얼) 조금만 더 미끄러웠어도 (아깝다는 한숨) 씬/32. 도로 (D) 철수 죽었어, 잡히기만 해봐~ 보면, 철수(얼굴에 반창고)와 덕구 도로 가에 플랭 카드 걸고 있다. 플랭카드 내용 보면 -노상강도 사건의 목격자를 찾습니다. 범행차량 빨간 외제 스포츠 카. 범인은 요란한 옷차림에 건방진 말투의 30대 초중반 여자. 제보 주신 분께 후사 하겠씀. 전화번호 010 678 5677 덕구 이런다고 그 여잘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철수 얻어터지고, 돈도 뜯기고, 죽을 뻔했는데 그냥 넘어가냐 뭐라도 해봐야지. 차 만 찾으면 돼. 이런 동네에 그런 외제차가 흔하냐. 씬/33. 도로 위 빌리의 세단 (D) 안나(썬글라스) 뒷좌석에 프린세스 안고 앉아 있고 공실장 운전 중이다. -빌리차다. 안나의 렌트카 아닌- 공실장 이렇게 나와서 둘러보시니까,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사장님께서 이곳의 리조트를 인수하신 건 정말 탁월한 안목이셨습니다. 이제 곧 최고의 휴양지로 성장할 겁니다. 안나 공실장. 공실장 예. 안나 운전을 입으로 해? 앞이나 똑바로 보면서 운전해. 공실장 예? 예... 안나 (창 밖 보다가) /회상 철수 삽으로 내리쳤던 순간 안나 공실장. 혹시,,몇 일전 밤에 이 근처에서,,누구 삽 같은 거에 맞아 죽었다는 사람 없었어? 공실장 그럴리가요. 이곳은 치안이 아주 잘돼 있는 곳입니다. 그것도 사장님께서 특별히 고려하신 점입니다. 안나 그럼 됐어. (중얼) 죽진 않았군. 안나의 차 달리면서, 마침 플랭카드 걸고 있는 철수와 덕구 곁 휭하니 지나치는데, 덕구 마침 차 지나가는 거 보고 덕구 어, 형 저 차도 외제차다. 철수 (보고 탁치고) 색깔이 다르잖아. 이거나 똑바로 걸어. 씬/34. 시내 슈퍼 앞(D) 공실장 차 세운다. 공실장 우유만 사오면 됩니까? 안나 (고양이 안아주며) 얘가 우유를 들고 마시겠어 빨대를 꽂아 마시겠어? 생각 좀 해 봐. 공실장 접시가 필요하겠군요. 다녀오겠습니다. 공실장 차에서 나가서 슈퍼로 들어간다. 안나 고양이 안고 창 밖 둘러보며 안나 동네 꼬라지 하고는,,,(못 마땅 보는데) 마침 철수차 건너편에 서며 운전석 철수 내린다. 철수 ‘사이다만 사오면 되지?’ 하고 슈퍼 쪽으로 온다. 철수 슈퍼 앞의 고급차 보고 이야,,싶다. 철수 차 죽이네. (뒷태 보다가) 요즘은 왜 이렇게 외제차가 흔해. 철수 차 한번 만져 보는데, 안나 차 안에서 그런 철수 보다가, 창문 찍 내리고 안나 이봐, 뭐하는 거야? 철수 아니, 차 정말 좋네요.(하는데) 안나 그래서? 남의 차가 좋아 보이면 어쩌겠다는 거야? (의심스레 보고) 어디 긁은 거 아니야? 철수 (황당) 예~? (어이 없는데) 안나 수상한 짓 하지 말고 저리가. 철수 (어이 없다 돌아 서가며) 완전 개념 상실이네.. 안나 (무시하듯 보며) 꼬라지 하고는,, 철수 (순간 번뜩) 인서트 /안나 차 꼬라지 하고는,,, 철수 돌아서며 유심히 안나 본다. 안나 창문 올리고 있는데, 철수 맞다 그 여자다. 창문 탁 잡는다. 안나 뭐야? 철수 아줌마, 안경 좀 벗어 봐. 안나 뭐? 철수 (유심보고)어~맞네. 당신 나 알지? 기억나지? (얼굴 들이미는) 안나 (쿠궁) 철수 (반창고 때서 보여주며) 당신이 이랬잖아. 이 노상강도야! (창문으로 얼굴 들이밀며) 너 죽었어~! 그렇게 도망가면 못 찾을 줄 알았지~! 문 열어~! 안 열어! 안나 당황했다. 창문 위로 올리면 철수 ‘어~!’ 하며 창문에 몸통 끼었다. 철수 너 이거 안 열어~! 열어! 좋은 말 할 때 열어 이 날강도야! 철수 문에 끼어 뒷좌석 끝으로 몰린 안나 잡으려 아등거리는데, 안나 철수 그렇게 끼어 넣은 채 반대쪽 문 열고 내린다. 안나 얼른 운전석에 탄다. 시동 건다. 철수 당황해서, 안쪽으로 문 열려고 하는데 잘 안 된다. 철수 너, 출발하기만 해봐. 죽~어. 이번엔 진짜 죽어. 안나 (차 시동 밟는다) 철수 이게 진짜!!! 철수 끼어서 차와 함께 간다. 사태 지켜보던 덕구 달려 나와 철수 잡는다. 덕구 ‘형 어떻해 형!!’ 철수 빼려 잡는데, 마침 안나 창문 열어 주면 철수 겨우 몸 빠져 나간다. 철수와 덕구 바닥에 넘어지고, 안나 차 그대로 부르릉 출발한다. 덕구 뭐야? (하는데) 철수 강도. (차 보며) 너 오늘 죽었어. 철수 바로 차로 달려가서 타고, 덕구도 따라가서 얼른 탄다. 씬/35. 도로 일각(D) 철수차 안나차 추격해서 쫓아 달린다. 씬/36. 슈퍼 앞(D) 공실장 우유와 그릇 들고 나왔다. 두리번 거리며 공실장 사모님!!? 우유 사 왔는데. 사모님!? 씬/37. 도로 일각(D) 안나차와 철수차 추격전 중이다. 철수차 거의 따라 잡아서 창문 내리고 철수 이 강도야! 얼른 세워! 안 서! 안나 (계속 달린다) 철수 열심히 달리는데, 앞에 감시 카메라 있다. 안나 전혀 개의치 않고 달리고, 철수 깜짝 놀래 속도 줄이려지만 이미 늦었다. /감시 카메라 화면 시선으로 비장한 표정의 안나 찰칵 걸렸다 표정의 철수 찰칵 /철수 7만원!! (미치겠다, 더욱 심하게 안나차 노려보며) 잡히기만 해봐! /안나 (살피며) 언제까지 따라오는 거야. (하다가) 가만, 근데 내가 왜 도망가는 거야? (울컥) 내가 뭘 잘못했어? 안나 차 끽 서며, 갓길에 선다. 철수 어라 싶다 바로 뒤에 세운다. /안나차 안나 그깟 돈, 물어 주면 될 꺼 아니야. (핸드백에서 지갑 꺼낸다) 씬/38. 거리 (D) 철수와 안나차 앞뒤로 서 있고, 철수 차에서 내려서 씩씩 거리며 안나차로 다가온다. 덕구도 곁에 함께 선. 안나 지갑 들고 내린다. 안나 백만원짜리 한 장 보고 꺼내려는데, 철수 (바로) 야이 미친 날강도야. 안나 (빈정 상해서 멈춤) 미친? 철수 내가 아줌마라고 봐줄 줄 알어~! 안나 (더 상한) 아줌마~? 철수 어휴~!! 내가 진짜!!(하며 차마 안나는 못 때리고, 차 팡 친다) 안나 (완전 상한) 쳤~어? (백 만원짜리 다시 지갑에 집어 넣는다) 철수 (겨우 진정하고) 당신이 나 삽으로 찍고, 돈 들고 튀었지. 일단 내 돈부터 내놔. 안나 (싸늘) 무슨 소리야? 증거, 있어? /안나 차 뒷 창문 열려 있고, 프린세스 창문 바라보다가 폴짝 뛰어 나간다. / 철수 (기막혀가슴치며)증~거!?좋아. 경찰서 가자. 가서 따져보자구. 안나 (비웃음) 경찰서? 뭐라 그럴 껀데? (철수 보며) 꼬라지 봐바. 내가 니 지갑을 털 것 같니. 니가 내 지갑을 털 것 같니? 덕구 (그건 그렇다, 둘 비교해서 보고) 철수 (펄쩍 펄쩍 뛰며) 미치겠네. 당신이 찔리는 게 있어서 도망 가고 그랬잖아. 안나 글쎄. 난 그저, 왠 이상한 남자가 쫓아 오길래 무서워서 도망간 건데. (보고) 경찰서 갈까? 철수 (약 올라서 펄쩍펄쩍 뛴다) 이 여자가 진짜 사람 잡네. 덕구 (말리며) 형, 그냥 가자. 철수 놔! 경찰서 가지 뭐.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야. 나 같은 사람은 법의 보호를 받아야 돼. 덕구 형, 상황상 형이 불리해. (펄펄뛰는 철수 끌어가는데) 철수 내 돈은 어쩌구!! 안나 (이제 좀 풀린데다, 좀 미안) 어쨌든 일이 이렇게 된 거, (다시 지갑에서 돈 꺼내려는 순간) 덕구 그냥 똥 밟았다 생각해!! 안나 (확 상해) 똥~!? (돈 확 집어넣고 둘 휙 째려보고) 쳇. 안나 돌아서서 차로 가고, 철수 뒤에 대고, 악다구 ‘그래~똥이 드러 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냐~!’ ‘아줌마 밤길 조심해~!’ 안나차 부릉 출발해서 간다. 철수 겨우 진정하고 덕구에게 이끌려 차에 오르려는데, ‘야옹!’ 씬/39. 안나차 (D) 안나 열 받아서 운전 중이다. 안나 감히 어따 대고 들이대. 뭐, 똥? 쳇. (하고) 프린세스 많이 놀랬지. (하고 보는데) 프린세스 없다. 차 끽 세우며 급브레이크 밟고 안나 프린세스! ?(보면, 뒷 창문 열려 있다) 서 있는 차 위로 안나의 절규 ‘프린세스~~!’ 씬/40. 애견센타(D) 시골 읍내의 애견 센타 유리창에 들어 앉아 있는 프린세스, 보면 철수, 주인에게서 돈 받아 세고 있다. 주인 이런 고급 고양이를 어디서 나셨어요? 철수 아는 사람이 준 거에요. 50만원이면, 너무 싼 거 아닌가? 이런 거 되게 비싸다던데, 주인 (발뺌) 그럼 서울 가져가서 직접 팔던가. 철수 아니 됐어요. 서로 믿고 살아야죠.(나오려는데) 덕구 형, 그렇다고 이렇게 막 팔아도 되나. 철수 뭐 어때 다 그 여자가 자초한 건데.(돌아서가며 프린세스에게) 날 원망하지마. 더 좋은 주인 만날꺼다. 씬/41. 부흥 건업 (D) 간판에 -종합 인테리어 설비 공업사- 옆에 천으로 만들어 세운 작은 선전용 플랭카드 -배수,전기,미장,도장,도배,장판- -조립식 주택 시공 환영, 수선 우선- -비닐하우스 설비 전문- 안나 명함과 대조해 보고 들어가다가, 앞에 놓인 공구함 뻥 차버린다. 마침 계주 아줌마 나오며 계주 누구세요? 안나 여기 장철수란 사람 있죠? 계주 철수 없는데, 왜요? 안나 장철수씨 집 아시죠? 계주 (끄덕) 씬/42. 철수집 마당 (D) 철수 아이들(준석, 윤석, 근석 9,8,7세) 과 모여서 피자 먹고 있다. 아이들 사랑하는 멍멍이 꽃순이(어린 진돗개) 옆에 끼고 앉은 일동 즐겁게 피자 먹으며, 아이들 꽃순이도 피자 주고, 화목한데, 준석 삼촌 강도 잡았어? 철수 그럼. 삼촌이 누군데~. 강도도 잡고 돈도 찾았다. 윤석 피자도 강도한테 찾은 돈으로 사온 거야? 철수 크하하하. 그럼. 그러니까 더 맛있지~?(하는데) 보면 열린 대문 사이에 서 있는 무서운 표정의 안나. 철수 멈찟 놀라고, 아이들 뭔가 싶어 빤히 보는, 안나 (팍팍 다가와서) 우리 프린세스 어딨어 이 도둑놈아!? 철수 도둑? 허~! (하더니 보고) 증거 있어? 증거 있으면 경찰서 가고. 내가 고양이 도둑이라는 증거 있냐고? 안나 (싸늘보고) 프린세스가 고양이라는 건 어떻게 알았지? 철수 (움찔) 안나 내 고양이 어떻게 했어? 철수 어떻게 했던, 기껏 고양이 한 마리가, 당신이 나한테 한 짓에 비교나 될 것 같아. 안나 기껏? 당신 그 고양이가 얼마짜린 줄이나 알아? 철수 고양이가 고양이 값이겠지.(하는데) 안나 (바로) 천 만원. 철수 천 만원~.(켁,) 거짓말하네, 오십만원 짜리 갖고 뻥치기는! 안나 (질려서) 뭐? 너 설마,,오십만원에 우리 프린세스를,, 철수 (모른척하며) 아무튼 난 모르니까 당신 애완 동물은 당신이 알아서 찾아봐. (하고 비웃듯 꽃순이 쓱쓱하며) 꽃순아, 고양이가 천 만원이란다 하~! 그럼 너는 5천만원이겠다. 안나 부들부들 떨며 그런 철수 노려보는데, 준석 ‘삼촌 콜라~’ 하면 철수 ‘그래’ 하며 집으로 들어가려다가 안나 보고, ‘쳇 천만원~’ 하고 꼬라 보며 들어간다. 안나 점차 표정 살벌해지고, 아이들 그런 안나 빤히 본다. 씬/43. 철수집 거실(D) 철수 뒤살피며 들어와서 허겁지겁 전화한다. 철수 아까 그 고양이 얼마 짜리야. 솔직히 말해. 그거, (떨며) 천 만원 짜리 맞아...맞지? 맞구나. 아씨!!! 나 당장 갈테니까 꼼짝 말고 기다려! (끊고) 천만원..(하는데) 아이들 삼촌!!!! 철수 놀라서 뛰쳐 나가는, 씬/44. 철수집 마당 (D) 안나 아이들에게서 꽃순이 뺏고 있다. 아이들 ‘안돼요~’ 하는데 안나 꽃순이 확 뺏는다. 철수 막 나오며 그런 안나 본다. 철수 저 여자가 미쳤나~! 안나 (꽃순이 안고 냅다 달린다) 아이들 (쫓아가며) 꽃순아~!! 삼촌! 철수 저, 저 개도둑이~. 씬/45. 철수집 앞 (D) 안나 꽃순이 옆에 끼고 달린다. 철수 신발도 채 못 신은 채 뒤 따라 온다. 아이들 꽃순이 부르며 뒤 따라 온다. 안나, 철수, 아이들 셋, 줄줄이 달린다. 안나 길가에 세워둔 차에 오르며 냅다 꽃순이 옆자리에 둔다. 철수 야이 개 도둑아 거기서!! 안나 (차에 시동 걸고 차문 열고 보며) 이 멍멍이 찾고 싶으면 당장 내 고양이 찾아내! 안나 차 붕 떠나고, 철수 놓치고 아씨이다. 씬/46. 철수집 마당 (D) 철수 아이들과 둘러 앉아 있는데, 아이들 ‘꽃순이 찾아 줘 삼촌’ 하며 울고 있다. 덕구 프린세스 들고 뛰어 들어오며 덕구 형, 그 고양이 찾아왔어. 철수 (고양이 받아 들고 아이들 달래며) 자, 이제 꽃순이 찾을 수 있어. 그러니까 울지 마. 덕구 형, 근데 이 고양이가 진짜 비싼건 맞나봐. 거기서 죽어도 안 준다는 걸 내가 겨우 뺏어서 다시 가져 온 거야. 철수 그래? (혹해서) 진짜 천 만원,,? (보다가 아이들 보고) 얘들아, 우리 꽃순이는 그냥 포기하는 게 어떻겠냐? 삼촌이 더 멋진 개로 두 마리, 아니 세 마리 사줄게. 아이들 안돼/ 꽃순이/ 싫어 (징징거린다) 철수 알았어 알았어,,꽃순이 데려 올게, (아깝다 고양이 보는데) 철수 전화기 울린다. 철수 얼른 전화 받는다. 씬/47. 화면 분할- 철수(철수집 거실)/안나(차안) /안나 우리 프린세스는 찾았어? /철수 그래. 이 개 도둑아. /안나 (참고) 확실히 무사한지 알아야 겠어. 소릴 들려줘. /철수 (웃기시네) 뭐? 쳇(하다가, 고양이 툭툭치며)야, 울어라. 울어. /안나 (고양이 소리 '야옹‘ 듣는다) 프린세스,,(울컥) /철수 (중얼) 꼴값하네,,,(하더니 빈정) 우리 꽃순이도 무사한지 알아야 겠어. /안나 쳇(하더니 개 툭툭) 짖어, 짖어. /철수 (강아지 ‘월월’ 소리 들었다) 야, 꽃순이 잘 있단다. (하고) 어디서 교환할까? 씬/48. 부둣가 (N) 철수 고양이 안고 걸어오고, 안나 강아지 안고 걸어오고 둘 서로 마주 걸어오며 서로 노려보는데, 분위기 살벌 비장하다. 둘 멈춰서 마주 보는 철수 애들한테서 개나 훔치고 창피하지도 않아? 안나 먼저 남의 고양일 팔아 먹은 게 누군데? 둘 팽팽하게 노려보고 안나 하나, 둘, 셋하면 동시에 내려 놓는 거야. 안나, 하나 둘 셋, 하면 둘다 개와 고양이 내려 놓는다. 안나 얼른 고양이 안고, 철수도 개 안고 안나 프린세스 살펴보고, 안아주며 ‘프린세스..’ 다행이다. 안나 그대로 돌아서 가려는데, 철수 내가 댁한테 질려서 돈 달라는 얘긴 안 할테니까, 나한테 잘못한 거 인정하고 사과나 하고 가. 안나 (돌아보고)못 해. 차라리 돈을 달라고 했으면 줬을 꺼야. 철수 (울컥) 그럼 돈 줘! 안나 늦었어. 당신이야 말로 프린세슬 판 일 덮어 준 거 고마운 줄 알아. (그대로 돌아서 가려는데) 철수 어이, 당신 만약에라도 다음에 나 보면, 멀리 피해가는 게 좋을 꺼야. 안나 그쪽이야 말로 나 아는 척 하지마. 당신 같은 사람 안 다는 거 상당히 불쾌하니까. 어쨌든 다신 볼일 없을꺼야. 둘 서로 휙 돌아서서 간다. 씬/49. 스위트룸 (N) 빌리 테이블 위에 어항 두고 물고기 먹이 주고 있고 공실장 곁에서 열심히 안나 씹는 중이다. 공실장 고양이 우유 사오라고 하더니 갑자기 사라지셔서 전화도 안 받으십니다. 빌리 안나 변덕이야 하루 이틀 겪는 것도 아니잖아. 공실장 이참에 확 미국에 가 버리신 거 아닐까요? 빌리 그럴 수도 있을까? (기대하는데) 안나 ‘빌리, 빌리’ 부르며 들어선다. 공실장과 빌리 실망하여 서로 한숨 쉰다. 안나 프린세스 안고 들어온다. 안나 나 이 동네 별루야. 미국으로 돌아가야겠어. 빌리/공실장 (서로 쳐다보며 얼굴 환해진다) 빌리 미국엘? (환하게) 안나 그래. 그러니까 당신도 되는데로 빨리 정리하도록 해. 빌리 뭐? 나도? 안나 당연하지. 어차피 호텔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길 거였잖아. 이번 달 말까지 다 정리해. 빌리 (열 받았다,,,겨우 진정하고 약간 싸늘하게)알았어 안나 그러려면, 내가 당분간 바쁠 것 같아. (하고 나선다) 안나 (빌리가 화난 것도 모른 채) 프린세스 이제 집으로 가자~. 공실장 (안나 못 마땅 보며) 사모님! (뭔가 따지듯) 안나 (보고) 왜? 공실장 우유, 냉장고에 있습니다. (할 말했다는 듯 휙 돌아서 간다) 씬/50. 호텔 바 (N) 빌리, 공실장 옆에 두고 술 마신다. 빌리 모든 게 자기 멋대로야. 하기야,,모든 게 다 자기 꺼니까, 그런 거겠지. 공실장 사모님의 재산을 더 불려 놓은 건 사장님입니다. 권리가 있으십니다. 빌리 난, 안나와 함께 돌아가고 싶지 않아. 공실장 사장님, 참으십시오. 그동안 참고 사신 게 아깝지 않습니까. 당분간은 제가 사모님을 마크해 드릴테니, 안정을 찾으십시오. 빌리 얼마나 더 참을 수 있을 지 나도 모르겠어. (심란하다) 씬/51. 철수집 마당 (N) 철수와 덕구 마주 앉아 술 마시고 있다. 철수 내가 그냥 참고 놔줬다. 전혀 말이 안 통하는 여자야. 덕구 잘했어. 똥냄새가 위험해서 참냐, 드러워서 참지. 철수 아씨, 그냥 참지 말걸 그랬나. 그 여자 때매 날린 돈이 얼마야 철수 열 받는다 맥주 팍 마시는데, 마침 계주 아줌마 집에서 나오고 계주 애들 다 잔다. 덕구야 우리도 집에 가자. 철수 아주머니, 내일 제가 좀 멀리 일 나갈 것 같은데 저희 집 녀석들 좀 봐주세요. 계주 내일 또? 철수 애들 봐줄 분 금방 구할 꺼니까 그 때까지만 부탁 드릴께요. 계주 그게 금방 구해지니. 사내 녀석이 셋에다 집안일도 해야 되는데, 요즘 누가 이런 집에 올려구 해. 철수 찾아보면, 누구든 일 하러 올 사람 있겠죠. 씬/52. 요트 위 (D) 안나 요트에 누워서 썬텐 하고 있는 중이다. 공실장 음료수 가져다 준다. 안나 빌리는 아직도 일이 정리가 안 된 거야? 공실장 예. 요즘 한창 바쁘십니다. 요트는 마음에 드십니까? 안나 공실장. 공실장 예. 안나 햇빛 가리고 서 있지 말고, 옆으로 비켜. 공실장 예. (옆으로 비켜서며) 뭐 또 불편하신 건 없으십니까? 안나 욕실에 샤워기가 시원치 않아. 크루즈고 뭐고 집어치우고 호텔로 돌아가야겠어. 공실장 아닙니다. 근처 선착장에 정박하는데로 수리하겠습니다. 안나 그러던가. 알아서 해. 아, 정박한 김에, 오일이나 한통 더 사오고. 공실장 ‘예.‘ 하고 돌아서 가며 공실장 (비장하게)사장님의 마지막 평화는 제가 지켜 드리겠습니다. /선착장 일각 철수 차 세워 두고 연장 꺼내 들고 나온다. 철수 무슨 배가 얼마나 크길래 목욕탕까지 있는 거야. 씬/53. 요트 위(D) 철수 선원 옷 입은 사람 안내 받으며 들어오며, 좋구나 감탄하며 들어오는 철수 진짜 크네... 선원 꼼꼼하게 해주세요. 워낙에 까다롭거든요. 철수 걱정 마십시오. /화장실 철수 샤워 부스 공사 열심히 하는 /요트 위 안나 썬텐 하며 누워 있는, 손톱 발톱에 매니큐어 발랐다 발가락 사이에 솜 끼워 넣고 말리는 중이다. 안나 곁에 앉아 있던 프린세스, 의자에서 뛰어 내려 온다 그러면서, 곁에 둔 오일 병 쏟는다. /화장실 철수 공사 다 마치고 흐뭇하게 보고 있는데, 발치에 고양이 와서 서 있다. 철수 뭐야 싶어 보다가 놀라서 철수 너.. 천 만원? /요트 위 안나 ‘프린세스?’ 불렀는데, 조용하니 눈 뜨고 본다. 안나, ‘프린세스~?’ 부르며 일어난다. 발가락 세운 채 뒤뚱 걸어 선실로 걸어오다가, 쏟아진 오일 발에 묻어 미끈, ‘뭐야, 이거’ 어기적 거리며 걸어가며 ‘프린~세스, 어딨니’ /선실 철수 놀래서, 고양이 보며 철수 니가 왜 여기 있냐? 설마(하는데) 안나 (들어 오며) 프린세스? 철수와 안나 딱 마주친다. 철수 너 개 도둑? 안나 (깜짝 놀라다가 모른 척 돌아서 나오려는데) 철수 (따라와 보며) 개 도둑 맞지? 안나 (화나서 확 다시 돌아서 다가오며) 아는 척하지 말쟀지~! 하는데 발에 오일 미끄덩해서 안나 뒤로 훌렁 자빠지고, 철수 얼결에 확 잡아 안아 주면서, 둘 탱고춤 정지 동작 같은 포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