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군에 있을때 헤어진 옛사랑과 2년만에 통화를 했어. 복학신청을 하기위해 찾아간 캠퍼스에서 옛추억에 취해 마치 최면에 걸린양 나도 모르게 그애의 전화번호를 눌렀지. 짧은 송신음이 끊기고 '여보세요'라는 그녀의 목소리로 시작된 2년만의 통화는 2시간이 넘게 이어졌어. 몰라보게 성숙해진 목소리,달라진 그녀의 생활,무엇보다 변함없이 다정하고 세심한 그녀의 말투가 날 당황하고 어색하게 만들었어. 한참을 겉도는 얘기들로 시간만 끌다 정말 묻고 싶었던 얘길 꺼냈을때 난 또 한번 크게 당황해야 했지. '사귀는 사람있어.서로 바빠서 주말에만 만나지만..' 왜 난 그애의 이런 대답을 듣고 당황했지? 2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닌데... 지금 내게 그애의 빈자리를 다른 사람이 차지하고 있듯 그애 속의 내 빈자리를 다른 사람이 차지하고 있으리란 생각을 못했던걸까? 아니 단지 그렇지 않기를 애써 믿으려 했던건 아닐까?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언제든 그애에겐 내가 원할때 돌아갈 수 있는 내자리가 비워져있을거라 생각하고 있었나봐. 이기적인 녀석... 이미 내겐 지나간 사랑일뿐 무엇도 아니라고 믿고 있었는데 지금 느끼는 이 허전함과 애틋함,이 아려오는 가슴은 뭐지? 난 아직 그앨 잊지 못하고 있는건가? 정말 그런건가? 그럼 내가 지금 사랑한다고 믿고 있는 사람은 뭐지? 그 사랑도 내 착각인가? 머리가 아파. 이런 더러운 기분을 도무지 지워버릴 수가 없어. 어제 우울하다고 투정부리며 기대었던 지금의 사랑..아마 이게 내 진짜 사랑이겠지? 옛사랑을 향한 지금의 이런 가슴앓이는 그저 오랜 추억에 눌려 잠시 앓고 있는 그런 몸살같은 것이겠지? 그래,그런 걸꺼야. 애써 나으려 노력하지 않을래. 조금만,시간이 조금만 흐르면 다시금 건강한 예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올테니까... 그땐 지금의 이런 심한 몸살도 그저 지나간 추억으로 남을테니까. 지금의 내 사랑에게 더 잘해야겠어. 다시는 이런 가슴앓이를 하고싶지 않으니까. 이번이 내 마지막 사랑이었으면.......